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87)

미토코 : .........

히메오 : 게다가, 나한테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토코짱을 위한다는, 그치?

미토코 : 그런...으음...

히메오 : 그렇게 싫어?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미토코 : 그, 그렇지 않아!

         너무 기쁘고, 고마워.

         하지만, 하지만 말야...

히메오 : 아니면...

         엄마 이외에,

         여기에 있어야 되는 이유, 있어?

미토코 : 에...

히메오 : 예를 들면, 편식을 고쳐줘야 한다든지,

         일을 찾을 때까지 돌봐줘야 한다든지.

미토코 : 그, 그렇지...그렇지...

히메오 : ...지금, 누구랑 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지.

미토코 : 읏...

히메오 : ...역시, 꼭 여기에 있고 싶어?

         그럼 이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할게.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돼.

미토코 : 그런게, 있을 리가, 없어...없어, 전혀.

히메오 : 그럼 결정됐네.

         수속은 전부 내가 해둘게. 

         토코짱은 그냥 몸만 오면 돼.

미토코 : 그렇게 갑자기...

히메오 : 그러네, 친구랑 작별 인사도 해야되니.

         1주일, 천천히 준비해도 되니까.

미토코 : .........

히메오 : 같이, 엄마를 찾자?

         ...그게 너를 위한 거니까.

.........

분타로 : ...전학, 이라고?

요시노리 : 응, 여길 정리하고 나고야로 갈 생각인가봐.

           ...두려워했던 일이 현실이 되기 시작하나.

키헤 : 난 당연한 듯이 훔쳐 들은 쿠마씨가 더 무섭다고.

요시노리 : 리스토라 부인이 왔을 땐 좋다고 들었으면서.

키헤 : 그때 대국은 아주 치열했지.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풋장기.

분타로 : 자, 잠깐, 그런 것보다 위험하다고!

         주인 언니, 우리들은 안중에 없는 것 같아.

요시노리 : ...뭐,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해보면 말이지.

분타로 : 어떡할거야?

         이전 반대를 주장하며 방에 틀어박힐래?

요시노리 : 그것도 좀 말이지...

           애당초 평소하는 짓이랑 전혀 다를 게 없어.

키헤 : 더이상 어린 주인을 괴롭히지 말라고.

       저 아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없이 보내주는 게 남자야.

분타로 : 그런 소릴 하다니, 상대는 그 구미호라고?

         무슨 비열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요시노리 : 젠장~, 이럴 때 리스토라가 있다면...

           어디서 어슬렁대는 거야 그 녀석은!

분타로 : 그 모습을 본 모든 여자의 모성 본능을 최대한까지 끌어올리는,

         강렬한 삼류 인간 오라를 발동하는 그 리스토라만 있다면...

키헤 : ...다들 알고 있구만.

       소주인이 인기있는 이유를.

.........

(딩-동-댕-동)

츠요시 : 뭐라고!?

마츠루 : 끼야?

린코 : 목소리가 너무 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그냥, 혹시나하는 얘기.

마츠루 : 토코짱이, 전학...?

츠요시 : 그것도 지방으로!?

린코 : 아~, 그 말투, 현지인들은 기분 나빠할 테니 조심해.

마츠루 : 그, 그런...너무 갑자기야.

         왜 그런 결정되지도 않은 얘길 갑자기 해.

린코 : 우리가 [일을 숨기려 하지마]라고 했기 때문이겠지?

       토코가 빨리 얘기해준 건 좋게 평가하고 있어.

츠요시 : 그렇군...

         나와 히노사카의 거리는,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가까워지고 있구나.

린코 : 전학가지만 말이지.

츠요시 : 아직 결정되지 않았어!

마츠루 : 히읏

린코 : 그러니까 성질내지 말라고, 이 지방 세포.

츠요시 : 아니 그거 틀렸잖아, 단세포라고 해야지.

         그것보다 그런 메타볼릭한 소리 갖다 붙이지마.

마츠루 : 하지만, 하지만 말야, 그래도 그런 거 말도 안돼.

         적어도 앞으로 1년, 졸업까지 기다릴 수는 없나?

린코 : 혼자서? 아파트를 꾸려 가면서?

마츠루 : 으...

츠요시 : .........

린코 : 아니면 우리들이 토코를 도와줄거야?

       누가 아빠나 엄마 역할을 해줄래?

       누가 일해서 토코를 돌봐줄래?

