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무 : .........
카야 : 항, 으으, 음...
오사무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카야 : 으음...?
오사무 : 카, 카, 카, 칵...카야 씨!
카야 : 뭐야, 오사무 군이야...
오사무 : 뭐야가 아니라구요!
대체 이건...
카야 : 그렇게 큰 소리로 깨우지 않아도,
그냥 먼저 시작하면 금방 일어날 텐데.
오사무 : 무슨 소리예요!?
카야 : ...무슨 소리?
오사무 : 나한테 물으면...
(부스럭...)
카야 : 으음~
아직 제대로 잠이 안 깬 카야씨는,
맨션에 있던 때와 같은 [잠옷 차림]으로, 으음~하며 기지개를 켰다.
그 잠옷이란, 즉, 그걸로.
오사무 : 부탁이니까 밑에 뭐 좀 입으세요.
그래서 그런 꿈을 꿨구나...
카야 : 입고 있잖아. 자.
오사무 : 안 보여줘도 되니까요!
그리고 입으라고 한 건 팬티가 아니라 팬츠(바지)!
카야 : 미묘한 뉘앙스네.
평상시의 와이셔츠를 휙 들쳐,
그야말로 눈부신 팬티를 보여준 카야씨는,
역시 아직 잠이 덜깬채, 눈부신 듯 눈을 비비적 거린다.
카야 : 그래서, 무슨 일로?
이런 모습을 집주인씨가 보게 된다면 큰일나는 거 아냐?
오사무 군한테는.
오사무 : 당연 큰일나지요.
그렇지만 우선 근본적인 오해를 풀어야 겠어요.
여기, 제 방이에요.
카야 : .........
오사무 : .........
카야 : 뭐야, 몰래 숨어들어온 건 내쪽이었네.
오사무 : ...그런 의도였나요?
카야 : 화장실갔다가 돌아갔는데 말야.
아무래도 방을 잘못 찾아왔나봐.
오사무 :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해주세요...
카야 : 공동 화장실은 이럴 때 문제라니까.
아무래도 오사무 군 이외 사람한테 이 모습을 보이는 건 말이지.
오사무 : 그러니까 잘 때도 밑에를 꼭 입고 자면...
(똑똑)
분타로 : 이봐 리스토라, 왜 그래?
전화 번호부를 찢는 듯한 비명이 들렸는데?
요시노리 : 그거 대단하네. 소리가 아니라 행위가.
(쿵쿵)
미토코 : ㅇ, 왜 그래? 괜찮아!?
대답해, 대답해 리스토라 씨!
오사무 : 아...
카야 : 아~아
현재 새벽 2시.
미토코짱이 쑥쑥 자라려면, 일어나서는 안되는 시간.
미토코 : 어, 어떡하지, 영감님! 구급차!
키헤 : 그전에, 우선 소주인의 상태를 확인해야하지 않을까?
필요한게 의사인지 스님인지 퇴마사인지를 알려면.
미토코 : 불길한 소리 하지마!
ㅇ, 문연다? 연다 리스토라 씨!
카야 : .........
오사무 : .........
카야 : 난처하네...에헤헷
오사무 : 거기서 귀엽게 웃지 말아주세요...
전부 내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철컥)
.........
......
...
(짝! 짝! 짝!)
린코 : 안녕 토코~...엇, 어떻게 된거야 그 손에 붕대는?
미토코 : 너무 때려서 부었어.
린코 : 어젯밤은 재밌었지?
미토코 :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저기 린코, 가정 폭력이 왜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린코 : 노코멘트.
너희집은 너무 특수해서 제대로 된 의견을 낼 수 없으니까.
미토코 : 안 좋은데...오늘도 면접이란 걸 알면서.
떨어지면 내 탓이야.
린코 : 뭐, 토코 잘못이겠지.
미토코 : 뭐야 린코, 너 친구잖아?
왜 [넌 아무 잘못도 없어. 그건 내가 가장 잘 알아]
라고 말해주지 않는 거야?
린코 : 네 잘못이야.
그건 내가 가장 잘 알아.
미토코 : 으아아...
린코 : 뭐, 지금까지 12전 전패지?
연패 기록이 하나 정도 늘어도 괜찮잖아.
미토코 : 저기, 왜 네가 리스토라 ㅆ...우리 세입자 사정을
그렇게까지 잘 알고 있는 거야?
린코 : 그야 매일매일, 리스토라씨가 이랬다는 둥 저랬다는 둥,
각인될 정도로 계속 떠들어대는 집주인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겠어?
미토코 : 으아아아아...
린코 : 너 말야...봄이랑은 또 다른 의미로 사람이 변했어.
천방지축으로 아주 성질이 급해졌다고나 할까...
미토코 : 그, 그런가...
린코 : 뭐, 봄이랑 비교하면 훨씬 좋은 경향이지만.
