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타로 : 좋아, 2호짱 토스!
카야 : 아, 에, 에...자!
키헤 : 이!
미토코 : 나이스 영감님!
좋아, 받아쳤다.
분타로 : 점볼~ 점볼~...
카야 : 올린다.
분타로 : 나이스 토스.........타앗!
미토코 : 꺄앗!?
(삐익~~)
분타로 : 아자~, 세트 스코어 2-1
카야 : 승리~
키헤 : 어이어이 점잖지 못해 핫짱.
그렇게까지 이기고 싶었나?
분타로 : (키헤 목소리로)한여름의 비치에 네명의 남녀...승부해야지.
키헤 : 카앗~,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더니 딱 그말이네.
어린 주인, 사정 봐줄 거 없어,
다음은 사정없이 손봐줘야 겠구만.
카야 : 그전에, 목 말라~
분타로 : 그럼, 바다의 집에서 휴식이라도 할까요~
요시노리 : 오, 왔는가.
아주 시원하게 식힌 맥주가 맛있다고~
키헤 : 오, 그거 좋구만.
나도 한잔 할까나.
미토코 : 아, 나는 콜라.
카야 : 나는 메론맛 빙수.
미토코 : 어, 카야 씨 빙수로 하네?
어떡하지, 나도 콜라 말고 우지킨토키로 할까?
(우지킨토키는 녹차맛 팥빙수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타로 : 난 배고프니까 맥주랑 야키소바.
그리고 군옥수수도 부탁해~
요시노리 : 그럼 나도 모시조개 추가.
어이~ 점원 씨~, 오더 부탁해~
오사무 : ...신났군요 다들.
분타로 : 아악, 야!
태양과 바다가 반짝이는 이 푸른 하늘에 찬물 뿌리지 말아~!
캔맥주와 캔콜라와 팥빙수 아이스크림.
컵야키소바와 옥수수 스낵과,
인스턴트 조갯국.
텔레비전 화면에 비춰지는 건, 섹시한 수영복을 입은 폴리곤(3차원 그래픽) 누님들.
지금도 데모 화면으로 비치 발리볼을 신나게 하고 있다.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을 의미한다네요 ㅎㅎ)
장소는 물론,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내 방...
오사무 : 도대체, 카야 씨랑 미토코짱까지 뭐하는 거예요?
미토코 : 그, 그치만 말야...
카야 : 오사무 군, 최근 바빠서 바다에 한번 못 가는 것 같아서,
분위기만이라도 맛보게 해주자고,
영감님이 숙연하게 말해서, 그치?
미토코 : 그치?
그건 그렇고 이 두 사람, 아주 재밌어하는 것 같았다...
오사무 : 걱정해주는 건 감사하지만요,
저는 내일부터 집에 좀 가서 쉬다 올 테니까요.
요시노리 : 하지만 리스토라, 너, 기후에는 바다가 없다고...
오사무 : 대신에 키소(지명)의 온타케산(山)이 있으니가요.
여름에도 서늘하고 쾌적하니까요.
분타로 : 그건 나가노에 있는 거 아냐?
오사무 : 기후에도 있어요!
(나가노와 기후의 경계에 있는 산이랍니다)
이래서 관동 사람은...
요시노리 : 저기 말야 리스토라,
추석에 귀성 같은 재미없는 인생은 집어치라고.
그것보다 나랑 아리아케(有明) 해변에 가자고?
오사무 : 거기서 해수욕이 가능한가요?
요시노리 : 돈되는 얘기가 있다고...
잠깐만 줄서면 군자금이 두배가 된다는,
꿈 같은 이벤트가 말야.
(아리아케는 코믹마켓이 열리는 곳이라는 군요 ㅎㅎ;;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사람들이 많다는군요)
오사무 : 사양하겠습니다.
...상당히 의심스럽다.
오사무 : 그러고 보니 영감님도 내일 큐슈 가시죠?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키헤 : 나는 저녁에 출발이니까요.
그건 그렇고, 마누라랑 만나는 것도 1년 만인가.
영감님은, 나가사키에 있는 사모님의 성묘.
소문에 의하면, 그쪽에서는 마을 사람들에게,
정상적으로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존경받고 있다는 것 같은데,
누구도 실제 모습을 본적이 없기에 뭐라 말할 수 없다.
카야 : 오사무 군은 귀성해버리나...
나도 집에 돌아가서 슬슬 부모님이랑 한판 할까.
오사무 : 부모님이랑은 화목하게 지내는 게 좋아요.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요.
