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화
【 외전 - 결승전 】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이 오늘 일본 오사카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월드컵 4강전에서 브라질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모든 방송사의 뉴스 첫 번째 보도는 한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이었다.
“…….”
감독실에서 대칸은 TV를 보면서 스스로 감탄하고 있었다.
“거…참… 한국이 결승전에 올라갔다고?”
오늘 경기를 지휘했던 감독인 대칸도 믿기 힘들 정도로 한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은 기적이었다.
브라질과의 4강전 경기는 말도 안 되는 행운이 따라준 경기였다. 먼저 브라질은 한국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뭐야? 한국 선발 선수들을 보니, 후보 선수가 많네.”
“8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더니, 체력 소모가 심했지,”
“솔직히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긴 기분인데?”
“오늘은 결승전을 대비한 컨디션 점검으로 가야겠다.”
브라질 선수들은 한국을 너무 쉽게 봤다. 그래서 방심하고 경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국에는 월드 클래스급인 선수, 이가람이 있었다. 경기에 들어가서 이가람은 이상함을 느꼈다.
“뭐야? 왜 나를 안 막지?”
스페인, 스코틀랜드, 이탈리아까지 여태까지 붙었던 강팀들은 이가람이 무엇을 못 하도록 만들었다. 전담 마크 요원을 붙였는데, 그것도 스킬이 있는 특별한 선수들에게 이가람을 마크하게 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가람을 그냥 두었고… 그 결과가 나타났다.
이가람이 전담 마크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조용하긴 했지만, 그의 능력치는 510이 넘는 월드 클래스급 선수였다.
[이가람! 이가람!! 돌파합니다! 그리고 슛!]
전반 17분에 이가람의 단독 돌파와 슛으로 골이 만들어졌고.
[이번에도 이가람입니다! 또 들어가요! 브라질의 수비를 뚫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슛!]
전반 34분에 이가람이 브라질 진형을 휘젓고서는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전반전에 2골 차로 한국이 앞서가자, 브라질은 스스로 무너져 버렸다.
[아~ 뭔가요! 브라질 선수들 서로 싸우네요.]
[같은 팀 선수들끼리 싸웁니다.]
[브라질~ 무너지고 있어요! 한국에 일격을 맞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후반전에 브라질의 진형 완성도는 무려 40%까지 내려왔다.
‘아무리 몸값이 비싼 월클급 선수들이 모여있어도 개개인의 인성이 개차반이다 보니, 팀워크가 답이 없네.’
루카스는 너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선수였고 에스테반과 라파엘은 아틀란티코 마드리드 시절부터 인성 문제가 있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선수들도 슈퍼스타의 에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팀워크가 없었다.
아니, 팀워크만 없으면 다행인데… 사실 브라질 팀은 여러 파벌로 갈라져서 사이가 안 좋았는데, 경기에서 지는 상황이 나오자, 그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다.
그래서 경기는 2:0,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대칸은 기대하지 않았던 4강전의 승리에 박수를 치며 축하하였고, 보리스에게 다가가서는 격려를 하였다.
“보리스, 고생 많았다. 오늘 경기는 축구의 신이 우리에게 웃어준 경기였어.”
대칸의 말에 보리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솔직히 답했다.
“질 경기였습니다. 사실 이번 월드컵 4강까지 온 것도 기적이었죠.”
중립의 위치에서 브라질 대표 팀을 봤던 보리스의 객관적인 평가, 그 정도로 브라질의 팀워크는 최악이었다.
[정말 우리 태극 전사들이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아시아 최초 결승 진출을 기록합니다.]
대칸은 TV에서 나오는 극찬을 들으면서… 자신의 전화기에 남겨있는 수백 건의 메시지와 통화 목록을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회의실.
대칸이 회의실로 들어서자,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한국 축구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칸! 대칸! 대칸!”
코칭스태프들의 축하에 대칸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다들 감사합니다만, 그만하시죠.”
그러자 사람들이 박수를 멈추고 자리에 앉았고, 김종일 수석 코치는 웃으며 말을 하였다.
“아시아 최초 월드컵 결승 진출입니다. 정말이지 대단한 업적이죠.”
대칸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아직 월드컵 도중입니다. 결승전이 남았어요. 월드컵 우승 정도는 해야 업적이라 부를 만하죠. 그러니 결승전 준비 시작하시죠.”
