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57화 (5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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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더럽게 못하네.]

2010 남아공 월드컵, 잉글랜드와 독일의 16강 토너먼트 경기를 함께 시청하고 있던 데이빗과 제임스는 탄식을 터뜨리며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전반 32분에 터진 포돌스키의 추가골로 2:0 답답한 경기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뭣들하고 있는 거야!]

답답한 마음에 벌컥 화를 내며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는 제임스, 그로 인해 탁자 위에 있던 안주거리와 맥주가 쏟아질뻔 하자 데이빗은 기겁을 하며 붙잡았다.

[진정해 제임스, 솔직히 저런 경기를 보면서 진정하라고 하는 게 별 설득력이 없다는 건 알지만 말야.]

데이빗의 말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계속 TV를 뚫어져라 노려보며 뭐라뭐라 중얼거리는 제임스였다. 데이빗은 픽 웃으며 앞에 놓인 맥주 잔을 들어 가볍게 한모금 마셨따.

'티티, 네가 필요해. 하필이면 오늘 없는 거야.'

늘 함께 붙어다니던 셋이었으나 오늘 티티가 개인적인 일로 함께 오지 못했고 데이빗은 날뛰는 야수를 달래는데 최고의 재능을 보유한 그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오우-]

Pub 안의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람빠지는 소리를 낸다. 잉글랜드와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코너킥 상황에서 클로제의 결정적인 슈팅을 넘어지면서 걷어내는데 성공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캡틴 고생하네...]

[역시 우리 캡틴이야! 제기랄 나머지 얼간이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아니, 그정도는 아니다만...'

말해서 통할 것 같지도 않아 그냥 쓰게 웃으며 제임스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데이빗이다. 뭐 이렇게 급한 성미에 솔직한 것이 제임스의 매력이었으니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고 했던가, 추가 실점의 위기에서 벗어난 잉글랜드는 독일 진영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고 제라드가 프리킥을 준비했다. Pub에서 자국 경기를 시청하던 모든 사람들이 손을 모아 골을 기원했다.

-스티븐 제라드 공을 중앙으로 올립니다. 매튜 업슨 뛰어 오릅니다! 골!!!! 매튜 업슨이 누구보다도 높이 날아 올라 골을 터뜨립니다! 스코어 1:2로 추격하는 잉글랜드!!!!

[우와아아아아아아아!!!]

Pub에서도 난리가 났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껏 기쁨을 발산했다. 모르는 사람과도 얼싸 안고 서로 건배를 외치며 잔을 들어 올렸다.

[역시 캡틴이야! 끝내주는 크로스였어! 그렇지 데이빗?!]

[당연하지! 캡틴은 역시 달라. 저건 못넣기가 더 힘든 크로스였다고!]

매튜 업슨의 헤더도 상당히 멋졌으나 이곳은 리버풀, 다른 누구보다도 스티븐 제라드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추격하는 골을 성공시킨 잉글랜드는 기세를 타고 독일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찬스는 또 한번 찾아왔다. 그리고 아마도 이번 월드컵에서 최악의 오심으로 꼽힐만한 장면이 찾아왔다.

[골!!!...어? 뭐야?]

[뭐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데이빗과 제임스는 어리둥절한 모양새였다. 곧 리플레이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고 둘은 곧 분노했다.

램파드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 안 쪽을 맞고 골대 선을 넘고 들어갔다가 다시 튕겨 나온 공을 노이어 골키퍼가 잡았다. 하지만 공이 이미 골대를 넘어갔기에 분명히 골로 인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골로 선언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하며 정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 심판 미쳤나!]

[눈은 장식이냐 저 XX심판!]

Pub은 난리가 났다. 좀 전까지의 활기차고 희망찬 분위기는 사라지고 저주와 욕설이 지배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데이빗은 눈 앞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심판의 시력 검사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제임스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제기랄, 망할, 빌어먹을, 엿 같은 심판 같으니, 저 심판 계좌를 한번 털어 봐야 해. 분명 더러운 독일 놈들한테 뒷돈을 받아 처먹은 게 있을거야!]

결국 동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잉글랜드는 후반 몇번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무너졌고 독일은 쉽게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결과는 4:1, 잉글랜드의 대패였다.

[이봐 데이빗, 네가 잉글랜드 국가 대표가 된다면 저 거지같은 독일 놈들을 좀 밟아주라고! 정말 열받아서 오늘 잠도 못자겠네.]

씩씩거리며 쿵쿵거리는 발걸음으로 데이빗과 작별을 고한 제임스, 데이빗은 고개를 흔들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심도 오심이지만...딱히 잉글랜드 경기력도...'

흐름을 심판에 의해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도,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허용한 4골 중 3골이 거의 흡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돌파해가며 공을 몰아가는 공격수에게 모든 이목을 집중시켜놓은 뒤 반대편에 있는 선수에게 빠르게 연결하여 그 선수가 골을 만들어 내는 것. 아주 간단하고 기초적인 공격 전술이었지만 잉글랜드는 이에 속수 무책으로 당했다.

