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 * *
6월 둘째 주.
비시즌이라 모든 선수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었으며, 코치들과 구단의 많은 직원들도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스카우트 팀은 아주 바쁜 상황이었다.
그리고 스카우트 팀의 팀장인 레이첼은 한숨을 쉬면서 서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녀가 확인하는 서류는 이력서였다.
“이 선수는 비유럽권 선수라서 영국 비자가 안 나오니 탈락.”
“이 선수는… 올해 31세? 나이가 애매해서 탈락!”
“하… 이 선수는 독일 7부 리그? 아무리 클로제 같은 선수가 있을 수도 있다지만, 비행기 푯값이 아까우니 탈락.”
레이첼은 트라이아웃에 신청한 선수들의 서류를 확인하고 있었다.
웨스트 릴링 FC는 프리미어 리그 팀에 유로파 리그 출전권까지 보유한 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팀의 위상이 급격하게 올라갔고, 대칸은 아담의 권유를 받아서 오래간만에 트라이아웃을 하게 되었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특이한 형태였다. 영국에 거주하는 선수들의 방문 테스트가 당연히 기본이었지만, 국외에 있는 FA 자격을 가진 축구 선수들이나 17세 이하의 선수들도 신청을 하면 받을 수가 있는 테스트였다. 그들은 웨스트 릴링에 비행기 푯값과 일당을 받으면서 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에이전트들이 자신과 계약한 FA 선수가 유럽 대항전 진출 권리가 있는 프리미어 리그 팀으로 오기를 바라면서 웨스트 릴링 FC의 이번 트라이아웃에 서류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받은 서류는 당연히 레이첼이 검토하게 되었다.
“하… 끝이 없네… 끝이 없어!”
레이첼은 한숨을 쉬면서 쌓여있는 서류를 심사하였다.
트라이아웃 당일.
아침부터 웨스트 릴링의 분위기가 오래간만에 분주했다. 거리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려는 축구 선수들이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대칸은 출근해서부터 레이첼에게 간단하게 보고부터 받고 시작하였다.
“오늘 트라이아웃는 뉴레인 스타디움과 뉴 웨스턴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영국 내 일반 방문자는 뉴 웨스턴 스타디움에서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며, 레이첼이 서류를 검토한 국외에서 온 FA 선수 또는 17세 이하 유소년들에 대한 트라이아웃은 뉴레인 스타디움에서 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레이첼의 보고를 받은 대칸이 손을 내밀자, 그녀는 알아서 대칸에게 합격자 서류를 건네주었다.
“감독님이 지시하신 기준으로 선수들을 선택하였습니다. 일단 영국 비자가 안 나오는 선수들은 모두 탈락시켰습니다. 비자가 나오는 17세 이하 유소년 선수들은 모두 서류 합격하였으며, 그 외 선수들은 최소한의 명성이 있고 나이가 적합한 선수들을 합격시켰습니다.”
서류 명단을 보며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이첼이 말하였다.
“트라이아웃 진행은 플램 수석 코치님과 이삭 유소년 수석 코치님이 진행해 줄 예정이십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오전에는 뉴레인 스타디움부터 가볼까요?”
대칸은 일단 서류에서 합격한 영국 국적이 아닌 선수들부터 살펴볼 생각이었다.
뉴레인 스타디움.
스카우트들의 도움을 받은 이삭이 외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진행하고 있었다.
“먼저 오전에는 테크닉 시연과 체력 검증이 있겠습니다. 호명되는 선수부터 드리블과 개인기를 보여주시면 됩니다.”
이삭은 선수를 한 명씩 불렀고, 그들은 자신의 개인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대칸은 멀리서 지켜보았다.
‘흠… 나쁘지는 않은데, 즉전감은 없군.’
다행히 유럽 전역에서 괜찮은 유망주들이 많이 방문하였다. 그래서 17세 이하의 괜찮은 유망주들이 몇 명 발견되긴 했지만, 즉전감은 없었다.
“감독님? 분위기는 어떤가요?”
레이첼의 질문에 대칸은 바로 즉답을 주었다.
“볼프강 로스테인 선수, 우베 테이센 선수, 번트 워너 선수, 앤더스 하우저 선수 유소년 계약 해주시면 됩니다.”
“네?”