어떤 의미론, [리스토라 씨]덕분일지도.
미토코 : 그, 그럴까?
린코 : ...힘내라 축구부.
너의 골은 아직 멀었다고.
아사미 : 안녕, 히노사카 양, 하세가와 양.
좀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미토코 : 아, 선생님.......?
린코 : 안녕하세요~.
근데 선생님이야말로 아침 교직원 회의 괜찮아요?
아사미 : 그거지 문제는...
저기, 너희들 달리기 안 할래?
린코 : 아뇨, 저희는 괜찮으니까요.
절체절명의 위기는 선생님 뿐이니까요.
아사미 : 뭐야 재미없게, 하세가와 양은 정말 시니컬하다니까.
너희들 둘은 태도가 너무 어른 같아서,
우리반에서 따 당한다고?
미토코 : .........
린코 : 우와, 담임이 그런 소릴 해요? 요즘 같은 시대에?
그 무슨 대담한 매스콤의 립서비스를.
우리가 나서면 선생님 집중 포화라고요?
아사미 : 아 진짜 달려야...
그럼 두 사람 다 차 조심해.
린코 : 조심해야하는 건 지금 뒤 보면서 달리는
선생님 같은데.
아사미 : 후훗, 그것도 그러네.
그럼, 먼저 갈게~
미토코 : ㅈ, 저기!
아사미 : 응? 왜 그래 히노사카 양?
미토코 : 그 구두...
아사미 : 아, 이거?
린코 : 아, 그러고 보니...
선생님, 키가 줄어들었네.
아사미 : 줄어들지 않았어.
단지, 발돋움하는 걸 그만둔 것 뿐.
미토코 : 하이힐...안 신었네.
아사미 : ...뭐 그렇지.
미토코 : 그거, 내가...
아사미 : 그래, 히노사카 양이 얘기해서.
미토코 : .........
아사미 : 히노사카 양한테, 아주 올바른 소리를 들었으니까.
미토코 : 에...?
아사미 : 확실히 말야...
교육자가 키 같은 거에 신경쓸 게 아니지?
미토코 : 아...
아사미 : 이건 체력이 중요한 일이니까, 안전과 풋워크가 제일.
그리고 이 평평한 신발 덕분에, 이렇게 지각 직전의
등교도 허락되니.
린코 : 그거 아무도 허락 안 했다구요, 선생님...
미토코 : .........
아사미 : 그런가?
뭐, 아무려면 어때. 그럼 진짜로 먼저 간다~
(다다다)
린코 : 차 조심해여~
미토코 : .........선생님!
아사미 : 엇?
히노사카 양? 이번엔 또 뭐?
미토코 : 역시...[미토코]로 해줘요!
아사미 : 아...
린코 : ...?
미토코 : 차 조심해요, 코우노 선생님!
아사미 : .........고마워, 미토코짱!
그럼 간다!
미토코 : .........
린코 : ...나도 린코라고 불러달라고 해야 하나?
미토코 : 그건 본인의 마음에 달린 거 아냐?
린코 : 너랑 선생의 관계도 잘 모르겠다...
.........
오사무 : 고생하시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그럼...
오사무 : 후우...
(주변에는 예전의 그 모금 운동을 하고 있음)
.........0승 13패.
작은, 정말로 작은 소프트 회사였지만.
아니, 작아서 그런지,
[지금은 개발밖에 모집하질 않아서]라고 쌀쌀맞게 말했다.
지난주 지원했을 때의 수화기 너머 반응은
[미경험자도 전혀 문제없으니까요!]
라고 친근하게 얘기하기에 이번에야말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전혀 OK]같은,
미묘하게 잘못된 일본어를 사용하는 상대는
신용해서는 안된다는 걸까?
...아니지.
문제는 아마, 이쪽에 있겠지.
때때로 목소리가 갈라지는 긴장했을 때의 버릇이 좋지 않았는지,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굽은 등이 나쁜 인상을 줬는지,
이력서의 [29세]라는 표기가 문제였던 건지...
오사무 : 아무튼 점심이나 먹자...
다음은 오후 1시부터 있는, 중견 규모의 상사.
난이도는 상당히 높겠지만 진짜 목표다.
기합을 넣고 허기를...
모금 소녀 : 부탁드립니다~!
맹도견 육성을 위한 모금 활동에 협력 부탁드립니다~!
오사무 : 아...으음...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모금 소녀 : 부탁드립니다~!
협력 부탁드립니다~!
오사무 : ...네네
나에게는, 아직 빛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
때문에 이 500엔 동전은 아깝지 않다.
...점심 식사는 이걸로 끝이지만.
모금 소녀 : 아, 감사합니다~!
오사무 : 힘내.
??? : 힘내.
(퍽!)
오사무 : 아.
??? : 아앗!
오사무 : 아~...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