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2화 (1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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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잘 부탁드립니다!

    지크씨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며 강하게 부정하셨어요. 왜일까요? 아니라고 하시는데 별 수 없죠.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크씨는 도대체 왜 말을 전혀 안하시는 걸까요, 불편하지는 않을까요? 다른사람과 의사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전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데.. 저로서는 아무리 이유를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면 직접 물어보는게?'

    앗. 저는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하나의 말에 놀라면서 몸을 흠칫 하고 떨었습니다. 이 말은.. 브라이엇씨께서 저에게 하신 말이에요.

    브라이엇씨, 제가 지크씨에 대해 궁금해 하니까 직접 물어보라고 말씀하셨죠. 저는 고개를 돌려서 지크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지크씨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 불편한 듯 고개를 숙였어요. 조, 조금 상처일지도!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물어봐도 정말로 괜찮은 것인가요? 하지만 만약, 그것이 지크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라면 저는 분명..

    이제 싫어요.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미움받는 일은 싫으니까...

    역시 그만두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역시, 저의 호기심 하나때문에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좋은 일이니까요. 저는 제가 옳게 생각했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크씨가 앉으신 벤치의 옆에 있는 또다른 벤치에 살짝 앉습니다. 지크씨는 저를 마치 관찰하듯이 지켜보고 계시더니, 제가 아무런 행동도 안하자 뒤로 몸을 편하게 기대셨습니다. 잠이라도 자시려는 걸까요?

    「...」

    그리고 잠시 뒤, 색색 하는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숨소리...

    네?! 진짜 잠드셨다고요?! 어떻게 이리도 빨리 잠드실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놀라면서 지크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지크씨는 살짝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린 채 곤하게도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어린아이 같으시네요.」

    저는 지크씨를 보며 그리 중얼거리며 웃었습니다. 어린아이 같다는 것이 별로 나쁜뜻은 아니에요. 그저 지크씨께서 자는 모습이 너무나도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보여서, 평소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지크씨의 원래 모습이라거나?

    「그런일은 없겠지요?」

    저는 저 혼자 결론을 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아마도, 지크씨는 많이 피곤하신 듯한 모양이에요. 그때 저는 주머니에서 뭔가가 느껴져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앉을때부터 뭔가 불편하다고 느꼈었는데, 이것 때문이였나요.

    자세히 바라보니, 어라 이것은..

    「명함..」

    아! 이건 분명 지크씨께서 저에게 주신 명함이네요. 처음으로 인사했을 때, 지크씨께서 인사 대신으로 주셨지요. 저는 명함을 들고 좀 더 자세히 바라보았습니다. 지크씨의 사진이 조그맣게 있고, 그리고 글씨가 적혀져 있는데 영어..어라?

    저는 순간적으로 명함에 일어난 일 때문에 놀라 하마터면 명함을 땅에 떨어트릴 뻔했습니다. 방금 무슨일이 일어났냐고 하면, 제가 명함에 적혀있는 글씨들이 영어라고 인식한 순간, 갑자기 글씨들이 전부 한국어로 바뀌는 거였습니다! 거,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에요!

    「도대체..」

    저는 의아해하면서 글씨를 읽었습니다. 우선 큰 검은색 글씨로 지크 레비어스. 지크씨의 이름이네요. 밑에는 20. 지크씨의 나이네요. 그리고 이건, 전화번호...인데. 저에게는 전화기가 없으니까, 이건 별로 신경 안써도 될것 같아요! 그리고 뒷면을 봅니다. 뒷면에는 꽤나 멋진 로고와 함께 크게 1 이라고 써있었어요. 이것은... 뭘까요? 저는 이 로고와 숫자가 뜻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어깨에 손이 덥석.

    「꺄아?!」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바라보자 지크씨께서 더 놀란 표정으로 움찔 하셨습니다.

    「죄, 죄, 죄송해요, 놀라서. 그.. 그런데 왜그러신가요?」

    저는 갑작스러운 놀람에 숨을 헐떡이며 물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에요, 저는.. 언제나 무방비해지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지크씨는 뭔가 조금 뻘쭘해 하시더니, 곧 저에게 휴대폰을 내미셨습니다. 큰 화면에, 떠오른 메세지가 명함처럼 영어에서 한국어로 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아! 혹시 이거, 레인씨의 능력과 관련이 있는건가요? 어쨌든 한번 읽어보도록 하죠.