대칸의 빠른 선택에 레이첼이 놀랐지만, 그는 다른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뉴레인 스타디움에는 이 네 명의 선수밖에 가치가 없습니다. 이 선수들만 계약하세요.”
볼프강 로스테인(16살, 수비수, 282/459)
기술 102/172, 정신 103/172, 신체 77/115
스위스 출신으로 신체적인 조건이 좋은 유망주 수비수이다. 스킬이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아직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라서… 좋은 스킬이 개화된다면!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팀 주전 선수까지도 예상되는 좋은 재목이었다.
우베 테이센(16살, 윙-윙백, 287/463)
기술 103/174, 정신 106/177, 신체 78/112
스킬 : 전문 키커(R), 설명 : 프리킥과 코너킥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세부 설명 : 프리킥과 코너킥 능력이 2 상승합니다.
벨기에 유소년 선수로 이미 벨기에 U-15 유소년 국가 대표 경험이 있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키가 조금 작은 편이라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었지만, 잠재력은 충분했다. 게다가 무난한 스킬도 보유하고 있는 편이라서 그의 성장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했다.
번트 워너(17살, 공격수-미드필더, 278/447)
기술 98/159, 정신 100/170, 신체 80/118
스킬 : 인저리 타임의 주인공(U), 설명 : 인저리 타임(추가 시간)에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모든 종류의 인저리 타임(추가 시간)에 모든 종류의 능력치(기술, 정신, 신체)가 1 상승합니다.
오스트리아 유소년인 번트 워너는 나이에 비해서 성장이 조금 느린 선수였지만, 괜찮은 유니크 스킬인 ‘인저리 타임의 주인공(U)’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잠재 능력도 440대였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하면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앤더스 하우저(16살, 골키퍼, 277/477)
기술 93/172, 정신 100/177, 신체 84/128
벨기에에서 온 키가 큰 소년으로 미래에 벨기에 국가 대표 골키퍼감이었다. 잠재 능력도 높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좋은 스킬을 각성할 경우에는 월드 클래스 골키퍼의 자질을 가진 선수였다.
“네.”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그저 메모만 열심히 하였다.
다음으로 대칸과 레이첼이 뉴 웨스턴 스타디움에 들어가자, 일단 이 두 사람의 머리에는 놀랍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경기장에 들어서 있는 엄청나게 많은 지원자들 때문에 운영 팀 직원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지원자가 몇 명이죠?”
“대충 봐도 천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다급히 아담 단장에게 바로 전화를 하였다.
“단장님, 뉴 웨스트 스타디움에 진행 요원이 더 필요합니다. 지원자가 천 명이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첼은 우선 이 트라이아웃을 정리해 줄 인원을 지원 요청했다.
잠시 후에 경기장에 사무실에 있던 다른 직원들이 내려와서 지원하면서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대칸에게도 운영 팀 직원이 공식적으로 보고하였다.
“정확히 977명이 오늘 왔네요.”
“와…….”
리그 1 이하 레벨의 모든 FA 선수들이 지원한 느낌이었다. 특히, 이번 트라이아웃은 웨스트 릴링 FC에서 공식적으로 18세 이하 선수에 대한 특혜를 많이 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참석한 것이다.
무엇보다 당장의 기량이 떨어지더라도 가능성을 보고 뽑을 것이라는 말에 대칸에게 자신의 재능을 검증받고 싶은 어린 선수들이 대거 트라이아웃에 참석하였다.
“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살펴보려면, 여기 하루 종일 관찰해야겠네요.”
대칸은 관람석이 털썩 앉았고, 레이첼도 그의 옆에 앉으면서 오늘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뉴 웨스턴 스타디움에서 트라이아웃을 진행하는 플램 수석 코치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수에 그냥 자포자기하는 생각으로 윌리엄 운영 팀장에게 말했다.
“아니, 운영 팀장님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하루 만에 테스트합니까?”
“아, 네……. 그게 잠시…….”
윌리엄이 급하게 전화를 걸어서 아담과 대칸에게 확인했지만, 두 사람의 반응은 아주 간단했다. 아담은 대칸에게 선택권을 넘겼고, 대칸은 체력 측정만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대칸 감독님이 선수들 체력 측정으로 절반 이상 탈락시키라고 하시는데요?”
“네? 체력 측정만으로요? 그래도 되는 겁니까?”
“그게, 본인이 선수들을 확인하고 있으니, 걱정 말고 하라고 하시네요.”