마츠루 : 리, 린코짱...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얘기하지 않아도.

린코 : 감정과는 다른 이성이라는 부분에서, 안심하는 내 자신이 있다고.

       너는 토코의 지금 상황이 행복하다고 생각해?

마츠루 : 그건...

츠요시 : .........

린코 : 그쪽으로 가면, 보호자가 되어 줄 사람이 있어.

       돈 걱정할 일도 없어. 대학 진학도 문제없을 거야.

마츠루 : 그, 그치만, 그 사람이

         사실은 아주 나쁜 사람이라면?

린코 : 그러면 그때 돌아오면 돼.

       우리들은 언제든, 돌아올 토코를 환영할 거잖아?

마츠루 : 그, 그런 건 당연...하지만, 하지만...

츠요시 : 좋아 결심했어.

         나, 히노사카한테 고백할래.

마츠루 : 에, 에엣!?

린코 : ...안 할 작정이었냐? 고백.

       덤으로, 안 당할 작정이었냐? 박살.

츠요시 : 안됐지만 말야...

         나는 그냥 추억으로 깨끗이 물러날 생각은 없으니까 말야.

린코 : 애당초, 지금 상태로 뭐 추억할 거가 있냐?

츠요시 : 히노사카한테, 내 진심을 털어놓을 거야.

         그 녀석이 내 곁을 떠나지 못할 정도로,

         나를 좋아하게 만들겠어.

마츠루 : 츠, 츠요시 군!?

린코 : 내 얘기 들었냐?

       토코의 행복은 말야.

츠요시 : 지금은 힘들지도 몰라...

         하지만 언젠가, 나와 함께 있길 잘 했다고, 행복하다고...

         반드시 그렇게 말하게 만들겠어!

린코 : ...이 단세포 자식.

츠요시 : 그래, 그거!

         앞으로도 혼동하지 말라고?

마츠루 : 납득하고 있구나 단세포라는 건...

츠요시 : 그래서 말인데...내일 [자칭] 공부회,

         너희들은 좀 빠져줄래?

         나, 히노사카랑 단 둘이 얘기하고 싶어.

마츠루 :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린코 : ...너 말야, 

       우리들이 며칠전부터 준비했는지 알고 있지?

츠요시 : 알고 있어, 정말로 미안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내일을 놓치면 더이상 찬스는 없을지도 몰라!

마츠루 : 츠요시 군...

린코 : 으음~

츠요시 : 정말 미안해! 오제키 츠요시 평생의 소원!

         나중에 아무거나 하나만이라면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마츠루 : 그, 그럼, 토코짱이랑 헤어지라는 건...?

린코 : 넌 그렇게 그 시커먼 마음을 그냥 입밖으로 내는 게 낫다.

       행동으로 옮기면 여러 가지로 문제되니까.

키헤 : 오, 어린 주인, 지금 집에 가는 거야?

미토코 : 영감님...

키헤 : 왜 그래, 왜 그래, 어두운 표정을 하고.

       그러고 있으면 그 예쁜 얼굴이 아깝다고.

미토코 : 별로 어두운 표정따위...하지 않았어.

키헤 : ...그래?

미토코 : 그래!

키헤 : 흐음, 뭐, 알았어.

       오~ 맞다맞다, 까먹을 뻔했다.

미토코 : 뭘?

키헤 : 저기 어린 주인, 오늘밤, 쿠마 씨랑 핫짱이랑 

       작은 주연을 열려고 하는데 말야.

       어때, 어린 주인도 오랜만에?

미토코 : ...모두들 매일같이 흥청대는 것 같던데?

키헤 : 그건 그거, 오늘은 살짝 취향을 바꿔서...

미토코 : 그리고 미안.

         오늘은 공부 때문에 린코랑 친구들이 와서.

키헤 : (작은 소리로)...그렇구만.

        친구들이 잘 신경쓰고 있구만.

        그럼 주제넘게 나설 필요도 없나.

미토코 : 뭐라고 했어?

키헤 : 아니, 아무것도!

       아~ 맞다, 갑자기 말을 바꿔서 미안한데.

미토코 : 이번엔 뭐?

키헤 : 복도의 짐...

       그거 언제 방으로 돌려놓을 거지?

미토코 : .........

키헤 : 진심이 아니지?

       소주인을 쫓아낸다는 거 말야.

미토코 : 진심이야.

키헤 : 으음~

미토코 :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풍기를 어지럽히는 사람은,

         지금까지도 몇 명이나 내보냈는 걸.

