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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 골! 40호 골입니다! 데이빗 장이 프리미어 리그의 역사를 만들어 냅니다!]
[오 지저스! 정말 말도 안되는 결정력입니다! 오늘 경기로 34경기 출장에 40호 골을 달성하는 군요! 도대체 이 선수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선수들과 광란의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는 데이빗 장입니다. 하하, 저러다가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은데요?]
선수단 전원이 한데 엉켜 인간 탑 쌓기를 하고 있는 모습, 캐스터는 가장 아래에 깔린 데이빗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듯 너스레를 떨었다.
[리버풀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고 하는 부분은 저런 세레모니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 시즌 여러 팀들을 지켜 보았지만 리버풀만큼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팀은 없었어요.]
[팬들도 기쁨에 겨워 실신할 지경인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장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안전 요원들이 배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경기는 그들에게 정말 특별한 것들이 걸린, 아주 중요한 경기니까요. 20여 년만의 리그 우승, 그리고 방금 달성된 데이빗 장 선수의 리그 40호 골 기록까지 말이죠. 리버풀 팬들이 오늘을 조용히 넘어갈리는 없습니다. 오,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경기장 난입을 시도하는 팬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하하,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저럴까 싶기도 합니다만 저런 모습은 자제하셔야겠죠? 안전 요원들의 손에 잡혀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 지고 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있군요? 이번 골로 데이빗 장 선수는 이번 시즌에 69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54골 1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네요. 그리고 커리어 통산 99호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네요. 75골 24어시스트입니다.]
[와우! 절묘하게 아홉 수에 걸렸다고 표현해도 되겠군요? 공격 포인트 한 개만 더 기록하게 된다면 이번 시즌 70개의 공격 포인트 달성에 커리어 통산 100번 째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게 되니까요.]
[아직 전반 초반에 불과한 만큼, 오늘 경기 내에서 달성할 확률도 높아 보입니다. 그나저나 기록을 살펴 보아도 말이 안되는 수치네요. 커리어 통산 출장 수가 64경기에 불과한데 벌써 100개에 가까운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가 과연 사람인지 의심이 될 지경이네요.]
[하하, 다른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데이빗 장 선수는 거의 구원자, 구세주에 가까운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요. 약간 과장해서 말한다면 성인(聖人) 취급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인트 데이빗 장이 되는 건가요? 리버풀 팬들에게는 그리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Fourty! Fourty! Fourty! Fourty!
아직도 경기장에는 40호 골을 축하하는 찬트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동료들과 격한 세레모니를 마친 데이빗이 사이드 라인 쪽에서 박수를 치고 있던 달글리시 감독과 가볍게 포옹을 나눈다.
"잘했어! 정말 최고였다고!"
애정어린 손길로 자신의 등을 두드려 주는 감독, 데이빗은 기분 좋게 웃으며 겸양한다.
"감독님의 지시 대로 했을 뿐이에요. 감독님이야말로 최고에요."
선수들이 감독, 지도자들에게 신뢰를 품게 되는 계기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그의 전술적인 지시가 맞아 떨어질 경우, 선수들은 그들에게 신뢰를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하하, 고맙군 그래.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더 많은 골을 넣고 오게나."
슬슬 경기를 재개해야할 시간이었기에 그를 돌려 보낸다. 자신의 지시대로 선수가 결과를 만들어 낼때 만큼, 감독으로서 뿌듯한 순간도 없다. 달글리시 감독의 얼굴에는 숨길수 없는 만족감이 떠올라 있었다.
"두 번 써먹기는 힘든 패턴이지만, 오늘처럼 중요한 날에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냈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클락 또한 상기된 표정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말대로였다. 첼시가 바보가 아닌 이상, 같은 패턴에 두 번 다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미 지금의 전술은 임무를 다했다. 단 한 번의 기습을 위한 안배, 애초에 두 번 이상 통용될 거라 생각한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시작이 좋다, 정도로만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 아직 경기는 80분 가까이 남아 있다고."
"그거야 물론이죠. 방심은 금물입니다.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축구 아니겠습니까?"
