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333화 (33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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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2029 프리미어 리그도 이제 막바지입니다! 하지만 우승 팀의 향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어느때 보다 치열했던 시즌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오늘 경기에서 바로 그 승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38라운드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도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됩니다. 노스 웨스트 더비는 언제나 그랬지만 말이죠.]

[제이미 씨도 현역 시절 노스 웨스트 더비를 많이 경험해 보지 않았습니까? 누구보다도 이 더비의 치열함을 알고 있지 않나요?]

[장난아니죠. 경기가 끝나면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더비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누구보다도 가장 많은 노스 웨스트 더비를 선수로서 경험한 이가 있으니까요.]

[그렇군요. 지금 화면에 잡히는 데이빗 장 선수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개인 커리어 통산 50번 째 노스 웨스트 더비 전입니다.]

[그야말로 리빙 레전드입니다. 저는 어떤 선수가 50번의 라이벌 전을 치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록은 10년 정도를 뛴다고 해서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니까요.]

[데이빗 장 선수는 제이미 씨의 현역 시절 동료이기도 했잖습니까. 그는 어떤 선수였습니까?]

[아, 정말 그리운 질문이군요. 지금 20년 째 현역 생활을 이어오는 데이빗 선수인 만큼, 요즘 팬들 중에서는 그의 전성기 시절의 활약을 제대로 보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단지 기록을 보고 그가 얼마나 위대했는지 알 수 있을 뿐이지요.]

[팬들이 그에게 지어준 별명, The Answer라는 말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리버풀의 해답 그 자체였습니다. 부진에 빠졌던 팀을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했고 팀이 필요할 때, 언제나 결과를 만들어 내 주었습니다. 어떤 선수도 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는 개인의 힘으로 팀을 이끌었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특별한 선수였어요.]

[그렇군요. 그런 선수가 이제 은퇴를 눈 앞에 두고 있으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나이가 40에 가까워 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충분히 현역에서 뛸 만한 실력이 있으니 아쉽습니다. 이번 시즌만 해도 두 자리수에 가까운 득점에, 9골을 기록하고 있네요.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 않습니까? 이 기록을 두고 누가 은퇴할 만한 선수의 기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최소한 저는 아닙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하겠다고 발표했던 데이빗 장 선수, 하지만 팬들과 구단의 강력한 요청에 은퇴 발표를 철회하고 한 시즌을 더 뛰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시즌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팀을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었네요. 정말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 선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도 그가 은퇴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데이빗 장 선수는 더 이상은 뛰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습니다. 이제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야 하며 자신은 뛰어난 재능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죠. 아마 다음 시즌, 리버풀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겁니다. 20년 동안 팀의 대들보로 자리했던 거인이 떠난 빈자리를 메꾸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말씀드리는 순간, 데이빗 장 선수가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말 보기 좋은 장면입니다. 데이빗 장 선수라면 이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죠.]

[오늘 시축을 하게 될 데이빗 장 선수의 아들, 앤디 장 군이 보이네요. 앤디 장 군은 리버풀 유소년 팀 소속의 선수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앤디 장이 위대한 아버지의 뒤를 잇길 바라고 있을겁니다. 리버풀 유소년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데요.]

[그렇습니다. 아버지와는 포지션이 다르지만 주목받고 있는 어린 선수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워낙 위대했기에 그것을 따라 잡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겠죠. 아주 열심히 해야 할 겁니다.]

[그러고보니 제이미 캐러거 해설위원의 아드님도 리버풀에서 뛰고 있죠. 아버지와 다르게 공격수로 뛰고 있는데요, 리버풀은 대를 이어 선수를 배출하는 전통이 생길 것 같습니다.]

[하하, 존도 아직 멀었습니다. 갈고 닦아야 할 것이 많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저와 동료들의 2세들이 이 위대한 클럽을 이끌어 나가는 것입니다.]

"사람이 정말 많아요."

"경기장에는 많이 와 봤잖니. 새삼스럽게."

"그래도 엄마, 관중석에 있을 때와는 느낌이 정말 달라요. 이 사람들이 다 우리 아빠를 보기 위해 찾아 온 거죠?"