대칸이 평가한다는 말에 플램은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대칸은 그 정도로 선수를 잘 보았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뭐… 그렇게 하죠.”
플램 수석 코치는 선수들의 체력 측정을 시작하였다.
삑~
운영 팀 직원의 휘슬에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뛰었다. 50m 달리기 측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칸은 그 앞에서 선수들의 능력을 확인하였다.
“그래도, 대부분이 영국…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국적이라서 좋네요.”
레이첼은 자료를 보면서 무성의하게 대답했다.
“홈그로운은 여기서 건지면 되시겠네요.”
레이첼의 말대로 약간 부족하더라도, 홈그로운을 생각해서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10명씩 뛰는 달리기, 그런데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오전에 계속해서 순서대로 뛰었는데, 아직 300명밖에 확인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한 명 발견!’
맥스 버드저(16살, 미드필더-윙백, 286/461)
기술 103/179, 정신 100/180, 신체 83/102
스킬 : 왼발만 써요(R), 설명 : 왼발을 사용한 플레이를 아주 선호합니다.
세부 설명 : 왼발 숙련도는 높으나, 오른발을 사용한 플레이는 형편없습니다.
챔피언십 소속인 선더랜드 유소년 팀에 소속되어 있는 유소년 선수였는데, 왜 프로 계약을 안 했는지가 궁금할 정도로 매우 괜찮은 자질이었다. 아무래도 신체적인 잠재력이 부족하다 보니, 프로 계약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윙백으로 키우면 좋겠네.’
그래서 대칸은 그를 선택하였다.
“등번호 305번 선수 체크해 주세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조용히 메모를 하였다.
오전에 선수들의 체력 검증이 계속되었다. 대칸은 600명이 넘는 선수들을 축구 매니저로 확인하자,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휴식을 제안하였다.
“하… 이르지만, 점심 먹고 하자고 전달해 주시겠어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은 오전 평가를 종료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운영 팀은 오전 평가를 빠르게 종료하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대칸은 레이첼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참, 많은 선수들이 왔네요.”
대칸의 말에 레이첼이 웃으며 말했다.
“웨스트 릴링은 기회의 팀이니까요.”
“기회의 팀?”
“네, 많은 무명 선수들을 발굴한 팀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 팀의 트라이아웃을 기다리던 선수들이 많았다고 해요.”
레이첼의 말대로 웨스트 릴링의 이미지에 의해서 이번 트라이아웃은 모든 하부 리그 선수들에게 기회였다.
그래서 영국에 있는 모든 젊은 선수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평가받기 위해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것이다.
“하… 선수들에게는 아쉽네요. 예전이라면 최대 기대치가 챔피언십 수준의 선수라도 뽑았을 건데, 지금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통할 만한 수준급 잠재 능력을 가진 선수들만 필요하다 보니…….”
대칸의 말에 레이첼이 간단하게 조언을 하였다.
“감독님, 만약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요크 시티 FC에 추천하세요. 리그 1팀이라 챔피언십 수준의 선수만 되어도 만족할 겁니다.”
“흠… 정말 아까운 선수면 추천하죠.”
브라더십 덕분에 웨스트 릴링 FC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는 요크 시티 FC였다.
점심시간을 마치고, 대칸은 다시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레이첼과의 대화를 통해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절박한 선수들의 심정을 고려하여, 대칸은 더욱 자세히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218번 선수 요크 시티.”
“357번 선수 요크 시티.”
“607번 선수 요크 시티.”
계속해서 요크 시티에 추천할 선수들이 선택되었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가 선택할 만한 선수가 별로 없었는데…….
“오! 마지막 773번 선수는 우리 팀과 계약할 선수입니다.”
제임스 바셋(18살, 미드필더, 339/449)
기술 115/164, 정신 123/170, 신체 101/115
제임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그 2의 포레스트 그린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선수였다. 다행히 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타이밍에 웨스트 릴링 FC의 트라이아웃 소식을 듣고 이곳에 테스트를 받기 위해서 온 것이다.
그는 무난하게 성장하면 프리미어 리그 중위권 주전감이었는데, 아직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스킬 각성을 잘한다면 웨스트 릴링에서도 뛰는 것이 가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대칸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여기까지였다. 그래서 웨스트 릴링 FC는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유망주 여섯 명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요크 시티에 여러 선수들을 추천하는 성과를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