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권. 제1차 스× 크××트 정식 대회 (93/225)

┃제1차 스× 크××트 정식 대회

현성은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서버 점검에 나섰다.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만큼 어떤 문제가 생겼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성이 고용한 서버 관리자들은 서버를 관리하고 패치를 진행할 뿐 고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없었다.

현성은 일단 그간 처리되지 않은 버그와 고객들의 불만 사항을 서버 관리자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하지만 서버 관리자들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는 현성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바로 서버 운영에 관한 문제가 그랬다.

‘음…….’

리X지를 포함해 과거 유행했던 게임들은 상당히 잘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몇몇 게임들은 생각보다 그다지 판매량이 좋지가 않았다.

당연히 그에 합당한 이유는 있었다.

‘속도가 문제야.’

게스피트가 만든 교류의 보석은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그 결과, 그래픽이 정교하고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게임들은 계속 끊기거나 버벅거렸다.

이건 통신 속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해결하기 힘들었다.

반면 의외의 성공을 거둔 게임들도 있었다.

카X터 스X라X크의 경우 당당하게 FPS 게임의 최강자 자리에 올라섰다.

인터넷 회선 문제도 있었고, 현성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을 기준으로 흥행을 예상했기에 생긴 변수도 있었다.

카X터 스X라X크처럼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일단 게스피트 님을 닦달해야겠어.’

기술이 발전되지 않으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일단 게임을 최대한 많이 올려야겠어.’

현성은 현재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위주로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었다.

‘다 서비스하면 되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흥했던 게임이나 완전히 망했던 게임들도 서비스하면 된다.

고객들은 한국인도 아니고 지구인도 아니다.

그런 만큼 어떤 게임이 대박이 날지 알 수가 없었다.

‘스X 크XX트의 인기는 여기서도 여전하구나.’

리X지와 스X 크XX트의 인기는 굳건했다.

‘이 분위기를 더 띄워야 하는데.’

현성은 한국에서 시작되었던 E-스포츠의 태동기를 떠올렸다.

‘역시 대회지.’

스X 크XX트 대회.

처음에는 PC방 대회 같은 작은 규모로 태동했다.

하지만 차차 시간이 흐르며 스폰서가 붙었다.

스폰서가 붙으니 큰 상금을 걸렸다.

그러면서 실력 있는 게이머들이 대거 참가하기 시작했다.

대회에서 치열하게 승부를 벌이는 게이머들의 게임 경기를 해설자와 캐스터를 붙여 송출했다.

이게 바로 E-스포츠의 시작이었다.

‘똑같이 판을 벌여 보자.’

고유 스킬로 연동되어 있는 차원의 스X 크XX트 실력자들을 모아 대회를 주최한다.

충분히 해 볼 만한 시도였다.

‘혼자보다는 둘이 낫겠지.’

현성은 스X 크XX트의 첫 공식 대회를 상당히 큰 규모로 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스피트의 도움이 필수였다.

‘일단 게스피트 님을 만나자.’

교류의 보석 업그레이드 작업도 닦달해야 하고 스X 크XX트 공식 대회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다행히 서버가 구축된 후에는 게스피트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

바로 쪽지 시스템이었다.

-게스피트 님, 사업적으로 상의드릴 일이 있습니다. 저 좀 고용해 주세요.

현성이 게스피트의 아이디로 쪽지를 보냈다.

-20분만 기다려.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또 게임 중이신가 보네.’

항상 쪽지를 보내면 20~30분을 더 기다리라는 답장이 왔다.

-알겠습니다.

현성이 짧게 답장을 보내고 게스피트의 호출을 기다렸다.

‘24시간 게임만 하시는 건가?’

현성이 볼 때 게스피트는 사냥도 안 하고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게임만 하는 것 같았다.

아주 중증이었다.

‘일도 하시고, 쉬는 시간에 게임을 하셔야지, 하루 종일 게임만 하시면 되나.’

이래서 어느 세월에 교류의 보석을 업그레이드시키겠는가?

현성이 어떻게 게스피트를 갈궈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고용주 게스피트 님이 용병 최현성 님의 고용을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기다리던 호출이 왔다.

현성은 곧바로 예를 눌렀다.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현성의 모습이 사라졌다.

‘역시 게임하고 있으셨구나.’

현성이 소환된 장소는 게스피트의 컬렉션 룸이었다.

“젠장!”

게스피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졌네.’

컴퓨터에는 스X 크XX트가 켜져 있었다.

