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65화 (165/346)

00165      =========================================================================

[리버풀, 첼시에게 3연패의 악몽을 선사하다.]

지난 11월 19일,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와 리버풀 간의 프리미어 리그 12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최근 4연승으로 기세가 좋은 리버풀과 2연패 및 3경기 연속 승이 없는 첼시와의 대결이었기에 리버풀의 우세가 점쳐지던 상황, 그래도 전통적으로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첼시였기에 속단하기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리버풀의 일방적인 우세속에 끝났다. 3 대 1, 리버풀의 두 골차 승리. 만약 첼시에 디디에 드로그바라는 위대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다면 첼시는 홈에서 영봉패의 수모를 겪어야 했을 것이다. 리버풀 쪽에 조금만 더 운이 따라 주었다면 3골 그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첼시의 수비 조직력은 그야말로 최악에 가까웠다.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찾기 힘들 만큼 엉성했고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첫 번째 골을 실점한 이후 서로 말 다툼을 하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잡히며 그들 사이가 원만하지 않음을 모두에게 알리고 말았다.

전반 내내 리버풀의 10번, 데이빗 장에게 시달리며 실점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조세 보싱와를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음에도 첼시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데이빗 장은 딱히 수비수를 가리지 않았고 후반전 맞상대 하게 된 파울로 페레이라마저 간단히 농락해 버렸다. 그리고 멀티 골을 완성한 이 공격수는 후반 30분, 원정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조단 핸더슨과 교체 되었다.

리버풀은 데이빗 장의 2골과 마르코 로이스의 1골을 묶어 3골을 퍼부으며 승리를 거두었고 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이어 나갔다. 같은 기간 4승 1패를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며 리그 1위를 굳건히 지키게 된 것. 반면 첼시는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초반 선두권 경쟁에서 이탈한 모양새다. 경기 전 6위였던 순위도 어느새 8위까지 떨어진 상황.

첼시는 다음 라운드에서 울버햄튼을 상대로 홈 경기를 치르게 된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한다면 첼시의 부진은 상상 이상으로 장기화 될 수도 있다. 반면 리버풀은 그들의 홈에서 2위 맨체스터 시티와 13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를 치르게 된다. 이 경기를 잡아 낸다면 승점 차를 7점까지 벌리며 확실한 독주 체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겠으나 만약 패배한다면 맨체스터 시티가 턱 밑까지 추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

리버풀 팬 포럼은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2011-12 시즌이 시작한 이래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따 냈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10승 1무 1패를 거두고 있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하여 5승 1무로 최강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18경기에서 15승 2무 1패, 승률 8할이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한껏 푸근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핵심 선수 중 부상을 당한 선수도 없었다. 매 시즌 연례 행사와도 같았던 스티븐 제라드의 햄스트링, 엉덩이 부상도 아직까지 조용했고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조금 있었다) 다니엘 아게르 또한 잔 부상이 한 두차례 있긴 했으나 크게 팀을 이탈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마르코 로이스가 멍청한 사고를 치긴 했으나 복귀 이후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어 지금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근데 우리 3rd 유니폼 너무 구리지 않아?]

라던가

[야 조 콜 릴에서 잘하고 있는데?] / [완전 이적해버리라고 해. 그 자식은 두 번 다시 보기 싫어]

라던가

[맨체스터 시티 전 티켓 팔 사람?]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의 포럼이었다. 작년 이 맘때의 팬 포럼 분위기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그 자체였다.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었기에 매일 같이 선수단, 그리고 감독, 프런트를 성토하는 글로 넘쳐 났고 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었다. 하지만 역시 팬들의 마음을 달래는 데에는 성적만한 것이 없었고 리버풀이 이렇게 잘 나가고 있는 지금, 포럼의 분위기가 평화로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그다지 영양가 없는 글이 올라 왔다. 선수 중 한 명이 집을 샀다는 내용의 별 쓸 데 없는 내용의 글이었으나 그 선수가 현재 리버풀 팬들이 가장 사랑하고 있는 선수였기에 그 글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데이빗 집 새로 샀다고 하네.]

하이, 나 여기 포럼에서 글 처음 쓴다. 코멘트는 몇 번 남기긴 했는데 말이야.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데이빗이 집을 새로 샀다고 하는 뉴스를 확인해서 말이야. 본문 링크 걸어 놓을 테니까 확인 해봐.

링크

사실 뭐 이런 걸 올리냐고 할 사람도 있을 거 같긴 한데, 난 이 글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더라. 만약 데이빗이 다른 곳에 집을 구했다면 별로 기분이 좋지 못했을 거야. 왜, 예전에 망할 맨유에서 베컴이 퍼거슨하고 싸운 이유 중에 베컴이 집을 런던에 구한 것도 있다고 하잖아.

