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00화 (10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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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음? 무슨 일인가?"

리버풀의 프리 시즌 일정 진행에 도움을 주는 프런트 직원이 달글리시 감독을 붙잡았다. 이제 경기장으로 나서야 하는데 급하게 잡으니 의아한 기색을 보이는 케니였다.

"단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일전에 영입을 제의한 선수에 대한 이적건이 성사되었다고 합니다."

"오 그게 정말인가?"

경기를 앞두고 있었기에 잠시 잊고 있었던 일, 하지만 희소식임에는 분명했기에 달글리시 감독의 얼굴에 희색이 감돈다.

"네. 선수와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도 마쳤다고 합니다.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완벽히 우리 선수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 메디컬 테스트는 그냥 통과하는 거니까요. 곧 정식 오피셜 발표가 있을 거라고 합니다.]

"좋군. 아주 좋은 일이야."

감독에게 능력있는 선수가 자신이 지휘하는 팀에 합류하는 것 만큼 기운이 나는 소식도 없을 것이다. 달글리시는 좋은 소식을 전해 준 직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만 좋았으면 완벽했을 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센터 서클에서 킥오프 휘슬을 기다리며 중얼거리는 데이빗, 수아레즈도 동의를 표했다.

"그러게.비 오는 거야 잉글랜드에서도 뭐 늘상 있는 일이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우와 여긴 도대체 뭐야. 푹푹 찌는데 비까지 오니 진짜 끝내주네. 이런 날씨 속에서 살면 사람들 성격 더러워지지 않을까?"

"반대로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이 많아질 수도 있겠네요."

"그런가? 어휴, 시작도 안했는데 유니폼을 갈아 입고 싶어지는 건 처음이네. 아무튼 오늘도 잘 해보자고."

"오케이. 가봅시다."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볼을 뒤로 돌리고 천천히 전방으로 향하는 데이빗 장과 루이스 수아레즈입니다.]

[킥 오프때의 함성이 정말 끝내 주는군요!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 입니다. 정말 열광적인 팬들입니다.]

[그렇습니다. 말씀을 드리는 순간 공을 잡는 스티븐 제라드, 전방을 주시해 보지만 여의치 않은 지 공을 조단 핸더슨에게 돌려 줍니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었으니 차분하게 만들어 가자는 뜻이겠죠. 비가 많이 오고 있기 때문에 그라운드 컨디션도 좋지 않아 시작부터 모험적인 패스는 확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음...확실히 프리미어 리그에 비할 바는 아니네.'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경기, 이전에 치른 말레이시아 올스타, 호주 프로 축구팀과의 매치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었다. 호주 쪽은 그나마 좀 나았지만 말레이시아 올스타 팀이나 지금 경기를 치르고 있는 태국 올스타 팀은 미안한 이야기었지만 수준 차가 심할 정도였다.

'애초에 이기겠다는 투지도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뭐...관객들도 이상할 정도로 우리를 응원하는 것 같으니 의욕이 안나는 것도 당연한 건가.'

이기겠다는 마음 보다는 리버풀이라는 이름에 위압된 모습, 혹은 동경어린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쇼 케이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길 생각이 없는 상대와의 매치는 별 재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도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지금, 적당히 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저렇게 소극적이고 위축된 움직임을 보이는 상대로 부터 부상을 당할 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패스!"

가벼운 오프 더 볼 무브. 속임 동작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방향 전환에 상대 수비가 따라 오지 못했다. 지난 시즌 부터 패싱 능력도 점점 개선되고 있던 레이바로부터 미들 레인지의 패스가 날아왔다. 다만 호우로 인해 킥이 평소보다 조금 부정확했으나 이는 데이빗의 예상 범위 내였다.

'...뭐 예상 못했어도 수비가 따라 붙지 못하니 상관 없나.'

이미 한 발짝 반은 떨어져 버린 태국 올스타의 수비수다.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데이빗에게 반 발자국을 허용하면 골치아픈 일이 벌어지곤 하는데 한 발자국 이상의 거리를 허용했다는 것은 마크 불가 판정이나 다름 없었다.

