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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장, PFA 올해의 영 플레이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다]
리버풀 소속의 공격수 데이빗 장이 PFA 올해의 영 플레이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이 되었다. 또한 올해의 팀에 포함된 것은 덤.
데이빗 장의 이번 기록은 눈 부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만 32경기 출장에 36골을 기록 중이다. 2위를 달리고 있는 로빈 반 페르시와 9골의 격차를 벌리고 있어 사실상 득점왕은 확정 지은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역시 9개를 기록하며 가레스 베일, 루이스 나니와 함께 어시스트 공동 5위에 랭크되어 있다. 어시스트 1위는 같은 팀의 동료인 마르코 로이스(15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데이빗의 기록은 독보적이다. 10경기 출장에 14골 5어시스트로 챔피언스 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4강전에서 1골을 추가하며 그와 동률이 되긴 했지만 출전 시간 대비 득점에서 데이빗 장이 우위에 있다.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4강에서 첼시에 무릎을 꿇으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기에 득점왕은 사실 상 데이빗 장으로 굳어진 상태.
4월 24일 현재 42경기 출장에 50골 14어시스트로 유럽에서 그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리오넬 메시 1인에 불과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그와 동일한 50골을 기록 중이다. PFA 수상을 넘어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리오넬 메시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데이빗 장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비해 월등한 개인 기록을 써 가고 있는 중이라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최종 3인에는 무난히 들 수 있을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사실 이번 시상식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결정된 투표나 다름 없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데이빗 장과 비견될 만한 성적을 거둔 선수가 없었기에 그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데이빗 장은 올해의 영 플레이어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같은 팀의 동료 마르코 로이스를 압도적으로 따돌리며 선정되었고 올해의 플레이어 부문에서 또한 아스날의 로빈 반 페르시를 2배 이상의 득표율로 여유롭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데이빗 장은 PFA에서 수상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PFA 올해의 선수, 그리고 영 플레이어에 선정된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노력을 많은 분들이 인정해 주신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네요."
"무엇보다 팀이 괜찮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에 개인적인 영광을 함께하게 되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아쉽게 쿼터 파이널에서 마감해야 했지만 말이죠."
"우리는 더 발전할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이 더 훌륭한 시즌이 된 것처럼,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수상의 영광을 팀 동료들, 그리고 감독님과 코칭 스탭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저에게 이런 기회는 없었겠죠. 전 세계 최고의 동료들과 스탭들 사이에서 경력을 이어나가고 있고 이는 아주 큰 행운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리그 우승 타이틀입니다. 우리는 남은 3경기에서 2승만 거두게 되면 20여년 만에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노리치로 가서 승리할 것이고 리버풀로 돌아와 홈 팬들과 기쁨을 함께 누릴 것입니다."
데이빗 장은 PFA 올해의 팀에도 함께 선정이 되었는데 올해의 팀 명단은 다음과 같다.
FW: 데이빗 장, 로빈 반 페르시
MF: 마르코 로이스, 다비드 실바, 스티븐 제라드, 야야 투레
DF: 호세 엔리케, 파브리시오 콜로치니, 빈센트 콤파니, 카일 워커
GK: 조 하트
Re: 투표 용지가 아까운 투표 아니냐. 받을 사람이 또 누가 있다고. 아무튼 축하한다!
Re: 동감! 얘 아니면 받을 사람이 없지. 만약 다른 사람이 받았다면 이 상의 권위는 바닥으로 떨어 졌을 거야.
Re: 지난 시즌에 영 플레이어를 수상하지 못했을 때 엄청 말이 많이 나왔던 거 기억난다. 올해는 풀 타임 활약이니 뭐 헛소리가 낄 여지가 없지.
Re: 우리 팀에서 PFA 올해의 선수가 나온 게 얼마만이야? 너무 오래 됐나? 기억이 안나네.
Re: 제라드가 2006년인가? 그때 받은 게 마지막일걸?
Re: 다행히 득점왕보다는 오래되지 않았군? 이런 역대급 플레이어가 오기 위해 그동안 공백이 길었나 보다.
