76화
결국 그가 머뭇거리고 있는 건, 이상한 핑계나 대고 있는 건, 좋아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면, 어떻게든 말하게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그에게 필요한 건 조금의 마음, 그가 입을 열게 만들어 줄 사랑의 마음이다. 지금까지는 그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 밖에서 자극을 줬지만, 이번에는 안에서부터 그 마음을 강제로 키워줄 방법을 쓰려고 한다.
그 방법은 바로 감정 동화.
평행 세계의 나와 나의 관계는 상당히 일방적이다. 나는 평행 세계의 나의 전부를 알 수 있는 반면에, 평행 세계의 나는 내가 말해주는 것밖에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진짜로 그럴까?
처음엔 그런 줄 알았다. 베르트랑이나 파이레스는 내 생각을 읽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이상했다. 이프리타와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데도 서로의 생각을 대충이나마 읽을 수 있지 않은가? 하물며 같은 영혼이며, 영혼이 겹쳐져 한 몸에 들어가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인데, 한쪽만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그들이 관심이 없었다는 게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베르트랑이나 파이레스나 내 감정에 신경 쓸 정신이 있었겠는가? 로젤리나의 생각이, 딸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내 존재를 인식이야 했겠지만, 그 이상의 조치를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그렇다고 누구나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그들과 나 사이에 벽을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처음 퀘스트를 시작했을 때, 베르트랑과 한 몸이 되었을 때는 그런 게 없었다. 그래서 그때는 나와 베르트랑의 생각과 감정이 제멋대로 뒤섞였었다. 처음 얼마간은 내 생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뭐가 내 생각인지, 그의 생각인지 구분하지 못했고, 결국 나는 베르트랑의 감정에 동화되어 동굴 속을 달렸다. 그의 감정, 로젤리나를 향한 그의 마음이 나보다 훨씬 강했다. 그 안에 내 감정이 없지는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표현된 건 그의 마음이었다.
그 때의 나는 내가 아니라 베르트랑이라 봐도 무방했다. 이후에 하던 것처럼 몸의 통제권을 내어주고 그가 움직이게 하는 방식과는 달랐다. 몸을 움직이고 있는 건 분명 나였는데, 나는 베르트랑처럼 생각하고 움직였던 것이다.
끔찍한 일이었다.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했다. 그후로는 항상 주의했다. 주의해야만 했다. 퀘스트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일이었다.
그래서 그 후, 세 번째로 퀘스트에 들어가면서부터 ‘평행 세계의 나’와 ‘나’의 관계는 일방적이 되었다. 나는 내 의식 주변에 거대한 장막을 치고서 우리의 감정이 섞이지 않도록 조정했다. 그러다가 필요한 때, 필요한 부분만 오픈해서 그들의 생각을 읽거나, 몸을 통제하거나 했다. 물론 그 틈을 통해 그들도 나를 관찰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평행세계를 이동해가며 영혼에 익숙해진 나와 달리, 그들은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 중에 몇, 파이레스나 테디오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 그들과 나 사이에 일방적인 관계가 만들어졌는데, 그걸 깨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다른 온도의 두 물이 섞이듯 두 사람의 감정이 섞이게 된다. 그리고 그 중에 살아남는 건 강한 감정일 것이다. 베르트랑의 감정엔 졌지만, 10살 소년의 감정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굳이 내가 이기지 않아도 된다. 그의 부끄러움을 누그러뜨릴 필요 없이, 그의 사랑에 내 사랑을 더해 그 감정을 증폭시켜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그러면 그가 알아서 움직일 것이다. 주저주저 하면서도 릴리에게 말을 걸게 분명하다.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물론 위험한 방법이다. 10살 소년의 감정과 정신 상태에 내가 휘말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럴 수 있는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리고 반대로 루이스의 정신 상태가 무너질 수도 있다. 나야 퀘스트 성공만 하면 된다지만, 그럼 그 후의 루이스는 어떻게 하는가? 그는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런 위험에도 이젠 이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여덟 번째 퀘스트가 시작한 지도 이틀 후면 3주차, 이 이상 끄는 건 나에게나 그에게나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나야 아직 깰 퀘스트가 많이 남았고, 배후의 비밀들도 밝혀야 했다. 그에게는 내 존재 자체가 부담이다. 그는 아직 정신이 완성되지 않았다. 머릿속이 분열된 상태로 있는 건 그의 성장에 좋지 않다.
