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87)

오사무 : 으...

분타로 : 회사를 구했다든가, 그런 자기 만족은 완전 착각.

         다이X키 군이 맛있게 먹으면서 기뻐할 거라고.

         인생은 분노와 불만과 성욕의 폭발에 의해 빛나는 거라고.

         (시몬 마사토의 "헤엄쳐! 타이야키군"이라는 노래의 패러디라는군요.

          이 노래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요랍니다)

오사무 : 나,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많으면,

         나한테도 행복이 조금은 돌아온다든가, 그렇게 생각 안해?

분타로 : 하긴 뭐 당신이 구해준 대단하신 양반은,

         지금쯤 웃어 죽겠지만 말야.

오사무 : 나는, 그때 보았던 부장님의 눈물을 믿어.

분타로 : 그럼 집주인의 새로운 가출도 축하해주라고.

         도망친 두 사람이 웃으면, 리스토라한테도 조금은

         행복이 돌아오지 않겠어?

오사무 : 읏...그, 그거랑 이거랑은!

분타로 : ...딱. 이쟈.

         멘혼잇츠...오, 올려올려.

         읏차, 뛴다~

         (마작 얘기;;)

오사무 : ......에?

.........

오사무 : 좋아했어요...진심이었어요.

근육질남 : 뭐, 모르는 것도 아니지.

           그 사람은 태도 하나하나가 사람을 기대하게 만드니까.

분타로 : 옛날에 여기 세입자 중에서도 그렇게 달아오르는 사람이 꽤 있었지,

         그때마다...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오사무 : 그랬...었나요?

그녀와 나와 이외의 관계를 모르는 나에게는,

그에 의해 밝혀지는 사실이 일일이 충격적이었다.

키헤 : 뭐,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의 안주인이라고 하면,

       이 주변에선 [군계일학]의 대명사 같은 거였으니까 말이지.

       나도 여러 가지로 중재하느라 고생 좀 했지.

근육질남 : 영감은 항상 소란피우기만 하고

           아무 도움도 안됐지만 말야.

분타로 : 마자마자, 대부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결국에는 주인 언니가 고개 숙이며 상대방을 내보냈지,

         심지어 이사비용까지 건내줬다고?

오사무 : .........

그때부터 [평범한 애들은 겪을 수 없는 고생]을

떠맡은 건가, 저 아이는...

키헤 : 그래도 안주인과 어린 주인은 사이좋은 모녀라서 말이야.

       정말로 참 좋은 따님이라고, (훌쩍)이런 젠장.

오사무 : 그건 그렇고...

         부탁이니까 호칭을 좀 통일해주세요.

집주인에 안주인에 어린 주인에 주인 언니에

영감님에 핫짱에 소주인에...?

오사무 : 그런가...당신은 [쿠마 씨]죠!?

요시노리 : 뭐야 뜬금없이.

키헤 : 오, 소주인치곤 제법인데.

내 맞은편에서 아까부터 일본주와 스퀏을 계속하는 남성은,

3호실 사람으로, 이름은 쿠마자키 요시노리 씨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군...영감님이 이 [단층 연립]에 살고 싶어하는 이유군.

분타로 : 쿠마짱은 말야, 몇년 전까지는 일년에 천만 이상을 버는 SE였는데 말야,

         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히키코모리인 네타 장인이야.

         (히키코모리는 집에만 틀어박혀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오사무 : 으음...스시(초밥) 가게?

요시노리 : ...아니, 모르면 됐어.

           뭐, 무리하게 알아낼만한 내용도 아니니까.

그러면서 스퀏을 계속하는 쿠마 씨.

아무리 생각해도 히키코모리로는 보이지 않는 저 몸은,

나보다 키는 작아도 압도적인 위압감을 갖고 있다.

아니 근데, 애당초 술 마시면서 저렇게 운동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요시노리 : ...자, 그런 이유로, 론.

