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42화 (242/445)

242화

풀럼전.

경기 시작 전 라커룸.

분위기가 너무 무겁다. 5경기 동안에 단 1승도 못 거둔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거의 대화도 하지 않고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코치들과 스태프들도 그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평소에 밝던 대니얼 주장까지 무표정한 상태로 경기를 준비하는 상황! 결국에 대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들 잠시 볼까?”

대칸의 말에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너무 분위기가 무거워서 말하는데… 사실, 이게 현실이야.”

“…….”

“그 누구도 이번에 승격한 우리가 계속 승리만 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태까지 경기 다 이해가 되는 결과야.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팬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도 예상했던 결과야.”

대칸의 현실적인 말에 선수단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내세워서 다음 말을 더욱 강조하였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무엇이 여기까지지?’라고 선수들이 생각할 때 대칸이 말을 이었다.

“우리 팀이 사람들의 기대만큼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여기까지라고! 너희들 이 이상을 할 수 있잖아! 너희들의 진짜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

대칸의 말, 그의 카리스마(L) 스킬 덕분에 선수들의 가슴에 박혀버렸다.

“이번 경기 우리 웨스트 릴링 FC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네!”

선수들의 목소리에 독기가 살짝 섞였다.

대칸은 오늘의 키 플레이어가 예세 요로넨이라고 확신했다.

예세 요로넨(22살, 윙-윙백, 378|422/473)

기술 131/164, 정신 140/189, 신체 107/120

스킬 : 하위 팀 킬러(U), 설명 : 리그 10위 이하의 팀과 대결 시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좋은 자질의 선수이다. 그리고 하위권 팀을 상대로는 더욱 좋은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떨고 있었다.

‘하… 오늘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저번 시즌에도 약팀을 상대로 선발경기를 했던 경험이 있긴 했지만, 프리미어 리그로 올라오고 나서 첫 경기였다. 그것도 선발로 나오니, 떨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행히 대칸은 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다가갔다.

“예세~ 컨디션은 어때?”

“네? 네… 조… 좋습니다.”

말투부터 떨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대칸은 카리스마가 섞인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

“예세! 네가 생각하기에 풀럼은 어떤 팀이라 생각해?”

“프리미어 리그 팀이죠.”

“그리고?”

“…큰 특징이 없는 약팀에 속하죠.”

이게 바로 대칸이 원했던 대답이었다.

“너, 우리 팀이 강하다고 생각해? 풀럼이 강하다고 생각해?”

“우리 팀이 훨씬 잘하죠.”

그러자, 대칸이 예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런 우리 팀에서 오늘 이기기 위해서 선발 선수들을 선택했고, 그중에 한 명이 너다. 너는 그 정도로 잘하는 선수야.”

대칸의 말에 예세는 스스로 다시 다짐했다.

‘그래, 선수 보는 눈이 정확한 감독님이 선택한… 내가 오늘 웨스트 릴링 FC의 선발 선수다!’

양 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갔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끝나자,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삐익~

[오늘 웨스트 릴링 FC와 풀럼 FC의 시즌 6차전 경기가 시작됩니다.]

풀럼은 코치진 회의에서 예상했던 대로 주전 선수들이 모두 출동하였다. 풀럼의 입장에서도 오늘 승점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칸은 자신 있었다.

‘이런 경기는 꼭 잡아야지! 무엇보다!’

게다가 에드워드의 오늘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제게 공을 적극적으로 주세요!”

에드워드는 경기 시작 전부터 선발 선수들에게 부탁하였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왔다.

[안셀모 선수 공을 잡았습니다.]

반대편 선수의 중거리 슛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멀리 벗어났다. 그래서 디비드 골키퍼에게 공이 갔고, 그는 안셀모에게 패스했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공을 잡은 안셀모는 넓은 시야로 그라운드의 상황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조금씩 공을 몰고 중앙으로 들어갔다.

[안셀모 선수 직접 공을 몰고 들어옵니다.]

풀럼의 중앙 미드필더에 자리 잡고 있는 주장 매드스 올슨(446/447)은 그의 움직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들! 동요하지 말고, 자리 지키면서 지역 방어 중심으로 움직여!”

매드스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자신의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더 관심을 가졌고, 안셀모는 조금씩 천천히… 전진했다.

[어… 이거 벌써 중앙선을 넘었는데요.]

안셀모가 중앙선을 넘어서도 계속 들어오자, 이게 정말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매드스에게 들었다. 그리고 그가 먼저 안셀모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풀럼 선수들이 약간 동요하는 틈을 안셀모는 놓치지 않았다.

펑~

[안셀모! 적절한 타이밍에 롱패스!]

안셀모가 때린 긴 패스를 두고 예세가 잡기 위해 높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스킬과 대칸 감독의 스킬 영향으로 신체 능력치가 모두 2가 상승한 상태였다.

[예세 선수! 두 명의 수비수를 두고 머리로 공을 패스!]

그리고 그 공은 에드워드의 주변으로 굴러갔고, 그는 그 찬스를 바로 잡았다.

타… 타탁!

[바로 돌파!]

에드워드가 스피드로 치고 들어가다가 수비수가 접근하기 전에 먼저 공을 때렸다.

팡~

강렬한 마찰음과 함께 공이 골대로 향했고, 풀럼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철렁~

[골입니다! 에드워드 선수 전반 21분에 웨스트 릴링 FC의 첫 골을 기록합니다!]

에드워드는 헤딩으로 자신에게 찬스를 만들어 준 예세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서는 세리머니를 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전반전 골은 한 골이 아니었다.