관건은 시간이다.
벽을 무너뜨리고 감정을 동화시키는 시간이 짧을수록, 우리가 서로에게 주는 영향이 작을수록, 그 여파가 크지 않고, 회복이 빠를 것이다.
고백을 준비하는 그 순간에만 감정을 동화시키고, 퀘스트를 끝낸 후 내 세상으로 돌아오는 것, 그게 내가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일이다.
+ + +
“그래서 하토르 여신님께서는…….”
두근.
빠질 수 없는 신학 기초 수업. 오늘도 루이스는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힐끔힐끔 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와 다르게 릴리는 착실하게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수련신관을 쳐다본다.
‘저 눈으로 나를 좀 봐주지.’
혼자서 그런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말하라고…… 라며 쏘아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 나의 존재를 부각시키지 말고, 있는 듯 없는 듯 가만히 있으면서 내 감정이 그의 감정인냥 착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오늘은 이상한 소리가 안 들리네. 이제 포기했나?’
아니, 일보 전진을 위한 후퇴일 뿐이야. 조금만 기다려. 이제 너의 우유부단함을 끝낼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줄 테니까.
실행 시간은 저녁 먹기 직전, 그 때까지만 기다리자.
+ + +
“너, 또…….”
열심히 뛰어 놀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신전으로 돌아온 루이스, 그를 반기는 건 언제나처럼 릴리였다. 그래 언제나처럼 이다. 그만큼 그녀가 그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거다. 그게 화가 될 정도로.
빤히 보이는 그 마음을 이젠 그도 어느 정도는 깨닫고 있었다. 그의 눈이 릴리의 손, 거친 피부에 닿는다.
‘오늘도 나대신 일을 한 거겠지?’
고아고, 매일 일을 해야 하는 지라 어리지만 손이 거친 게 당연했다. 꼭 그의 일을 더 하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가 그렇게 보게 되는 것 역시 당연했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녀 앞에 서 있었다.
평소라면 쏘아붙일 릴리도, 그런 그의 모습에 무언가 다른 걸 느꼈는지 말을 잇지 않았다.
“…….”
좋은 기회였다. 바라던 시간이기도 했다. 마침 주변엔 둘밖에 없었다. 오가는 신관들과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 둘에게 관심을 두고 있진 않았다. 계획을 실행할 타이밍이었다. 머뭇거리지 않고 한 번에 의식 밖에 쳐둔 벽을 허물었다.
‘어떻게 하지? 사과해야 하나? 아니면 고맙다고? 그냥 들어갈까?’
‘으아, 난 또 왜 밖에서 놀았지? 저 작은 손으로 뭘 할 게 있다고. 내가 했어야 했는데.’
‘아니야, 그러면 빚을 해결할 수가 없잖아. 그리고 그러면 내게 빚을 졌다고만 생각하게 되겠지?’
‘그럼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지? 클 때까지? 좀 더 나이가 들면 그녀가 날 포기할까? 이제 빚이든 뭐든 상관없다고.’
‘그러면 나를 싫어하게 될 텐데……, 그건 또 싫고.’
‘……오늘은 왜 아무 말도 안 하지? 평소라면 또 어디 갔다 왔냐면서 쏘아 붙일 타이밍인데? 벌써 내가 싫어진 건가?’
벽을 허물자마자, 루이스의 생각이 내 의식을 침범해 왔다. 벽을 허물기 전에도 느꼈던 것들이지만, 지금은 좀 더 날 것의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마치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그 눈에 담겨 있는 건 의문인 듯했다. ‘얘가 오늘 왜 이러지?’ 정도.
두근.