딸 에밀리 장의 말에 에리카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단다. 아빠는 이제 곧 이 경기장에서 은퇴할 거야. 사람들은 아빠가 이 팀에서 해 준 일들을 잊지 못하고 아직도 고마워하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모여서 아빠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수고가 많았다고 이야기해 주는 거란다."

"정말 멋있어요! 우리 아빠가 역시 최고야!"

이제 10살이 된 어린 딸은 마냥 신나 보였다. 데이빗은 그런 딸의 모습에 미소를 짓다가 자신의 옆에 있는 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긴장했니?"

"아...아뇨. 긴장하지 않았어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억지로 강한 척을 하는 모습, 데이빗은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아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긴장하는건 부끄러운게 아니란다. 아버지는 아직도 이곳에서 경기를 할 때면 떨려."

"정말요?"

"그럼, 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가끔 무섭기도 하지.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언제나 들기 때문이야."

어깨를 만지던 손이 부드럽게 등을 쓸어 내린다.

"하지만 아들아, 선수로서 이런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란다. 이들이 없으면 우린 그저 동네에서 재미로 축구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그 사실을 알 수 있겠니?"

따뜻한 아버지의 조언에 앤디의 표정이 조금 밝아 진다.

"저도 나중에 이곳에서 뛸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오늘 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널 보여줄 수 있는 건 아주 좋은 추억이 될 거야. 몇 년 뒤에는 네가 홀로 이곳에 설 거라고 믿고 있단다."

그러면서도 부담가지지 말라며 앤디의 손을 잡아 준다.

"아빠는 네가 원하는 일을 하길 바래. 이곳에서 선수를 해도 좋고 다른 곳에서 뛴다고 해도 괜찮아. 축구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해도 언제나 지지할 거란다."

"전 축구 선수가 될거에요. 아빠만큼이나 위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당차게 이야기하는 아들의 모습에 데이빗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아들이 지나치게 자신을 의식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넌 잘할 수 있을거야. 네가 어떤 플레이어가 된다고 해도 아빠에게 세계 최고의 선수는 바로 네가 될 거란다."

그리고 센터 서클에 당도한 데이빗의 가족들, 그들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었다. 리버풀 구단의 단장과 감독 제라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자 지금은 코치로 일하고 있는 웨인 루니까지.

데이빗이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 가운데로 입장을 마치자 장내 아나운서가 힘찬 목소리로 오늘을 축하하는 멘트를 시작했다.

[50번 째 노스 웨스트 더비의 주인공! 리버풀의 리빙 레전드! 세계 최고의 선수, 그리고...언제나 리버풀의 해답으로 남을 선수를 소개합니다! 데이빗-!!!]

장!!!!!!!!!!!!!!!

어마어마한 목소리였다. 해설자의 콜에 이어 관중들이 데이빗의 성을 외치는 소리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짜르르 몸을 울리는 감동, 데이빗은 벅찬 표정으로 지금의 느낌을 즐겼다.

[20년 전, 19살에 불과했던 어린 선수가 어느덧 50번 째 노스 웨스트 더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50번이나 이 더비를 치를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지금 두 번 나타나기 힘든 전설의 한 장면을 보고 계십니다!]

열화와 같은 환호, 데이빗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하, 꼭 오늘이 제 은퇴 경기 같네요. 단장님까지 나오실 줄은 몰랐는데요."

"개인적으로도 영광입니다 데이빗 선수. 50번의 노스 웨스트 더비라니,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에요."

코믈리의 뒤를 이어 단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개리 매칼리스터, 데이빗을 발탁했던 젊은 스카우트가 이제는 팀 운영을 총괄하는 단장의 자리에 올라 있었다.

"은퇴 경기때도 오실 거죠?"

"물론이죠. 우리에게 그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요."

당연하다는 개리의 말에 데이빗이 신기한듯 중얼거린다.

"그러고보니 제 시작과 끝을 단장님과 함께 하게 되었네요."

