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52화 (52/346)

00052  -  =========================================================================

-리버풀, 안필드에서 첼시의 우승을 저지하다.

지난 5월 1일, 안필드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짓고자 한 첼시와 유로파 리그 출전 티켓을 사수하고자 한 리버풀간의 리그 37라운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나게 되었다. 리버풀로서는 그들의 유서 깊은 홈 구장 안필드에서 상대의 우승 세레모니를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다. 첼시로서는 리버풀을 꺾고 우승을 확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깨어졌고 같은 날 선더랜드와 경기를 가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를 거두며 승점 1점차까지 쫓기게 되었다.

포문을 연 것은 첼시였다. 전반 30분 경, 미드필드 지역에서 루카스의 실수를 틈타 역습에 들어간 첼시는 칼루가 인수아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 킥을 얻어 냈다. 키커로 나선 것은 프랭크 램파드, 안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의 야유 속에서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자신이 왜 첼시에서 페널티 킥을 전담하고 있는지 증명해 보였다.

전반을 별 소득없이 마친 리버풀은 후반들어 반격을 노렸다. 후반 4분 무렵,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일어났다. 리버풀의 32번 데이빗 장이 코너플랙 부근에서 마이클 에시앙을 등지고 공을 지키는 상황에서 조세 보싱와 선수가 다가와 데이빗 장 선수를 발로 밀어 버리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보통은 레드카드가 나올만한 상황에서 심판이 꺼낸 카드는 노란색이었다.

이후 이어진 리버풀의 공격은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단한 첼시의 수비는 리버풀의 공격을 손쉽게 튕겨냈고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 놓을 때까지 리버풀에게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리버풀의 저력은 마침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후반 36분, 제라드의 코너킥을 제이미 캐러거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높게 떠오른 공을 두고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켰다. 혼전 상황에서 라이언 바벨이 시도한 슈팅이 아게르를 맞고 굴절되었고 이날의 히어로, 데이빗 장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공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뛰어 나온 체흐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굴려 넣었고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했다.

양 팀이 무승부를 거두었기에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 팀의 향방과 유로파 리그 출전 팀은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서 결정이 될 예정이다. 첼시는 5월 9일 홈에서 위건 어슬레틱을 상대로 마지막 라운드를 치르게 되고 리버풀은 5월 9일 헐 시티 원정을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19세의 루키, 리버풀을 구하다.

많은 이들이 경기 전 리버풀의 선발 명단을 보고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이제 막 리저브에서 올라온 어린 루키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신인 선수의 기용은 후반 교체 투입 내지는 비중이 조금 떨어지는 경기에서 이루어졌기에 지난 라파 감독의 기용은 파격적이라고 할만 했다.

하지만 이 19세의 어린 루키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전반부터 상대의 강한 견제에 시달린 이 소년은 후반 상대로부터 믿기지 않는 비 신사적인 행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보통의 경험없는 루키라면 주눅이 들거나 흥분해서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는 침착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리고 후반 36분, 패색이 짙던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원점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한다. 일반적으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한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상대가 빅클럽 첼시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기쁨에 겨워 요란한 세레모니를 할 것이다. 하지만 골을 기록한 데이빗 장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동료들의 손길을 피해 골대로 달려갔다. 그리고 공을 들고 당당히 센터 서클로 향하며 가볍게 동료들과 골 세레모니를 하는 것이 다였다.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는 그의 프로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끝났으나 리버풀을 지지하는 팬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상 이탈로 공석이 된 스트라이커 자리에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른 루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제의 히어로는 이제 고작 19살에 불과하고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어제 센세이셔널한 데뷔전을 치른 이 선수가 재능을 키워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팬들에게 있어 또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보싱와, 비 신사적인 행위에 대해 사과

지난 프리미어 리그 37라운드, 리버풀 대 첼시의 경기에서 보싱와가 범한 비 신사적인 파울이 이슈가 되고 있다. 코너 플랙에서 에시앙을 등지고 서 있던 데이빗의 엉덩이를 발로 걷어 찬 장면이다. 보싱와는 자신의 행동을 '해서는 안될 행동' 이었다고 이야기 하며 사과를 표했다.

"그 순간 나는 잠깐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프로 선수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고 데이빗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보싱와가 사과하며 이 사건을 두고 일어난 논란은 어느 정도 수습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징계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구단 내에서 자체적으로 3주간 주급 정지 징계를 가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라운드에서의 폭력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상대 선수의 안전을 고려해야하고 페어 플레이를 펼칠 의무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우리 조세는 그러지 못했고 우리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협회로부터의 추가 징계도 있을 전망이며......

-스티븐 제라드, '데이빗, 정말 환상적인 데뷔였어.'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지난 첼시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데이빗 장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찬사를 보냈다. 제라드는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이 붉은 저지를 입고 안필드에서 뛸만한 재능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침착했고 열정적이었다. 우리는 반드시 골이 필요했고 그가 해냈다." 고 말하며 루키의 성공적인 데뷔를 축하했다.

또한 "이번 시즌 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다음 시즌, 우리가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나갈 것이다." 며 마지막 라운드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데이빗 장, "이기지 못해서 아쉽다."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는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경기 MVP를 거머쥔 데이빗 장(19)은 인터뷰를 통해 골을 넣은 기쁨보다 이기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다고 이야기 했다.

"사람들이 저에게 성공적인 데뷔였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기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어요."

"보싱와의 파울이요? 사실 제대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당한거라 잘 몰랐어요. 나중에 디르크가 와서 알려줘서야 알았죠. 당연히 기분이 좋을리는 없었지만 좀 황당하다는 마음이 더 컸네요."