그렇게 다시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해졌고, 회의도 시작되었다.
“결승전 상대는 잉글랜드입니다.”
한국이 4강전에서 브라질을 꺾고 올라왔다면, 잉글랜드는 4강에서 독일을 상대로 이기고 올라왔다.
“잉글랜드… 그래요. 잉글랜드가 올라왔죠.”
대칸은 한숨을 쉬며 잉글랜드 선발진을 축구 매니저로 다시 확인하였다.
FW : 데이선 번(481/481)
LWF : 에드워드 바커(502/491), RWF : 레오 기븐스(480/481)
MF : 브라이언 달링턴(470/470)―마크 보셀(462/450)―딜런 덱스터(480/468)
LWB : 코너 스티븐스(477/483), RWB : 알리 오툰(399/399)
DF : 울리히 범가너(483/483)―엘리스 도슨(490/490)
GK : 매튜 월리(491/491)
후보 : 칼슨 고트(425/425), 맥스 버드저(WB, 455/461)
요즘 에드워드를 비롯한 월드 클래스들이 득실득실한 잉글랜드의 국제 무대에서의 기세는 환상적인 수준이다. 대칸이 판단하기에는 사실상 원 톱인 팀이다.
대칸이 판단한 이번 월드컵 빅 4는 잉글랜드, 브라질,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가 선수들의 평균 기량은 떨어지고 조직력과 호흡이 좋았다면, 독일과 브라질은 슈퍼스타들이 많았지만 조직력과 호흡은 안 좋은 팀이었다. 그런데, 잉글랜드는 발롱도르 4회 수상의 에드워드를 비롯한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 다수 있는데, 조직력과 호흡도 나쁘지 않은 약점이 별로 없는 팀이었다.
“잉글랜드, 대표 팀의 구성원을 보면, 대칸 감독님이 잘 아시겠네요.”
강도현 공격 코치의 말에 김종일 수석 코치도 동의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아주 많네요.”
게다가 웨스트 릴링 FC 소속인 에드워드, 딜런, 마크, 칼슨, 알리까지…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젠장, 특수 스킬을 가진 선수들도 많아.’
대칸만이 알 수 있는 특수 스킬을 가진 선수들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스킬 사용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스킬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는 것이지, 일반적인 감독이나 코치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석과 준비가 필요했다.
그런데 잉글랜드 대표 팀은 그 문제도 크게 걱정이 없었다.
“잉글랜드 대표 팀 감독도… 대칸 감독님께서 잘 아시죠.”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은 이번에도 쓴웃음을 지었다.
“네, 잘 알지요. 정말 잘 알죠.”
잉글랜드 대표 팀 감독은 대칸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플램 알렉산더였다.
플램 알렉산더(53살, 218/220)
선수 훈련 능력 96/97, 정신적 능력 81/81, 골키퍼 훈련 6/7, 정보력 46/46
스킬 : 조용한 전략가(U), 설명 : 팀의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상대팀의 전술 완성도를 낮춥니다.
세부 설명 : 경기에 따라 팀에 가장 적합한 전술을 찾아내서 팀의 전술 완성도는 높이고, 상대팀의 전술 완성도는 약간 낮춥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코치나 감독과의 트러블이 없습니다. 대신에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에서 수석 코치로 4시즌 동안 있으면서 첫 번째 트레블 달성에 기여했습니다.”
“이후에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감독으로 2시즌 있었습니다. 리즈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감독으로 평가받으며, 리그 컵 우승까지 거두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기록했습니다.”
“다음 행보가 잉글랜드 국가 대표 감독이었습니다. 사실, 매우 파격적인 잉글랜드 축구 협회의 결정이었죠. 그런 결정이 아주 좋았습니다. 부임하자마자, 유로 2032에서 잉글랜드가 우승했습니다.”
대칸도 기억났다. 그때 플램은 거의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선수들로만 유로 2032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월드컵 예선에서 전승으로 통과하고, 이번 2034 월드컵에서도 전승으로 결승전까지 올라왔습니다.”
거의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플램 감독의 잉글랜드였다.