8월 12일 일요일.
미치하마 상사는, 어제부터 15일까지의,
5일동안의 여름 휴가에 돌입해 있다.
그렇다고는 하나 어제도 오늘도 출근하고 있지만.
그리고 나는, 이 연휴를 이용해,
내일부터, 오랜만에 집에 돌아가...는 걸로 해뒀다.
분타로 : 그런데 그렇게 되면 추석이 쓸쓸해지겠네.
나랑 쿠마짱이랑 주인 언니 뿐인가.
요시노리 : 나도 15일부터 좀 나가 있을거야.
이벤트 앞두고 오프라인 모임이 있으니.
오사무 : 에...그런가요?
그럼 15일 밤에는 미토코짱이랑 야스나가 군 뿐?
...곤란한데.
분타로 : 그건 무슨 뜻이야 리스토라?
미토코 : 괜찮아. 15일에는 히메오 언니도 돌아오니까.
여차하면 거기서 잘 테니까.
분타로 : ...그건 무슨 뜻인가요 주인 언니?
사와시마씨는, 유학 시절의 친구를 만나러 갔다고 했나.
...귀성이라도 차원이 틀리구나, 그 사람은.
분타로 : 다들 좀 들어봐!
확실하게 해두겠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연상 취향이라고?
실은 리스토라의 전처 씨 같은 사람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따지면 한 가운데로.
오사무 : ...아니, 잠깐만요.
카야 : 어라?
내가 여기 처음온 날 찝적댄건?
오사무 : ......아니, 잠깐만 있어봐요?
요시노리 : 옆집 히메사마한테도 처음 보자마자 껄떡대서,
검은옷한테 내팽겨쳐졌지
오사무 : .........야스나가 군.
분타로 :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방금 말나온 여자들은 전부 나랑 동갑이나 연상이라고?
주인 언니한테 손을 대거나하진 않는다고. 리스토라도 아니고.
오사무 : 꽤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지만...믿어도 되겠죠?
분타로 : 그야, 앞으로 3년후에 잘 자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오사무 : 역시 난 남는 게.
미토코 : 아~, 그건 안돼.
나의, 3일후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불안을,
미토코짱은 단호하게 부정한다.
미토코 : 리스토라 씨, 집에 돌아가는 거 오랜만이지?
가끔하는 효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마치 하숙집 아줌마 같은 표현으로.
미토코 : 집에, 어머니 계시지?
잘 지내는 편이 좋다고.
...내가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오사무 : 미토코짱...
키헤 : .........
요시노리 : .........
분타로 : .........
그렇지만 그녀의 경우는 아마 조금 복잡해서,
하지만 생각하는 바가 더 깊어서.
그래서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우리들은 더이상 반론할 말이 없어져서.
오사무 : 응, 고마워, 미토코짱.
제대로 효도하고 오겠습니다.
설령 그것이, 거짓말로 인한 불안이라고 해도,
두말않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미토코 : 조심해서 가.
물 같은 거 조심해?
오사무 : 아뇨, 여기 물보다도 훨씬 안전하고 맛있으니까요.
미토코 : 태풍이 오고 있다는 것 같으니까.
조금이라도 날씨가 이상해지면 곧바로 산에서 내려와?
오사무 : 아뇨, 온타케산은 그냥 예를 들어서 한 말로,
산에 간다는 게 아니니까요...
미토코 : 맞다, 약 같은 거 챙겼어?
잠깐 기다려봐, 우리집 약상자에서 몇 개 가져올게.
(다다다...철컥)
오사무 : 기차로 4시간도 안 걸리니까요.
그렇게 크게 걱정 안해도 되니까요~~
(철컥...쾅)
카야 : ...저 두사람, 원래 저랬어?
요시노리 : ...왠지 시골에 계신 엄마 생각이 나
견딜 수가 없어졌어.
.........
......
...
(맴맴맴맴---)
오사무 : 무, 무겁다...
8월 13일 월요일, 오전 10시.
역으로 향하는 길에서.
양손에 든 가방의 엄청난 무게에.
나도 모르게 비명과 구슬땀이 나온다.
어젯밤 그후,
결국 미토코짱의 친절함을 하나도 거절 못하고...
가방안에는 상비약 세트와,
도시락, 선물, 거기다 [기후는 추울지도 모른다]라며,
이 한여름에 스웨터까지 주었다.
우리집은 평야 지대라서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해도
듣지도 않고 걱정만 했다.
