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권. 모든 업적 달성 (209/225)
  • ┃모든 업적 달성

    현성은 다시금 사냥에 열중했다.

    업적이 늘어났고 포인트가 쌓였다.

    장사 역시 계속해서 잘되고 있었다.

    ‘그래도 포인트가 부족하네.’

    정말 최선을 다해 포인트를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성의 포인트는 항상 바닥이었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현성은 포인트가 생길 때마다 가챠를 돌리고 인장을 찍었으니까 말이다.

    ‘새로운 수입원이 필요해.’

    지금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세금을 받는 거지.’

    현성은 수백 개에 달하는 차원을 다스리는 대군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성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 세금을 받지 않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이 현성의 휘하에서 이탈할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군 1레벨 플레이어들의 경우에는 도움을 주겠다며 휘하에 넣었다.

    그런 이들에게 갑자기 세금을 받으면?

    반발할 가능성이 컸다.

    적군 1레벨 플레이어들의 경우는 애초에 현성에게 대한 반감이 컸다.

    처음 쓰러트렸을 때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모두 빼앗기도 했었고 말이다.

    그런데 한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포인트를 빼앗는다면?

    반발 수준이 아니라 아예 휘하에서 이탈할 수도 있었다.

    ‘내가 굴레를 벗은 자가 되었으니 휘하에서 이탈해도 징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휘하에 있는 1레벨 플레이어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현성에게 큰 도움이 된다.

    사냥터를 제공해 주고 군주의 깃발 버프 효과를 늘려 주기 때문이다.

    괜히 포인트에 욕심을 내서 세금을 걷다가 휘하에서 이탈하는 1레벨 플레이어들이 대량으로 발생한다면?

    ‘전형적인 소탐대실이지.’

    결국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포인트를 얻어 내야 한다.

    그리고 다행히도 현성에게는 그럴 수 있는 방법 하나가 생겼다.

    * * *

    “포인트를 투자해서 스텟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 정말이십니까?”

    루시아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네, 이번에 고유 권능을 통해 새로운 유일 등급 스킬을 얻었거든요. 이걸 이용해서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과 거래를 해 볼 생각이에요.”

    현성이 고유 권능 가챠를 통해 얻은 인장 스킬은 액티브 스킬이다.

    즉, 현성이 아닌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도 시전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일단 루시아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볼 생각입니다.”

    테스트 대상에 루시아만큼 적합한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의 스텟은 이미 충분하고.’

    플레이어가 아닌 어머니나 누나에게 더 이상의 스텟 증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제가 사용하는 데 필요한 포인트의 두 배 정도를 받을 생각입니다.”

    그럼 다른 사람에게 인장 스킬을 한 번 시전할 때마다 현성 자신에게도 한 번 시전하는 게 가능하다.

    “루시아에게 하는 건 테스트니까 무료로 해 드릴게요.”

    현성의 말에 루시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주군.”

    루시아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제가 그동안 포인트를 꽤 많이 모았으니까 말입니다.”

    루시아의 말에 현성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포인트를 받은 현성이 루시아를 대상으로 인장 스킬을 시전했다.

    -인장이 발동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마력 스텟이 1 상승했습니다.

    현성에게 성공 메시지가 떴다.

    “마력 1이 상승했다고 뜨는군요.”

    현성의 말을 들은 루시아가 상태창을 확인했다.

    “정말로 마력이 1 상승했습니다.”

    루시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효율이 너무 나쁜 것 같습니다. 이러면 몇 명이나 받겠다고 할지.”

    현성에게 인장 스킬을 시전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포인트를 줘야 한다.

    그런데 그 대가로 겨우 스텟 1이 늘어난다?

    소모되는 포인트에 비해 얻는 것이 너무 적었다.

    “게스피트 님이나 백화 님 같은 VVIP가 아니면 이런 큰 대가를 치르고 인장 스킬을 시전받을 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루시아의 말에 현성이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오르는 스텟은 랜덤이니까요. 1이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30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성이 스스로 테스트한 결과 성공 확률은 대략 1/3 정도였다.

    그 말은 세 번 시전받으면 추가 스텟을 32나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현성은 스스로에게 테스트한 결과를 루시아에게 설명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현성의 물음에 루시아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군!”

    카이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힘차게 외쳤다.

    현성은 일단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 중에서 여유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인장 스킬을 통해 스텟을 늘려 보지 않겠냐고 권했다.

    그런 이들 중 하나가 바로 카이로였다.

    현성을 대신해 적군 차원에 전자 제품과 문화 상품을 유통시키고 수수료를 받는 카이로에게는 여유 포인트가 상당히 많았다.

    ‘사실 은혜를 베푼 건 아닌데.’

    카이로에게 인장 스킬을 한 번 시전해 줄 때마다 현성 자신에게 인장 스킬을 시전할 포인트가 쌓인다.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시전해 주는 것이니만큼 사실 감사 인사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현성에 의해 인장 스킬을 시전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굴레를 벗지 못해 고유 권능이 없는 1레벨 플레이어들이 포인트를 사용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아이템뿐이다.

    하지만 아이템은 어디까지나 아이템일 뿐이다.

    착용할 수 있는 수량의 제한도 있고, 스킬북 역시 무한대로 익힌다고 무조건 강해지는 게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포인트를 사용해 스텟을 늘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더 고맙다.’

    카이로와 같이 여유 있는 휘하 1레벨 플레이어들은 현성의 캐시카우나 마찬가지였다.

    포인트를 모으면?

    그 포인트의 일부를 현성에게 바쳐 인장 스킬을 시전받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포인트가 더 많이 필요해.’