현성이 슬쩍 모니터에 나와 있는 점수를 확인했다.

‘자원도 많이 먹었고 병력도 훨씬 많이 뽑으셨네.’

게임 시간도 엄청나게 길었다.

아마 역전패를 당한 것 같았다.

참고로 게스피트의 종족은 저X였고 상대 종족은 테X이었다.

“치사한 테사기 놈, 이기고 튀다니!”

게스피트가 노성을 토해 냈다.

채팅으로 리게임을 요청을 했는데 까인 모양이었다.

“흠흠.”

현성이 슬쩍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크흠, 사업적으로 상의할 일이라는 게 뭐냐?”

게스피트가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게스피트 님, 스X 크XX트가 재미있으십니까?”

“당연히 재미있지. 문제는 종족 밸런스가 너무 안 맞는다는 거다. 테X이 너무 사기야. 벙X, 매X, 시X탱X, 벌X…….”

게스피트의 입에서 테X 유닛들의 사기성에 대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프X토X도 문제다. 리X, 하X 템X러, 다X 템X러, 아X, 다X 아X, 커X어…….”

그 후에는 프X토X 유닛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현성은 묵묵히 게스피트의 하소연을 들었다.

‘골수 저X 유저이시구나. 아직 스X닝 풀 패치 전이라 초반에 저X가 완전 개사기인 상황인데.’

한참 불만을 들어 주고 나자 드디어 게스피트의 하소연이 끝났다.

“그런데 왜 스X 크XX트가 재미있냐고 물어본 것이냐?”

“제가 정식으로 스X 크XX트 대회를 하나 주최할까 합니다.”

“스X 크XX트 정식 대회?”

게스피트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네, 예선전부터 시작해서 32강부터는 5전3승, 결승은 7전4승으로 해서 스X 크XX트 게임의 최강자를 뽑는 겁니다. 1등부터 3등까지는 거액의 포인트를 상금으로 주고요.”

“재미있겠구나.”

게스피트의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 피어올랐다.

“그런데 그게 포인트 벌이가 되겠느냐?”

거액의 포인트를 상금으로 줘야 하니 오히려 포인트가 나가게 된다.

게스피트가 아는 현성은 절대 손해를 볼 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포인트를 버는 일이 아니라 쓰는 일이었다.

“일단 대회 참가비를 받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32강부터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그 영상에 전문적인 옵저버, 해설자, 캐스터를 붙여서 판매하는 거죠.”

마음 같아서는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통신 속도가 너무 느렸다.

“음…….”

게스피트의 표정이 떨떠름했다.

대회 참가비와 영상 판매가 과연 돈이 되겠느냐는 표정이었다.

“분명히 성공할 겁니다. 또 이걸 시작으로 스폰서를 받을 생각입니다.”

“스폰서?”

“예, 영상 내내 또는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광고 상품을 띄울 작정입니다.”

“그런 게 도움이 될까?”

게스피트의 물음에 현성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일단 이번 첫 대회의 스폰서는 제가 맡을 계획입니다.”

“네가 말이냐?”

게스피트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방금 전까지 보였던 미심쩍은 모습 역시 씻은 듯이 사라졌다.

현성이 게스피트를 잘 알 듯 게스피트 역시 현성을 잘 알았다.

게스피트가 아는 현성은 절대 자신이 손해 볼 짓을 하지 않을 위인이다.

그런 현성이 자기 자본을 투자해 대회를 연다?

그건 이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왜 이 사실을 나에게 말한 것이냐? 그냥 너 혼자 진행하면 되는 일 아니냐?”

이미 시스템이 구축된 이상 현성이 혼자 대회를 열고 운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굳이 게스피트에게 이 사실을 알려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와 게스피트 님은 동업자 아닙니까? 당연히 알려 드려야지요.”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는 촉이 왔다.

이건 낚시다.

자신을 낚기 위해 눈앞에서 미끼를 흔드는 거다.

‘하지만 돈이 되는 건 분명한데.’

최현성.

이놈이 약삭빠른 놈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사기를 칠 놈은 아니다.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네놈이 진짜 원하는 게 뭐냐?”

“저랑 공동 스폰서를 하시죠.”

“공동 스폰서?”

“예, 아무래도 첫 대회이니만큼 상금 규모를 꽤 크게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진 포인트로는 좀 부족할 것 같아서요.”

“네가 가진 포인트로 부족하다고?”

게스피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성과 손을 잡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 게스피트는 꽤 많은 포인트를 벌었다.