그래서 난 우리 팀의 선수가 다른 지역에 집을 구한다고 하면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아. 여태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말이야. 이번에 데이빗이 새로 구한 집도 물론 리버풀에 있지. 기사에도 나오지만 스프링 필드 인근에 있는 집을 구했다고 하더라고. 난 데이빗이 그동안 기숙사에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어. 차도 얼마 전에야 뽑았다고 했지? 얘가 우리 팀하고 리저브 계약한 것이 2009년 여름이었으니까, 2년 넘게 기숙사에 있었다는 거잖아.

사실 돈 많이 버는 선수들이 집 한 두개 사는 거야 뭐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난 정말 기분이 좋더라. 집을 구했다는 건 이 클럽에 오래 남아 있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건 내가 너무 앞서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집을 스프링 필드 인근으로 구하게 된 이유도 진짜 사랑스럽더라. 너희도 알겠지만 스프링 필드는 시내에서도 좀 떨어진 한적한 곳이잖아. 별로 볼 것도 없고. 그런데도 굳이 그곳으로 정한 이유는 거기가 멜우드에서 가깝기 때문이래. 자기가 제일 많이 가는 장소에서 가까울수록 좋다고 하더라. 어차피 차도 있는 친구라 큰 차이도 없을텐데 말이야. 이건 얘가 제일 중요시 하는게 팀 일정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생각해. 너희들도 잘 알잖아? 우리 팀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는 게 이 녀석이라고 유명한 거 말이야. 난 이렇게 젊은 선수가, 그리고 이미 스타 플레이어가 된 친구가 아직도 나태해지지 않고 높은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정말 즐거워.

별로 좋아하는 선수는 아닌데,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그 친구도 화려하게 사는 것 같지만 훈련장에 제일 먼저 나오기로 유명하잖아. 난 데이빗이 지금 같은 성실성을 유지한다면 조만간 메시, 호날두 이상 가는 선수가 될 거라 확신해.

집을 사고 동료들도 축하해 주러 왔다고 하던데, 다들 사이가 괜찮아 보이는 것 같더라. 특히 디르크 카윗하고 되게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사석에서도 둘이 사진 찍힌게 제일 많은 것 같고.

거기에 집을 사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하니까 개를 키우고 싶다고 하는데, 진짜 이 녀석 소박하게 귀여운 것 같아. X발 사랑에 빠지지 않고 못 배기겠다고! 예전부터 개를 키우는 게 꿈이라고 하면서 기자한테 한참동안 개에 대해서 물어 봤다고 하잖아. 인터뷰하러 간 사람이 되려 질문에 대답했다고 하니 그것도 진짜 웃기네.

기사 말미에 요즘에 데이빗 에이전트하고 구단 측하고 재계약 관련해서 논의 중이라고 하던데, 조건이 어떻게 되건 간에 무조건 재계약 했으면 좋겠다. 아직 기간이 좀 남긴 했지만 마음 같아서는 한 10년 재계약 때려 버렸으면 좋겠어. 어차피 지금 주급 도둑들 처분한 것도 있고 해서 얘 주급 올려주는 데 큰 문제없잖아. 얘 에이전트가 어떤 성향인지는 모르겠는데 데이빗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을 봤을 때 얘가 욕심을 과하게 부릴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그냥 프리미어 리그 최고 수준 정도로 맞춰주면 양쪽 다 만족할 것 같은데.

쓰고 보니까 프리미어 리그 최고 수준이 되게 합리적이랄까, 싸게 하는 느낌도 드는 것 같아 좀 기분이 이상하긴 하네. 아무튼 집도 샀겠다, 구단에서 이 친구의 마음을 확실히 잡아서 계속 우리 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Re: 집을 산 게 뭐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클럽과 이 지역에 만족하고 있다는 신호 정도로는 받아 들여도 되지 않을까? 나도 기분이 좋네!

Re: 그러게, 이제 겨울 이적 시장도 한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이건 환영할 만한 신호야. 물론 구단에서 머저리 같은 오퍼를 날리면 바로 팔아 버리는 수준의 신호가 될지도 모르지만.

Re: 그러지 않길 빌어야지. 지금 어지간한 공격수들 세 명 치 분량의 퍼포먼스를 해주고 있는데 구단도 정신이 있다면 최고 수준의 대우로 맞춰 주겠지.

Re: 지금까지 새 구단주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만약에 거지같은 오퍼를 날리면 어떻게 하지?

Re; 구단 사무실에 불을 질러 버릴 거야.