    현성은 휘하 플레이어들을 순회공연한 이후 굴레를 벗은 자들에게도 영업을 했다.

    “스텟을 늘려 줄 수 있다니, 그게 정말이냐?”

    게스피트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그럼 인장 스킬을 백 회 시전받도록 하지.”

    인장 스킬 1백 회 시전으로 얻을 수 있는 스텟은 대략 3,200이다.

    그 말은?

    현성도 대략 3,200의 스텟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현성은 게스피트를 대상으로 인장 스킬을 총 1백 회 시전했다.

    “아쉽구나. 포인트가 조금만 더 있었어도.”

    엄청난 포인트를 소모한 게스피트는 더 많이 인장 스킬을 시전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포인트가 모이면 연락 주십시오.”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성은 게스피트를 시작으로 그간 친분을 맺은 굴레를 벗은 자들에게 인장 스킬의 존재를 알렸다.

    그 후에는 포인트를 갈퀴로 긁어모았다.

    ‘대박이네.’

    제대로 대박이 터졌다.

    ‘포인트를 어떻게 쓸까?’

    인장 스킬을 통해 스텟을 증가시켜도 되고 고유 권능 가챠의 첫 번째 옵션을 사용해 무 등급 스킬을 강화해도 된다.

    마지막으로 인장 스킬을 얻게 해 줬던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돌리는 방법도 있었다.

    ‘계획적으로 쓰자.’

    스텟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스킬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했다.

    ‘나누자.’

    현성은 보유한 포인트를 셋으로 나눴다.

    그리고 골고루 나누어 썼다.

    인장 스킬을 사용해 스텟도 올리고, 고유 권능 가챠의 첫 번째 옵션을 사용해 스킬도 강화하고,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사용해 새로운 스킬도 얻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살짝 아쉽네.’

    인장 스킬을 통해 엄청난 스텟 증가를 이뤘다.

    고유 권능 가챠의 첫 번째 옵션을 통해 인장 스킬을 비롯한 주력 스킬들을 6강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이었다.

    ‘완전 적자네.’

    인장 스킬을 얻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엄청난 포인트를 투자했다.

    그렇지만 고유 권능 가챠의 두 번째 옵션을 통해 얻은 스킬들은 거의 대부분이 흔하디흔한 일반 등급 스킬이었다.

    가끔 높은 등급의 스킬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투자한 포인트에 비하면 새 발의 피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현성이 기대하던 유일 등급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현성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스킬들이 많았다.

    ‘인장 스킬을 얻은 건 정말 운이 엄청나게 좋았던 거였어.’

    현성은 다시금 기로에 섰다.

    ‘봉인할까, 아니면 계속 포인트를 투자해 볼까?’

    한참을 고민하던 현성은 결국 결정을 내렸다.

    ‘투자 비율을 좀 줄이자.’

    완전히 봉인하기에는 인장 스킬 같은 대박 스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그것만 믿고 올인하기에는 손해가 너무 크다.

    현성은 그 후에 습득한 포인트의 8할을 인장 스킬과 가챠의 첫 번째 옵션에 투자했다.

    그리고 나머지 2할만 가챠의 두 번째 옵션에 사용했다.

    * * *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그사이 현성은 무서운 속도로 강해졌다.

    그 근본이 된 스킬이 바로 인장이었다.

    인장 스킬을 통해 타 1레벨 플레이어들에게서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었고, 그 결과 무서운 속도로 강해진 것이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크아아아아앙!

    거미와 곰을 반쯤 섞어 놓은 듯한 몬스터가 현성을 향해 덤벼들었다.

    파지지지직!

    현성이 흑뢰신마공을 날려 말끔하게 몬스터를 제거했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업적 - 전설 등급]

    -단독으로 상위 레벨의 몬스터 네이마르 10,000마리를 사냥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네이마르 학살자 - 전설 등급]

    [최초로 모든 업적 달성]

    -최초로 모든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모든 업적 달성자]

    ‘드디어 끝났어.’

    몬스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연계 업적을 모두 클리어했다.

    현성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업적을 완벽하게 클리어한 것이다.

    ‘기분이 묘하네.’

    드디어 목적을 이뤘다는 시원함과 함께 섭섭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제 현성은 더 이상 업적을 획득할 수가 없었다.

    모든 업적을 클리어했기에 몬스터를 사냥해도 포인트만 얻을 수 있었다.

    업적을 통한 스텟 성장이 멈췄다.

    ‘그래도 포인트는 얻을 수 있어.’

    일반적인 1레벨 플레이어였다면 더 이상 스텟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현성은 아니었다.

    인장 스킬을 통해 스텟을 무한대로 상승시킬 수 있었다.

    위이이잉!

    그때 현성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현성이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인장 스킬을 10회 사용하겠다.]

    게스피트에게 온 문자였다.

    -고용주 게스피트 님이 용병 최현성 님의 고용을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문자를 확인하기 무섭게 용병 고용 메시지가 날아왔다.

    현성이 용병 고용을 수락했다.

    화악!

    환한 빛에 휩싸인 현성이 그대로 모습을 감췄다.

    “넌 정말 보면 볼수록 놀랍구나.”

    게스피트가 현성을 바라보며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현성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과거 현성과 게스피트가 가지고 있던 격의 차이는 지구와 태양만큼 멀었다.

    한데 지금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금까지 수천 년의 삶을 살아왔지만, 너처럼 빨리 성장한 플레이어는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가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 같은 대화였지만 농담은 아니었다.

    ‘얼마 가지 않아 나조차도 넘어서겠지.’

    이건 예측이 아니었다.

    확신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계속해서 주어진다면?

    최현성 플레이어는 1레벨 플레이어들 중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될 것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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