게스피트의 비율이 30%고 현성은 70%다.

현성이 2배 이상 더 버는 것이다.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포인트를 쓸어 담았을 거다.

그런데 상금으로 낼 포인트가 부족할 것 같다니?

“도대체 상금으로 얼마 정도 되는 포인트를 생각하고 있는 거냐?”

“신화 등급 스킬 하나를 구입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

현성의 배포에 게스피트도 놀랐다.

신화 등급 아이템은 엄청나게 비싸다.

“1경 포인트 어떻습니까? 절반씩 대시죠?”

현성의 말에 게스피트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1경 포인트.

게스피트 자신에게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상품으로 건다는 건 다른 이에게 주겠다는 뜻이다.

1경 포인트를 상품으로 건다니?

이건 미친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가만?’

그때 게스피트의 머리가 맹렬하게 회전했다.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얼마든지 물어보시죠.”

“그 대회에 참가 자격 같은 건 없겠지?”

“물론입니다. 참가비만 지불하면 누구나 공정하게 참가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그럼 내가 참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구나.”

“당연합니다.”

게스피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드디어 현성의 속셈을 알아차린 것이다.

“너도 참가하겠구나?”

“그럴 생각입니다. 무려 첫 대회 아닙니까? 주최자이자 스폰서로서 대회의 흥행을 위해 기여해야죠.”

현성과 게스피트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우승을 노리고 있겠구나?”

“대회에 참가한 게이머가 우승을 노리는 건 너무 당연한 일 아닐까요?”

“내가 있는데 네가 우승할 수 있을 성싶으냐?”

게스피트가 가소롭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현성이 자신만만한 어조로 대답했다.

“좋다. 스폰서가 되마. 5,000조 포인트를 상금으로 걸겠다.”

“그럼 저도 5,000조 포인트를 상금으로 걸겠습니다.”

게스피트와 현성의 눈빛이 강한 승부욕으로 불타올랐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게스피트는 진심이었다.

반면 현성은…….

‘걸려들었어.’

속으로 기쁨의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간 아슬아슬하게 져 준 보람이 있네.’

게스피트는 가끔 현성을 소환해 함께 게임을 즐겼다.

현성은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지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연출했다.

게스피트가 더 자주 자신을 소환하게 하기 위한 유인구였다.

게스피트는 현성이 던진 미끼를 제대로 물었다.

게스피트는 자신의 게임 실력이 현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실력 차이가 얼마 나지 않으면 일부러 엇비슷하게 져 주기도 힘들다.

현성이 게스피트와 계속 아슬아슬한 승부를 벌이고 고의로 패배했다는 것은, 진짜 실력이 게스피트를 압살하고도 남을 정도라는 뜻이었다.

‘16년 차 스X 크XX트 고인물의 진짜 실력을 보여 드리죠.’

시커먼 음모의 씨앗이 쑥쑥 자라나기 시작했다.

* * *

게스피트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현성은 곧바로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과거 스X 크XX트 대회처럼 오프라인 형식으로 경기를 진행하기는 힘들었다.

당연히 온라인 대회로 진행이 이루어졌다.

‘일단 홍보가 우선이야.’

현성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모든 게임에 스X 크XX트 대회 일정을 홍보했다.

게임을 시작하기 위한 화면에 ‘제1차 스X 크XX트 정식 대회 오픈’이라는 문구를 넣었으니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총상금 1경 포인트’라는 문구도 큼지막하게 박아 넣었다.

당연히 ‘제1차 스X 크XX트 정식 대회 선수 등록하러 가기’ 링크도 연동되어 있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게스피트 & 최현성 스타 리그’라는 창이 나왔다.

거기서 선수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또 이번 경기를 운영을 위해 게스피트와 최현성이 총상금으로 1경 포인트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스폰서 신청하기’라는 창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스폰서 신청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게스피트와 최현성이 쓸데없는 돈지랄을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당연했다.

우승자 상금은 무려 8,000조 포인트라고 쓰여 있었다.

이걸 보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눈이 돌아갔다.

10억 포인트의 참가비는 더 이상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준우승자 상금도 꽤 많았다.

무려 1,500조 포인트였으니까 말이다.

3등의 상금은 500조 포인트였다.

무려 준신화 등급 스킬북 하나를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4등부터는 상금이 없었다.

3~4위 결정전을 단두대 매치로 만들어 재미를 끌어올리려는 현성의 큰 그림이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진소평 - 1등이 8,000조 포인트? 이거 진짜임?