Re: ㅋㅋㅋㅋ개를 키우고 싶다니. 우리 집 강아지가 얼마 전에 새끼를 낳았는데 한 마리 입양 보내고 싶다. 조건은 그 강아지가 죽을 때 까지 리버풀에 남아 있을 것!

Re: 천재적인 제안이네. 야 빨리 강아지를 데이빗에게 선물해!

Re: 니가 강아지를 보내면 내가 그 강아지가 평생 먹을 먹이를 제공할 수도 있어! 조건은 너와 같지.

Re: ㅋㅋㅋㅋ진짜 기발하다. 아무튼 다들 그 친구가 평생 클럽에 남기를 원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보이네.

Re: 저 기사 밑에 다른 내용도 있는데 그것도 재밌어. 데이빗이 구한 곳 근처의 집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거야. 이러다가 저 동네 집값이 올라갈 지도 모르겠는데?

Re: 나 같아도 할 수만 있다면 데이빗의 옆집에 살고 싶지. 누구라도 그럴걸? 그는 팬 서비스를 잘 해주기로 소문이 났고 언제나 친절한 녀석이야. 그의 옆집 친구가 된다면 정말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행복한 일이 될걸!

Re: 만약에 올 해 우리 팀이 우승을 한다면, 저 집 근처로 철조망을 둘러 버려야 해. 그가 어디로 가지 못하도록 말야.

Re: 야, 그건 너무 심하잖아;; 마음은 이해하지만.

Re: 사회주의 독재 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네.

"너무 큰 집으로 샀나."

데이빗은 새로 산 몇 가지 물건을 정리하며 중얼거렸다. 원룸형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으리으리한 2층 집을 구하게 되니 너무 휑한 느낌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에는 좀 작은 집으로 구할 걸.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큰 집으로 이사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이런 집에서 살고 싶은 것이 꿈이었기에 너무 마음 가는 대로 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를 키우고 싶었기에 구한 지금 당장 개를 돌봐줄 사람도 없었기에 키우기 어려웠고 나중에 2세의 방으로 점찍은 2층 방은 앞으로 언제 주인이 생길지 몰랐다.

"뭐 어쩔 수 없나. 이미 샀으니 여기에 적응해야지."

생각해보니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데이빗은 피식 웃었다. 처음, 기숙사의 방을 보았을 때도 이 정도면 천국과도 같다고 생각했던 자신이다. 그런데 지금은 집이 너무 크다고, 너무 일찍 산 게 아닌가 고민하고 있으니 그만큼 달라진 삶이 느껴졌다.

"어 티티?"

그때 타이밍 좋게 전화가 울렸고 발신인은 티티였다.

"어, 지금 집이야. 방금 거실에 놓을 소파가 배달되서 그거 정리 좀 하고 있었어. 아 물론 그쪽 직원이 해 줬지."

"아, 제임스하고 지금 따로 있는거야? 아, 차가 고장나서 수리에 들어 갔다고? 그럼 내가 너희들 데리러 갈게. 아니야 괜찮아. 어차피 할 일도 없고, 그쪽에서 여기 오려면 좀 불편하잖아. 걱정하지 마."

"그래, 안 그래도 집이 썰렁해서 심심하던 참이었어. 그럼 지금 나갈게. 좀 있다 보자."

삑-

전화를 끊고 데이빗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차 키를 챙겼다. 그리고 대충 점퍼를 꿰고 나갈때 벽에 걸어 놓은 허름한 작업복이 눈에 들어 왔다.

"......"

자신이 걸어 놓은 예전 항구에서 입던 허름한 작업복. 기숙사에서도 늘 자신의 침대 앞에 자리했던 그 옷을 데이빗은 바라 보았다. 약간은 센티했던 기분 탓이었을까, 데이빗은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가야지. 이제."

씩 미소를 흘리며 방을 나선다. 조금은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데이빗은 문을 나섰다.

============================ 작품 후기 ============================

-제라드 형 자서전이 빠르면 12월 즈음에 한국에 출판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나오면 바로 살 거에요

-안 그래도 문화 상품권 남는 거 어따 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아는 동생은 문화 상품권으로 롤 스킨 사던데

-전 스킨은 딱히 욕심 안 나더라구요

-는 요즘 롤도 거의 안하지만

-글쓰는 기계입죠

-모델 명: 라이즈리얼

-연식: 30대

-크기: 174cm

-중량: ??kg

-주연료: 추천

-보조연료: 코멘 선작 쿠폰

-연비: 1~2연참 per day

-특징: 연중전과 有. 추천 구걸 심함.

-사용 시 주의사항: 추천 보급 시 회음부 투여 자제 요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