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토코짱이 웃어주기에, 나도 웃는다.
오사무 : 아, 그래도 목욕탕은 증축하고 싶은데.
지금은 괜찮지만 겨울에 역앞의 목욕탕까지 가는 건 피곤해.
미토코 : 태어난 후로 줄곧 그 고행을 견뎌온
저에 대한 시비인가요?
오사무 : 아, 아뇨, 그건...죄송합니다.
미토코 : 므~...뭐, 됐어.
그럼, 기대할테니까.
...보호자로서.
오사무 : 어...미토코짱이야말로
꾹 참고 내 피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래.
미토코 : 아하하...힘내.
오사무 : 응, 응...
잘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안 운다고.
화이트 소스는 눈에 스며들지 않는다고.
미토코 : 벌써 다 먹었어?
오사무 : 응, 맛있었어.
정말로 맛있었어.
미토코 : 먹었지?
전부 먹은거지?
오사무 : 응...?
미토코짱은 내 그라탕 접시를 들더니,
집요할 정도로, 그 소스까지 퍼낸 밑바닥을 바라보고는...
미토코 :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하...
오사무 : 미토코, 짱?
미토코 :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됐다, 됐다, 됐다~~~!!!
오사무 : ㅁ, 뭐야? 뭐야?
갑자기 큰소리로 웃는다.
미토코 : 걸려 들었다, 걸려 들었어~!
아하하...자 보라고~, 리스토라~!
오사무 : ㅁ, 뭐야?
이 그라탕 대체 뭐였어?
미토코 : 그라탕이 아니라고~!
오사무 : 에? 거짓말!?
그치만, 가지에 치즈에 마카로니에 화이트 소스에...
미토코 : 그 화이트 소스가 정체 불명이라는~
오사무 : 마, 맛있었는데...에?
미토코 : 화이트 소스의 재료는?
오사무 : ㅇ, 으음, 우유랑, 버터랑, 밀가루랑...
미토코 : 쌀가루.
오사무 : ...쌀가루?
미토코 : 쌀로 만든 가루, 였습니다~!
오사무 : 윽!?
나도 모르게 조건 반사로 입을 가로 막는다.
미토코 : 그 외에도 말야, 밥을 으깨서 표면에 발라놓고,
구워서 눈치 못채게 했다든가,
여러 가지 작업을 했다고?
지금까지 내 목을 통과한적 없는...
통과한 순간 도로 나왔던 불순물.
미토코 : 정답은, 그라탕이 아니라, 도리아...라고 할 수 있으려나.
미토코짱의 기쁜 듯한 음성이, 뇌안에서 빙딩 돈다.
그리고 내 위속에서 새로운 충동이...
미토코 : 미토코의 특제 도리아...이름하여 [미토콘드리아]!
...흐, 좀 센스가 떨어지는 듯.
......?
충격, 이.
오사무 : .........
미토코 : ...어라?
왜 그래? 리스토라 씨?
오사무 : .........윽
미토코 : 호, 혹시...
정체를 알고 나니 속이 안 좋아졌어?
오사무 : ...으...으, 으으...
미토코 : ㅇ, 안좋아, 실패...
소화할때까지 얘기하는 게 아니었어.
너무 기쁜 탓에 나도 모르게...
오사무 : ...으, 으으...으으으...
미토코 : 으, 세면기 세면기!
아, 싱크대로 가자. 미안, 미안해 리스토라 ㅆ...?
오사무 : 으, 으으..으아...흐흐흑...
미토코 : 리스토라...씨?
오사무 : 으아아아아앙...흐흐흐,ㄱ 흐아아아앙...
미토코 : 그, 그렇게...울 정도로 속 안좋아?
정말 미안해, 미안, 그냥 나는...
오사무 :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미토코짱...
미토코 : 에...?
오사무 : 먹었어...맛있었어.
속 하나도 안 좋지 않아...그럴 리가 없어.
미토코 : 정말로...괜찮아?
오사무 : 당연하지...엄청나게 맛있었어.
미토코 : 으...
정말로, 맛있었다...
기분나쁜 냄새도, 맛도, 구역질도 나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품어 왔던 악몽을,
보기좋게 깨트린 [쌀요리]였다.
오사무 : 흐흑...흐흐흑..., 미, 미아, 미안...
이렇게 추한 모습...흐흑, 으으...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게 됐다.
