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 27/28 시즌 정산 】
시즌 종료 다음 날.
웨스트 릴링 구단의 구단주실에는 데이비드, 아담 그리고 대칸이 모여있었다. 세 사람은 약간의 숙취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좋았다.
“자, 다들 모이셨으니, 정산을 해보실까요?”
아담의 말에 데이비드와 대칸은 기대감을 가지고 축구 매니저의 정산을 시작하였다.
[27/28시즌에서 웨스트 릴링 FC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6위를 차지하셨습니다.]
[다음 시즌 유로파 리그 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기까지가 성과였다면, 이제는 보상 차례였다!
[시즌 종료에 따라 감독 경험치를 환산합니다. 신구장 건설에 따른 경험치를 추가합니다. 충분한 경험치를 얻어서 레벨 6이 되셨습니다.]
[레벨 6 달성에 따라 스킬 포인트 1을 제공합니다.]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메시지였다. 그런데, 다음 메시지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었다.
[신구장 건설 완료에 따른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구단주 유저(데이비드)와 단장 유저(아담)의 상의에 따라 보상을 받을 유저를 한 명 지정해 주십시오.]
보상에 대칸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충분히 이해했다. 하지만 아담과 데이비드, 두 사람 중에 한 명만 보상을 받는다는 메시지에 아담과 데이비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담이 바로 말했다.
“데이비드, 네가 보상을 받아라. 어차피 나는 랜덤 레전드 스킬권이 있으니까. 너에게 양보하마.”
“흠… 감사합니다! 사양하지 않을게요!”
데이비드는 거절하지 않고, 보상을 바로 수령하였다.
[구단주 유저(데이비드)에게 신구장 건설 보상이 주어집니다. 스킬 포인트 1을 소모하여 지정된 레전드 스킬이 부여됩니다.]
[축하드립니다. 레전드 스킬 ‘홈구장의 토템’을 획득하셨습니다.]
“홈구장의 토템?”
새롭게 얻은 레전드 스킬, 하지만 데이비드는 설명을 읽고서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스킬 : 홈구장의 토템(L), 설명 : 구단주가 홈경기 관람 시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 단계 올라가며, 최하인 선수는 보통이 됩니다.
세부 설명 : 구단주의 경기 관람으로 인하여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갑니다.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컨디션이 최하인 선수의 경우에는 보통까지 두 단계가 상승합니다.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을 올려주는 스킬이라니, 대칸의 입장에서는 입꼬리가 절로 귀에 걸리는 느낌이었다.
“정말 좋은 스킬이네요.”
“네, 감독님의 말대로 괜찮네요! 컨디션에 민감한 에드워드에게 더욱 좋겠어요!”
아담과 대칸이 좋아했지만, 데이비드는 씁쓸하게 웃었다.
“하하하… 저… 진정한 토템이 되었네요.”
데이비드의 말에 아담과 대칸이 크게 웃었다.
대칸이 기대하는 다른 것이 있었다.
“축구 매니저 리그 컵 보상은?”
그러자, 대칸이 예상했던 대로 리그 컵 보상이 이어졌다.
[27/28 리그 컵 우승을 차지하셨습니다.]
[감독 유저는 다음 세 가지 보상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하는 사항들이 대칸의 눈앞에 떠올랐다.
회복의 방향제(L)
효과 : 라커룸에 설치 시 팀의 모든 선수의 컨디션이 1단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체력 회복 속도가 매우 많이 상승합니다. 작은 부상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기간 : 4주 동안 효과가 발휘됩니다. *설치 즉시, 효과가 적용됩니다.
선수 자격 박탈권(L)
효과 : 유저가 지정한 선수가 선수 자격을 영원히 말소당합니다.
*사용 후, 일주일 후에 지정 선수에게 사건이 발생하여 자격이 말소됩니다.
능력 향상 물약(L)
효과 : 지정된 선수가 복용 시 무작위 능력치를 대폭 상승시켜 줍니다.
*복용 즉시 효과 발동
세 번째 아이템, 능력 향상 물약(L)의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서 대칸이 축구 매니저에게 문의하였다.