'독일의 공격수들이 그만큼 잘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같은 방법에 계속 당한다는 건 솔직히 문제가 좀 있어 보여.'

얄밉긴 했지만 외질, 뮐러, 크루스 같은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냉정히 돌아보면 잉글랜드 국가대표의 선수들 보다 그들로부터 배울 점이 더 많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월드컵이 끝났으니 이제 휴가도 곧 끝나게 될 것이다. 데이빗은 곧 시작될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아 그런데 아직 우리 팀 감독도 안 정해졌잖아.'

언론에서 매일 같이 누구와 연결되었다더라, 누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더라 하는 등의 기사가 나오고 있었지만 리버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나야 잘 모르지만 빨리 감독을 선임하는 게 낫지 않나. 이제 곧 시즌 준비에 들어갈 텐데.'

데이빗의 소원은 금방 이루어졌다.

-리버풀, 호지슨 감독과 계약을 눈앞에 두다.

라파 베니테즈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 온 리버풀이 자국 출신의 경험 많은 감독 로이 호지슨을 새 매니저로 선임할 계획이다. 정보에 의하면 리버풀이 빠른 시간 안에 호지슨 감독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월드컵 기간 중 리버풀과 협상에 임한 호지슨 감독은 그의 오른팔이자 골키퍼 코치인 마이크 켈리와 함께 리버풀로 넘어올 예정이다.

호지슨의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었기에 리버풀에서는 200만 파운드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풀럼 구단주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 회장은 호지슨 감독이 떠나는 것을 만류했지만 계약서 상의 옵션에 따라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은 그동안 팀의 레전드인 케니 달글리시, 아스톤 빌라의 마틴 오닐, 갈라타사이의 프랭크 레이카르트 등이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은 호지슨이었다.

호지슨은 올해로 34년째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으로 수많은 클럽을 이끈 경험이 있다. 부임 첫 해에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팀을 구해냈고 이듬해인 08-09시즌에는 팀을 리그 7위로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09-10 시즌은 그의 능력을 재발견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유로파 리그에서 유벤투스, 볼프스부르크를 물리치며 풀럼을 결승에 올려 놓았고 비록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본인의 능력이 평범하지 않음을 유럽 전역에 입증했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공격 전개를 중시하는 호지슨 감독은 전형적인 영국 축구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호지슨 감독, 제라드와 토레스 반드시 잔류시켜야

호지슨 감독이 리버풀 행을 결심하며 가장 먼저 구단에 요청한 사항은 스티븐 제라드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공동 구단주의 실책으로 재정난에 빠져 있는 리버풀은 두 핵심 스타를 이적시켜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고 팬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었다. 리버풀이 리그에서 6위를 기록하며 10-1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출전에 실패하자 두 선수를 노리는 클럽들도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라드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의 목표고, 토레스는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지슨 감독은 결코 두 명의 핵심 플레이어가 빠진 리버풀을 지휘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이며......

-로이 호지슨, 제라드와 캐러거와의 대화에 만족감 표시

리버풀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로이 호지슨 감독이 가장 먼저 감독으로서 한 일은 팀의 구심점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와 함께 대화를 나눈 것이다. 호지슨은 대화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고 리버풀에서 이뤄나갈 새로운 도전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좋은 대화였어요. 선수들을 만나니 참 행복했습니다. 그들이 모두 긍정적인 것에 기뻤습니다. 다들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제라드와 캐러거가 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고 클럽에게 있어 그들 같은 선수들이 남는 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다른 클럽들이 제라드에게 딜을 제안하겠죠. 그러나 저와의 대화에서 그가 떠날거라는 징조는 없었어요. 그 누구도 그가 떠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전 그가 남도록 최선을 다할 거에요. 다음 시즌 그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로이 호지슨, 제라드와 토레스는 NFS!

최근 빅 클럽과의 이적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리버풀의 두 스타 플레이어 스티븐 제라드와 페르난도 토레스에 대한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새로운 팀의 수장 로이 호지슨은 이미 두 빅 플레이어들을 지키기로 마음 먹었으며 둘은 Not for Sale 이라며 결코 이적은 없을거라 밝혔다.

-스티븐 제라드, 로이 호지슨은 성공적인 영입이야

클럽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로이 호지슨과의 계약이 성공적인 영입이라 자신하고 있다. 30세의 미드필더는 LFC.tv에 말했다.

"클럽은 로이 호지슨과 좋은 계약을 맺었습니다. 라파는 몇주 전에 떠났고 전 클럽이 감독에 적합한 인물을 제 시간에 결정햇다고 생각합니다. 로이는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고 리버풀에 알맞은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그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의 다음 시즌 계획이 빨리 실행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캡틴! 몇달 뒤에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 데이빗 소원성취 했구나. 감독이 왔단다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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