왜냐하면 이건, 미토코짱이 열심히,
맛있게, 맛있게, 만들어준 밥이기에...
나를 위해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도 거절하고,
이런, 나 이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정성이 담긴 요리를,
몇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줬다는 걸, 알기에.
미토코 : .........읏
아하하...진짜 추하네.
오사무 : 미안, 미안, 미안해...
으, 으아, 흐아아아앙.
한번 터진 눈물샘은, 멈출 기색이 안 보인다.
어른이 울지 않는 건,
털고 일어서는 게 빨라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눈물을 보일 수 없기에.
한번 울기 시작하면, 어린애랑 다를 게 없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 기쁜 일은 없기 때문에.
오사무 : 흐...흐흑...마워...정말로.
열심히...할테니까, 으, 응, 힘낼게.
미토코 : 힘내서, 재취업해서...
나 돌보지 않으면 용서 안할테니까 말야?
오사무 : .........맡겨둬!
.........
아사미 : 에...?
미토코 : 그러니까요, 이제 잠든 거 같아요.
요 3일동안, 전혀 잠 안잔 것 같으니.
아사미 : 그, 그래...?
미토코 : 그래요.
그런데 선생님, 어떻게...음, 요시무라씨가 돌아왔다는 걸?
아사미 : ㅇ, 아아, 하세가와 양이.
미토코 : (작은 소리로)...린코 녀석, 쓸데없는 짓을.
아사미 : 에?
미토코 : 아무것도 아니에요.
용건은 그것 뿐인가요?
아사미 : 아, 맞다...
오늘, 생일...
미토코 : 감사합니다.
[제] 생일, 알고 계셨군요.
아사미 : 에? 미토코짱의...?
미토코 : 어라?
설마 제자의 생일을 모른다는 말씀은 아니겠죠?
아사미 : ㅇ, 응, 물론이야.
축하해, 미토코짱. 이걸로 다른애들보다 언니네.
미토코 :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진짜 용건 없는거죠.
아사미 : 에? 아, 자, 잠깐...
미토코 : 저, 내일도 신문 배달 해야되요.
빨리 자야...
아사미 : 아...미안해.
그럼, 잘자렴.
미토코 :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봬요.
(철컥)
아사미 : 읏!?
아사미 : 아~...일시적인 평화였군...
히메오 : 응, 그래.......응,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
하지만 잊지마. 난 언제나 토코짱 편이니까 말야?
히메오 : 응, 그럼...잘 자.
히메오 : .........윽!
사사키 : 아, 아가씨...?
히메오 : 왜 이렇게 되는 거야?
이런 굴육 처음이야.
사사키 : ㄴ, 네...
히메오 : 이 꼬맹이...
잘도, 잘도 나를 바보로 만드네...?
사사키 : .........
히메오 : ㅇ, 왜...
히메오 : 왜 토코짱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거야~~~~!!!
사사키 : ...이제 암암리에 움직이는 건 그만두시지요.
단지 히노사카 양이 걱정되실 뿐이라면,
그냥 자연스럽게 지원하면 되지 않습니까.
히메오 : 그치만, 그치만그치만...난 사와시마 사람이라고?
악덕 부동산왕, 사와시마 준페이의 딸이라고?
사사키 : 그건 그렇습니다만...
히메오 : 그런데, 순수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아버지의 라이벌 기업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사사키 :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아가씨가 볼런티어 단체라도 설립한다면,
사와시마의 이미지 상승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히메오 : 아냐, 안돼.
아버지는 라이벌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 들어,
혼자서 지금의 위치를 이룩한 거라고?
사사키 : 그건 알고 있지만요.
히메오 : 내가 그러한 틈을 보이면,
아버지와 같은 수법으로 철저하게 당할 거야.
피도 눈물도 없는 남자의 딸에겐, 피나 눈물이 있어선 안돼.
사사키 : 주인님도 살아 남으시기 위해 필사적이셨다구요.
결국, 승리했기 때문에 악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에 지나지 않아요.
히메오 : 아무튼!
토코짱의 수호는 계속해서 극비로 해.
아, 그리고, [니라이짱을 구하는 모임]한테의 자금 제공은 순조로워?
사사키 : (작은 소리로)...너무 순조로워서 아가씨의 기부만으로도 목표 달성했습니다.
.........
......
...
그리고...
미토코 : .........
