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억 FA선수가 되다-173화 (173/204)
  • 173화. 걱정이 태산

    - 국가대표 야구대표팀 논란의 엔트리 발표.

    - 야구대표팀 서화주호 젊은 선수들 대거 발탁.

    - 더욱 젊어진 야구대표팀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조준.

    떨어지는 팀 성적을 부여잡고 있기도 힘든데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 뭐. 아시안게임이 다가오니 그럴 수 있다고 치고. 문제는 내용이 문제인데…. 이번 감독이 더운 나라에서 아시안게임 한다고 미리 더위를 먹은 게 틀림없다.

    “형~ 기사 봤어요~ 대~~~ 박~~~.”

    대박은 무슨.

    “우리 팀 7명이나 뽑혔어요.”

    그게 대박이야? 쪽박이지?

    “형! 규환이에 현범이에 성신이도 뽑히고 종오도 뽑혔다고요!”

    그게 문제라고. 저 모지리들 4명에 모지리 1호기 너까지 포함이니까.

    “거기에 저하고 형하고 호영 선배까지. 아예 국대 랩터스로 바꿀까요? 하하하.”

    하하하? 지금 웃음이 나오냐?

    “까불지 말고 경기 준비나 해.”

    “형 팀에 이런 경사가 있으면 주장이 막 신이 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네요? 이야~ 신난다.~”

    신나냐? 난 머리가 아파져 오는데.

    “경준아. 아시안게임 엔트리는 엔트리고 오늘 드래곤스에는 이길 자신이 있냐?”

    “못할 건 뭐에요? 우리가 다른 팀보다 두세 배는 많이 국대 보내는 팀인데~ 형 오늘도 이겨봐요!”

    이기긴…. 요즘 우리 점수 내기 얼마나 힘든 팀인데….

    - 인천에서 랩터스와 드래곤스가 만났습니다. 2위와 두 경기까지 쫓기게 된 랩터스와 하위권을 탈출하고 중위권으로 올라선 드래곤스의 경기.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시즌 초반 그렇게 이기던 팀이 기세가 꺾이니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꾸역꾸역 주간승률 5할 정도는 맞춰가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힘들다. 지친다.

    - 2루수 땅볼. 1루 송구 아웃! 아웃입니다. 위험했습니다.

    - 평범한 땅볼인데도 1루에서 위험했죠. 오늘 2루로 출장한 하지훈 선수가 조금만 안일했으면 살수도 있었어요. 루카스 선수 기록으로 보이는 그것보다 훨씬 위험한 선수예요.

    나가기만 하면 쓸 만한 1번 타자이지만 좀처럼 나가야지…. 나가야 도루를 하던 주루플레이를 하든 하지. 출루율이 3할 5푼을 간신히 찍는 1번 타자를 보니 속만 터진다.

    - 타석에 김소전입니다.

    - 말이 필요 없죠. 최근 확 떨어진 랩터스 타선을 홀로 끌고 가는 김소전이에요.

    - 기록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김소전 시즌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타율 1위, 최다안타 1위, 홈런 1위, 출루율과 장타율까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타점과 도루는 2위 기록이죠. 가히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소전이에요.

    고민스럽다. 이렇게 자꾸 1번이 혼자 죽어 나가는 시나리오면 차라리 내가 1번으로 나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 않나?

    - 2번에서 김소전 선수가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1번 루카스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기분이 있습니다.

    - 루카스 선수도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면서 1번 타자 평균 정도의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게 중요한 거예요.

    - 어떤 점이 중요하겠습니까?

    - 빠른 발의 루카스가 출루에 성공하면서 계속 김소전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3번 노경준까지의 타석 아니면 전혀 기대가 안 되는 랩터스 타선의 점수를 만들어내는 핵심이에요.

    집중하고 또 집중해서 선취점을 뽑아내야 한다.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히 생각해야만 한다. 내 뒤의 저놈들은…. 믿을 수가 없다.

    - 김소전의 배트가 불을 뿜습니다. 쭉쭉 날아가는 공! 중견수 따라가기를 포기합니다.

    - 안 돼요. 빼려면 확실히 빼야죠. 김소전에게 어정쩡하게 떨어지는 공은 손쉬운 먹잇감이거든요. 안일했어요.