"그래, 첼시는 만만한 팀이 아니야. 지금 흐름을 탔을 때, 확실히 경기를 끝내 버려야 한다고."
한 골을 얻어 맞은 첼시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아직 경기 초반에 불과한 만큼, 억지로 공격의 비중을 늘리려 들지 않았고 차분히 자신들의 페이스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 운영 자체를 보수적으로 진행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세가 오른 리버풀을 상대함에 있어 실수에 가까웠다. 데이빗 장의 선제골로 인해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편해진 리버풀 선수들이다. 간판 공격수의 개인 기록도 달성했고 선제골도 기록했다. 정말 마음 편히,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리버풀 선수들은 자신감 있는 움직임을 통해 첼시의 진영을 유린했다.
"디르크!"
왼쪽 사이드에서 공을 잡은 마르코 로이스가 오른쪽의 디르크 카윗을 향해 크게 사이드 체인지를 진행했다. 급할 것이 없었다. 이미 선제골을 기록한 상황이었기에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우승은 자신들의 몫이었다. 첼시가 아직 적극적인 공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는 지금, 편안하게 중반 지역에서 공을 돌리며 기회를 옅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공을 건네 받은 디르크 카윗이 돌파를 시도하려다 욕심내지 않고 공을 다시 뒤로 돌린다. 그리고 중반 지역에서 공을 돌리며 점유율 확보에 주력한다. 안전하게 패스를 돌리고 받는다. 데이빗 또한 굳이 최전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패스의 기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제는 굳이 내가 골을 넣을 필요도 없고.'
40호 골이라는 기록이 주는 상징성때문에, 팀의 전술이 자신에게 과도히 집중된 감도 없지 않았다. 실제로 달글리시 감독이 이번 세트 피스 전술을 고안하면서도 포인트를 자신에게 맞추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제 기록 달성이 이루어진 만큼, 거기에 상대가 여전히 라인을 내린 상태에서 역습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굳이 최전방에서만 머무르며 공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간결한 패스 & 무브가 반복되었다. 데이빗이 중반 지역에 합류하여 볼 배급에 신경쓰기 시작하자 첼시 미드필더들의 고민거리가 커져갔다. 마이클 에시앙, 존 오비 미켈은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들이지만 그들이 모든 것을 다 커버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데이빗이 합류하기 전에도 마르코 로이스, 그리고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월드 클래스의 미드필더들을 체크해야했는데 데이빗까지 중반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그들로서도 역부족인 상황이 찾아 온 것.
첼시가 주도권을 쥔 상황이었다면 데이빗의 합류가 큰 힘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수비적인 재능이 낙제점에 가까운 데이빗은 중반 지역의 개싸움에는 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선수였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리버풀이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 패스의 기점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데이빗의 장점 중 하나였다. 돌파를 포기하고 볼 키핑에 전념하는 데이빗으로부터 공을 빼앗는 일은 파울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의 킥 정확도는 두 말할 것도 없었다.
물론 그가 아래로 내려온 만큼, 데이빗이 직접 돌파를 시도하여 골을 넣을 확률은 낮아진 셈이었지만 리버풀의 공격이 전반적으로 활성화 되는 효과가 있었다.
[데이빗 장이 선제골을 기록한 이후에는 플레이 메이킹에 주력하는 모습이네요.]
[기록을 이미 달성했기 때문일까요? 전방에서 공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주변으로 찬스를 연결시키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종종 보여준 모습이죠. 볼 탈취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안전하게 공을 지키고, 연결시키는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 미드필더 자원들을 뺨칠만큼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가끔은 이 선수를 미드필더로 활용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정말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네요.]
[하하, 그것도 괜찮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선수는 역시 전방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골 결정력을 보유한 선수를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겟죠. 지금처럼 제한적인 부분에서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모를까 전문적인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건 리버풀에게나 선수 본인에게 있어서나 그리 현명한 선택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말씀 드리는 순간, 존 오비 미켈 선수의 압박에서 벗어나 왼쪽 측면의 마르코 로이스에게 공을 연결시키는 데이빗 장입니다. 정말 압박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일품이네요.]