Re: 베스트 팀에 리버풀 선수가 4명, 맨체스터 시티가 4명, 아스날 1명, 토트넘 1명, 뉴캐슬 1명. 맨유 놈들 전멸ㅋㅋㅋㅋㅋㅋㅋ
Re: 진짜 고소하다. 기분 째지는데!
Re: 첼시도 없어. 근데 저 라인업 진짜 강해 보이는데?
Re: 야 리그 베스트 팀인데 약해 보이면 문제 있는 거 아니냐?
Re: 스크르텔 정도면 들어갈만 했을 것 같은데 아쉽네.
Re: 아무튼 PFA 올해의 팀에 우리 팀에서 4명이나 선정된 건 대단한 일이야. 21세기 들어 처음 있는 일 같은데?
Re: 좀 슬프지만 맞아. 그래도 앞으로 최소 2~3명은 꾸준히 선정될 것 같지 않아? 우리 팀에는 젊은 재능들이 많이 있다고.
Re: 이제 남은 건 리그 우승하고 데이빗의 40호 골이야! 남은 3경기에서 2승, 그리고 4골이면 둘 다 달성할 수 있어. 가자!
"아, 이쪽으로 놔 주세요."
데이빗은 수상 기념 트로피를 보관하기 위해 진열장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대충 선반 위에 올려 둘 생각이었지만 티티와 제임스, 그리고 에리카까지 나서서 만류하는 바람에 뜻을 돌렸다. 그들은 이게 아마추어 대회에서 대충 받는 참가상 같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막 굴려서야 되겠냐고 말했고 그럴싸하다고 느꼈는지 데이빗은 멋진 진열장을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어차피 넌 앞으로 상을 엄청 쓸어 담을 거란 말이야. 이번 시즌만 해도 득점왕도 수상할 거고, 그리고 바클레이스 프리미어 리그 올해의 선수상도 보나마나 니가 먹을게 분명하고, 리버풀 올해의 선수상도 니꺼에다가 BBC MOTD 올해의 선수상, 기자협회에서 주는 올해의 선수상...X나 많잖아! 그걸 죄다 대충 늘어 놓겠다고? 웃기는 소리하지 말고 얼른 진열장을 하나 사라고! 돈도 많잖아!'
제임스의 말이 떠오른 데이빗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사실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제임스가 언급했던 상들이 모두 자신이 수상하게 될 거라는 것을 말이다. 자만 따위는 아니었다.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봐도 개인 성적, 그리고 팀 성적에서 자신과 비견될 만한 선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아 수고 하셨습니다. 멋지네요."
상념에 빠진 사이 진열장의 설치가 끝났다. 데이빗은 직접 설치를 위해 방문해 준 직원에게 감사를 표했고 직원은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제가 할 일인데요. 그나저나, 좀 더 큰 진열장을 준비해 놓으시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이 사이즈면 몇 년, 아니 다음 시즌이 지나면 못 버틸 것 같은데요."
에둘러 띄워주는 솜씨가 제법이다. 데이빗은 기분 좋게 웃으며 받았다.
"그때는 다시 추가하면 되겠죠. 저도 개인적으로 다음 시즌을 마칠 쯤에 토미 씨가 다시 방문해 주셨으면 하네요."
"오 그럼 저로서도 바랄 것이 없는 일이죠. 아무튼 이번 수상 정말 축하드립니다. 사실 데이빗 장 선수가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말이죠."
"감사합니다."
기분 좋게 웃으며 덕담을 주고 받고 적당히 겸양을 한다. 데이빗은 비어 있는 진열장에 PFA 올해의 선수, 영 플레이어, 올해의 팀 트로피를 차곡 차곡 넣었다. 아직 세 개에 불과했지만 5월이 지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지금의 휑한 느낌은 그때쯤이면 사라지리라.
"멋지네요! 나중에는 발롱도르도 이 진열장에 반드시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하하, 발롱도르는 글쎄요, 운이 좀 따라 주어야 겠죠."
데이빗의 겸양에 토미는 고개를 저었다.