감회가 새롭다는 듯한 데이빗의 말, 개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저는 일개 스카우트였죠. 데이빗 선수는 아마추어에 불과했고 말이죠.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당신을 만난 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자 축복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도 부두에서 짐을 나르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당신이 제 인생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선 루니에게 인사를 한다. 서로 라이벌 팀에서 뛰었지만 대표팀에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기에 데이빗의 표정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웨인, 오랜만이네요."

"그래, 작년 10월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났으니까...반년도 더 넘었네."

그러면서 데이빗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난 우리 팀의 긱스 그 양반의 기록을 누군가가 깰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50번이라니...너도 정말 대단하다."

"하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런데 웨인이 이 자리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뭐, 사이가 안 좋다고는 해도 이런 자리라면 축하해 줘야지. 앞으로 널 상대 안해도 된다는 이야기니까 우리 팀에도 축하할 일이라고?"

눈을 찡긋하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루니, 어느 정도 진심도 섞인듯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데이빗이 뛴 지난 49번의 더비전에서 맨유의 승률은 처참했으니까. 27승 14무 8패, 리버풀은 데이빗과 함께 할 때 맨유를 상대로 8번 밖에 지지 않았고 이는 맨유 입장에서 재앙이었다. 그런 만큼 그의 은퇴가 반가울 법도 했다.

"그렇게 되나요? 아무튼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요."

"뭘, 아 단장님? 기념품 증정은 지금 하면 되나요?"

루니의 질문에 개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 지금 시작하죠. 데이빗 선수, 오늘 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 구단과 맨유 측에서 각자 기념 메달과 상패를 제작했습니다. 당신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함이니 기쁘게 받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저야 영광이죠."

루니가 장난기를 지우고 미소를 지으며 데이빗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었고 개리도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상패 전달이 진행되었다. 관중들뿐만 아니라 양 팀의 모든 관계자들이 기립하여 위대한 기록을 세운 레전드에게 경의를 표했다.

기념품 증정이 끝나고 이어지는 차례는 시축이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오늘의 시축을 맡게된 데이빗의 아들을 관중들에게 소개했다.

[오늘은 그의 가족들도 함께입니다. 아버지의 역사에 기록될 오늘을 아들이 시축하며 기념하게 될 것입니다. 소개합니다! 데이빗 장의 2세, 앤디 장입니다!]

긴장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앤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를 좀 더 닮아 곱상한 외모가 인상적인 어린 소년의 모습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환대해 주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앤디 장 군은 리버풀의 유소년 클럽에서 훌륭한 재능을 갈고 닦고 있습니다. 아버지만큼이나 위대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하는 재기넘치는 소년이죠. 그런만큼 오늘 이 자리에서 팬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것도 아주 뜻 깊은 일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후우."

심호흡을 하며 센터 서클에 놓인 공을 진지하게 응시하는 앤디, 별 거 아닌 시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앤디에게는 아주 중요한 킥이었다. 멍청한 킥으로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

"침착하게, 평소 하던대로 하면 된다."

아버지의 따뜻한 조언이 들려온다. 눈을 마주치며 씩 웃는 앤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공을 차고 놀았고 아버지의 킥을 따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침착함을 되찾은 앤디가 차분히 킥 모션에 들어간다. 왼발을 정확히 디디며 팔을 흔들며 가속도를 붙인다. 그리고 정확한 임팩트와 유려한 마무리, 데이빗의 킥 모션을 꼭 빼닮은 모습이다.

[와우! 멋진 킥이네요! 데이빗 장 선수 못지 않은 아주 아름다운 킥이었습니다. 멋진 킥을 보여준 앤디 장 군을 축복하는 박수 부탁드립니다!]

잘했다!

아버지처럼 멋진 선수가 되길 바란다!

쏟아지는 격려에 앤디가 벅찬 표정으로 인사하는 모습, 데이빗은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며 박수를 쳐 주었다.

============================ 작품 후기 ============================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판타지/퓨전 or 스포츠물 중에서 고민하고 있네요

-어떤 장르를 제가 좀 더 즐겁게 쓸수 있으면서 재미를 잡을 수 있을지 고민을 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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