“능력 향상 물약의 지정된 선수는 어떤 선수인 거지?”
[능력 향상 물약(L)을 선택할 시에 팀에 소속된 랜덤한 선수가 지정됩니다. 그 선수에게 이 아이템을 사용할 시에 효과가 발동됩니다.]
“여기서도 랜덤이냐?”
대칸은 아쉽다는 듯이 말했지만, 축구 매니저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칸이 세 가지 아이템을 보고 고민하자, 아담과 데이비드가 어떤 상황인지 물어보았고, 대칸이 그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두 사람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였다.
“첫 번째 아이템 ‘회복의 방향제(L)’는 한 시즌만 생각한다면 아주 좋은 아이템이네요.”
아담 단장의 말대로 한 시즌의 운영을 생각한다면, 엄청나게 좋은 아이템이었다. 다만, 소모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제가 조금 전에 얻었던 홈구장의 토템(L) 스킬과 같이 사용하면, 이거 홈경기에서 모든 선수의 컨디션이 ‘좋음’ 이상이라는 거네요.”
확실히, 데이비드의 스킬과의 궁합도 매우 좋았다.
“형님, 두 번째 아이템은 솔직히 꺼림칙한데요? 그건 선택하지 마시죠.”
데이비드의 말대로 배신자나 문제가 있는 선수를 완벽하게 타락시킬 수가 있는 지독한 아이템이었다.
“아무리 우리와 악연인 선수가 있더라도, 생산적인 선택을 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아담의 말에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배신에 몸서리를 쳤던 대칸이지만 ‘선수 자격 박탈권(L)’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흠… 세 번째 아이템 ‘능력 향상 물약(L)’이 약간 애매하네요.”
대칸의 말에 아담과 데이비드도 고개를 끄덕였다. 불특정한 선수에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에 선수의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선수가 팀을 떠난다면?”
문제는 당첨되는 선수가 팀을 떠난다면 의미가 없었다.
“혹시나… 유소년 아카데미의 선수가 걸리면 어떻게 하죠?”
다행히, 데이비드의 말에 축구 매니저가 답해주었다.
[아이템의 지정 선수는 프로 계약 선수만 대상이 됩니다.]
“이 부분은 다행이군요.”
하지만, 대칸은 ‘회복의 방향제(L)’와 ‘능력 향상 물약(L)’ 중에서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지를 결정하지 못하였다.
대칸이 고민하고 있자, 아담이 잠시 화제를 전환시켰다.
“그러면, 아이템 선택은 잠시 미루시고, 스킬 포인트부터 사용해 볼까요?”
그러자, 데이비드가 기억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아버지한테, 랜덤 레전드 스킬권이 있구나.”
아담에게는 저번 시즌에 조나단 나르슨 코치를 영입하면서 받았던, 랜덤 레전드 스킬 교환권이 있었다.
대칸은 아담의 레전드 스킬보다 자신의 스킬을 먼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메인 디시는 나중에 드시고, 먼저 제 스킬부터 확인해 보시죠.”
대칸은 스킬 포인트로 일반 랜덤 스킬 박스를 구입했다. 그러고는 데이비드에게 손을 벌렸다.
“포춘 쿠키!”
“내 건데… 에잇…….”
데이비드가 건네주는 포춘 쿠키를 먹은 대칸이 랜덤 스킬 박스를 돌렸다.
[축하합니다. 레어 스킬 ‘순간 폭발’을 획득하셨습니다.]
스킬 : 순간 폭발(R), 설명 : 경기에서 감독이 지정한 선수의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세부 설명 : 감독이 지정한 선수의 능력이 랜덤하게 20분 동안 약간 상승합니다.
“아… 이건 예전에 제가 임시로 얻었던 스킬의 레어 버전이네요.”
대칸이 리그 1 시절에 임시로 얻었던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너다(L)’의 레어 버전으로 시간도 줄어들었고, 능력치 상승량도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예전 레전드 스킬에는 한계 돌파 기능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기능은 없었다.
