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화
“그런데, 코치진 개편을 준비하시는데, 구조적인 변경은 생각 안 하시나요?”
“구조 변경요?”
아담 단장의 질문에 플램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메이슨 전술 코치님이 맨체스터 시티에 제2 전술 코치로 간다는 말은 그 팀에는 전술을 담당하는 코치가 많다는 말이겠죠. 그리고 전략 분석 팀도 여러 개가 있을 겁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돈이 워낙 많은 구단이다 보니, 코치들이나 스태프들의 수도 다른 구단에 비해 두 배 정도가 많았다.
“우리 구단도 작은 맨체스터 시티를 지향하면 어떨까요? 많은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 대신에 많은 유망주들, 많은 최상급 코칭스태프들 대신에 많은 젊고 유망한 코칭스태프들, 대칸 감독님이 사람 보는 눈이 좋은 감독님이시다 보니, 괜찮을 것 같은데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팀의 지향성 자체가 유망주들을 적은 주급에 장기 계약으로 영입하여 키워서 쓰는 팀이었다. 그러다 보니, 선수 유지비가 적게 들었고 선수 성장에 더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선수 성장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 훈련 인프라와 코치였다.
잠재력이 좋은 코치들을 많이 영입하여 대규모 유망주 선수와 젊은 코치를 동시에 키우는 구단, 괜찮은 그림이 그려졌다.
아담과 대칸에게 자신의 의견이 통하자, 플램 수석 코치는.
‘역시, 젊은 구단이다 보니 생각이 깨어있네.’
자신이 웨스트 릴링 FC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제안도 하였다.
“그리고, 제가 제1 전술 코치를 겸임하겠습니다.”
“전술 코치 겸임이요?”
“네, 저의 능력이라면 두 가지 직책을 동시에 소화할 자신이 있습니다.”
역시, 재수 없게 말하는 플램… 하지만 그의 능력은 진짜였다.
“아담 단장님, 전술 코치를 두 명 두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대칸의 말에 아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코치진 구조 개편 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저를 전술 코치에 두시면 후회는 안 하실 겁니다. 대신에 저한테도 전략 분석 팀 하나 붙여줘야 하시는 건 아시죠?”
아담과 대칸은 플램 수석 코치의 의견에 구조적인 개편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플램과 긴 면담이 끝나고 다른 코치들도 한 명씩 약속된 시간에 단장실을 방문하였다.
“하하하, 저는 문제없습니다.”
“다른 팀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요?”
“아담 형님, 제가 어디를 가겠습니까? 당연히 웨스트 릴링에 남아있죠.”
“웨스트 릴링 FC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프리미어 리그 팀 코치인데, 다른 곳으로 안 가죠.”
“조금 더 이 팀에 있어보려고 합니다.”
매튜 로렌조 수비 코치, 강도현 공격 코치, 제이든 클라크 체력 코치, 카밀 픽포 체력 코치, 히말 바추 보조 코치, 그리고 조지 오스틴 기술 코치까지 이 코치들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있었다.
아담은 잔류를 선언한 코치들의 주급을 약간 올려주는 재계약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허허, 아담 단장님, 대칸 감독님, 이 늙은이가 어디를 가겠습니까?”
“저야 당연히 남죠. 웨스트 릴링 아주 좋은 팀입니다.”
“저번 시즌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저는 당연히 잔류하겠습니다.”
“유소년들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보람 있고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은 저의 고향입니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흠, 저한테 관심 보이는 구단주님만 없으면 아주 환상적인 팀인데… 그래도 아직은 이 팀에 더 있으려고 합니다.”
유소년 코치님인 위시드 루크 U-23 감독과 이삭 브라운 유소년 수석 코치, 알버트 리오 유소년 코치, 마이콜 카놀 유소년 체력 코치, 루이 베이 유소년 코치, 마지막 세실리아 크리스탈 유소년 코치까지 모든 유소년 코치들은 잔류를 선언하였다.
역시, 아담은 유소년 코치진과도 재계약을 통한 주급 인상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떠나겠다는 코치들도 많았다.
“루카스 코치님, 왜 다른 구단으로 가려고 하십니까? 주급 재계약도 해드리려고 합니다. 그것도 왜 리그 1 소속 팀으로 가시나요?”
다른 팀으로 이적을 결심한 루카스 바너 공격 코치를 아담이 설득하였지만, 그는 결심한 상태였다.
“아담 단장님과 대칸 감독님의 배려에는 감사하지만, 코번트리 시티 FC에서 제게 수석 코치직을 제안했습니다.”
수석 코치, 이제 50살이 넘어가는 루카스에게 있어서는 주급도 중요하지만, 높은 직책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제가 은퇴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감독을 하려면… 더 높은 직책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루카스의 말에 아담은 그에 대한 설득을 포기했다.
“하… 잘 가시길 바랍니다.”
“아담 단장님 그리고 대칸 감독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루카스 바너 코치는 며칠 뒤에 코번트리 시티 FC로 이동하였다.
그런트 와크이 수비 코치도 다른 팀으로 이적을 결심하였다.
“아스날에서 저를 영입하려고 합니다. 저는 빅 클럽에서 코치를 하고 싶습니다.”
주급 재협상에 대한 미련도 없었다. 그는 아스날이라는 빅 클럽에서 코치를 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면, 확실히 떠나시겠다는 거죠?”
“네, 다음 주에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인수인계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트 와크이 코치도 소속 팀을 변경하였다.
“잭 코치님, 오랜 기간 저희랑 같이 지내셨는데, 떠나시려고요?”
잭 크로프트 골키퍼 코치도 떠날 결심을 마친 상태였다.