그런 표정도 귀엽다. 심장이 뛴다. 나 때문에 저러고 있다. 그러니까 기쁘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 사람이 하는 모든 게 예쁘게 보이는데, 그게 또 나 때문이라니 더 기쁘다.
두근두근.
심장이 더 뛴다. 궁금하다. 저 의문에 담긴 뜻은 뭘까? 그녀는 왜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걸까. 내가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에? 같은 마을 출신이라서? 고향 사람이라고는 둘 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혹시 날 좋아하나?
두근두근두근.
아냐 누나를 싫어하진 않는다. 솔직히 좋아하는 편이다. 예쁘고, 나에게 살갑게 대해준다. 진짜 누나처럼. 예지가 아니라 누나를 먼저 만났다면, 누나를 더 좋아했을 것이다. 테디오를 구원한 수에르테의 인상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 몸에 대한 기억도.
그런 그녀의 어린 모습이 내 앞에 있다. 호감이 가는 게 당연하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너 무슨 일 있……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녀가 더듬거리며 입을 연다. 얼굴이 살짝 달아올라 있다. 오늘따라 더 예뻐 보인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그녀의 붉어진 얼굴과, 의문이 가득한 눈이 클로즈업 된다. 저게 나 때문이란 건 분명한데, 그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아닐 수도 있다.
아니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어떻지?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떻지? 그녀를 좋아하는 건가?
더 뛸 수 없을 것 같은 심장이 더 뛴다. 마음은 그걸로 대신 대답했다.
“루이스?”
매일 야, 너, 자식 등으로 불리다가, 이름을 들으니까 온 몸의 피가 빠르게 돈다. 조금 전부터 내 얼굴을 터질 듯이 빨개져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진짜 폭발할 것 같다. 심장으로부터 화산이 분출하듯 마음이 솟아오른다. 입은 애써 막고 있지만, 눈은 막을 수가 없어서 아까부터 내 눈은 그녀의 얼굴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수업에 집중하던 눈빛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는 반짝이고 있지 않을까.
부끄럽다. 그 눈빛만으로도 그녀는 내 마음을 다 눈치 챘겠지?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걸 다 알고 말았겠지? 도망치고 싶다. 거절당할 것 같다. 평소와 같이 ‘저리 꺼져.’란 말이 곧 그 입에서 나올 것 같다. 그게 진실이라 해도 그 말을 직접 듣는 건 정말 싫다.
그래도 이젠 멈출 수가 없다. 말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다. 이 이상 숨기면 병이 날 게 뻔하다. 결과와 상관없이 고백해야만 했다.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정상치의 수십 배는 더 뛰고 있는 심장을 위해서라도, 어느새 너무 커져 버린 이 마음을 밖으로 풀어 놓아야 했다.
이기적이다. 나를 위해서 고백한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이 고백의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고백은 그녀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내게 빚이 있으니까, 내 고백을 거부할 리가 없다. 그녀가 망나니 같은 사람이라면 자기 마음대로 하겠지만, 착하디착한 그녀는 마음이 없더라도 받아줄 게 분명하다. 같은 고아 출신끼리 결혼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고, 사랑의 신전에서 밀어주기도 하니, 그녀도 어느 정도는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 마음을 이용하는 거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그녀를 위해서라면,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아니야,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해? 내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면 되잖아?
왜 나보다 좋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나보다 그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아…….
마음이 소리친다.
맞다. 마을의 윌리엄도, 오웬도, 알렉스도, 다 그녀의 겉모습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예쁘니까. 정말 예쁘니까. 하지만 나는 그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니다. 그녀가 얼마나 성실하고, 마음이 따뜻한지 잘 알고 있다. 빚이라고 하기도 뭐한 일을 기억하며 나를 신경 써주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것뿐만 아니다. 산 중턱에서 신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그곳에 피어있는 프리지아로 침대를 꾸미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알고, 아무것도 아닌 감자수프에 감격하는 모습도 안다. 내가 이상한 자세로 수업을 들을 때마다 괴상한 표정을 짓는 것도 알고, 내가 농땡이 피울 때마다 싫어하는 것도 잘 안다.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게 하는 방법도, 슬프게 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누가 또 있다고?