대칸의 스킬 뽑기가 끝나자, 메인 디시인 아담의 스킬 뽑기 차례가 돌아왔다. 그래서 아담이 교환권을 사용하여 구입한 랜덤 레전드 스킬 박스를 실행하였다.
“이번에는 어떤 스킬이?”
데이비드가 기대하듯이, 대칸과 아담도 기대를 하면서 어떤 스킬이 뜨는지를 기대하였다. 그리고!
“오~”
아담이 감탄사를 내뱉자, 대칸과 데이비드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담 단장님 무슨 스킬이 뜨셨나요?”
“아버지? 무슨 스킬이세요?”
두 사람의 질문에 아담이 웃었다.
“제가 정말 원하던 스킬입니다.”
스킬 : 협상의 대가(L), 설명 : 선수 영입 시 최저 이적료를 알 수 있습니다.
세부 설명 : 다른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영입할 때, 그 구단에서 생각하는 최저 이적료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영입이 불가능한 상태면 금액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오!!”
대칸과 데이비드는 감탄하였다. 선수의 최저 이적료를 알 수 있다는 것은 그 효과를 예상하기 힘들 만큼 유용한 정보였고, 구단의 재정 소모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스킬이었다.
“하하하! 앞으로 구단 재정을 많이 세이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담의 레전드 스킬에 대칸의 표정도 잔뜩 밝아졌다.
스킬까지 모두 확정되자, 이제 남은 것은 아이템 선택이었다.
“감독님, 지금 아이템을 선택하실 건가요?”
아담의 질문에 대칸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세 번째 아이템인 능력 향상 물약(L)을 선택하겠습니다.”
현재, 프로 계약 선수 중에 가장 기간이 긴 선수는 4년, 그 선수들에게 걸리면 4년 동안 효과를 볼 수가 있었고, 팀 내 최저 계약 기간인 2년이 남은 선수가 걸려도 그 선수를 이적시킬 때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엄청난 효과지만 4주의 효과, 1시즌에만 사용할 수 있는 ‘회복의 방향제(L)’보다는 효율이 좋다고 판단된 것이다.
그리고, 대칸이 축구 매니저에서 세 번째 아이템, ‘능력 향상 물약(L)’을 터치하였다.
[능력 향상 물약(L)을 선택하셨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랜덤하게 지정 선수를 선택하겠습니다.]
그 순간! 요크 시티에 있는 작은 훈련장.
칼슨은 정규 시즌이 끝난 다음 날, 휴가 기간이었지만!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내가 너무 부족했어! 내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단 10분이라도 더 뛰려면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해!’
칼슨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고, 그의 스킬인 ‘신의 축복’이 발동하였다.
[칼슨 선수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 ‘신의 축복(L)’이 반응합니다.]
‘뭐야? 여기서 칼슨이 왜 나와? 혹시 지금도 그라운드에 있다는 거야?’
[능력 향상 물약(L)의 지정 선수가 ‘칼슨’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칼슨 전용 능력 향상 물약(L)
효과 : 칼슨 고트가 복용 시 무작위 능력치를 대폭 상승시켜 줍니다.
*복용 즉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대칸은 칼슨의 레전드 스킬이 발동하여 그가 지정 선수로 확정되었다는 말을 아담과 데이비드에게 해주었다.
“대단한 선수네요. 정말 하늘이 내려준 선수입니다. 이 타이밍에 그라운드에 있었다니…….”
대칸의 말에 아담이 고개를 저었다.
“대칸 감독님, 그게 아닙니다. 이건 칼슨 선수가 대단한 거죠. 그의 노력이 대단한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데… 이런 선수가 하늘의 선택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아담의 말을 듣자, 대칸도 그 사실이 맞는다고 생각되었다.
시즌이 마무리된 다음 날 아침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하고 있을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아무리 부지런한 선수라도 이날만큼은 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칼슨은 그라운드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말씀이 맞네요. 칼슨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그들은 칼슨에 대해서 감탄하는 대화를 더 나누었다. 그렇게 이번 축구 매니저 정산도 많은 것을 그들… 그리고 칼슨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