브로우 - 포인트가 썩어 도나?

니시오 - 게스피트랑 최현성이 포인트 좀 많이 벌더니 정신이 나간 거 같음.

테루 - 무조건 내가 우승한다.

↳ 사드비이 - 꺼져. 우승은 무조건 내 거야.

아드마 – 2등이 1,500조 포인트에 3등이 500조 포인트임.

↳ 브로우 – 3등만 해도 대박이네.

↳ 아드마 – 동의합니다. 전 솔직히 1등 상금 1,000조 포인트만 해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 테루 – 근데 상금 많을수록 우리 같은 게이머들한테는 좋은 일 아닙니까?

↳ 아드마 – 그건 그렇죠. 오늘부터 당장 스X 크XX트 대회 준비 들어갑니다.

↳ 브로우 – 저도 당분간 사냥은 접고 스X 크XX트 대회 준비할 겁니다.

↳ 진소평 – 상금으로 1경 포인트가 걸렸는데 사냥이 문제임?

게스피트 & 최현성 스타 리그 게시판에 댓글이 끝도 없이 달렸다.

현성과 게스피트를 욕하는 댓글도 많았다.

하지만 총상금 1경 포인트가 주는 파괴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국에 로또 광풍이 불었을 때처럼 한 번이라도 게임을 해 봤던 이들은 모두 스X 크XX트에 매달렸다.

상대적으로 게임에 관심이 없었던 플레이어들 역시 스X 크XX트에 빠져들었다.

자신의 세계에서 절대자라고는 하지만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정도의 여유가 없던 1레벨 플레이어들은 소위 말하는 깔아 주는 역할을 했다.

레벨링 게임을 기준으로 들자면 고레벨 유저들을 좀 더 돋보이게 해 주는 중저레벨 포지션이었다.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포인트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다 흥미를 잃은 이들이 게임을 접기도 많이 접었다.

그런 그들에게 스X 크XX트는 더 이상 게임이 아니었다.

한 방에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는 로또나 마찬가지였다.

‘상상 이상이네.’

참가 신청자가 순식간에 1만 명을 돌파했다.

참가비로만 10조 포인트가 모인 것이다.

‘온라인 복권 사업도 한번 준비해 봐야겠어.’

이 정도 참여도라면?

복권 사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중이고.’

일단은 스타 리그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세팅을 끝마쳐야 하는 사이트가 있었다.

‘토토라고 들어는 봤나 모르겠네.’

토토는 한때 로또와 함께 대한민국을 광풍에 빠트렸던 전적이 있다.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토토를 한다.

토토는 국가가 허락한 합법적인 도박이었다.

‘스X 크XX트도 충분히 매력이 있어.’

단순히 경기 승패를 맞히는 것부터, 몇 대 몇으로 이기는지, 1경기부터 5경기까지 승패 맞히기 등등.

토토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부분들이 아주 차고도 넘쳤다.

* * *

요괴들의 준동이 벌어졌다.

소식을 듣자마자 전설 등급 스킬인 천상비를 활용해 전력을 다해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

-크아아아앙!

“아아악!”

사건 현장은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무인들이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요괴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는 당장 도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전설 등급 스킬 허공답보를 사용해 허공을 밟고 달려 나갔다.

주력으로 사용하는 준신화 등급 스킬 화도광풍을 사용했다.

휘리리리릭!

마력이 뿜어져 나오며 주변의 대기를 지배했고 들고 있던 도에서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화기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꽈아아아앙!

스킬 한 방에 날뛰던 요괴들의 절반 이상이 전멸했다.

바람과 뒤섞인 화기가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날뛰던 요괴들이 순식간에 전멸해 버렸다.

“감사합니다, 대협!”

“공 대협 덕분에 살았습니다!”

“공 대협 만세!”

“천하제이인자 공 대협 만세!”

사람들의 환호를 듣자 쓴웃음이 나왔다.

‘지겨워 죽겠네.’

도대체 언제까지 천하제‘이’인자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태어날 때부터 요괴들이 넘치는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각성을 해서 요괴를 사냥하는 무인이 되기를 꿈꿨다.

각성을 하고 무인이 된 후에는 천하제일인을 목표로 달렸다.

꽤 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판매와 구매라는 고유 스킬 덕분에 점점 더 강해졌다.

그렇지만 천하제일인자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고작 천하제이인자의 자리에 올랐을 뿐이다.