         별로 특별할 거, 아무것도 없어.

키헤 : 지금까지의 사람들은 안주인이랑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걸로...

미토코 : 그 녀석도 역시, 마마랑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 걸.

         그런데도, 또 다른 여자랑 동거하고 있는 걸.

         더 심하잖아.

키헤 : 정말로 동거하는 건가?

       본인은 여기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거 아닐까?

미토코 : 그럼 돌아와서 본인의 입으로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난 허락할 생각 없지만.

키헤 : ...그러니까 용서해 주라고.

미토코 : 그 이후로도, 쭉 그 여자 집에 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잖아. 쭈욱 함께...

         24시간내내 함께 있어서...아아 뭐하는 거야 그 자식!

키헤 : ...핫짱 얘기를 하는 건

       삼가는 게 좋아, 어린 주인.

미토코 : 아무튼, 리스토라씨는 자신의 의지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거야.

         용서하고 말 것도 없어...용서 안하지만.

키헤 : ...소주인이 돌아오지 않는 건,

       어린 주인한테 면목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닌가?

미토코 : 그럼 순서가 반대.

키헤 : 아니 반대가 아냐.

       어린 주인을 볼 면목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 아가씨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말야.

미토코 : 어째서야? 나 전혀 화나지 않았다고?

         ...하긴 얼마 전까지 선생님 일로 좀 한심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하지만 그건 전화로 용서해줬는 걸.

키헤 : 모처럼 재취업했던 회사가 말야, 곧바로 망해버려서...

       그 때문에 어린 주인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말야.

미토코 : .........

키헤 : 그래서 얼굴을 보일 수 없어져서...그 이후로는 그냥 질질.

       소주인 특기인 추락 스파이럴이라는 게.

미토코 : ...바보 같아.

키헤 : 그래?

미토코 : 나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 걸.

         리스토라씨가 리스토라된 것도 [아 그래]정도 였는 걸.

키헤 : ...그랬었나?

미토코 : 그랬어!

         지켜주는 것 따위,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

키헤 : 그래도, 소주인 입장에서는, 기대해주길 바랬을 거야.

미토코 : 에...

키헤 : 그래서 지금은, 어린 주인이 슬퍼해주길 바랄 거야.

       하지만 어린 주인이 슬퍼하면 이번엔 또 미안해져서 돌아가질 못하지.

       ...어렵네.

미토코 : ..정말로, 바보 같아.

키헤 : 그만큼 소주인에 있어선, 어린 주인의 보호자가 되는 일이,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이었다는 거야.

미토코 : .........

키헤 : 그러니까 용서해 주라고.

       그 나이의 남자라는 건 말야, 겉멋이 들고 자만심이 세서,

       정말 귀여운 생물 아닌가.

미토코 : 용서하고 자시고...이제 만날 일도 없는 걸.

.........

오사무 : 아, 안녕...

미토코 : .........

키헤 : .........

오랜만에 얼굴을 본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사람들은,

완전히 예상했던대로의 반응으로 날 맞아 주었다.

오사무 : 저기, 그, 뭐라고 할까...

         그동안 소란피워 죄송했습니다.

미토코 : .........

키헤 : 소주인...

오사무 : 요시무라 오사무, 부끄럽지만 돌아왔...엇, 미토코짱!?

(드르륵, 쾅!)

오사무 : 아...

귀환의 인사도 받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버리리라고는,

우리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집주인은 변함없이 바쁜 듯 보여...

오사무 : 하아...

...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 편할까.

키헤 : 뭐하고 있었어, 소주인. 그 이후로 3일이나 지났잖아.

오사무 : 안녕하세요 영감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키헤 : 그럴 때까 아냐.

       소주인의 짐, 전부 방에서 내놨다고.

       어떡할 생각이야?

오사무 : 그런, 가요.

         그거 난처하군요.

키헤 : 금방 돌아와서 사과해야 했어.

       어린 주인이 화내는 것도 무리는 아냐.

오사무 :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할 일이 있어서.

키헤 : 회사에서 짤렸는데도 말인가?

오사무 : 아르바이트 했어요...조금 전까지.

         일일 현장일을 전전하기를 삼일밤낮.

키헤 : ...어째서?

오사무 : 뭐, 여러 가지 필요한 게...

키헤 : 그러고 보니...조금 근육이 붙은 거 같네?

오사무 : 예...허리가 아파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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