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 전지훈련 】
선수들이 휴가를 복귀하는 날에 맞춰서 이번에도 세우타에서의 전지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구장 주변에 대규모 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웨스트 릴링 지역에 전체적으로 먼지가 많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먼지를 마시며 훈련을 하기를 원치 않았던 대칸과 아담이 전지훈련을 계획한 것이다.
“흠… 다들 복귀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연락을 받았고.”
“숙소도 역시나 쿤 사장님의 호텔에 묵으면 되고.”
“이번에는 직원들 식사를 담당할 식당도 따로 계약했고.”
“훈련장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캄포 빅토리아 필드’를 예약했고.”
“AD 세우타와 가볍게 친선경기도 예전처럼 하면 되겠구나.”
모든 준비가 순조로운 상태였다.
대칸이 순조롭게 전지훈련 준비를 확인하는 동안에 감독실에 아담이 방문하였다.
“감독님, 전지훈련 준비는 잘되고 있으신가요?”
“네, 아담 단장님이 도와주신 덕분이죠.”
대칸은 아담에게 공을 돌렸고 그는 약간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제가 단장님께 오늘은 따로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이번 전지훈련에 에드워드는 참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갑작스러운 에드워드의 불참 요청, 대칸은 아담이 이유 없이 저런 말을 할 리가 없기 때문에, 이유를 물어보았다.
“왜 그러시죠?”
“그게… 다른 게 아니라. 이것 때문이죠.”
아담이 꺼낸 것은 훈련 보조제, 정산할 때 받았던 레전드급 아이템이었다.
훈련 보조제(L)
효과 : 복용 시 선수의 훈련 효율이 200%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에 한해서 잠재 능력 이상으로 성장합니다.
기간 : 2주 동안 효과가 발휘됩니다. * 복용 즉시, 기간이 시작됩니다.
레전드 훈련 보조제는 1회용이지만, 2주 동안 훈련 효율이 200%였으며, 최대 한계 수치인 20을 넘을 수가 없었지만, 신체 능력치를 한계 이상으로 성장시켜 주는 약이었다.
“저는 에드워드가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대신에 이 훈련 보조제를 사용해서 신체 능력을 상승시켰으면 합니다.”
아담의 말에 대칸은 그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대칸은 약간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에드워드의 신체 능력은 114/117, 그가 가진 고유 에픽 스킬의 보정을 받아서 118/117이었다.
균형 감각 15(+1)/15, 몸싸움 14/14, 민첩성 16(+1)/17, 순간 속도 16(+1)/17, 점프 거리 12/12, 주력 15(+1)/16, 지구력 12/12, 타고난 체력 14/14
아직 몇몇 능력치는 더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1시즌이나 2시즌 더 성장하고 모든 신체 능력을 개발했을 때에 이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칸이 이런 자신의 의견을 말해도 아담은 이번 기간에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드워드가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하기 전에 더 성장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단장님. 그러면 제가 에드워드의 신체 능력을 알려드릴 테니, 이걸 보고 어떻게 훈련할지 판단하시죠.”
대칸이 아담에게 축구 매니저로 보는 에드워드의 현재 능력과 잠재 능력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특기를 개발한다면 민첩성, 순간 속도, 주력의 성장에 치중하시면 좋겠지만,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다재다능한 성장을 원하신다면 몸싸움이나 균형 감각, 점프, 지구력을 높이는 훈련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담은 대칸이 알려준 것을 자신의 개인 수첩에 소중하게 작성하고는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아! 그리고 안셀모 선수와 이번에 합류한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전지훈련에 참석하지 않고 웨스트 릴링에 잔류시킬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셀모의 개인 트레이너와 일부 코치들을 남길 생각이었는데, 카밀 픽포 체력 코치도 잔류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카밀 픽포(31살, 체력 코치, 105/113)
스킬 : 환상적인 체력 훈련(U), 설명 : 선수의 체력 훈련 효율을 1.5배 높입니다.
세부 설명 : 체력 훈련의 달인, 코치로 체력실에서 교육할 시에 그 선수의 체력 훈련 효율이 1.5배로 상승합니다.
아담도 카밀에게 어떤 스킬이 있는지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감독님,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런 일이라면 얼마든지 도와야죠.”
그렇게 에드워드는 전지훈련에 참석하지 않고 잔류하기로 결정되었다.
전지훈련 출발일.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과 코치들은 웨스트 릴링이 아닌 리즈 국제공항에 모였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모이자, 그들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였다.
영국의 해외 속령인 지브롤터 공항에 도착하자, 이번에도 저번 전지훈련을 도와주었던 콘 사장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칸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 승격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사장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준비한 버스에 탑승하였는데, 그 수가 예전보다 훨씬 늘어있었다.