오사무 : 아, 아하, 아하하...
분타로 : 난 3호실에 있는 야스나가 분타로!
극단 프리에라 단장 겸 각본가 겸 주연!
아, 이거 이번 공연 티켓...
요시노리 : ㄴ, 나는 2호실의 쿠마자키 요시노리. 통칭 쿠마.
메카...아니, PC의 천재야.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불러줘!
키헤 : 어이어이, 쿠마씨도 핫짱도 진정하라고.
헤에, 당신이 소주인의...
카야 : 아하, 소주인이라고.
맞아요, 소주인한테 팔려왔습니다~♪
오사무 : 카, 카, 카...카야 씨!!!
미토코 : .........(부들부들부들)
6월로 접어든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시간은...
문앞에, 한대의 이삿짐 트럭이 멈춰서면서부터
급격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사무 : ㄷ, 대체 이 짐은?
어떻게 된 거예요 이건?
카야 : 아니 그게...나와버렸어, 맨션.
오사무 : 어째서요!?
카야 : 그건 오사무 군이 가장 잘 알면서~
오사무 : 아, 알 턱이 없잖아요!?
카야 : 1. 회사에서 짤려 집세를 못 내게 됐다.
2. 얼마전 현관에서의 소동으로 계속 있기 불편해졌다.
3. .........오사무 군을, 잊을 수 없었다.
오사무 : .........1?
카야 : 안됐네, 전부.
오사무 : ~~~윽!?
카야 : ...그런 이유로, 잠시 받아줄 수 없을까?
최소한 3일은 있을 권리 있잖아?
오사무 : 아뇨, 잠깐...꼼짝말고 있어보세요...
미토코 : 리스토라 씨...나좀 봐...
오사무 : 히익!?
카야 : 아~, 딱히 오사무 군의 방이 아니라도 괜찮은데.
...누구 잠시 저 좀 재워주실 수 없으신가요?
분타로 : 나! 내 방 최고!
리스토라 방 바로 옆이니까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어.
요시노리 : 아, 이 치사한~!
선수치기 없어!
카야 : 일단, 짐을 안에다 들여놓고 싶은데...
요시노리 : 제가 옮길게요 전부!
분타로 : 아~ 쿠마짱 치사~!
은근슬쩍 자기 방으로 가져가려고 그러지~!?
요시노리 : 파워 승부라면 안져.
이걸 위해서 일도 안하고 단련해 왔으니까.
분타로 : 그럴거면 일하면서 단련하라고 이 근육 니트(NEET)!
카야 : 아, 맞다, 나중에 여러분한테 인사용 소바 만들어줄게요.
아니면 무슨 리퀘스트 있나요? 웬만한 건 만들 수 있는데?
요시노리&분타로 : 그거 좋지~~!
키헤 : 자 그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회에서 보는 걸로.
(짝!)
미토코 : 하아, 하아, 후우...
미토코 : 아저씨~, 석간이요.
아저씨 : 여, 미토코짱 항상 고마워.
마침 보리차 좀 있는데. 어때 한잔?
미토코 : 아~, 고마워요.
사양않고 마실게요~
아저씨 : 야~, 그건 그렇고 장마가 끝나니 더워졌네.
이제부터 힘들겠네. 이 동네는 언덕이 많으니.
미토코 : 응...하지만, 겨울 아침보다는 백배는 나아요.
(겨울은)이불을 나오면서부터 전쟁인 걸.
아저씨 : 앗하하, 그러네.
아, 근데 올해 겨울이면 수험이네.
슬슬 아르바이트 그만둬야 할 때 아니냐?
미토코 : 조금만 더 하려구요.
여름 방학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길테니.
아저씨 : 하지만, 요 여름이 승부처잖아?
학원 같은 건 어떡하고?
미토코 : 아~, 무리무리.
[보호자]한테 그렇게 부담을 줄 순 없지~
아저씨 : 그렇다고 해도 말야, 딸의 일인데.
어느 정도의 무리는 들어주지 않을까?
엄마한테 얘기는 해봤어?
미토코 : 아, 으음..
아저씨 : ? 그러고 보니 최근, 미토코짱네 어머니...
미토코 : 잘 마셨어요!
그럼 아직 배달할 게 남아서!
아저씨 : ㅇ, 어...수고해~
.........
미토코 : 후우, 위험해위험해...
자 그럼, 앞으로 15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