"못 받으실 건 또 뭡니까? 이미 데이빗 장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같은 선수들과 동급이잖아요? 그들이 받는 걸 데이빗 장 선수가 못 받을 이유가 없죠. 제 생각에는 늦어도 3년 안에 반드시 발롱도르를 수상하실 겁니다. 분명히요."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어쨌거나 자신을 높게 봐주는 말이 싫지는 않았기에 더 부정하지 않는 데이빗이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인사를 하고 떠날 채비를 하던 토미가 손뼉을 치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낸다.
"실례가 아니라면 사인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정말 팬입니다. 물론 리버풀의 팬이기도 하지요."
"그럼요. 얼마든지요. 괜찮으시면 사진도 함께 찍을 까요? 진열장을 설치해 주신 기념으로 트로피를 배경으로 찍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사진도 찍어 주겠다는 말에 토미의 입이 귀에 걸린다. 그로서는 바라마지 않는 일이었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빗이 휴대폰을 카메라 모드로 바꾼 뒤 토미와 어깨동무를 걸었다.
찰칵-
"괜찮게 나왔네요. 사진은 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오늘은 행운이 깃든 날이네요."
사인까지 받아 들고 희희낙락한 모습으로 연신 인사를 하며 집을 나서는 토미, 데이빗은 흐뭇한 표정으로 진열장을 감상했다. 사실 상을 받기 전까지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고 꼭 받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상을 하고, 이렇게 트로피를 받고 나니 왜 선수들이 수상에 연연하는 지, 상을 꼭 받고 싶어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느낌이 이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PFA에서 주는 상을 받고 이런 기분이 드는데, 발롱도르를 받는 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싶었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되지 않앗다.
"그래도 연연하지는 말자. 지금처럼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
의식하는 순간 자신의 페이스가, 플레이가 흐트러질까 두려웠다. 애써 머리속에 찾아 드는 욕심을 지운다.
"지난 경기에서 이겼으니까, 이제 정말 남은 건 2승이면 돼."
프리미어 리그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던 지난 풀럼 전 이후 웨스트 브로미치와 리그 35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이날도 득점을 추가하며 자신의 득점 신기록을 36골로 늘림과 동시에 팀의 2 대 1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의 골로 이번 시즌 50번 째 골을 기록하는 겹경사도 누리게 되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단일 시즌 50골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리는 의미 있는 경기이자 골이었다.
"40호 골은...이쯤 되니까 노려볼만 하겠네."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면 되는 상황이다. 남은 상대는 노리치 시티, 첼시, 스완지 시티였다. 대부분 중 하위권에 속한 팀이었고 (첼시는 어울리지 않게도 이번 시즌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한 상태라 리그 우승이 물건너간 지금 리그보다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그리 빡빡한 경기를 치르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이는 데이빗의 득점 확률이 그만큼 올라감을 뜻하는 것이다. 사실 데이빗에게 빡빡한 수비가 큰 의미가 있겠냐만은 말이다.
"그나저나, 캡틴이 점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서 걱정이네."
리그 우승이 눈 앞으로 다가와서일까, 그간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제라드가 조금 평정심을 잃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긴...15년 째 이 팀에서 뛰면서 처음으로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제라드가 어떤 심정으로 그간 이 팀을 이끌어 왔을지,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지 막연히 상상할 수 밖에 없는 데이빗이다. 그와 같은 경험을 가지지 않고서야 그가 느끼는 기분을 제대로 알긴 힘드리라.
"그러고보니 캐러거 씨도 요즘 영 조용하고."
베테랑 두 명이 확실히 평소와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 웨스트 브로미치 전에서 그런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대로 괜찮을까..."
팀의 대들보와도 같은 베테랑, 그것도 주장과 부주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좋지 못한 신호였다. 특히 제라드는 단순히 상징적인 존재임을 떠나 공 수에 걸쳐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였던 만큼 그가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펼지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한 불안요소였다.
"일단...믿어 보자."
지금으로서는 믿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데이빗은 생각을 마치고 방으로 향했다. 내일 경기를 위해 오늘은 일찍 힘을 비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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