천하제일인자의 자리를 얻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요괴들과 드잡이질을 했다.

요괴의 준동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달려갔다.

요괴의 소굴을 수도 없이 소탕했다.

그렇지만 천하제일인자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내가 조금만 더 먼저 태어났어도.’

그는 요괴들의 준동이 시작된 후에 태어났다.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요괴들을 소탕하며 명성을 쌓고 레벨을 올린 천하제일인자를 따라잡지 못했다.

‘피곤하네.’

천하제이인자도 사람이다.

그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다.

사람이 쉼 없이 달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오늘은 좀 쉬자.’

지역 대표 문파인 진현문에서 준비한 연회를 취소시켰다.

진현문의 문주가 크게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건 알 바가 아니었다.

배정된 숙소로 들어갔다.

시중을 들어 주겠다는 하인과 하녀 들도 다 내보냈다.

오롯이 혼자가 된 그가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발전기와 컴퓨터를 꺼내 세팅을 시작했다.

‘간단하게 다섯 판만 하고 자자.’

요괴 사냥에 모든 것을 건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행복.

그게 바로 게임이었다.

‘어?’

그런데 게임을 켜자마자 못 보던 문구들이 연속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제1차 스× 크××트 정식 대회

총상금 1경 포인트

‘1경 포인트?’

눈이 돌아갔다.

1경 포인트라면 주력 스킬인 화도광풍을 신화 등급으로 성장시키고도 남았다.

아니, 다른 신화 등급 스킬을 구입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제1차 스× 크××트 정식 대회 선수 등록하러 가기]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선수 등록하러 가기를 클릭했다.

그 후 재빨리 선수 등록을 마쳤다.

‘1경 포인트라.’

1경 포인트를 손에 넣으면 천하제이인자가 아니라 그렇게 손에 넣고 싶었던 천하제일인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드디어 그 영감탱이의 콧대를 꺾어 줄 때가 왔어.’

각이 섰다.

무림의 평화를 지킨답시고 대협 코스프레를 하며 요괴들을 잡으러 돌아다닐 때가 아니다.

‘스X 크XX트 대회에 집중한다.’

목표는 우승이었다.

‘오직 연습뿐이다.’

다섯 판만 하고 자야겠다는 결심은 이미 증발한 지 오래였다.

‘대회 직전까지 연습에만 몰두한다. 폐관 수련을 한다고 둘러대면 되겠지.’

잠을 최소한으로 줄일 결심까지 했다.

‘전략과 전술을 잘 짜야 해.’

스X 크XX트는 피지컬과 컨트롤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전략과 전술이 중요했다.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짰다.

그 후 실전을 통해 실험했고, 단점을 보완했다.

전략과 전술이 실패할 때도 있었고 막힐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천하제일인이라는 꿈을 꾸고 쉼 없이 달려 나갔을 때처럼 제1차 스X 크XX트 대회 우승을 향해 쉼 없이 달려 나갔다.

아니, 스X 크XX트 대회를 준비하는 것조차 그에게는 천하제일인이 되기 위한 발판에 지나지 않았다.

공진호.

그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다.

* * *

제1차 스X 크XX트 대회가 시작되었다.

‘예선전 하이라이트를 준비해야지.’

현성은 따로 대회 전용 서버를 만들었다.

그 후 그 서버에 기록되는 모든 경기를 저장했다.

‘실시간 생방송이 최곤데.’

그러나 게스피트가 게으른 탓에 지금 당장은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녹화방송 역시 충분히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볍게 손 좀 풀어 볼까?’

현성이 컴퓨터 앞에 앉았다.

현성은 이 대회의 주최자이자 참가자였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현성은 특별한 빌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냥 무난하게 시작해서 무난하게 이겼다.

종족도 랜덤하게 갔다.

상대가 저X면 테X을 했고 상대가 테X이면 프X토X를 했으며 상대가 프X토X면 저X를 했다.

실력과 종족 상성을 바탕으로 현성은 무섭게 전승 행진을 이어 나갔다.

‘이쪽은 아직 수입이 변변치 않네.’

현성이 토토 사이트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당연히 현성은 자신이 승리하는 쪽에 높은 배당을 걸었다.

하지만 아직 참여자가 많지 않은 탓에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의 규모가 형편없이 작았다.

‘방송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예선전은 간단하게 하이라이트만 편집해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생각이었다.

‘직접 게임을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보는 시대가 온다 이거야.’

첫날 경기를 마친 현성이 경기 영상 원본을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대로 만들어 주마.’