평소였다면 왼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파고 들었을 데이빗은 마치 윙어처럼 대각선으로 사이드 돌파를 시작했다. 엔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간 데이빗은 엔드라인을 타고 골대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따라 붙었던 중앙 수비 한 명은 데이빗이 다시 중앙쪽으로 각도를 만들지 못하게 데이빗의 우측에서 압박을 했다. 평소 리버풀의 경기에서 보여주지 않은 패턴이었기에 태국 올스타 팀은 당황했고 결국 최악의 판단을 내리고 말았다.

"제기랄!"

당황한 골키퍼가 각도를 좁힌답시고 데이빗 쪽으로 뛰어 나온 것이었다. 애초에 슈팅 각도가 0나 다름 없던 상황이었기에 이는 골키퍼가 얼마나 당황했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데이빗은 종잡을 수 없는 상대 골키퍼의 판단에 오히려 당황했으나 이는 곧 기회임을 알았다.

'한번 해보자!'

예전에 티티와 제임스와 축구하던 시절 재미 삼아 시도 해본 트릭 샷이 생각 났다. 성공하기만 하면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한 데이빗의 오른발이 왼발 뒤로 휘둘러 졌다. 이벤트 전에 가까운 친선 경기였기에 시도하는 데 큰 부담도 없었다.

"라보나?"

엔드라인을 따라 드리블 하던 도중이었기에 직접 골을 노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굳이 라보나 킥으로 처리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데이빗이 찬 공도 골문 보다 살짝 바깥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고 말이다.

"클리...어?!"

수비수에게 빠른 클리어를 지시하려던 골키퍼의 눈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절묘하게 누구의 발에도 닿지 않은 공이 바닥에 튕기면서 기묘한 방향으로 꺾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방향이 골대 쪽이었고 자신이 뛰쳐나온 이상 골문을 지킬 선수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

마치 약올리듯 천천히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을 보며 탄식을 흘리는 태국 올스타였다.

[오 마이 갓. 믿을 수가 없군요! 데이빗의 믿을 수 없는 선취골이 터집니다!]

[세상에, 라보나 킥으로 저런 스핀을 먹이다니, 마치 길거리 프리스타일 풋살을 보는 느낌입니다!]

[저렇게 찬 공이 저런 움직임을 보일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요. 정말 이 선수는 모두를 속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플레이로 다시 나오는데요. 오 세상에 우리가 본게 현실이 맞았군요.]

[이 선수의 발목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걸까요? 저런 동작으로 이렇게 강한 스핀을 먹일 수 있는 게 놀랍습니다! 데이빗 장의 믿을 수 없는 선취골로 리버풀이 먼저 한골 앞서 나갑니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친선 시합에서의 골이었기에 골 세레모니는 별로 없었고 동료들의 반응도 평소보다 얌전한 편이었다. 다만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데이빗의 트릭 샷에 놀란 모습이었다.

"야, 난 나한테 패스하는 줄 알았는데 거지 같은데 떨어지는 거 보고 욕하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꺾이냐?"

"아무튼 진짜 멋있었다. 나중에 공식전에서도 한번 써봐. 반응 죽일 걸?"

"그건 무리겠지. 아무튼 잘했어."

씩 웃으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오는 데이빗이다.

찰칵 찰칵

리버풀이 태국 올스타와 경기를 갖고 있을 때, 리버풀에서는 등번호 9번이 박힌 붉은색 저지를 들고 있는 금발의 미남자가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었다. 환한 표정으로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바라보던 남자는 마이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리버풀에 새로 입단하게 된 마르코 로이스라고 합니다."

-마르코 로이스, 리버풀에 합류하게 된 것은 흥분되는 일

독일의 젊은 재능, 마르코 로이스가 리버풀 입단을 확정지었다. 독일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이 젊고 유망한 공격수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알렸다. 많은 빅 클럽들은 이 젊은 공격수를 원했고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거취가 주목되는 선수 중 한명으로 꼽혔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 선수를 둘러 싼 수많은 링크가 떠돌았으나 결국 그를 품에 안은 것은 EPL의 명문 리버풀이었다.

평소 리버풀의 팬으로도 알려져 있는 이 선수는 '리버풀에 합류하게 된 것은 아주 흥분되는 일' 이라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지금 기분이 어떤지 말해줄 수 있나요?

A. 뭐라 말을 하기 어렵네요. 그저 흥분됩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에요.

Q. 리버풀이 관심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의 첫 반응은 어땠나요?

A. 리버풀 같은 클럽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저는 제 인생에 있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Q. 리버풀 행에 조언을 해준 사람이 있었나요?