    - 오늘도 시작부터 선취 쏠로홈런을 때려내는 김소전! 시즌 20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 페이스가 굉장히 빠르죠. 이번 시즌은 중간에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도 있어서 선수들이 초반에 몰아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중 김소전은 페이스가 더 빨라요.

    - 김소전 선수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에도 카타르 도하까지 가서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 그게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에요. 7월에 카타르에서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거든요. 중동이 굉장히 덥단 말이에요. 국가대표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 중동에서의 아시안게임은 항상 겨울에 했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여름에 열립니다.

    - 그래서 서화주 감독이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국가대표를 발탁했다고 하는데…. 글쎄요. 어린 선수들이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 점수를 내려면 이 방법밖에 없지. 내 앞에 주자가 없으면 나라도 크게 쳐서 점수를 만들어낸다. 난 아직 질 생각이 없다. 특히나 내가 주장하는 첫 시즌인데…. 무조건 이긴다.

    - 박라빈의 밀어친 타구! 유격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갑니다. 재빨리 일어나 1루 송구! 1루에서 아웃! 경기 끝. 최종점수 3:1로 랩터스가 승리합니다.

    - 오늘 김소전과 노경준의 장타가 터지면서 랩터스가 승리를 챙겼어요. 뒤에 나오는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할 것 같아요

    - 그렇습니다. 랩터스 이번에 7명이나 국가대표로 뽑혔습니다. 그중에 타자는 5명입니다만 김소전과 노경준을 제외하고는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 랩터스의 어린 선수들 시즌 초반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어느 순간 확 성적이 처지는 게 느껴지거든요. 조금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요.

    - 문학에서 랩터스가 승리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면서 중계방송 마치겠습니다.

    힘든 경기였다. 간신히 만들어낸 3점. 그리고 고비 때마다 나온 호수비로 막아낸 점수. 이겼으니 망정이지 졌으면 후유증이 클 뻔했다.

    “오…. 택배 왔다.”

    “이번에는 뭐 뭐 왔냐?”

    “짜 먹는 거랑 매일 먹는 알약인데. 알약이 양이 좀 많다.”

    “빼먹지 말고 먹어라. 현범이 오늘 약 먹는 거 빼먹었더니 삼진만 세 개당하잖아. 약 안 먹어서 그래”

    경기가 끝나고 락커에 들어왔는데 선수들 몇몇이 모여서 뭔가 진지한 토론을 하고 있다.

    “너희들 뭐하냐?”

    “아~ 주장형~ 미국에서 약이 와서요. 보고 있었어요.”

    “약?”

    이것들 뭐 좋은 거 먹나? 나도 같이 먹어야지.

    “무슨 약인데?”

    “그게….”

    “왜 말을 못 해?”

    “왜? 뭐 이상한 거 먹어?”

    “아….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뭐지…. 왜 자기들끼리 눈치를 보고 있어

    “그게…. 강훈 선배가 보내주신 약이어서….”

    아.. 너희들 개별맞춤 해서 먹는다는 그 신비의 독약이구나….

    “너희들 그거 꼭 먹어야겠냐?”

    “형! 진짜 괜찮은 약이에요. 제가 트레이너 형한테 다 확인했어요.”

    그래…. 그래도 랩터스가 약에는 학을 떼는 팀인데…. 잘 확인하겠지…. 그래도 약에 목메지 말고 훈련을 더 열심히 하는 건 어떨까 싶긴 한데…. 한마디 하면 또 꼰대라고 구박하겠지….

    “약 오면 꼭 트레이너 형들한테 확인받고 먹어.”

    “네. 주장 형. 감사해요.”

    나한테 감사하게 뭐 있어. 싸가지가 약을 줬으면 싸가지한테 감사하다고 해야지….

    * * *

    - 역대급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는 2030 프로야구 전반기 마지막까지 왔습니다. 랩터스와 폭스 간의 긴 휴식을 앞둔 마지막 맞대결. 지금 시작됩니다.

    기적이다. 이따위 경기력으로 아직까지도 1등에서 버티고는 있다.

    - 0:0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잠실야구장입니다.

    - 오늘 양 팀의 투수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염두에 두고 전력투구를 해주고 있어요.

    이번 시즌 쉽지 않다. 분명 시즌 초반에는 분위기도 좋고 괜찮았는데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수가 안 난다.

