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08화 (10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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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운명을 바꾸는 방법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야행성'이들이 식당에 모여서 카드 게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브라이엇이 전혀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발언을 툭 내던졌다. 한창 이겨서 신나하고 있던 프레지아가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홱 돌려 브라이엇을 째려보며 부루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또 무슨 미래라도 보인거야?」

    브라이엇은 프레지아의 말에 끄덕하는 고갯짓으로 대답하더니, 자신의 턴이 되자 다른 사람의 카드를 한장 뽑고 자신의 카드를 매치시키더니 2장을 책상 위에 얹어 놓았다. 브라이엇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언제나 미래가 확실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야, 간혹 가다가 갑자기 노이즈처럼 머릿속에서 재생되던 화면이 잡음이 생기며 흐려지기도 하지. 하지만 그건 지금과는 달라.」

    다음 턴이었던 루이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브라이엇, 지금 '검은 미래'가 보인거죠? 그건 불행한 미래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같은 거잖아요?」

    「음... 검기는 한데 말이야, 조금 다르다고 해야할까?」

    린나가 끼어들어서 궁금증을 표출했다.

    「검은 미래가 뭔가요?」

    「확실히 검은 미래가 보인건 맞아. 그리고 이 검은 미래는 대체로 예전 사건들을 보았을 때 불행한 일을 예고하는 것도 맞기는 맞을거야. 다른 점이란, 지금 '갈림길'이라는 것.」

    브라이엇의 말에 프레지아, 루이스, 로이스, 린나 이렇게 4명 전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브라이엇은 그 광경을 보고 작게 웃음을 터뜨리다니, 설명했다.

    「응, 갈림길. 일종의 '분기점'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겠다.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라거나, 다른 누군가의 행동으로 아니면 마음 속의 생각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미래가 달라진 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그 미래들이 대체로 밝지 않은 미래라는 것이겠지.」

    「헤에...」

    브라이엇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듣고 있던 린나는 로이스의 카드를 한장 뽑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그걸 보고 프레지아가 린나를 놀렸다.

    「앗! 너 지금 조커 뽑았지-! 표정에 다 드러난다구!」

    「엣?! 아, 아니에요 조커같은거 소녀는 뽑지 않았어요!」

    린나가 필사적으로 변명했지만, 이미 이 자리에 있는 모두들은 아, 린나가 조커를 뽑았구나 하고 납득해 버린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린나는 순진하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동은 잘 하지 못하는 소녀니까, 이런 게임에도 약한 것이라고 모두는 생각했다.

    결국 예상대로 게임은 린나의 패배. 루이스와 로이스가 부엌에서 커피를 한잔씩 가져옴으로서 게임으로 인해 달아 올랐던 분위기는 누그러졌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오늘의 주제는 저번주에 있었던 린나의 생일이었다.

    「역시 린나의 생일은 아깝단 말이야, 하루만 일찍 태어났어도 1월 1일에 태어난 아이가 될 수 있었는데.」

    「정말, 남의 생일을 가지고 그런 식으로 말하면 못써.」

    장난스럽게 말하는 로이스의 볼을 루이스가 잡아당김으로서 응징했고, 린나는 놀림받는 것마저 즐거운지 에헤헤 하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것이었다. 프레지아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깜짝 놀랐어, 따로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말할 줄은..」

    「그야 정말로 그때 그 상황자체가 너무나도 행복해서 그대로 선물까지 여러분께 받아버리면 소녀, 정말로 행복에 부담스러워 질 것만 같았거든요. 그리고 이미 oraTio의 여러분과 만난 것이 소녀에게는 인생 최대의 선물이랍니다.」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눈을 감고 말하는 린나의 얼굴은 천진난만함은 아직 가득했지만, 예전과는 다른 숙녀의 성숙함이 느껴졌다. 그럴 것이, 린나는 저번 생일로 17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12살때가 생각이 안날만큼 키도 쑥쑥 자라서 어느새 165cm를 돌파하고 있었으며, 몸매도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며 훌륭한 성장을 하고 있었다.

