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09화 (109/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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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운명을 바꾸는 방법

    브라이엇이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말에 모두들 갑자기 브라이엇이 린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을 의아해했지만, 브라이엇이 넘기고자 하는 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닐 때가 많았기에 다시 이야기 주제는 넘어갔다.

    그렇게 한창 이야기를 하던 중 루이스가 시계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이런, 벌써 새벽 2시인가요. 린나는 오늘 낮에 임무가 있지 않았나요? 들어가서 자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피곤하면 잘 할수있는 임무도 실수해버리게 되니까.」

    루이스의 말을 듣고는 린나는 모두를 바라 보았다. 모두들 루이스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 거렸고, 그걸 본 린나는 순순히 웃으면서 인사했다.

    「그럼 소녀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모두들, 나중에 뵈요.」

    「응, 잘자!」

    린나는 브라이엇의 인사를 받은 뒤 일어나서 의자를 밀어 넣고 천천히 방으로 향했다. 깜깜한 복도도 린나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래 이런 건 잘 무서워하지 않았고, 또 거의 몇년 동안이나 밤에 들락날락했기 때문에 익숙해진 탓도 있었다. 린나는 걸어가면서 조용히 탐정처럼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브라이엇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지만, 갑작스럽게 그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것은 필시 무언가 이유가 있을 터 였다. 어쩌면 브라이엇이 보았다는 그 '검은 미래'와 연관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린나는 곧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 자신이 고민해 보았자, 미래에 대한 것은 브라이엇만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린나는 방 앞에 도착해서 남색 가디건의 주머니를 뒤져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린나는 불을 키지도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옷만 편한 잠옷으로 갈아 입은 뒤에 그대로 침대에 앉았다.

    린나는 자연스럽게 반대편의 벽을 똑똑하고 두드렸다.

    「지크씨, 지금 안 주무시는 거 다 알아요. 소녀, 이제 들어왔으니 주무셔도 된답니다?」

    린나의 말이 끝나자 고요한 정적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린나는 계속해서 벽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결국 벽 너머에서 조용하게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일 하고 있는 중인걸.」

    린나는 지크의 대답을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숨을 내쉬었다. 린나는 벽 너머의 지크에게 말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지크씨.」

    「잘 자, 린나.」

    지크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린나는 침대에 누워서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oraTio의 지하공간은 우수한 난방시설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린나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딱히 에어콘이나 히터같은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다. 그래서 겨울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이 쌀쌀맞은 초봄은 이불을 두개씩 덮고 잠드는 것이었다.

    「그렇네요, 임무.. 제대로 자 두지 않으면.」

    린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한 번 중얼거린 뒤에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린나는 눈을 떴다. 린나는 몸을 일으킨 다음 팔을 쭈욱 피며 기지개를 폈고, 하품을 한 뒤 침대에서 내려 왔다. 시계를 바라보니 시간은 아침 8시 30분.

    「베스테씨와 다른 분들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계실 시간..」

    린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욕실로 향했다. 기분이 좋아지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아침 일상이었기 때문에, 린나는 어디선가 들어 보았던 것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샤워를 했다. 그리고 젖은 몸과 머리를 말리면서 린나는 문득 깨달았다.

    「어머.」

    거울을 바라보던 린나가 자신의 허리를 살짝 넘는 정도의 긴 머리를 손으로 만지작 거렸다. 린나는 살짝 곤란한 듯한 소리를 냈다.

    「벌써 이만큼 길어 버리다니.. 4개월 전에 자른 것 같은데..」

    린나는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집어 보면서 어깨 정도에서 머리를 집으며 이 정도까지 잘라버려야 겠다고 다짐했다. 머리가 긴 것은 여러모로 방해니까. 예를 들면 무언가를 먹을 때도 묶어야 하고, 임무나 훈련 때도 묶지 않으면 불편하고..

    린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마저 말린 후 옷장을 열고 옷을 꺼냈다. 오늘은 임무를 나가는 날이니 한복이었다. 12살때 입었었던 어머니께서 주신 한복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린나는 만족했다. 개량한복이라서 치마 길이도 무릎까지 와서 불편함이 없었고, 또 보라색의 광택나는 색깔은 린나에게 매우 잘 어울렸으니. 세라가 합동훈련때마다 기모노를 입고 훈련을 한 것 처럼, 린나도 습관처럼 임무를 나갈 때 마다 한복을 입었다. 레인은 눈에 띄는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했지만, 사장님의 허락으로 레인은 결국 걱정을 접어야 했다.

    버선과 신을 신고 린나는 방을 나섰다. 문을 닫고 문을 잠근 뒤 열쇠를 품에 잘 갈무리 하면서 린나는 지크의 방을 바라 보았다. 요즘 들어서 지크는 늦잠을 자는 일이 많아 졌기 때문에, 낮이 되서야 모습을 비추는 일이 많았다. 오늘도 아마 그럴 것이다. 린나는 복도를 걸어서 식당에 도착했다. 일단 아침밥을 먹고, 마리에게 가서 자세한 내용을 들을 예정이었다.

    「호빈씨, 리리비안씨 안녕하세요.」

    「안녕이야! 그런데 오늘 임무 나가나봐?」

    린나는 리리비안의 눈 인사에 미소로 답하면서 호빈의 말에 대답했다.

    「네, 소녀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지만 말이에요.」

    린나는 자신의 치마 자락을 만지작 거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다른 이들에 비해서 린나에게는 임무가 잘 내려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레인의 개입인 것 같다고 린나는 생각했다. 린나의 양어머니인 레인은 린나를 끔찍하게 아끼는 경향이 있었으니까.

    「헤에, 이왕 하는거 멋지게 해치우라구!」

    호빈의 기운 넘치는 응원에 린나는 주먹을 쥐는 시늉을 하면서.

    「네! 소녀, 멋지게 해치우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린나는 베스테에게서 특별히 된장찌개라는 특별 메뉴를 받아 와서 리리비안과 호빈이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두 분, 무엇을 그리 보시나요?」

    린나가 식사를 시작하려 하면서 벽에 걸려 있는 텔레비전을 빤히 쳐다보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호빈은 그저 아무 말 없이 텔레비전 화면을 가리켰다.

    텔레비전에서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고, 아나운서의 말이 레인의 능력으로 자동 통역되어 린나의 귀에 들어 왔다.

    『오늘 새벽 6시경, 산책을 하던 한 주민에 의해서 끔찍한 모습의 시체가 발견 되었습니다. 장소는 뉴욕의...』

    「어머나..」

    린나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충격적이라는 듯이 내뱉었다. 호빈이 끙 하느 소리를 냈다.

    「이걸로 5번째인가.. 의미 불명의 시체가 발견 된 거.」

    리리비안이 옆에서 살짝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번에는 꽤나 근처에서 일어났네.. 저번에도 뉴욕이었긴 하지만, 그래도 거리가 멀었는데.」

    「도대체 누구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극악무도한걸.」

    호빈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린나는 그런 호빈의 말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아나운서는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시체는 앞 서 발견 되었던 4구의 시체들과 같은 방법으로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토대로 경찰은 한 범인에 의한 연쇄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린나가 추욱 어깨를 늘어뜨렸다.

    「입맛이 사라져 버렸어요..」

    「으와아! 미안!」

    그 말에 당황한 호빈이 얼른 텔레비전을 꺼버리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1일 1연재를 하고 싶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가 않네요. 그리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ㅠㅠ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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