"사실 골을 넣은 건 우연이었어요. 골키퍼가 너무 가까이 와서 제대로 확인도 못하고 발로 건드리는데 급급했거든요. 운이 좋았죠. 덕분에 나쁘지 않은 데뷔전이 된 것 같네요."

"경기가 끝나고 디르크가 저에게 공을 가져다 주었어요. 데뷔 첫 골을 기록한 공이라며 말이에요. 정말 고마웠죠.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되었어요."

"다음 경기에도 뛰고 싶어요. 만약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

[이거 먹을만 한데요?]

[그렇지? 너 맘에 든다. 전에 루카스를 데려 왔을 때는 이게 뭐냐고 질색을 하더라고. 맛있는 걸 모르는 불쌍한 녀석이지.]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데이빗을 잡고 같이 식사나 하러 가자는 카윗, 데이빗은 딱히 스케줄이 없었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고 바벨도 함께 리버풀 시내의 한 네덜란드 레스토랑을 찾게 되었다.

[이거 이름이 뭐라고 했죠?]

[하링(herring)이야. 청어를 절인 요리인데 그냥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먹기도 해.]

[하링이라, 기억해둬야 겠어요. 나중에 여자 친구와 한번 와보고 싶네요.]

[현명한 선택이 될거야. 아마 여자 친구도 만족할거라고.]

괜찮은 맛집을 찾은 것 같은 생각에 데이빗은 기분이 좋았다. 바벨이나 카윗은 자신의 모국 음식을 마음에 들어하는 데이빗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말이다. 딱히 음식을 가리는 편이 아닌 데이빗이었기에 무엇인들 맛이 없었겠냐만은 말이다.

[오 이것도 괜찮은 데요?]

[아, 그건 스탐포트(stampot)라고 하는 요리야. 감자로 만드는 요리인데,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기는 음식이지. 요리하기도 쉽고 재료도 구하기 쉬워서 인기가 많아.]

화기애애한 식사 시간이었고 데이빗은 색다른 요리를 접하는 즐거움에 빠졌다. 다양한 요리를 먹으며 감탄사를 터뜨렸고 카윗과 바벨은 신나게 데이빗에게 네덜란드 요리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아 정말 잘먹었네요. 좋은 레스토랑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디르크, 라이언.]

후식으로 나온 치즈와 간단한 음료를 즐기며 데이빗이 말했다. 나른한 표정으로 배를 슬슬 문지르는 것이 아주 만족한 듯 보였다.

[뭘, 앞으로도 종종 오자구. 솔직히 다른 나라에서 네덜란드 요리는 별로 좋은 평을 못받는게 사실이거든. 넌 잉글랜드 사람이니 잘 알겠지만 솔직히 잉글랜드 요리는 정말 끔찍해. 그렇지 않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은 잘 몰랐지만 리버풀에 입단하고 나서, 그리고 에리카와 만나면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접할수 있었고 덕분에 잉글랜드 요리가 왜 다른 이들로부터 혹평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끔찍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맙소사, 믿을 수 없어. 데이빗, 너는 정말 관대한 입맛을 가졌구나!]

오버스러운 표정으로 두 손을 들어올리는 바벨의 모습에 데이빗은 픽 웃고 말았다.

[나와 라이언은 집이 비슷한 방향인데, 데이빗 너는 어디에 살고 있어?]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일행, 카윗의 질문에 데이빗은 한손에 든 봉투를 들여다 보다가(마음에 들어했던 하링을 테이크 아웃해가는 중이었다) 대답했다.

[저는 기숙사에 있어요.]

그 말에 카윗은 약간 놀란 기색이었다.

[아직 기숙사에 살고 있어? 답답하지 않아? 빨리 집을 구해서 나오라고 데이빗.]

[아직 제 주급으로는 집을 사기 힘들어요. 주급이 오른다면 하나 장만해야죠.]

[우리 불쌍한 데이빗, 집도 없이 지내고 있었구나. 열심히 하면 나처럼 멋진 집을 구할 수 있을거야.]

낄낄거리며 데이빗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바벨, 딱히 악의가 있는 말은 아니었고 유쾌한 어조였기에 데이빗도 웃으며 '라이언보다 주급 훨씬 더 많이 받게 될겁니다.' 라고 대꾸했다.

[기숙사는 여기서 어느 방향이지? 괜찮으면 내가 태워줄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오늘 요리가 맛있어서 평소보다 많이 먹었더니 좀 소화를 시켜야 될것 같아서요. 천천히 갈테니 둘은 먼저 들어가세요.]

카윗의 호의는 고마웠지만 웃으며 거절한 데이빗, 그런 데이빗을 남기고 둘은 차를 타고 사라졌고 데이빗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숙사에 돌아온 데이빗은 뿌듯한 표정으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물론 그의 소중한 하링이 든 봉투는 냉장고 위에 올려 두고 말이다. 행복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그는 휘유-하는 탄성을 흘렸다.

[...날 알아보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이야.]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리저브에 있을 때는 길거리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아주 가끔 알아보는 이가 없지는 않았다) 프리미어 리그를 한 경기 치르자 마자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 자 리버풀의 모든 지역 일간지에서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1면에 실렸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몇몇 팬들이 사인을 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왔을때는 기쁘면서도 어색했다. 흔쾌히 그들의 요청에 응했고 사인을 받은 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또 그들로부터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는 격려를 받았을 때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캡틴이나 토레스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정말 엄청났겠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선수들, 리버풀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들이라면 아마 그들을 보기 위한 팬들이 엄청나게 몰려 들었을 것이다. 데이빗은 그들이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은 열망을 느꼈다.

'그들과 같은 수준의 선수가 된다면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도 유명해질거야. 조급해할 필요 없지.'

============================ 작품 후기 ============================

혹시 스마트 폰 게임 재밌는거 있으시면 추천부탁드립니다. 누워 있을때 너무 심심해서요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