    『린나랑 만난 사람은 린나한테 내 사무실까지 오도록 좀 해줘.』

    라고 적혀있는 메세지였습니다. 우음? 누구지요? 하며 화면을 흝어보는데, 위에 '레인' 이라고 써있었습니다. 레인씨군요!

    「레인씨의 사무실..」

    저는 머릿속을 굴리면서 레인씨의 사무실 위치를 기억해내려고 애쓰다가 깨달았습니다.

    「가.. 가본적이 없어요!」

    가본적이 없는데 기억해낼 수 있을리가 없지요! 이 바보! 살짝 제 머리를 콩. 하고 때립니다. 그런 제 행동을 지크씨는 의아하게 쳐다보고 계셨어요.

    지크씨께서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신 후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제가 멍하게 바라보자 지크씨께서 고개를 갸웃 하시더니 곧 저의 손을 잡고 살짝 당기셨습니다. 아, 데려다준다는 뜻이군요!

    「감사합니다.」

    저는 지크씨의 친절하신 호의에 감동하며 웃었습니다. 지크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신 뒤 걸어가기 시작하셨고, 저는 지크씨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왔지만, 지하가 아니라 지상입니다. 레인씨의 사무실은 사장님의 사무실 바로 옆에 있는 듯 해요. 지크씨의 안내 덕분에 쉽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어서, 저는 지크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린나양, 오랜만이라네.」

    레인씨의 사무실에서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왠지 굉장히 오랜만인듯한 느낌이 들어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웃으면서 인사했더니 사장님께서는 제 머리를 쓰담쓰담하고 쓰다듬어주셨습니다. 헤헤..

    「..지..지크도...안녕...」

    그런데 어째서인지 사장님이 지크씨 앞에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하셨습니다. 지크씨의 표정을 살펴보니 헉.

    「...」

    명백한 불쾌하다는 표정. 무서워요..

    「아니, 오늘 일 했어..」

    「...」

    「다.. 다는 아니지만, 거의 했어.. 아마도..」

    「...」

    「...미안해.」

    사장님, 엄청 주눅들어 계셨습니다. 그런 사장님을 토닥토닥 하고 등을 두드려 드렸어요. 히, 힘내세요!

    「그래그래, 린나야. 일단 널 부른 이유를 설명해야겠지?」

    「그래주신다면 고맙습니다.」

    제 말에 레인씨는 팔짱을 끼시더니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말이야, 린나 너의 적응기간은 오늘까지이지?」

    「네.」

    「임무, 가줄 수 없으려나..」

    「네?」

    사장님과 지크씨가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임무라는 것은.. 모두가 한다는 그 임무를 말하신 건가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아냐아냐, 설마 내가 애를 죽이려고 하겠어? 린나가 할 임무는 굉장히 간단한 것.」

    다른분들은 죽을 정도의 임무를 한다는 것인가요?! 몸이 떨립니다. 덜덜.

    「간단한 것이라니..」

    「우리들의 임무는 말이야, 국가에서 주는 임무 이외에도 민간인한테도 가끔씩 임무를 받기도 하거든. 하지만 요번에는 린나가 내 친구를 도와줬으면 해.」

    「레인씨의 친구분..?」

    무슨말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소녀가 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그때 사장님께서 끼어들어오셨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레인.. 원래 적응기간에는 임무를 보내면 안되지 않나. 그리고 린나는 아직 훈련을 한번도 못받은 상태인데.」

    「괜찮잖아요~ 능력도 많이 안정적이고, 그리고 실전이 제일 효과적인 훈련이기도 하고!」

    「그거 좀 위험한 발언인데.」

    저는 두 분 사이에 들어갈 타이밍을 찾다가, 결국 못찾아서 에라이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소, 소녀 해보겠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시선이 저에게로 쏠립니다. 아으으!

    「..정말인가?」

    「네, 네...」

    제가 조금 소심하게 대답하자 사장님께서는 좀 고민하시더니, 곧 말씀하셨습니다.

    「임무의 랭크는 어느정도 되나.」

    「겨우 1랭크밖에 안되요.」

    「그렇다면 괜찮다.」

    우와, 순간적으로 사장님의 목소리가 진지해지셔서 깜짝 놀랐어요! 사장님께서는 쾌활하고 발랄한 이미지가 역시 어울리네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임무는 어디서 하는건가요?」

    「걱정마, 텔레포트 시켜줄게.」

    「...네?」

    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레인씨를 지켜보자, 레인씨는 응? 하면서 태연하게 저를 쳐다보셨습니다.