“규모가 엄청 늘었군요.”
“네, 프로 선수들도 늘었지만, 유소년 선수 중에서도 재능이 괜찮은 선수들은 같이 전지훈련을 왔습니다.”
위시드 유소년 총괄 감독의 요청으로 어린 선수들 중에서 뛰어난 선수들도 같이 전지훈련에 참가하였다. 물론, 축구 매니저가 있는 대칸이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위시드에게 하지는 않았다.
웨스트 릴링 FC의 모든 사람들이 세우타까지 배를 타고 이동해 바로 콘 사장의 호텔까지 도착했다.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그리고 세우타가 고향인 줄리오 자코민은 호텔에서 합류하였다.
호텔에 도착한 대칸이 말했다.
“오늘은 간단하게 스트레칭만 하고 휴식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정해진 방에 짐을 풀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요. 호텔 앞 베니테즈 해변에서 모이겠습니다.”
아무리 스트레칭이라지만, 오자마자 훈련을 한다는 말에… 선수들이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아쉬운 표정을 지은 세 명의 문제아들은 대니얼에게 가서 아직은 어색한 영어로 말했다.
“주장~ 오늘 그냥 쉬자고 하면 안 됩니까?”
“세우타에 물 좋은 클럽도 알아놨는데…….”
“아무리 스트레칭이라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이면 추가 훈련 시킬지도 모릅니다. 제이든 코치라면 그러고도 남아요!”
세 사람의 말에도 대니얼도 쉬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이상하게 말하기가 힘드네.”
대칸이 새롭게 보유한 카리스마(L) 스킬의 효과는 가장 친하고 격이 없게 지냈던 대니얼까지도 쉽게 항의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이 준비를 마치고 해변으로 모였다. 그리고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그리고 대칸은 재빠르게 축구 매니저로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태를 확인하였다.
‘대니얼은 생각보다 무난하네. 잘 쉬었나 봐.’
‘칼슨도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네. 무난하게 관리해 왔네.’
‘스트롱도 우리 팀에서는 중견급 선수지. 체력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괜찮아.’
‘디비드도 괜찮고, 라이언도 괜찮고… 이 정도면 바로 훈련에 들어가도 문제없을 정도네.’
하지만 다른 어린 선수들의 상태는 형편없었다.
‘하… 작작 놀지, 체력이 정말 바닥을 기는구나.’
‘절대로 오늘 훈련에 들어가면 안 되겠네. 체력 회복을 시키고 들어가야, 부상이 안 생기지.’
‘시즌보다 더 열심히 놀고 복귀했구나.’
어린 선수들은 확실히 관리가 필요했다.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확실하게 확인했지만, 코치들의 눈에도 비슷하게 관찰되었다. 특히, 제이든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세 녀석 다 정말 실컷 놀다 왔나 보네요. 몸의 상태가 정말 별로입니다.”
제이든 코치는 스트레칭이 끝나면 바로 신체 단련부터 시키고 싶은 눈치였다. 하지만, 대칸이 코치들에게 한 명씩 다가가서는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스트레칭만 하도록 합시다. 몸의 근육만 풀어주고. 내일부터 훈련입니다.”
그래서, 다행히 선수들에게 추가 훈련은 없었다.
한 시간 정도의 스트레칭이 끝나고.
“자~ 오늘 훈련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내일 오전 여덟 시부터 훈련이 있을 예정이며, 그때까지는 휴식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확실하게 전달드립니다. 휴식이지, 자유 시간이 아닙니다. 다들 명심하세요.”
이제는 카리스마를 장착한 대칸의 말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나가서 놀고 싶었지만, 그냥 숙소에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도 정신 못 차린 선수들은 나가서 놀겠지만…….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대칸은 자신의 숙소에 모인 코치들의 전지훈련 계획과 관련한 회의를 계속하였다.
“오늘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급하게 만든 전지훈련 일정과 계획입니다. 모두 확인하시고 추가 의견 부탁드립니다.”
“시원한 오전에는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더운 오후에 실내에서 체력 단련이 좋지 않을까요?”
“일부 유소년 선수들은 성인 선수들과 같이 훈련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세 녀석들은 제가 따로 일정을 관리했으면 합니다. 이 녀석들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한동안은 체력 단련실에서 살아야겠습니다.”
대칸이 미리 조정해 둔 일정에 모든 코치들이 약간의 의견을 제시했고, 그런 의견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조정을 하였다.
일정 관련 회의가 끝나고, 코치들이 나갔지만, 대칸의 숙소에는 여전히 몇몇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자, 이제 전술 관련해서 회의를 하시죠.”