최고의 해설진과 캐스터를 붙일 계획이다.

리플레이 파일을 가지고 중계하는 것인 만큼 주요 경기 장면을 놓칠 리도 없었다.

현성은 이번 경기 영상을 통해 1레벨 플레이어들을 스X 크XX트라는 게임에 푹 빠트릴 계획이었다.

‘영화 한 편 찍어 보자.’

스X 크XX트 대회의 흥행을 시작으로 다른 게임들도 줄줄이 E-스포츠화에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현성이 만든 예선전 경기 영상은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첫 번째 이유로 일단 영상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영상 콘텐츠인데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판매에 불이 붙었다.

두 번째 이유는 스X 크XX트 대회 참가자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점이었다.

스X 크XX트 대회 참가자들은 거의 전원이 영상을 구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신의 경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열광하기도 했고 자신을 쓰러트린 상대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보는 것도 상당히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특히 승자조로 올라간 대회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영상을 구입했다.

경쟁자에 대한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이 경기 풀 버전으로 보고 싶습니다.

-가격을 올려도 좋으니 경기 풀 영상 판매해 주세요.

경기가 많이 치러지다 보니 명경기도 여럿 나왔다.

현성은 부랴부랴 경기 풀 영상 제작에 들어갔다.

‘소비자의 니즈는 바로바로 충족시켜 드려야지.’

이게 바로 고객 만족을 위해 움직이는 이상적인 판매자 아니겠는가.

* * *

현성은 해설자와 캐스터 들에게 철저한 보안 서약을 약속받았다.

스타 리그 초창기라고 설명하고 더 완성도 높은 빌드나 플레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역시 금지시켰다.

해설자와 캐스터 들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시키는 건지 의아했다.

또 이 경기를 누가 치른 것인지도 궁금해했다.

현대사회에서 스X 크XX트 대회는 거의 사멸했다.

그저 상당히 작은 규모로 겨우겨우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설자와 캐스터 들은 막대한 보수를 포기하지 못했다.

거기다 최현성이라는 세계 최고의 유명 인사와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최고의 해설자와 캐스터 들이 맛깔난 양념을 뿌리자, 풀 경기 영상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현성이 판매하는 물품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성이 경기 영상에 여러 광고를 붙였기 때문이다.

판매 광고가 붙은 물품들은 게스피트가 판매하는 마계 물품과 현성이 판매하는 지구 물품이었다.

광고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판매에 불이 붙은 것이다.

-정말 대단하구나. 예선 광고의 힘이 이 정도라니. 본선 광고까지 더해지면 정말 스X 크XX트 대회 투자금을 충분히 뽑을 수 있겠구나.

게스피트가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폰서 신청을 하는 이들의 숫자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광고의 힘을 실감한 판매자들이 포인트를 투자해서라도 광고를 넣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광고 신청합니다.

-예선전 명경기에 광고 넣으려면 포인트를 얼마나 지불해야 하나요?

-혹시 본선이랑 결승전 광고도 지금 신청할 수 있습니까?

오랜 시간 침묵을 유지하던 스폰서 신청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대박이다.’

현성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피어올랐다.

‘광고비는 제대로 받아야지.’

특히 32강부터 진행되는 경기에 붙을 광고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게 받을 예정이었다.

전 차원을 대상으로 팔려 나가는 물품 광고인 만큼 비싼 게 당연했다.

‘토토도 슬슬 반응이 오는구나.’

스X 크XX트 대회가 흥행하면서 덩달아 토토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배팅액이 급격하게 올라간 것이다.

‘좋다, 좋아.’

현성은 자신이 직접 토토에 참여해 배당금을 받았다.

거기다 누가 포인트를 따고 누가 포인트를 잃든 관계없이 토토 운영자로서 수수료를 받았다.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고였다.

‘팬덤 형성도 제대로 되고 있고.’

경기 영상 판매에 불이 붙자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생긴 것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팬덤의 주인공은 다른 아닌 현성이었다.

빌드 자체는 평범했지만 세 종족을 다 사용했다.

거기다 다양한 임기응변과 화려한 컨트롤을 보여 주며 전승 행진을 이어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되었다.

게스피트 역시 꽤 많은 팬덤이 붙었다.

‘공진호 이 사람도 꽤 팬이 많은 것 같네.’

경기 영상을 분석해 본 결과 실력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완전 타고났네.’

얼마나 실력이 좋냐면 16년 차 스X 크XX트 고인물인 현성이 큰 위기감을 느낄 정도였다.