잉글랜드 팀에 대해 알아볼수록 코치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데이선 선수와 에드워드, 레오 선수가 구성하는 공격진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 데이선 번(481/481)과 이제는 세계 최고 공격수라 평가받는 에드워드 바커(502/491) 그리고 리버풀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불리는 레오 기븐스(480/481)까지, 정말 무서운 공격진이었다.
“브라이언, 마크, 딜런으로 이어지는 중원은 밸런스가 환상적입니다.”
천재성 20의 패서 마크 보셀(462/450)와 다혈질이지만 만능인 딜런 덱스터(480/468)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밸런스 있는 미드필더라 평가받는 브라이언 달링턴(470/470)은 공격과 수비, 경기 조율과 킬 패스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서 좋은 미드필더들이었다.
“코너, 알리, 울리히, 엘리슨의 4백 라인과 매튜 골키퍼는… 월드컵 본선 무실점이라는 전설을 쓰고 있습니다.”
웨스트햄의 코너 스티븐스(477/483)는 수비형 윙백의 정석이라 평가받았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울리히 범가너(483/483)와 바르셀로나의 엘리스 도슨(490/490)은 상극인 소속 팀과는 다르게 잉글랜드의 무적 수비를 구축하였다.
여기에 레전드 스킬 ‘행운아(L)’를 가진 미스터리 윙백 알리 오툰(399/399)에 매튜 윌리(491/491) 골키퍼가 더해지자, 잉글랜드는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도 골을 허용한 적이 없게 되었다.
“…….”
대칸도 다른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잉글랜드의 선수진은 완벽에 가까웠다.
잉글랜드 대표 팀에 대해서 코치들이 아무리 논의해 봐도 공략 포인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점점 사람들이 지쳐가자, 대칸은 초점을 살짝 바꾸었다.
“그럼 우리 팀 선수들을 한번 살펴보죠.”
대칸의 말에 팀 닥터들이 먼저 한마디씩 하였다.
“심재훈 선수는 체력적인 문제가 심각합니다. 결승전 출전은 무조건 안 됩니다.”
8강인 이탈리아전과 4강인 브라질 경기를 뛴 심재훈의 체력은 심각할 정도였다.
“박현우 선수도 비슷합니다. 결승전 출전이 힘듭니다.”
박현우도 두 경기를 뛰면서 쌓인 누적된 피로로 인하여 출전이 불가능했다.
“이가람 선수와 노인찬 선수도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8강과 4강을 모두 뛴 남은 두 선수인 이가람과 노인찬도 당연히 체력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백형준, 강재섭 선수는 4강전에 쉬었지만 체력 회복 속도가 조금 늦습니다. 경기를 뛰는 것은 가능하지만 관리가 필요합니다.”
“강한울 선수는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안 됩니다.”
“김현승은… 어깨 결림이 약간 있습니다. 출전은 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출전 안 시켰으면 합니다.”
“한상준 선수는 부상은 없지만, 체력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회복이 더 필요합니다.”
“이무열의 체력은 전반전 소화는 가능하지만, 후반전은 소화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8강전 이탈리아전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건다(U)’의 후유증으로 4강전 경기에서 쉬었지만 체력 문제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다.
“임강민 선수는 발목 통증이 심한 편입니다. 어제 MRI 촬영했으며, 결과가 나오면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결승전 출전은 힘들 것 같습니다.”
“김유재 선수도 나이가 있다 보니, 4강전 경기로 체력이 상당히 소모된 상황입니다. 과호흡 증세도 살짝 있었습니다. 그러니 결승전에 휴식을 주었으면 합니다.”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선수들까지 확인하였다.
사실 한국 대표 팀의 체력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보면 대부분이 70% 이하의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 여기서 그나마 최대한 선수들을 선발해 볼까.’
대칸은 코치들과 대화를 하며 출전이 힘든 선수들을 제외하고, 결승전 선발 선수들을 한번 뽑아보았다.
FW : 백형준(468/472)
AM : 이가람(510/484)
MF : 류한결(456/440)―곽하윤(445/471)
DM : 손신우(448/423)―하훈(416/400)
LWB : 김현승(453/429), RWB : 이무열(468/452)
DF : 노인찬(484/461)―배성진(440/424)
GK : 조혁(456/442)
“…….”
결승전 선발 선수들을 결정하자, 회의실에 있는 모든 코치들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명단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