    지크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브라이엇은 그렇게 혼자서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프레지아는 린나의 말을 듣고 감탄한 듯 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말, 나이 차이도 내 쪽이 더 많은데도 너가 훨씬더 어른 스러운 듯한 기분이 들어..」

    「앗, 그렇지 않아요! 소녀는 아직도 아이 같아서 여러분께 많은 실례를 범하는 걸요. 프레지아씨는 어른으로서 훌륭하세요.」

    「...그러니까 너가 그런식을 말할 때 마다 그런 기분이 든다니까.」

    프레지아의 말에 린나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프레지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언제나 시간이 새벽 1시 반쯤이 되었을 때는 브라이엇의 예지를 듣는 시간이었다.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몇년 전 부터 이어지다 보니 이제는 거의 야행성 초능력자들의 전통같은 것이었다. 린나는 일주일의 두번 정도 이렇게 어울리고는 했다.

    「음 일단- 리리의 화분이 하나 깨질거야. 아마 리리가 걸려서 넘어진 것 같아.」

    브라이엇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확실하게 정해진 미래였다. 그리고 이런 미래를 알게 되어도 절대로 참견하지 말라는 브라이엇의 진지한 충고대로, 그저 모두는 리리비안은 그럴 것 같아-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린나는 리리비안씨의 방에 미리 응급 처치 용품을 갔다 놔야 하겠다면서 다짐을 하는 것이었다.

    브라이엇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아마 이제 곧, Diara와의 공동훈련이 다시 재개될 것 같아. 이건 마이렌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말이야.」

    「사장님께서는 위에서 일하신다고 매우 바쁘신데, 가능하실까요?」

    「그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아.」

    사실 Diara와의 관계가 나빠지고 나서도 몇번 더 합동훈련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다 어영부영 끝나거나 시간이 많이 남는 듯 제대로 끝맺음을 맺지 못했다. 그런 이유와 여러가지 사건이 겹쳐서 2년 동안 Diara와는 같이 훈련을 하지 못했었다.

    린나는 Diara의 이야기가 나오자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골똘한 표정을 지었고, 프레지아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이엇도 누구 한명을 떠올려 냈다. 그러고보니 블레어가 예전 Diara의 일원이었지? 라면서. 블레어는 동생인 프레지아를 만나러 오기 어렵다는 이유로 oraTio에 왔다고 했지만, 사실은 예전부터 oraTio로 옮길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오게 되었으니 oraTio로서는 잘 된 일이었다. 블레어의 능력은 쓸만한 능력이기도 했고.

    브라이엇은 좀 더 아이들에게 많은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정신을 집중했다. 많은 미래의 잔상들이 머릿속을 헤집었고, 브라이엇이 무언가 하나를 잡으려고 할 때 브라이엇은 깜짝 놀라면서 눈을 번쩍 떴다.

    「뭐, 뭐야.. 왜그래, 놀라게!」

    「브라이엇씨, 괜찮으세요?」

    아이들의 걱정하는 소리를 들어도 반응이 없더니 브라이엇은 그대로 고개를 들어서 린나를 바라 보았다. 브라이엇이 아무 말도 없이 흔들리는 동공으로 린나만을 바라보고 있자, 린나는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브라이엇의 이름을 불렀다.

    「브.. 브라이엇씨?」

    브라이엇은 린나의 부름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린나에게 질문을 했다. 브라이엇의 목소리는 떨리는 목소리였다.

    「린나야, 혹시.. 그.. 옷 중에 그.. 하얀 원피스 같은 거 있어?」

    「네? 아뇨, 다른 색이라면 뭐랄까 하얀색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린나의 대답에 브라이엇은 그래? 하고 대답하더니 눈을 감았다. 브라이엇은 마음속으로 홀로 생각했다.

    오늘 보았던 검은 미래가 그저 검은 화면이 아닌 '머리카락' 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 어째서 린나가 제일 먼저 생각된거지?

    궁금증은 풀렸기에, 브라이엇은 찝찝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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