“네, 저는 공부를 더 해보고 싶습니다. 저번 시즌에 선수들을 가르치다 보니, 한계를 느껴서 스승님이 있는 팀으로 가서 공부를 더 하려고요.”
“그 팀이…….”
“FC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저의 스승님이 뭔헨의 골키퍼 코치이십니다. 그 팀에 수습 코치로 받아주겠다고 하시네요.”
차마,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공부하러 가겠다는 잭 크로프트 코치를 말릴 수가 없었다. 그는 다음 골키퍼 코치를 영입하면, 인수인계를 하고 떠나겠다고 아담 단장과 대칸 감독에게 선언하였다.
다음 날.
아담 단장은 대칸 감독과 윌리엄 운영 팀장, 수석 스카우트인 레이첼, 그리고 플램 수석 코치를 소환하여 조직 개편에 대한 구조적인 설계 안건 공개를 하였다.
먼저 어제 면담 결과를 토대로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잔류 명단을 공유하였다.
“어제, 모든 코치님들과 면담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잔류하겠다는 분과 떠나겠다는 분을 확인하였으며, 잔류하시겠다는 분들은 윌리엄 운영 팀장이 주급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레이첼 차례였다.
“저도 어제 스카우트들과 개인적으로 면담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스카우트가 의견이 있었는데요. 찰리 리드비터 스카우트는 다른 팀으로 이동하겠다고 합니다.”
“찰리 리드비터 스카우트는 저와 따로 추가 면담을 하겠습니다. 일정만 알려주세요.”
“네.”
아담은 수첩에 특이 사항을 기록하고서는 추가로 질문하였다.
“다른 분은 누구인가요?”
“그… 제이크 아베이 스카우트님이 이제는 힘들다고 은퇴를 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제이크의 이름이 나오자, 아담과 대칸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대칸은 그의 경험에서 나오는 인맥과 판단이 아까웠다.
“제이크 스카우트님이 몸이 안 좋으신가요?”
“그건 아니신데… 예전처럼 돌아다니기가 힘들다고 하시네요.”
스카우트는 직책의 특성상, 직접 선수를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많은 이동거리가 이제 60대 후반인 제이크에게는 무리가 되었다.
“흠… 근무 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조금 더 계셔주었으면 하는데?”
대칸의 말에 아담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제이크 스카우트님도 저와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면담 일정 잡아주시죠.”
“네.”
스카우트 팀의 인원 정리가 끝나자, 다음은 윌리엄 운영 팀장이 나섰다.
“팀 닥터분들과 스포츠 과학자분들, 그리고 물리치료사들과 마사지 전문가분들과도 면담을 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 잔류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탈하는 분도 계신가요?”
“스밀라 제시 씨가 결혼을 하면서 런던으로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둔다고 하시네요.”
결혼으로 관둔다고 하니, 설득하는 것도 이상했다.
“그 외에 분들은 이상 없습니다.”
그렇게 다른 스태프들도 문제가 없었다.
모든 정리를 마친 아담이 말했다.
“좋습니다. 보낼 분들은 기분 좋게 보내드리죠. 여태까지 우리 팀을 위해 고생하셨던 분들입니다. 윌리엄 운영 팀장님은 잔여 계약 마무리 깔끔하게 해주세요.”
“네.”
“그리고, 새로운 코치진 구조안입니다.”
아담이 벤자민 기획 팀장과 한 달 동안 고민해서 코치들과의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만든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조안이었다.
“먼저, 일반 코치들과 유소년 코치들을 완전히 분리하려고 합니다.”
여태까지 웨스트 릴링 FC는 일반 코치들과 유소년 코치들의 경계가 별로 없는 편이었다. 급하면 일반 코치가 유소년들을 코치하기도 했고, 유소년 코치가 선수들을 코칭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위시드 U-23 감독을 유소년 총괄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확실하게 구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체력 코치들은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다만, 체력 코치는 경계를 두지 않기로 하였다.
“두 번째로 두 명의 전술 코치 자리를 두겠습니다.”
아담은 새로운 전술 코치를 영입하고, 그를 제2 전술 코치로 임명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제1 전술 코치는 당연히 플램 수석 코치가 겸임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각 전술 코치님의 직속으로 두 개의 전략 분석 팀을 운영하겠습니다.”
전략 분석 1팀은 플램 수석 코치의 직속 산하 팀이 될 예정이었고, 전략 분석 2팀은 새로운 전술 코치의 산하 팀이었다.
“1팀과 2팀의 역할로 구분되는데, 1팀은 자 팀의 전술 수립이 주 임무, 2팀은 타 팀의 전력과 전술 분석 위주가 주 임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임무를 제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팀 간의 경쟁을 유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괜찮은 전술과 전략과 분석 결과를 채택하여 활용하는 구조로 운용될 것입니다.”
노골적인 두 개 팀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아담과 벤자민 기획 팀장은 전략 분석 부분을 기획하였다.
“플램 수석 코치님, 괜찮으시죠?”
아담의 질문에 플램 수석 코치는 오히려 즐겁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주, 이상적인 방안입니다.”
그는 경쟁을 즐기는 성향이었다.
“팀 닥터와 스포츠 과학자 파트는 완전 분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태까지는 두 파트가 같이 운영되었다. 급하면 스포츠 과학자가 팀 닥터의 일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팀 닥터는 기존의 업무를 그대로 하지만, 스포츠 과학자는 데이터 분석과 활용 방안을 제안하는 업무만 하는 것으로 확정하였다.
“물리치료사들과 마사지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칸 감독님이 직접 관리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정리하려 합니다. 질문 있으신가요?”
아담의 말에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러면 이 안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새로운 웨스트 릴링 FC,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