[워낙 볼을 다루는 스킬이 좋은 선수니 가능한 움직임입니다. 덕분에 마르코 로이스 선수의 움직임이 좀 더 자유로워 진 모습이죠? 데이빗 장 선수가 내려오며 생긴 공간, 그리고 볼 배급에 대한 부담을 덜다 보니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로이스의 패스! 루이스 수아레즈의 발에 미치지 못하고 그대로 라인을 벗어 납니다. 조금 패스가 길었습니다만 아주 좋은 시도였죠?]
[그렇습니다. 정말 간발의 차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첼시였네요. 리버풀의 위협적인 공세가 계속됩니다.]
데이빗의 가세로 인해 점점 원활한 볼 배급이 이루어지자 리버풀은 조금씩 라인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공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패스가 이루어지니 당연한 일이었다. 역습에 대비하는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첼시의 진영으로 넘어왔고 대부분 첼시의 페널티 박스 주변을 둘러 싼 채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들이 예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당했던 것을 그대로 돌려주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물론 그들의 티키타카와 같은 수준의 완성도는 자랑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간간히 첼시가 최전방의 디디에 드록바를 이용하여 역습에 나서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대부분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디디에 드록바는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으나 점차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이번 시즌,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는 모습을 몇 차례 입증해 보이긴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딱히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상태도 아니었다.
아무리 단단한 수비라고 해도 두드리면 열리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였다. 전반에만 10차례가 넘는 슈팅을 퍼부은 리버풀에 비해 첼시는 단 한 번의 슈팅 시도에 그쳤다. 그나마도 유효 슈팅과는 거리가 먼, 소위 말하는 '에라 모르겠다 슈팅'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데이빗!"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를 등진 채 서 있는 데이빗에게 공이 전달되었다. 그리고 왼발 인사이드로 공을 받아내는 음직임을 가져간다. 마이클 에시앙이 그를 마크하는 상황, 하지만 데이빗의 왼발이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찍어 차는 움직임과는 달랐다. 키핑은 더더욱 아니었다. 자신의 몸을 오른쪽으로 반전시키는 움직임과 함께 공은 왼쪽 전방으로 튕겨 낸다. 순간적으로 데이빗의 진행 방향과 공의 방향이 엇갈렸고 이는 마이클 에시앙에게 혼선을 가져다 주었다. 부랴부랴 데이빗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달라 붙어 보지만 어깨를 걸지 못하고 앞 공간을 허용해 버렸다.
"젠장!"
자연히 커버를 나올 수 밖에 없는 존 테리, 그리고 그가 움직임으로 해서 생긴 균열을 놓치지 않는 수아레즈가 마크맨 이바노비치보다 한 발 먼저 쇄도를 시작했다.
투웅-
턴을 마친 데이빗은 유니폼을 잡아끄는 에시앙의 팔을 쳐내고 가볍게 공을 옆으로 굴려준다. 그리고 총알처럼 공을 낚아 채고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을 맞이하는 수아레즈의 뒷모습을 감상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득점 4위를 기록하고 있는 특급 골잡이 답게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는 수아레즈, 그리고 자신을 가리키며 뛰어오는 모습이다.
2 대 0, 전반 33분, 홈 팀 리버풀이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되는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 작품 후기 ============================
-저기 데이빗의 턴 장면은
-'베르기턴'이라고 해서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베르캄프 스페셜에서 빠지지 않는 명장면입죠
-묘사가 좀 거지같긴 하지만...ㅠㅠ
-그저께 조아라에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대표이사님을 잠깐 뵐 기회가 있었는데...
-대표이사님: 어라?
-저: ...?
-대표이사님: 아, 로유진 작가님인줄...
-저: 네?
-대표이사님: 로유진 작가님보다 키가 좀 작으시네요
-저: 헐?
-대표이사님: 그래도 뭔가 좀 닮으셨는데...전체적으로 뭔가...
-K대리님: 그러고보니 진짜 좀 닮으셨네요
-그렇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