           리치 삼암각 토이토이도라 1, 2, 3...아~아~, 더 할 수 있었는데.

           뭐, 두 배지만 말야, 오야의.

           (마작 용어;;)

오사무 : .........에?

.........

(똑똑)

미토코 : 야스나가 군, 들어가도 돼?

오사무 : 아...

분타로 : 아, 주인 언니 어서 들어와~

(철컥)

미토코 : 실례합니......아

오사무 : 아, 안녕...

미토코 : .........

오사무 : .........실례,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두 번째 실수는 최악의 인상을 남겼던 것 같다.

분타로 : 어서옵셔~.

         그럼 이 한쨩(半莊) 끝나면 2위가 주인 언니랑 교대하기야.

미토코 : ...뭐하는 거야, 이거?

키헤 : 아니, 오랜만의 손님이니까요.

       친목을 도모하는 의미로 자리에 둘러 앉아...

미토코 : 둘러 앉은 게 아니잖아...

         어째서 닌○도 ○S로 하는 거야?

분타로 : 아니 이게 말야, 우습게 볼 게 아니라고.

         소프트를 하나만 사면 넷이서 통신 대전 가능!

키헤 : 나 같은 늙은이한텐 말이지,

       어떤 형태로든 할 수만 있다면 감사한 거지요.

요시노리 : 맞어, 몸을 단련하면서 한다.

           그야말로 건강 지향 시대의 마작이야.

미토코 : 다른 사람이 볼 땐 아주 이상해 보이는데...

나도 그 소리가 하고 싶었다.

분타로 : 그럼 마○오 ○트 대회 할래?

         그거라면 다같이 즐길 수 있잖아.

미토코 : 하아...됐어.

         모두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온 거니까.

그녀...히노사카 미토코는, 처음에는 나를 노려보다가,

이후로는 철저하게 무시할 생각인 것 같다.

뭐, 어떻게 생각해도 잘못은 이쪽한테 있는 거지만.

요시노리 : 할 얘기란?

미토코 : 우에사카 씨 이번달치, 야스나가 군 3개월치, 쿠마자키 씨 반년치.

         ...자, 무슨 소릴까?

키헤 : .........

분타로 : .........

요시노리 : .........

미토코 : 미안하지만, 이쪽도 느긋하게 있을 수만은 없게 됐어.

         여러 가지로 비용이 필요해서.

오사무 : .........

그 한 마디로, 나조차 무슨 뜻인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연령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지만,

주인과 세입자의 관계니까.

...근데 꼼짝도 못 하는군.

미토코 : 우에사카 씨...

         영감님은 항상 날짜에 맞추니까 신뢰하지만.

키헤 : 아, 아아, 어린 주인, 걱정하지 마시게.

       내일에는 탈탈 털어서 낼테니.

       (탈탈 털다의 원문은 "귀라도 후벼파서"입니다)

미토코 : 야스나가 군...

         지난번처럼, 자기가 다니는 악단 티켓으로 때우려는 건 안 받을 테니 말야?

분타로 : 아, 아아! 내일 탈탈 털어서 낸다구요.

         왜 이러실까 좀 믿으라고 주인 언니~

미토코 : 그럼...쿠마자키 씨?

요시노리 : 내일! 저도 내일 어떻게든 할 테니까요!

           하느님 부처님 집주인님!

           (일본에서는 유명한 패러디죠, 하느님, 부처님, 이나오님!)

미토코 : ...정말 믿어도 돼? 모두들.

키헤&요시노리&분타로 : 문제없어!

미토코 : 왠지 김이 샜네.

         절대 안낼 줄 알았는데.

아니 근데, 잘도 반년치 집세를 안내는 사람을 내버려 두는군.

이것도 호노카씨의 인덕...아니,

[그런 면]인 걸까.

키헤 : 왜 이러시나, 좀 더 세입자를 믿어주시지요~

분타로 : 그래그래, 힘들 땐 서로 도와야지.

