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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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으로 처진다는 예상을 깨고 랩터스가 시즌 초 연승을 이어 나간다.
물론 팀의 유구한 전통인 봄터스의 기운을 받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이번 연승은 좀 남다르다.
랩터스의 현재 전력만 봐서는 절대 이길 수가 없는 구조. 시즌 10경기 만에 이걸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기사가 등장했다.
[실패한 수학자 피타고라스]
현재 성적이 적절한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검증 방법이 있겠으나 일반 야구팬들이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피타고라스 승률이라는 게 있다.
정상적인 대한민국 교과 과정을 마친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이름은 들어봤을 피타고라스의 정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세 가지 요건의 제곱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수식이라고 해서 피타고라스 승률이라고 불린다.
다양한 변형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피타고라스 승률을 구하는 방식은 득점의 제곱을 득점의 제곱과 실점의 제곱의 합으로 나눈 값.
이렇게 계산된 값과 실제 승률을 비교해서 지금 승률이 피타고라스 승률보다 높으면 현재 전력은 후진데 뽀록으로 이겼다는 뜻이고, 지금 승률이 피타고라스 승률보다 낮으면 팀 운영이 개판이라 현재 전력만큼도 못하는 멍청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20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랩터스의 성적은 16승 4패. 실제 승률 8할, 피타고라스 승률 5할.
이런 극단적인 성적이 나오는 데는 1, 2점 차 승부에서 다 이겨버린 영향과 지는 경기를 탈탈 털려버린 영향이 크지만, 야구에 과정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기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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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전 오늘은 숏이다. 박재호는 지난 경기 살짝 타박상인데 경기 못 뛸 정도는 아니지만 나이가 있으니까 빼주기로 했다. 준비해.”
“예, 준비하겠습니다.”
2년 차 만능 백업.
그래. 그게 내 포지션이라 치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게 말이 돼? 20경기 하면서 매일같이 포지션이 바뀌는 게 말이 되냐고!
“김소전. 센터 라인 수비 중요하니까 집중하고. 소닉스 놈들 외야로 공 띄우는 거 알지? 난 오늘 뒤로 수비 위치 잡고 있을 거니까 앞쪽은 네가 다 커버하고 있어.”
말을 하면서 사람을 기분 나쁘게 바라보는 싸가지가 계속해서 헛소리를 덧붙인다.
“하여간 넌 운이 참 좋아. 소닉스같이 잘 치는 팀 만나면 꼭 내야로 들어가더라고. 나도 이럴 땐 내야나 들어갔으면 좋겠네.”
수석 코치가 락커에 나를 찾으러 오는 걸 보고 쪼르르 뒤쫓아온 싸가지.
어느 순간 랩터스에 빠질 수 없는 1번 타자가 돼버린 X싸가지가 경기 시작 전부터 기운을 빼놓는다.
‘XXX야. 유격수가 쉬우면 네가 하든가. 중견수에서도 타구 판단이 썩어서 팀원들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XX가 어딜 참견질이야.’
속으로야 별의별 생각이 다 들지만, 현시점 랩터스의 최고 히트 상품을 상대로 드잡이질을 할 수는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낸다.
“최강훈. 너나 수비 시프트 잘 보고 들어가. 너 한 번만 더 시프트 무시하면 감독님이 지타로 빼버리신다더라. 조심해.”
나에게 훈수질을 하는 싸가지를 보다 못해 수석 코치가 한마디 쏘아붙인다.
하긴 저 XX 수비가 정상은 아니지. 아무리 봐도 저놈은 BQ라는 게 없어.
“에이, 코치님. 제가 다 알아서 하는 거 모르십니까? 다 하이라이트 영상 뽑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요. 저 때문에 관중이 얼마나 오는데요. 다 구단 도움 되라고 하는 겁니다.”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남들 앞에서 겸손한 척, 착한 척이라도 했던 놈이 시즌 초반 잘한다 잘한다고 하니 어느새 슈퍼스타 행세를 한다.
아무리 야구판이 야구 잘하는 놈이 킹왕짱 슈퍼 엠퍼러라고는 하지만 이번 시즌 꼴랑 20경기 하고는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갔다.
이런 놈들치고 오래가는 거 본 적이 없는데…….
코치에게 오늘 유격수 2번 타자로 들어간다는 걸 듣고는 서둘러 배팅 연습을 준비했다.
매일매일 2번에서 치는 거야 똑같지만 외야에서 싸가지와 붙어 있을 일 없으니 오늘은 큰 거 하나 때려 봐야지.