플램 수석 코치와 새로운 케빈 전술 코치, 그리고 아담 단장이 고용한 조셉 다우스트 전략 분석 팀장이 회의에 참석하였다.
“감독님,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면… 작년 플랜 A는 완전히 폐기해야 합니다.”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대칸도 동의하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에드워드와 함께 팀의 에이스였던 딜런이 떠났으니, 우리 팀의 콘셉트를 확실하게 변경해야겠죠.”
대칸이 이 사실을 알고 있자, 플램 수석 코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핵심 전력이었던 딜런 선수도 없는데, 그렇게 플레이 메이커가 꼭 필요한 제한적인 전술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팀에 맞는 전술을 세팅하시죠.”
플램 수석 코치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의견부터 말하였다.
“작년에 메이슨 전술 코치님이 있어서… 그분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 같아서 자세한 이야기는 안 했지만, 그분은 너무 클래식한 스타일이셨습니다. 한 가지 전략을 갈고닦는 것은 오래된 감독과 코치들이 선호하는 형태죠.”
그러고는 케빈 전술 코치와 전략 분석 팀장인 조셉에게 말했다.
“플랜 A는 제가 이미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플랜 B와 플랜 C, 그 외에도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면 플랜 D와 E도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 부분을 두 분께서는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플램의 말에 케빈도 동의하였다.
“네, 저도 며칠 안 되지만, 작년 웨스트 릴링 FC의 경기를 분석했는데, 솔직히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으로 이겼지, 전술적인 승리라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플램도 말을 더했다.
“네, 아무리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과 전략을 구상해도 상대편의 전략과 전술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50점도 안 되는 겁니다. 작년까지의 웨스트 릴링 FC는 상대편 전략과 전술에 따라 기존의 전술은 유지하면서 선수들의 움직임만 변화를 주었어요.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칸도 동의하였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여태까지는 그렇게 해도 에드워드와 딜런이 있어서 이겼기 때문에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스스로 인정하면서 말했다.
“올해는 여기 계신 분들을 믿고 여러 가지 전략을 준비해 보도록 하시죠. 그리고 그런 전술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전술 훈련 시간도 증가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모두 각오를 다지고 다음 시즌을 바쁘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회의를 마치고, 플램 수석 코치가 남아서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이제 저녁 시간인데 가볍게 한잔하실까요?”
플램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대칸은 그와 함께 호텔 최고층에 있는 바로 이동하였고, 가볍게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감독님, 솔직히 감독님 정말 이상합니다. 가끔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히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지만, 형편없는 판단을 하실 때도 있어요. 보통 감독이나 코치를 1년 정도 관찰하면 그 사람의 능력이 대충 예상되는데… 감독님은 예상이 안 됩니다. 50점과 100점을 오간다고 해야 할까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이 사실이었다. 축구 매니저의 도움을 받은 대칸의 전술적인 능력은 모 아니면 도였다.
“대신에 선수 파악 능력은 정말 기가 막히죠. 선수의 뇌를 해부하신 것처럼 이해하고 계시니, 미스터리합니다. 가끔… 보면 축구 매니저라는 축구 게임을 아시나요? 감독님은 게임을 하고 계신 것 같기도 합니다.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제일 좋은 지시를 예상하여 이렇게 지시하면 그렇게 하는 것처럼…….”
핵심을 찌르는 플램의 말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축구는 게임이 아니죠. 축구 매니저가 비교적 잘 만들어진 게임은 맞지만, 현실과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상대하는 팀과 선수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칸은 벌거벗겨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플램의 말은 대칸에게 도움이 되었다.
“제가 이상한 말을 하긴 했지만, 감독님,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저는 80점짜리 전술과 전략은 잘 만들지만 감독님처럼 선수들에 대한 파악을 확실하게 한 정보를 기반으로 뜬금없는 100점짜리 전략을 만들지는 못하거든요.”
그랬다. 100점짜리 전략은 축구 매니저를 기반으로 전략을 만들 수 있는 대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번 시즌에는 감독님이 보여주셨던 50점짜리 전략은 제가 도와서 선수들의 특성에 맞는 80점짜리 전략으로 바꾸고, 가끔 감독님이 보여주는 100점짜리 전략으로 가도록 하시죠. 그 과정에서 저는 100점짜리 전략을 만드는 것을 배우고, 감독님은 50점짜리를 80점으로 만드는 것을 해보시죠.”
“네, 그렇게 같이 가도록 하시죠.”
두 사람은 같이 술을 마시며 이번 시즌에 대한 구상을 계속 대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