    「텔레포트라니..」

    「아, 그러니까.. 순간이동?」

    「순간 소설을 읽고 있는 줄 알았어요.」

    「하하... 하긴, 린나는 아직 초능력을 잘 모르는구나.」

    레인씨께서 저를 데리고 방을 나서면서 소리치셨습니다.

    「사장님 잘 감시해 놔!!」

    그러자 지크씨가 충성 포즈. 머, 멋있어요!! 사장님께서는 옆에서 주르륵 하고 좌절하셨지만..

    「지금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요?」

    「후후, 도착하면 알게 될거야.」

    레인씨를 따라서 다시 길을 빠른걸음으로 걸어갑니다. oraTio는 굉장히 넓은 곳이라서, 길을 잘 잃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꽤나 먼 여행길이여서 저는 길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레인씨가 순간이동 하시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어쨌든 도착한 곳은 굉장히 어두컴컴하고, 그리고 전자기기들의 빛이 반짝반짝거리는 그런 곳이였습니다.

    「밀라나~ 가끔씩 얼굴 좀 보여달라니까.」

    「어머 레인! 오랜만이에요~.」

    황갈색 피부에 웨이브진 흑발을 가지고 계신 여성분께서 익숙한듯이 레인씨와 하이파이브를 하셨습니다. 두분 굉장히 친해보이세요!

    「이 아이가?」

    「그래그래, 신입이야. 귀엽지?」

    「어쩜~」

    어쩐지 저에 대한 관찰로 이야기가 넘어간 것 같은데!! 저는 얼른 인사함으로서 그 흐름을 깨트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어디로 옮겨드릴까요?」

    「기다려봐, 좌표 알려줄게.」

    두분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고 계셨는데, 저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혼자서 다른나라에 온 듯한 그런 느낌이였어요. 그저 가만히 그리고 얌전히 있는데 밀라나씨가 말하셨습니다.

    「흐음, 벌써 임무에요? 너무 빨리 보내는 거 아니야?」

    「어쩔수 없는걸.. 우리 회사에는 염력계열이 린나밖에 없고.」

    밀라나씨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면서 저의 손목에 검은색 물체를 부착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어요.

    「이걸로 내가 린나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어요. 임무가 끝나면 여기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르세요. 그러면 내가 이곳으로 다시 옮겨줄테니까.」

    「밀라나씨의 능력인가요?」

    「꺄아 밀라나'씨'래~ 너무 귀엽다~! 응응, 나의 능력이에요. 내 능력은 한 물체를 지정된 좌표로 옮기는 능력. 옮길 수 있는 거리는 엄청 자신있지만, 아쉽게도 한번에 한 물체밖에 옮기지를 못해요.」

    그거는 아쉽네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밀라나씨도 굉장히 멋진 능력을 갖고 계시네요!

    「그럼 다녀오렴.」

    레인씨께서 저의 머리를 쓰담듬어 주시면서 상냥하게 말하셨습니다. 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첫 임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슈슉하는 소리와 함께 제 앞에 있는 풍경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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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굉장히 귀여운 아이에요. 딸로 삼고 싶을 정도야.」

    「너 아직 결혼 못했잖아.」

    「시끄러워욧! 못한게 아니라 안한 것 뿐이야!」

    밀라나와 레인 두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크게 문이 열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내부는 정적인 공기로 변해버렸다.

    「뭐, 뭐야.. 누구?!」

    레인이 놀라서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며 소리치자, 그곳에 있는 것은..

    「지크..? 무슨일이야?」

    어째서인지 뛰어온 듯 땀을 흘리면서 거칠게 숨을 고르고 있는 지크가 있었다. 지크는 힘겹게 벽에 기대어 있으면서도 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슥슥 뭔가를 적었다. 그리고는 밀라나와 레인에게 보여주었다.

    『지금 당장 유린나가 있는 곳으로 나를 옮겨줘. 당장.』

    밀라나와 레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 눈을 깜빡거리고 있을 뿐이였다.

    ============================ 작품 후기 ============================

    도대체 무슨일이길래 우리 린나를 그렇게 찾아 해메시나요 그 해답은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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