[안셀모 선수! 다시 공을 잡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조율은 안셀모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이 안셀모를 많이 거쳐갔는데, 그는 항상 가장 적절한 지역으로 공을 다시 패스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팍~ 파팍!

[안셀모 선수, 우드 선수와 2:1 패스로 풀럼 매드스 선수의 압박에서 벗어납니다.]

상대편 선수를 한 명 제치자, 바로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갔다.

[안셀모 선수 더 들어갑… 슛!]

안셀모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나왔고, 엄청나게 강하지는 않았지만 정확하게 골대의 구석을 향했다.

퍽~

[펀칭! 하지만 예세 선수! 슛~]

루즈 볼을 향해 예세가 달려들어서 태클하듯이 슛을 하였고, 공이 골대로 들어갔다.

[골입니다. 전반 39분, 예세 선수! 프리미어 리그 데뷔 골을 오늘 기록합니다.]

“와! 오늘 잘하는데!”

“좋은 플레이였어!”

“아주 좋았어!”

예세는 동료들의 환호를 받으며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그는 정말 행복한 기분이었다.

라커룸.

전반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들어온 선수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침착한 상태였다. 불과 저번 경기에서도 아스날을 상대로 전반전에 2점 차로 앞섰지만, 후반전에 동점까지 허용했기 때문이다.

“선수들 몸 상태 확인하고 수분 보충 도와주세요.”

“마사지 필요한 선수는 손들고!”

대칸도 침착하게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였고, 그들은 후반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선수들을 살펴보던 플램 수석 코치가 대칸에게 다가왔다.

“감독님, 우드 선수… 교체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대칸이 우드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체력 48%, 체력 40% 이하일 경우에 부상을 당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수치였다.

“마르크!”

대칸이 부르자, 마르크가 재빠르게 달려왔다.

“후반전에 우드를 대신해서 경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대칸은 강조해서 말했다.

“제발, 조심스럽게 플레이해라. 무조건 참고! 카드 받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이번 시즌 5경기에서 프리드리히, 나사로 그리고 마르크, 이 세 망나니들이 수집한 카드가 벌써 7장, 1장의 레드카드와 6장의 옐로카드만 생각하면 대칸은 이 세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무서울 지경이었다.

“네.”

마르크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플레이하겠다는 각오로 후반전에 임하였다.

삐삑~

[후반전 시작됩니다. 풀럼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습니다. 웨스트 릴링도 한 명의 선수를 교체했군요.]

[과연, 웨스트 릴링 FC가 이 상태로 승리를 거둘 수가 있을지가 기대되는군요.]

다행히, 경기는 무난하게 계속 흘러갔다.

촤악~

[태클~ 마르크 선수! 좋은 태클입니다.]

[네, 우드 선수와 교체되고 중앙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죠.]

교체 투입된 마르크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웨스트 릴링 FC~ 아브론 막시 선수를 빼고 칼슨 선수를 투입합니다.]

[수비적인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이죠.]

적절한 타이밍에 좋은 선수 교체가 이어졌다.

후반 26분.

[공이 칼슨 선수에게 갑니다.]

수비 진형에서 패스를 하다가 공을 잡은 칼슨은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그냥 에드워드를 보고 공을 때렸다. 그리고! 그의 레전드 스킬이 빛났다.

[롱패스!]

에드워드가 부정확한 칼슨의 패스를 받기 위해서 뛰었고, 풀럼의 수비수들이 붙어서 그가 공을 받지 못하게 방해하였다. 그래서 속도가 늦어져서 못 받을 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에?]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는데, 중앙으로 향하는 공을 골키퍼가 직접 걷어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뛰어나왔다. 그러다가, 에드워드를 따라 들어오던 수비수와 부딪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그리고 공은 그냥 그대로 골대로 들어갔다.

철렁…….

[고… 골입니다.]

[키퍼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나오다가 수비수와 부딪쳐서 넘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공이 바로 골대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하… 이런 행운의 골이…….]

에드워드를 마크하기 위해 수비수들이 정신없이 들어가다가 벌어진 일이라서 에드워드의 공이 있긴 했지만, 칼슨의 행운이 가장 큰 역할이었다. 그렇게 세 번째 행운의 골까지 터졌다.

칼슨의 행운을 골을 보고서 대칸은 웃었고, 플램 수석 코치는 또 감탄하였다.

“역시, 저 선수 대단하네요.”

대칸은 그저 웃었지만, 플램은 계속 말했다.

“훈련 때 평범하거든요. 아니 많이 떨어지죠. 객관적인 기술 실력은 우리 팀에서 가장 못할 겁니다. 그런데, 경기에서 가끔 말도 안 되는 패스가 한 번씩 나옵니다. 이번에도 솔직히 잘 찬 공이었습니다. 운도 따라주었지만, 잘 찼으니까 골이 되었죠.”

향상된 기술 능력치를 기반으로 레전드 스킬이 발동된 효과였다.

“정말이지, 저런 선수가…….”

“실전에 좋은 선수지요.”

“네, 감독님의 말씀대로 실전에서 잘하는 선수입니다.”

스킬을 모르는 플램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삐삐삑~

[경기 종료됩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풀럼 FC를 상대로 3:0으로 승리를! 프리미어 리그 첫 승을 기록합니다.]

안정적인 경기 마무리로 웨스트 릴링 FC가 첫 승을 거두었다. 간신히 거둔 승리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환호했고, 관중들도 같이 환호하였다. 그리고 대칸 감독도 플램 수석 코치와 격렬하게 하이 파이브를 하며 첫 승을 자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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