오사무 : 아, 덥다...
뭐, 이도저도, 나와 부모와의 사이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심하게 챙겨주는 것이기에,
나로서는 낯간지러운 기분을 숨길 수 없어서.
하지만, 이마에서 흐르는 땀 역시 숨길 수 없어서.
??? : 하나 내가 들게.
오사무 : 아...
분명 그때 나는,
약간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을 거다.
.........
카야 : 대단하네 이거.
수트 케이스로 가져가는 편이 낫지 않아?
오사무 : 그런 사치품을 갖고 있을 리가 없지요.
역으로 향하는 길에서,
자유로워진 오른손의 옆에,
두손으로 가방을 무거운 듯 들고 있는 카야 씨가 나란히 걷는다.
그녀도 분명히, 집에 돌아간다고 했었는데,
자신의 짐은 세컨드백 하나 뿐.
카야 : 이게 1박2일 짐이라는데.
그녀(미토코), 신혼 여행 갈 때는 분명 난리날 거야.
진짜 트럭으로 옮겨야 할지도.
오사무 : 그런 얘기는 가정이라고 해도 너무 일러요.
카야 : ...집주인 씨는 오사무 군에 있어서 대체 뭘까?
엄마일까, 애인일까, 그도 아니면 딸일까.
오사무 : .........
실은 나도 별로 구별이 안 되기도 하는.
카야 : 뭐, 그건 그렇다치고...
그런 애매한 상태의 나에게, 카야씨는 변함없이,
평상시처럼 담담한 말투로.
카야 : 시골 간다는 거, 거짓말이지?
오사무 : 윽!?
그리고 평상시처럼, 나를 깜짝 놀래킨다.
카야 : 역시 그런가...
이럴 때 포커페이스를 짓지 못하는 남자는 편하네.
오사무 : ㅇ, 어, 어떻게 그걸...?
카야 : 딱 한벌뿐인 정장, 없어졌으니까.
오사무 : 아.
카야 : 아무리 짐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도,
가방안에 그런 부피 차지하는 걸 숨기고 있으니까 그렇지.
오사무 : 대단하십니다...
그런 이유로, 나의 [업무용 수트]는,
현재 카야씨의 손에 들려 있다.
카야 : 평소라면 집주인씨도 알아챘을 거라고?
하지만 이번엔, 오사무 군이 반칙기술을 쓴 것 같으니.
오사무 : 반칙이라뇨...저는 아무것도.
카야 : 집주인씨의 사정, 영감님 일파한테서 들었어.
오사무 : 에...
카야 :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말이지,
그 아이,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믿고 싶어지지 않을까?
오사무 : .........
그 말대로다...
카야 : 비겁하네 오사무 군.
이번만은 집주인씨가 동정이 가.
이번에 내가 한 거짓말은, 미토코짱에게 있어선,
설령 엉터리라는 걸 알아도 피할 수 없을
가드 불능 기술.
오사무 : 죄송합니다...
카야 : 나한테 사과해봤자 소용없어.
만약 내가 한 거짓말을 그녀가 알게 된다면...
오사무 : 어떡하면 될까요...?
따귀맞는 건 전혀 문제없지만,
울어버리면.........어떡하지.
카야 : 거짓말을 관철시키던가,
필사적으로 무릎꿇고 빌던지, 두개밖에 없지 않아?
오사무 : 돌아가면...사과할게요.
그녀가 용서해줄 때까지, 며칠이고.
아니, 지금까지의 실적을 생각하면,
하루로 용서받을 자신이 없다.
미토코짱, 꽤 뒤끝이...
아니아니, 내가 항상 못된짓을 했으니까!
카야 : 그래서, 나에 대한 해명은?
오사무 : 카야 씨한테도 정말로 죄송스럽게...
카야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야...
비밀이 들통난 이후에는, 진상 규명이 있어야지?
오사무 : 그건...
카야 : 지금의 오사무 군...닮았는 걸.
5월의, 그 무렵하고.
오사무 : 5월...
사장님한테서, 충격의 사실을 듣고,
그래도 계속해서 회사에 틀어박혔던 3일간.
미토코짱 볼 면목이 없어서,
(회사일을)내팽개치는 것 따윈 할 수 없어서,
여러 감정을 억눌러, 아무튼 고개를 숙였던 3일간.
오사무 : 생각이 너무 지나쳐요...
지난주말에 끝내야 할 일이 좀 남아있어서요.
카야 : 그럼 당당하게 일 때문에 외박한다고 말하면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