딱! 딱! 딱!
기분이 좋다. 빠른 볼을 던지는 상대 우완 외국인 투수를 대비해서 빠르게 던져 주는 배팅볼을 때리고 있으니 타구도 쭉쭉 뻗어 나가는 게 상쾌하다.
“김소전, 상필이 죽겠다. 그만하고 들어와.”
쭉쭉 뻗는 타구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던 타격 코치가 내 뒤에 서 있는 식물들을 바라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나에게 나오라고 종용한다.
“5개만, 5개만 더 치겠습니다. 상필이 형 5개!”
아무리 배팅볼이지만 연신 담장을 넘어가는 공에 기분이 상해 버린 배팅볼 투수가 이까지 앙 깨물어 가며 더 빠른 공을 찔러넣는다.
오호~ 몸쪽~
빠각!
우이 씨. 너무 들이댔다. 적당한 빠르기에 몸쪽으로 붙어 오는 공에 군침을 삼키며 달려든 배트가 손목 부분에 빗맞으면서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거봐, 거봐~ 욕심내니까 그러잖아. 들어가.”
“아닙니다. 4개 더 남았습니다. 금방 바꿔오겠습니다.”
코치에게 남은 공을 외치면 덕아웃으로 뛰어가는 선수에게 타격 코치가 크게 외친다.
“끝! 너 오늘 끝. 선배들도 쳐야지! 오늘 끝이야!”
뒤에서 뭐라고 하는데 잘 못 들었다. 부러진 배트를 들고 우당탕 덕아웃으로 들어가는데 멀리서 감독이 부른다.
“김소전! 이리 와봐.”
왜? 나 뭐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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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감독님, 얼굴 보기 힘들어요~ 감독 되니까 어깨가 아주 솟구치셨어~”
“재영이 형. 그만 놀려요. 나 힘들어.”
“힘들긴 1등 팀 감독이 힘들긴 뭐가 힘들어? 아주 잘나가는데.”
“형! 경기 안 봤어요? 진짜 야구의 신이 도와주셔서 이기고 있어요. 미치겠다고.”
“어이, 어이. 그만 엄살 부려. 그래도 랩터스는 어린애 둘이 미쳐 날뛰고 있잖아. 엘리펀트 이승혁 감독님이 들으면 뒷목 잡으실 거야. 거긴 지금 시즌 초부터 줄부상이야.”
“됐어요. 그만해요.”
랩터스 경기를 앞두고 감독과 친분이 있는 방재영 해설 위원이 덕아웃을 찾았다. 적당히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도 결국 야구 이야기로 도돌이표. 평생을 야구만 했기에 야구를 떠날 수 없는 환자들이다.
“김영석이 시즌 아웃이라고요?”
“구단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아웃이야. 오늘내일 안에 김영석 미국 가는 비행기 탄다. 확실해.”
“재활한다더니 안 되나 보네요. 그러기에 너무 많이 던졌어. 적당히 굴려야지… 쯧쯧…….”
“그게 네가 할 말이야?”
한참 동안 다른 팀 걱정을 하던 감독이 그제야 현실 파악을 하고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한다.
“하긴 내 코가 석 잔데 무슨 그런.”
“왜? 애들 혹사시킨다고 선언하고는 베테랑들 돌아가면서 휴식도 챙겨 주면서. 내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선배가 입을 닫겠다고 선언하자 후배가 먼저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러지 마요. 나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요. 지금 주전들 풀 타임 돌 수 있는 상태들이 아니에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씩 빼주는 것도 최소한이고, 사실 그거보다도 더 빼줘야 해요. 안 아픈 애가 하나도 없어요. 관리하는데도 그 정도예요. 백업이 더 있어야 하는데 백업 키우기도 힘드네요.”
후배의 투정에 어이없어하는 선배가 쏘아붙인다.
“아주 배가 부르셨어. 김소전이 갈아 넣어 땜빵하면서 그런 소리를 해. 그나저나 김소전은 계속 그렇게 뺑뺑이 돌릴 거야? 애가 유격수 4경기, 2루수 4경기, 3루수 2경기, 좌익수 4경기, 우익수 3경기, 1루수 3경기 나왔는데 그래도 되냐?”
진짜로 화난 눈을 한 선배가 감독에게 대안을 제시한다.
“너도 해봐서 알잖아. 싹수 보이는 애는 수비 위치 고정해 줘. 저러다 이도 저도 안 된다.”