‘경기 경험이 많이 쌓이면 정말 무서운 선수가 될 거야.’

아무리 오래 게임을 해도 타고난 실력자들의 성장 속도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1회 우승만 먹고 그다음부터는 적당히 즐기자.’

전 차원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스X 크XX트 대회의 최초 우승자.

그게 바로 현재 현성이 노리고 있는 타이틀이었다.

* * *

길고 긴 예선전이 끝났다.

그리고 드디어 32강이 시작되었다.

현성은 32강 상대를 가볍게 격파했다.

게스피트와 공진호같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게이머들 역시 가볍게 낙승을 하며 승수를 쌓아 나갔다.

‘본선은 수준이 꽤 높네.’

수만 명이 참가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실력자들이다.

당연히 실력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전원이 플레이어다 보니 피지컬 부분에서의 성장 속도가 정말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뛰어났다.

당연히 명경기가 연달아 펼쳐졌다.

현성은 모든 명경기에 해설자와 캐스터를 붙이고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 팔아먹었다.

토토도 더욱 불이 붙었다.

배당금이 무섭게 올라갔다.

32강, 16강, 8강, 4강까지 속전속결로 대회가 진행되었다.

‘벌써 본전 뽑은 느낌이네.’

제1차 스X 크XX트 대회에 현성이 투자한 포인트는 무려 5,000조 포인트다.

한데 벌써 본전을 다 뽑은 것 같았다.

게스피트는 공진호와 대전이 잡혔고 현성은 싸르므장이라는 유저와 대전이 잡혔다.

‘전력을 다하자.’

현성이라고 무난하게 4강에 진출한 게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실력자들의 등장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에 몰릴 때면 4드X 러쉬, 전진 배X, 포X 러쉬, 일꾼 비비기, 건물 심시티, 매너 파X런, 악마의 프X보 등등을 사용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손쉽게 1승을 따냈다.

날빌에 당한 경험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다.

플레이어들의 게임 적응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현성이 펼친 플레이를 고스란히 흡수해 사용했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었다.

애초에 빌드라는 게 한번 노출되면 그다음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진검 승부다.’

현성이 싸르므장과의 접전에 들어갔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현성은 온갖 꼼수를 써서 결국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게스피트는…….

-이런 빌어먹을!

공진호에게 패배해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현성과 공진호의 결승전이 벌어지기 전 3~4위전이 먼저 펼쳐졌다.

7전 4승제로 치러진 3~4위전의 승자는…….

싸르므장이었다.

게스피트는 결국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상금을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다음 대회에서는 내가 반드시 우승까지 간다!

게스피트는 제2회 스타 리그의 우승을 다짐했다.

‘내가 볼 때는 가망성이 없는 것 같은데.’

게스피트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현성이 봤을 때 게스피트의 한계는 잘해 봐야 준프로 정도였다.

그리고 그건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냉정하게 봐서 준프로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고인물 경력 16년으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꼭 우승한다.’

이미 투자금 5,000조 포인트는 뽑고도 남았다.

오히려 더 큰 이득을 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금 8,000조 포인트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천뢰신의 갑옷 말고 다른 스킬들도 모두 신화 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포인트가 부족했다.

우승.

오직 우승만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토토에 몰빵도 했어. 이기기만 하면 끝이다.’

불사의 서, 화염의 서, 흑뢰룡의 숨결 모두 업그레이드가 간절했다.

만약 패배한다면?

토토에 몰빵한 포인트가 날아가 현성은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무조건 이긴다.’

상대의 종족은 저X였다.

현성은 당연히 테X을 선택했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현성은 그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카드를 꺼냈다.

바로 벙X링이었다.

현성은 손쉽게 1승을 따냈다.

2경기가 시작되었다.

‘올인이다.’

현성은 연속적으로 벙X링을 시도했다.

또 1승을 따냈다.

‘이제 2승 남았어.’

현성은 다시금 벙X링을 했다.

3승을 땄다.

이제 한 판만 이기면 우승이었다.

현성은 다시 한번 벙X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런 망할!’

3연벙까지는 성공했지만 4연벙은 무리였던 모양이다.

벙X링이 실패했고 현성은 1패를 얻었다.

‘괜찮아, 충분히 복구할 수 있어.’

현성이 이를 악물고 게임에 임했다.

다시 벙X링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패가 되어 버렸다.

‘진검 승부다.’

현성은 벙X링을 포기했다.