요시노리 : 알고 있다고.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를.

미토코 : ...응, 알았어.

         모두들, 고마워.

그리고, 그런 초(超) 연체 세입자들이, 그냥 입으로만 낸다고 한 약속 만으로,

이렇게 웃으며 고마워하는 이 아이는 역시,

그 사람의 딸이다 하는 것도 느꼈다.

미토코 : 그럼, 실례했습니다. 계속들 하세요.

(철컥)

오사무 : .........

그렇지만 결국,

세입자들에게 보인 미소의 백분의 일도,

나에게 보여주는 일은...

미토코 : 아, 그리고...리스토라 씨.

오사무 : 언제부터 문 앞에 있었던 겁니까!?

미토코 : 4호실에 이불 펴 놨으니까...

         끝나면 거기서 자도록.

오사무 : 에?

미토코 : 빨리 나가줬으면 하지만...

오사무 : 아...

또 기습을...

단순히 이번엔 뺨의 고통이 아니라,

가슴이 찌릿한 후에, 서서히 스며드는 타입의 공격으로...

분타로 : 헤헤, 내가 그랬잖아?

         주인 언니, 실은 엄청 착한 아이라고.

오사무 : 언제 그런 소릴 했어요...

그렇다, 사전 정보 같은 게 없었기에,

또...감사하는 걸 잊었다.

정말로 틀려먹은 어른의 표본이다, 나는.

키헤 : 자, 그럼 라스트 스퍼트 갈까요!

영감님이, 약간 숙연해진 공기를 털어내듯,

더욱 활기찬 소리를 지른다.

분타로 : 좋았으~ 역전 간다~!

야스나가 군이 뒤이어 기세를 높인다.

요시노리 : 그래그래, 기합이야 기합!

           뭐니해도 초(超) 고액 레이트 진검 승부니까!

그리고 쿠마자기씨가......앵?

오사무 : 저, 저기, 방금...

         레이트가 어쩌고 하셨나요?

키헤 : 아, 히노사카 룰을 아직 설명 안했나?

       1만점 당 집세 1개월 분이라는...

오사무 : 방금 정한거죠 그거!?

분타로 : 이거 왜 이래 리스토라짱~

         처음 간 가게에 들어설 땐 룰을 제대로 확인해야지~

요시노리 : 우린 뭐 별로 억지로 참가시킨 것도 아니니, 그치?

오사무 : 다, 당신들은...

틀렸다...

채무 초과자들의 결속 모티베이션은 사채 이율보다도 높다...

오사무 : ㄴ, 나는 그런 돈 없다구요!

         애당초 리스토라다 무직이다라고 잔뜩 떠들어놓고!

하지만 뭐라고 해도,

이미 시작된 일로...

그리고, 룰을 아는 정도의 마작이라는 게임과,

예술적이기까지 한 나의 운없음의 조합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역전이라는 건 그야말로 절망적으로.

분타로 : 그럼 안 돼지 숨기면~

오사무 : ㅁ...뭐, 가?

요시노리 : 아까 말했지?

           바지 왼쪽 주머니 안에 들은거.

오사무 : 앗!

         ...하, 하지만 이건.

키헤 : 이미 최초 목적은 사라져 버렸잖아?

       이제는 확 써버리는 게 진정한 도쿄인이라고.

       (도시인의 원문은 "에돗코"입니다)

오사무 : 난 기후(지역명) 출신이에요...

분타로 : 기후! 거 좋네!

         미노의 자식일세~히다의 자식일세~

         날이 새고 나니 빈털터리~♪

         (일본의 기후라는 현이 있는데, 미노, 히다라는 건 옛날에 그 지역에 있었던 나라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도죳코후낫코"라는 노래의 패러디인듯)

요시노리 :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리스토라.

           미토코짱과, 우리들...

           그리고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를 위해서야.

오사무 : 제발 그만하세요...

눈치채고 있으리라고는...

역시 운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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