“……오, 오늘은 됐으니까 들어가자. 이제 저녁 먹어…….”
“……행복하게 해줄게!”
“……어?”
“행복하게 해줄게. 매일 웃을 수 있도록 해줄게. 오늘처럼 이렇게 기다리지 않게 해줄게. 이제 일도 열심히 하고, 수업도 열심히 들을게.”
“……갑자기 뭐, 뭔데?”
그녀가 당황한다. 하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다.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아는 나니까, 확실히 알 수 있다.
“좋아해.”
“……어?”
그녀의 얼굴도 나만큼이나 나 빨개진다. 이건 기대해 봐도 되는 거겠지? 그녀도 나를 좋아하고 있었던 걸까?
“네가 좋아. 정말로 좋아해. 그동안 심술 부려서 미안해. 이제 내가 다 할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너를 세상의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왜 그래, 갑자기…….”
“너는 어때?”
“나, 나는…….”
그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어떤 말이 나와도 상관은 없지만, 나를 좋아하단 말이 나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만들면 되잖아?
나는 그럴 자신이 있다.
파아앗.
그 때, 온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손에서 보이던 은은한 빛 정도가 아니다. 어둠을 밀어내고 주위를 밝히는 밝은 빛이었다.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추고 보기 시작할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빛이 온 몸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빛이 비추는 릴리의 모습은 전보다 더 아름다웠다.
“이, 이건…….”
“신, 신관님께 알려!”
“루이스가 여신의 힘을 쓰기 시작했어!”
“루이스? 너, 어떻게……?”
그녀도 놀란 표정을 했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여신의 힘을 쓰든 말든, 그보다는 그녀의 마음이 중요하다.
“너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된 거야. 그보다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데?”
“뭐, 뭐라는 거야. 아까부터. 일단 신관님께…….”
“나를 좋아해?”
거듭되는 내 질문에 그녀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것 같지만, 침묵이 이어지는 그 시간이 정말로 길게 느껴졌다. 분명 1분도 안 되는 시간인데.
심장이 뛰고, 빛이 일렁이고, 손은 땀으로 젖어가며, ‘아무래도 좋으니 답을 해줘.’란 마음이 들 때쯤에 작은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좋아하는 것 같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지만, 분명히 들었다. 나를 좋아한다고!
“나도!”
뛰어들어서 그녀를 안았다. 그녀가 손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녀도 나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뭐가 문제일까. 밀어붙여 얻어낸 고백 같지만, 아무렴 어때.
“루이스, 자, 잠깐만. 여기서 이러면…….”
“그럼 여기서가 아니면 괜찮은 거야?”
“아, 아니 그게 아니잖아!”
“그럼 이러고 있어도 돼?”
“아, 아니…….”
내 몸에선 여전히 흰 빛, 하토르 여신의 빛이 나고 있었고, 그 빛에 가려져 있지만, 그녀의 몸에서도 빛이 나기 시작했다. 가까이 붙어 있는 나는 알 수 있었다. 그 빛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빈 말이 아니라, 그녀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신관님, 여기에요! 여기!”
“어머, 얘들 봐.”
“우와, 드디어 이 말썽꾸러기들이!”
“부럽다. 나는 저런 남자 없나.”
“너무 어린 거 아냐?”
“사랑에 나이가 어디 있어. 그래서 말인데, 나도 너를…….”
주위에 사람이 몰리든 말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루이스! 그만 놔 줘!”
“싫어! 좋은데 왜 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 + +
“나는, ……강민이다.”
후우. 10살 어린애도 얕볼 수가 없네……. 아무튼, 성공이다.
============================ 작품 후기 ============================
드릴 말씀이 없네요....
게임하다 왔습니다....
저는 게으름 뱅이군요....
잘 나가는 작가는 되지 못할 운명인가 봅니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4,5연참도 그냥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아하하.....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이든 코맨이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제가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군요.....
아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