“그걸 다 외워요? 무슨 김소전 빠돌이세요?”
감독의 원색적인 비난에 해설 위원이 정색하며 해명을 한다.
“너도 나중에 해설해 봐. 매일 공부해야 해. 거기다 지금 한창 핫한 최강훈이나 김소전 같은 선수들은 스탯 하나 틀리면 난리 나.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최강훈 도루 3개라고 했다가 야구파크에 해설 자질 없다고 글 올라오더라. 먹고살기 힘들다.”
감독은 믿지 못하겠다는 눈초리를 하면서 슬쩍 고민을 털어놓는다.
“형. 그런 쓸데없는 숫자 외우지 말고, 말 나온 김에 김소전이 좀 봐주면 안 돼요?”
“김소전을 봐주라고? 뭘? 잘하고 있는 애를 뭘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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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배트 바꾸러 들어왔다가 타격 7관왕 출신 감독과 신인왕 30-30 출신의 해설자에게 뒷덜미를 잡혀 다시 배팅 케이지로 끌려왔다.
타격 훈련을 기다리던 선배들을 죄다 들러리로 돌려놓고 시작되는 쇼케이스. 엄청나게 부담된다.
딱! 딱! 딱!
“경기보다 연습 배팅을 10배는 잘 친다. 기계네, 기계야. 야~ 타구 나가는 거 봐라.”
“처음엔 다 그렇게 생각해요. 사기꾼이에요, 사기꾼. 상필아 135 정도로 맞춰줘.”
자기 선수를 순식간에 사기꾼으로 소개한 감독이 배팅볼 투수에게 천천히 던질 것을 주문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체감 150 정도의 공을 던져 주던 배팅볼 투수가 어깨를 한 번 풀더니 확연히 느린 공을 던져 주기 시작한다.
탁! 탁! 탁!
타구가 외야까지 날아가기는 가지만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타구음. 날아가는 공에도 충분히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이게 뭐야? 타이밍이 안 맞네?”
“그러니까요. 미국물을 잘못 먹었어요.”
“미국물을 잘못 먹어?”
“상대가 150이 넘어가면 잘 때려요. 150을 대비하다가 떨어지는 공도 때려요. 그런데…….”
“그런데?”
“투수가 공이 느리면 타이밍을 못 잡네요. 직구 타이밍을 못 잡다 보니까 변화구 대처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중심 이동이 어정쩡해지면서 삼진 먹고 들어오네요.”
감독의 설명을 들은 해설 위원이 감독을 미친놈 보듯 바라본다.
“그게 말이 돼? 공이 느려서 못 친다고?”
“160치는 것도 보여드릴까요? 우리 분석 결과로는 170도 쉽게 칠 거 같다는 의견이에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금 전까지 센터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던 선수가 배팅볼 구속 변화와 함께 연신 우측으로 타구를 날리는 걸 보는 해설 위원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20개를 치고는 케이지를 나오는 선수. 선수가 배팅 박스를 벗어나는 걸 보면서 선배 해설 위원이 후배 감독을 보고는 욕설을 한다.
“이 XX. 너 나한테 일부러 시키는 거네. 야, 공짜로 못해. 과외비 챙겨 줘.”
“형님. 다음 주에 와이프 지인 중에 대학 교수하시는 분하고 자리 한번 만들겠습니다.”
KBO 대표 미혼인 방재영 위원에게 소개팅을 제시하자 지체 없이 대답이 들려온다.
“콜!”
땀을 닦으며 케이지에서 나오자마자 빵을 닮은 아저씨의 말이 쏟아진다.
“김소전 선수~ 요즘 좋아~ 내가 감독하고도 형, 동생 하는 사인데 말 편하게 해도 되지? 그래야 편해질 거 같은데.”
나이 때문이 아니라 그냥 아저씨 근육들만 봐도 형님 소리가 나와요.
“위원님. 항상 존경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대해 주십시오.”
아직 미국에서 먹은 빠다 기름이 잔뜩 낀 혓바닥이 머리의 허락도 안 받고 저 혼자 움직이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인다.
“존경은 무슨. 하하. 이 친구 기본이 됐네, 하하!”
내 헛소리에 기분이 좋아진 빵 아저씨가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한다.
서로 간의 한참의 뜬구름 잡는 타격 자세에 관한 이야기 후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됐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공이 느려서 타이밍이 안 맞는다 이거잖아.”
뭐 말로 풀면 그런 느낌이긴 한데, 공이 느려서 못 치겠다는 게 나도 이해가 안 되니까 그렇지.
