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77화 (7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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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파운드로 갱신 계약을 한 것이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3만 파운드가 '푼돈'처럼 느껴질 수도 있군.]

리버풀의 단장 코믈리는 책상 앞에 앉아 보고서를 읽으며 중얼 거렸다. 그가 읽고 있는 보고서는 데이빗 장에 대한 리포트였고 요즘 가장 많은 보고서가 제출되는 선수였다.

[아니, 그렇다고는 해도 700%에 가까운 인상폭이었다.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었어. 더구나 어린 나이에 지나친 고액 연봉자가 되면 동기 부여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

4000파운드에서 30000파운드로, 26000파운드가 인상된 엄청난 상승폭이었으니 구단 내부에서는 아직 20살 밖에 안된 루키에게 너무 과한 대우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코믈리 자신이 강하게 주장하여 결국 3만 파운드의 주급을 주기로 결정이 났고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수익에 민감한 편이었지만 가치가 있는 선수에게 돈을 아끼는 성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너무 잘해도 문제로군.]

벌서 시즌 13골이다. 맨유전 해트트릭 이후 가진 30라운드 선더랜드 원정에서는 골을 기록하는데 실패하며 연속 경기 득점 행진은 멈췄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기여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시즌 12경기 출장에 13골 5어시스트이다. 그와 비슷한 득점을 기록한 선수들 중 20경기 이하로 출전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산술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2배에 가까운 페이스로 득점을 해 나간 것이었다.

[그래도 다음 시즌은 되어야, 아니 이번 시즌은 마친 뒤에 생각해 볼 문제겠지.]

활약 좀 한다고 그때마다 연봉을 올려주는건 구단 재정을 파탄내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올려주는 건 쉬워도 깎는 건 어렵다. 때때로 선수들은 자신의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하지 못했음에도 자신의 연봉은 보전하려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코믈리로서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의 활약에 걸 맞는 합리적인 몸 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변동 폭은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지금 우리 팀의 주급 책정은 정말 엉망이군.]

거액의 주급을 받아 챙기면서도 팀 공헌도가 미비한 선수가 몇몇 있었다. 대부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 자신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영입이었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솔직히 오버 페이야.]

선수 영입을 리버풀 혼자만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다른 구단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필연적으로 몸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은 코믈리도 인정했다. 그리고 아예 될대로 되라 식의 비전없는 영입도 아니긴 했다. 자신의 취향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몇몇의 선수들은 사실상 팀 스쿼드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고 재정만 좀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경기 외적으로 구단 마케팅과 같은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팀을 이끄는 단장으로서는 어떻게든 교통정리를 해야했다.

[굳이 주급을 깎는다거나 방출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겠지.]

임대, 트레이드 카드로의 활용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무리였다.

[이번 시즌이 끝날때 까지는 지켜보고 이번 여름, 확실히 구상을 다시 하는 게 좋을 것 같군. 달글리시 감독과도 좀 더 이야기를 나눠 보면서 팀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정해야겠어.]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은 깨졌지만 데이빗은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리그에서 7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나가며 이부분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반 니스텔 루이의 리그 8경기 연속 골 기록에 한 경기차로 다가서며 주변에서 꽤나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 류의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었기에 내심 부담이 컸고 그랬기에 득점에 실패했지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쉽지 않냐면 그것은 아니었지만 팀이 경기에서 승리했기에 만족했다.

[너무 신경쓰지 마라.]

연습을 마치고 따로 개인 연습을 준비하는 데이빗에게 제라드가 다가와 넌지시 말을 건넨다.

[7경기 연속골도 대단한 기록이야. 기록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얽매여 버린다면 좋은 플레이는 할 수 없어.]

혹시 데이빗이 기록 갱신에 실패했기에 지나치게 신경을 쓸까 하는 걱정에 건넨 덕담이었다. 데이빗은 그런 배려가 고마웠고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신경쓰지 않아요. 아니, 조금은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근데 저보다는 주변에서 더 아쉬워 하는 것 같아서요.]

데이빗의 대답에 '그건 그래' 라며 어깨를 쳐주는 제라드였다. 자신도 내심 이녀석이 리그 신기록을 새로 세워주길 바랬으니 말이다.

[골이란 건 말야, 일단 능력이 가장 중요하지. 골을 넣을 만한 능력말이야. 위치 선정이나 스피드, 파워, 정확성, 투쟁심 모든 요인이 뛰어나야겠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들어가지 않을 때도 많아.]