    그나마 투수진이 안정되니 다행이지 선발들까지 무너졌으면.. 으…. 생각하기도 싫다.

    - 삼진! 또다시 삼진을 잡아내는 경민수! 벌써 삼진을 7개째 잡아내고 있습니다.

    - 오늘 랩터스 타자들 너무 무기력하네요.

    속이 터진다. 우리 붕붕이들 상대의 공을 전혀 건드리지도 못하고 물러난다.

    - 그중에서도 특히 성현범 선수의 부진이 오래갑니다.

    - 성현범 선수 시즌 초반에 컨디션이 좋아서 서화주 감독이 국가대표팀 4번으로 낙점했거든요. 아시안게임 엔트리가 발표되고 난 이후부터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회복이 더뎌요. 국가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타자들의 타격이 다 무너져 있는데 계속해서 경기에 집어넣는 우리 감독이나 공과 배트와의 간격이 공 두 개는 될 듯한 저놈들을 국가대표라고 뽑은 국대 감독이나…. 죄다 맘에 안 든다.

    - 오늘 경기가 명품투수전으로 갈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못 했을 것 같습니다.

    - 그렇죠. 폭스의 경민수와 랩터스의 신인 최진우가 나오는 경기가 7회까지 양 팀 선수들이 무실점으로 버틸 그거라는 걸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어요.

    - 두 선수 모두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치사한 놈들. 나는 철저히 거르고 경준이는 최대한 어렵게 상대하다 뒤 타자들을 잡아버린다.

    현범이야 그렇다고 치고 경철 선배는 쳐줘야지…. 경철 선배까지 무너지니 도무지 쳐줄 사람이 없네.

    타선아, 돌아라. 나한테 좀 와라.

    - 루카스 내야안타! 9회 초 투아웃 출루에 성공하는 랩터스입니다.

    - 유격수가 급했죠. 바로 던졌으면 승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루카스 선수의 발을 너무 의식했어요.

    됐다. 드디어 내 앞에 주자가 쌓였다.

    - 이런 변수가 생겼습니다. 9회 초 2사 주자 1루에 리그 최고의 타자 김소전이 타석에 들어옵니다.

    - 폭스 생각 잘해야 해요. 아웃카운트 하나 남았지만 부담스러우면 거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여요.

    주자 1루긴 하지만 루카스의 발이 빠르니 최대한 깊게만 날리면 들어올 수도 있다. 집중한다.

    - 볼. 쓰리볼. 스트레이트로 볼 세 개가 들어옵니다.

    - 그렇죠. 이건 일어나지만 않았지 일어난 거랑 진배없거든요.

    무슨 짓이냐! 신성한 야구에서 뭐 하는 짓이냐!

    - 스트레이트 볼넷. 9회 초 투아웃에 주자가 두 명으로 늘었습니다.

    - 이번에는 승부를 할까요? 차라리 노경준까지 내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자 경준아! 하나 치자. 나까지 홈으로 들어가 보자.

    - 볼! 포수 마지막 공은 아예 일어나서 받았습니다.

    - 이럴 거면 고의사구 신청해도 될 뻔했어요.

    너…. 너희들 뭐하냐?

    - 투아웃 주자 만루. 타석에 랩터스의 4번 타자 성현범입니다.

    - 최근 타격 사이클이 내려가면서 타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만 확실한 한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거든요. 조심해야 해요.

    현범아. 덤비지 말고 공보고 공쳐라

    - 삼진! 오늘 삼진 세 개를 헌납하는 성현범입니다.

    됐다. 텄다.

    - 와~ 아~ 아~ 송철형~ 전반기 마지막 경기 승리를 알리는 홈런~ 폭스가 랩터스를 잡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가져갑니다.

    과학이다. 점수를 내야 할 때 못 내면 다음 수비에서 무조건 점수를 주게 되어있는데…. 그게 진짜 눈앞에서 일어났다.

    9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폭스의 9회 말 공격. 폭스의 포수 송철형이 공을 훌쩍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랩터스에게서 승리를 강탈해간다.

    속이 타들어 가다 못해 썩어 문드러진다. 우리 팀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고 저 공을 맞히지도 못하는 놈들을 데리고 대표팀을 가는 것도 문제고….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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