그리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현성에게 웃어 주지 않았다.

3 대 3.

최악의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현성은 치열하게 게임에 임했다.

평생 게임을 즐겨 왔지만 이렇게 열정적으로 매달린 적은 난생처음이었다.

엄청난 장기전이 펼쳐졌다.

수많은 난전과 대전투가 벌어졌다.

양측 모두 미친 컨트롤을 선보였다.

엘리전까지 간 난타의 향연이 펼쳐졌다.

치열한 접전의 승자는 현성이었다.

‘종족빨로 겨우 이겼다.’

모든 건물을 하늘로 띄웠다.

남은 유닛은 고작 레X스 한 기.

종이비행기라고 조롱받던 레X스 한 기가 결승전의 승자를 결정했다.

상대가 패배를 인정하고 게임에서 나갔다.

승리 메시지가 뜨는 순간.

“이겼다!”

현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수천조 포인트가 걸린 승부였다.

그 승부에서 결국 현성이 승리한 것이다.

그 순간.

실현 불가능한 업적 – 창조 등급

-수만 개가 넘는 차원의 절대자들과 벌인 대전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이는 창세 이래 최초입니다.

-업적 보상 : 칭호[창세 이래 최초의 승자 – 창조 등급]

믿을 수 없는 업적 – 초월 등급

-최초로 창조 등급 칭호를 얻으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창조 등급 칭호를 손에 넣은 자 - 초월 등급]

믿을 수 없는 업적 – 신화 등급

-최초로 초월 등급 칭호를 얻으셨습니다.

-업적 보상 : 칭호 [최초로 초월 등급 칭호를 손에 넣은 자 - 신화 등급]

‘이게 뭐야?’

현성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순식간에 업적이 3개나 생겼다.

‘신화 등급 위가 초월 등급과 창조 등급이었어?’

현성은 존재 자체도 몰랐다.

신화 등급보다 상위에 있는 판매 상품은 모두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냥 단순히 포인트 벌이로 대회를 연 것뿐인데.’

실현 불가능한 업적이 떠 버렸다.

거기다 더해 시스템이 수만 개가 넘는 차원의 절대자들과 벌인 대전에서 승리했다고 인정해 줘 버렸다.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현성은 분명 수만 개가 넘는 차원의 절대자들과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 대전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건 실제로 맞붙어 싸운 게 아니다.

단순히 게임상으로 만나서 승리한 것에 불과했다.

‘그래도 승리는 승리라는 건가. 이게 업적으로 인정되다니.’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보상을 받은 당사자인 현성이 기가 막힐 정도였다.

하지만…….

‘완전 초대박이야.’

존재조차 몰랐던 창조 등급과 초월 등급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업적도 무려 3개나 얻었다.

현성이 정상적으로 획득하려고 했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 모르는 업적들을 말이다.

8,000조 포인트를 노리고 도박에 뛰어들었다.

한데 8,000조 포인트보다 더 큰 수확이 있었다.

‘최초인 걸 보니 다시 주지는 않을 것 같고.’

제대로 된 대박을 문 것 같았다.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도 적용될까?’

만약 가능하다면?

루시아를 맹연습시켜서라도 제2회 스타 리그 우승자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일단 한번 보자.’

현성이 상태창에 떠 있는 보상을 확인했다.

창세 이래 최초의 승자 – 창조 등급

-모든 스텟 320 증가.

‘오오오오.’

역시 창조 등급이라는 이름값을 했다.

‘총스텟이 1,600이나 증가한 거잖아.’

이건 대박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다.

로또가 터졌다.

그것도 전 차원을 통틀어야 할 정도의 제대로 된 로또가 말이다.

‘다른 것도 보자.’

대충 예상대로였다.

초월 등급 칭호는 모든 스텟 160 증가였다.

신화 등급 칭호는 모든 스텟 80 증가였다.

‘역시 배수로 늘어나는구나.’

순식간에 총스텟이 2,800이나 늘어났다.

최초 칭호를 3개나 손에 넣은 대가였다.

‘이거 너무 과한데.’

제1차 스X 크XX트 대회 우승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뭐, 어때. 시스템이 인정해 준 건데.’

꼼수든 뭐든 수만 개 차원의 절대자들을 꺾은 것은 사실 아닌가?

좋은 게 좋은 거였다.

다른 이가 제1차 스X 크XX트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죽 쒀서 개 준 꼴이 되었겠지만, 어쨌든 현성이 우승했다.

그럼 된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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