“빠른 공 타이밍 잡기가 더 쉽다는 거지, 꼭 안 맞는다는 건 아닙니다.”
내가 최대한 커버를 해보려고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그 말이 그 말이잖아. 레그킥까지 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는 게 나는 이해가 안 되는데? 다리를 더 오래 끌면서 타이밍을 맞추면 되잖아?”
나도 그러고 싶다고요.
“저도 그렇게 연습을 하는데 최대한 자세를 늦춰도 공이 안 옵니다.”
“그러면 변화구는 어떻게 치는데? 그건 타이밍을 어떻게 맞춰?”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에 공 꺾이는 거 보면서 팔 각도를 꺾어서 투수에게 보내준다는 느낌으로 때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충 맞던데요.”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던 해설 위원이 어처구니가 없어 감독을 바라본다.
“저게 뭔 소리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한국말 같기는 한데 미국물을 먹어서 그런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아저씨 둘이 한국말 해석을 포기하고 자기들의 이론을 주입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변화구는 내가 연구하고 다음에 알려주고, 오늘은 직구 타이밍만 맞춰보자. 결국 공이 느려서 안 맞는다는 거잖아. 그렇지? 우선 타석에 들어가 봐.”
한국말도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교육을 받아야 하나 불안한 마음뿐이지만 보는 눈이 많아 우선은 타석에 다시 들어갔다.
“보통 거기 서지? 거기서 앞으로 한 발만 더 나가보자. 아니, 투수 쪽으로… 그렇지. 아니다. 한 발, 한 발 더 앞으로. 그렇지. 거기서 때려 봐.”
“배터 박스 앞에 붙어서 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공이 느리다며? 그러면 앞에 나가서 치면 공이 빨라 보여. 앞에서 쳐보자.”
이런… 내가 그걸 왜 안 해봤다고 생각하는 거지?
타격 위치는 수백 번도 더 바꿔봤다.
“제가 해봤는데, 여기서 쳐도 조금씩 안 맞습니다.”
앞으로 스트라이드 해 나가는 위치까지 고려해서 가장 투수에게 붙은 자리를 보여 주면서 그래도 모자란다고 눈으로 보여 주었다.
내가 눈으로 보여 주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는 빵 아저씨.
“더 나가. 한 발 더 나가 봐.”
“더 나가라고요? 더 나가면 스트라이드 하면서 발이 박스 밖으로 나가는데요?”
“나가면 안 돼?”
어이가 없어 눈을 비볐다. 저놈이 분명 KBO의 레전드고 방송국에서 야구 해설을 한다는 놈인데 나가면 안 되냐니?
“박스 밖으로 발이 나가면 아웃 아닙니까?”
내가 학교 다닐 때 교과서를 안 봤지, 중학교 감독님한테 맞아가면서 야구 룰북은 한번 봤다.
그때 분명히 타자가 타격할 때 발이 배터 박스에서 나가거나 점프해서 치면 안 된다고 했는데 해설한다는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소전아. 야구라는 게 말이야.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타격할 때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배터 박스를 넘어가잖아? 그건 반칙이 아니야!”
아니, 책에 써 있는데 아니라니!
불만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걸 알고는 빵 아저씨가 설명을 이어 간다.
“어떻게 아냐고 물어보고 싶은 것 같은데, 이건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알아. 왜냐고? 바로 내가 타석을 넘나들면서 타격을 했던 사람이거든.”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의 대단함을 어필하는 빵 아저씨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간다.
“안 그래도 내가 신인 때 주변에서 타석 넘어간다고 시비가 엄청나게 들어왔어. 그래서 심판위원회가 미국이랑 일본에 자문까지 구해 가면서 정상 타격이라고 인정을 해줬지. 그런데 왜 이게 자연스럽게 인정이 됐을까?”
문제를 내지 말고 답을 달라고요.
“그때 내가 신인으로 30-30페이스였거든. 저게 부정 타격이 되면 KBO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거였어. 소전아. 프로란 말이지, 스타 플레이어가 우선이 될 수밖에 없어. 너도 30홈런 타자가 되면 선 좀 넘어가는 거로 문제 되지 않아.”
저딴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빵 아저씨를 멍하게 바라보자 더한 말을 내뱉는다.
“넌 스토리도 좋잖아. KBO 투수들 공이 너무 느려서 앞에 나가서 쳐야 했어요. 스타가 되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어. 쫄지 말고 앞에서 쳐 봐.”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