A. 주변에서 여러가지 말을 들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는 거죠. 네 그게 전부에요.

Q. 리버풀에서 당신이 맡게 될 역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또 가장 기대되는 동료는 누구인가요?

A. 제 역할은 이 거대한 클럽이 성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최고의 팀이 되었어요. 리버풀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한 선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Q. 당신이 뛸 수 있는 포지션에는 현재 루이스 수아레즈, 데이빗 장, 디르크 카윗, 스티븐 제라드 선수가 있습니다. 이들과의 경쟁은 준비가 되었나요?

A. 경쟁은 어느 팀에서나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난 새로운 동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고 자신들 만의 스타일이 확실한 선수들이에요.

Q. 케니 달글리시는 어떤가요? 그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나요?

A. 물론이죠. 그는 클럽으로 돌아온 이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던 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팀에서 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Q.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어떤 것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A.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거에요. 지난 몇달간 그들이 얼마나 대단했는 지 볼 수 있었어요. 저는 이 클럽에서 가능한 많은 업적을 이루고 싶어요. 빅클럽에 왔다면 많은 우승을 원하잖아요. 리버풀은 과거 여러번 우승했고 미래에 더 많은 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당신의 영입에 환호하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여기에 와서 정말 흥분되고, 제가 뛰는 경기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 클럽에서 뛰는 것을 즐기는 것 만큼 팬들이 제 경기를 보는 것을 즐기기 바랍니다.

인터뷰 내내 마르코 로이스는 새 클럽에서 행복할 거라 이야기했고 성공을 확신했다. 이번 영입을 마무리 지은 리버풀의 단장 데미안 코믈리 또한 기쁨을 드러냈다.

'그의 입단은 리버풀의 미래를 보증해주는 증명과도 같습니다. 그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재능을 드러낼 수 있고 양쪽 발을 모두 완벽히 사용하죠. 다재다능함은 그의 가장 큰 무기이며 영리한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리버풀은 마르코 로이스를 영입하며 1700만 파운드 가량의 이적료를 지출한 것으로 보여진다. 정확한 계약 조건에 대하여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급으로 약 5만파운드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히 챔피언스 리그를 나가야 선수 영입이 잘된다고 하더니 정말인 것 같군."

존 헨리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단장 코믈리와 한담을 나누었다. 이것으로 이번 시즌 리버풀의 주요 이적 건은 마무리 되었기에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물론입니다. 비슷한 금액이면 절대적으로 유럽 대항전에 나가는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선수들의 마음이죠. 마르코 로이스는 리버풀에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다고 하지만 그건 금전적인 부분과 팀 성적이 어느정도 기준에 부합할때나 의미가 있는 수준이죠."

"그렇지. 일단 프로는 돈이니까."

"네, 거기에 재밌는 사실이지만 선수가 팀 내 경쟁을 그리 즐기지 않는 다는 것도 우리 팀이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 우리 팀이 공격진은 상당히 강력하지 않나?"

구단주의 의문에 코믈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력하지만 두께가 얇죠. 그리고 데이빗 장과 스티븐 제라드는 확실하지만 수아레즈는 아직 완벽한 클래스는 아닙니다. 그리고 오른쪽 윙으로 나서는 디르크 카윗의 경우, 공격적인 재능은 안타깝지만 뛰어나지 않은 게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그를 원한 팀들 대부분은 아무리 그라고 하더라도 주전 경쟁이 쉬운 팀은 한군데도 없었죠. 그가 느끼기에 자신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으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 겁니다. 물론 우리 쪽의 조건이 후했던 것도 사실이죠. 네, 그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 작품 후기 ============================

그렇게 태국 올스타를 관광, 아니 농락했던 데이빗의 트릭샷이 신문 1면 표지로 사용된 일은 없었다. 마르코 로이스의 영입 기사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기자는 듣보 팀과의 투어 경기에 기사를 쓸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뻥입니다.)

데이빗의 골 장면 묘사가 좀 어려워서 이해하시기 어려운 분은 '앙리 풋살' 로 검색하셔서 영상 중간에 나오는 앙리의 라보나 같은(?) 희안한 트릭 샷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럼 즐겁게 감상해주시고 추천 한방 잊지 말아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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