베테랑의 조언은 언제나 귀중했다. 데이빗은 자신을 향한 조언을 언제나 허투로 듣지 않았고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완벽한 슈팅, 멋진 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거나 재수없게 골대를 맞고 나올 때도 종종 있지. 하지만 골대 앞에서 우르르 몰려 있는 와중에 그냥 공이 내 발에 와서 툭 맞고 들어갈 때도 있잖아. 운이 정말 따라줄 때는 어떻게 해도 들어가. 하지만 운이 없을때는 정말 더럽게 안들어간다 싶을때도 있지.]

제라드의 말에 데이빗은 '그렇죠' 하고 맞장구를 쳤다.

[굳이 지금 내가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언젠가 너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될거야. 컨디션도 좋고 마음 먹은대로 플레이가 되는데 이상하게 골이 더럽게 안들어갈 때가 있어. 그때는 주변에서 무슨 소리를 해도 들리지 않아. 오직 빨리 골을 넣어야 겠다 이 생각밖에 안들지. 슬럼프가 별게 아냐. 굳이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 슬럼프가 오는 경우보다 오히려 이유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게 슬럼프야.]

그러면서 '이유를 알면 고치기 쉽기나 하지. 안그래?' 라고 물어왔다. 데이빗은 상당히 설득력있는 제라드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때를 대비해서 지금 미리 말을 해주는거야. 지금은 그냥 한경기에서 골을 못넣었을 뿐이고 아무 문제도 없어. 하지만 네가 만약 기록에 계속 신경을 쓴다면 이것을 빌미로 슬럼프가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알겠어요 캡틴. 조언 감사해요.]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하지만 역사에 남는 기록을 세우거나 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실력이 없어서는 불가능해. 너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지금처럼 꾸준히 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분명 역사에 남는 기록에 네 이름을 새길 수 있어.]

그 말을 남기고 데이빗의 어깨를 툭 쳐주고 발걸음을 옮기는 제라드였다. 데이빗은 그런 제라드의 등에 대고 큰 소리로 감사를 표했고 제라드는 손을 한번 들어주고 훈련장 밖으로 나갔다.

[스티븐의 너에 대한 기대가 대단한데.]

어느새 다가온 코치가 씩 웃으며 데이빗의 가슴을 살짝 쳤다. 데이빗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분한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캡틴은 내가 그렇게 될 거라 믿어 준다는 거겠죠.]

[물론이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위치에 만족하면 안돼.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재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어. 그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지. 너는 이제 시작이야.]

코치는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떠올렸다. 그가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장 Valdebebas에 하도 일찍 출근을 한 나머지 구단 직원이 훈련장 주변으로 집을 옮겼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였다.

'이녀석도 마찬가지긴 하지만...드루씨가 매번 죽겠다는 소리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직원 드루도 아마 진지하게 이사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코치는 그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짐을 느꼈다. 물론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좋아, 그럼 프리킥 훈련을 시작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는 멋지게 성공시킨 수준을 늘 유지할 수 있어야 해. 일단 20m거리부터 시작하자.]

코치가 수비벽을 조정했고 데이빗은 코치가 지정해준 위치에 공을 놓고 호흡을 골랐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형의 벽과 골대를 응시했다. 그리고 노릴 포인트를 정했고 망설임없이 발을 내딛었다.

[별 문제 없겠어.]

혼자 남아 개인 연습(프리킥)을 하고 있는 데이빗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이동하여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벌써 샤워장으로 달려간 선수도 있었고 바쁜 일이 있는 지 대충 옷만 갈아 입고 허겁지겁 밖으로 나가는 선수도 있었다. 제라드는 라커룸에 비치된 의자에 주저 앉아 신발을 벗으며 중얼거렸다.

[데이빗하고 얘기하고 온거야?]

그 새 벌써 씻고 나왔는지 윗도리를 벗은 채 카윗이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다가왔다. 제라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어. 혹시 기록이 깨진 것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을까봐. 근데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더군. 별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

[캬, 우리 캡틴이 데이빗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구만.]

능글맞게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말하는 카윗의 모습에 제라드가 신발로 한대 때릴 것 같은 시늉을 보였고 카윗은 푸핫 하고 웃으며 한발 물러섰다.

[뭐, 오히려 주변에서 더 난리였으니까. 어린 녀석이라 흔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다행이네.]

[그래, 애초에 멘탈이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말야.]

[뭐, 저녀석이라면 언젠가 기록을 깰 수 있겠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카윗, 제라드는 그런 카윗을 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디르크.]

[응? 왜?]

무슨 일이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 카윗, 제라드는 여전히 인상을 구긴 채로 입을 열었다.

[다 좋은데, 물 튀니까 좀 떨어져.]

[......]

============================ 작품 후기 ============================

개인정보 유출 이거 진짜 짜증나네요. 아오 진짜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_-;이참에 거래 은행 바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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