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32화 (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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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정말, 웃긴 우연인걸. 린나의 생일이 어제 였는데, 오늘 바로 Diara와의 합동 훈련이라니.」

    브라이엇의 말에 린나는 입가에 손을 대고 후후 하고 우아한 웃음소리를 냈다. 린나는 전날, 19살이 된 참이었다. 하지만 2년 사이에 린나는 놀라울 정도로 성장해서 이미 외견에서도 정신적인 면에서도 아름다운 어른의 모습이었다.

    「내가 서포트 해줄테니까 아무런 걱정 없어! 그리고 린나는 이미 충분히 강하니까 말이야.」

    브라이엇은 자신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고, 린나는 그런 브라이엇에게 아름다운 미소로 답했다.

    「린나...」

    뒤에서 약간 울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린나는 뒤를 돌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크가 온통 먹구름 낀 표정으로 린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유는 이번 훈련에서 Diara측에서는 지크는 참여자에서 제외하기를 요청했고, 지크가 빼도 박도 못할 치트 캐릭터라는 것을 인정한 oraTio는 지크를 제외시키고 대신 린나를 투입했다.

    즉, 린나에게는 처음의 합동 훈련이었다. Diara측에서는 별 말이 없었다. 확실히 린나는 지크보다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근래 몇년 간 순식간에 성장한 린나의 모습을 아는 oraTio의 모두들은 이번에 Diara가 확실하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린나도 Type-B로서의 능력자라는 것을.

    「괘, 괜찮겠어...?」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들바들 떨고 까지 있는 지크를 린나가 어린 아이를 어르듯이 열심히 쓰다듬어 주면서 달랬다. 옆에 있는 잭과 아린은 익숙한 풍경이라는 듯 서로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 저는 충분히 강하다구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그치만...」

    「자아, 뚝!」

    린나가 지크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자, 지크는 훌쩍 하는 소리를 내며 착하게도 울음을 멈추었다. 린나는 지크에게서 떨어져서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그럼 갔다올테니까, 잭과 아린은 지크씨와 함께 잘 보고 있어요?」

    린나의 말에 잭과 아린도 열심히 손을 흔들면서 인사했다.

    「누나, 힘내요!」

    「언니 파이팅!」

    린나는 귀여운 동생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기분 좋게 훈련장의 미로 쪽으로 들어섰다. 이미 뽑혔던 멤버들은 기다리고 있었다.

    호빈, 세라, 타무라, 블레어. 이 네 명은 린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린나가 오자 고갯짓으로 인사했다.

    「오늘은 몇년 만에 이루어지는 합동 훈련인 만큼 절대로 이겨서 oraTio의 위엄을 보여주어야 한다! 라고 사장님이 말했어.」

    호빈이 장난스럽게 웃으시면서 말했고, 블레어는 옛날 동료라도 만나면 어색하니까 싫다면서 불만을 늘어 놓고 있었다. 타무라와 세라는 언제나 그렇듯 사이좋게 둘 만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이겨볼까요?」

    린나의 말에 모두는 각자 하던 행동들을 멈추고는, 곧 웃으면서 다 같이 한 목소리로 힘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다들 브라이엇이 지정해 둔 위치로 향했고, 린나는 혼자가 되자 꽤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한 명의 능력자로서 보호받는 존재가 아닌 상대방과 정정당당히 맞설 수 있는 능력자라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린나는 뿌듯함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oraTio에 들어오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일을 했고, 여러 일을 당하기도 했다.

    기쁠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슬플 때도 있었고, 화가 날 때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을 겪은 자신이 이 자리에 서 있었다.

    훈련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린나는 브라이엇의 통신을 기다렸다. 얼마 있지 않아서 브라이엇의 통신이 들려왔다.

    『블레어가 시간을 멈추고 코스를 확인하러 갔다왔어! 타입C야!』

    린나는 브라이엇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금 이 미로의 구조는 타입C라는 것을 머리에 새겨 넣었다. 넓은 공간이 유난히도 많은 이 타입은, 꽤나 지금의 oraTio 멤버들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린나는 그것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 전날 타입마다 훈련장의 모양과 유리한 공격은 다 외워뒀을 터.

    『린나의 차례네,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곳으로 전속전진입니다!』

    「기다렸어요, 브라이엇씨.」

    린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커브가 나올때까지 전진, 오른쪽길로 가서 다시 왼쪽길로, 그리고 다시 직진하다보면 첫번째 구역. 그럼 거기에서...』

    린나는 브라이엇의 지시에 따랐고, 지도로 봤을 때 오른쪽에 있던 '넓은 곳' 중 하나인 첫번째 구역에 도달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도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편의 능력자, 케이 테일러와 만날거야. 린나는 이 곳에서 시간을 끌어 줬으면 해. 할 수 있을까나?』

    「문제 없어요.」

    『오케이, 힘내!』

    브라이엇은 응원과 함께 통신을 끊었고, 린나는 조용히 꽤 멀리 떨어져 서 있는 은빛에 가까운 회색 머리카락을 하고 있는 Diara의 능력자를 바라 보았다. 홀로그램 글씨로 케이 테일러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린나는 브라이엇의 예지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훈련에서는 처음 뵙는 것 같은데.」

    꽤나 예의 바른 말투지만 무뚝뚝한 말투. 린나는 상대방의 인사에 한복의 자락을 잡고 말 없이 우아한 몸짓으로 답했다.

    「당신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어리다고 해서 봐주지 않을 겁니다.」

    케이의 도발에 린나는 넘어가지 않고 그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평소의 온화한 미소와는 달랐다. 요염하고 도발적인 듯한 미소. 린나는 조용히 말했다.

    「어머, 그건 이 쪽도 마찬가지랍니다.」

    린나의 말에 케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린나는 회색 눈을 천천히 빛내기 시작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박력있는 목소리로.

    「저야 말로, 어른이라고 해서 예의같은 거 지키지 않을 테니.」

    능숙하게, 하지만 위압적인 도발을 했다.

    「각오해주세요?」

    사람은 점점 변하고, 세상도 점점 변한다.

    하지만 oraTio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oraTio의 모두가, 계속해서 함께 있는다면.

    ============================ 작품 후기 ============================

    후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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