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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208화 (208/445)

208화

* * *

마크가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하고 대칸은 그의 체력과 컨디션부터 관리하였다.

“자! 너무 많은 체력 단련은 독이야. 마크, 하루 평균 체력 단련 시간은 얼마지?”

“하루에 네 시간 정도요. 많으면 다섯 시간?”

신체적인 능력 향상을 위해 무리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던 마크였다.

“오늘부터는 한 시간 이상의 체력 훈련은 금지, 지금 너에게 과한 체력 훈련은 무리야.”

“…….”

마크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대칸을 보았지만, 그는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무조건 내 말에 따라. 나만 확실하게 믿으라고.”

리즈유나이티드에서의 대칸처럼 확신을 가지고 그를 말리는 코치가 없었다. 하지만, 대칸은 아주 딱 끊어지게 체력 훈련 양을 줄이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 마크에게 믿음을 가지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했다.

적절한 훈련과 휴식으로 빠르게 마크의 체력과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가자, 다음 단계는 정신적인 성장을 위한 공부였다.

“플램 수석 코치님, 마크 선수 한번 맡아서 키워보시죠.”

“흠?”

웨스트 릴링 FC의 훈련에서 독특한 부분 중에 하나가 코치들이 담당해서 훈련을 시키는 선수가 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일반적인 훈련 과정에 따라서 움직이지만, 몇몇 특정한 선수들은 그 선수들의 특기나 상황에 따라 담당 코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대칸이 자신에게 제안하는 마크에 대한 교육도 그중에 하나였다.

“왜 저한테 마크 선수를 부탁하시나요?”

“당연히, 지금 마크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전술적인 공부, 그리고 그 전술을 기반으로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필요한지를 깨닫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대칸이 추가적인 설명을 더했다.

“사실, 지금 마크의 기술이나 신체적인 성장은 한계에 거의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전술적인 이해로 자신이 경기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깨달으면 한 단계 더 높은 클래스의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대칸의 제안에 플램 수석 코치가 씩 웃고서는 말했다.

“그럼, 내일 리저브 경기에서 어떻게 뛰는지 한번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마크는 리저브 경기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챔피언십 레벨의 리저브 경기다 보니, 마크가 좋은 패스를 뿌리면서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플램 수석 코치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하… 저 정도 패스 정확도와 센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저런 플레이라니… 아쉬운 플레이가 너무 많아.”

그는 대칸이 왜 자신에게 마크를 부탁했는지 이해하였다.

다음 날.

“마크, 이번 시즌 동안에 너를 담당해 주실 플램 수석 코치님이다.”

“안녕하세요.”

마크가 머쓱하게 인사를 했지만, 플램 수석 코치가 말했다.

“임대 왔을 때 가볍게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따로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죠? 마크 씨는 한동안 저와 같이 공부를 하시죠.”

공부하자는 말에 마크는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플램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크 선수는 스스로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요?”

플램 수석 코치의 질문에 마크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괜찮은 미드필더?”

플램이 고개를 저으면서 알려주었다.

“어떤 미드필더인가요?”

“…볼을 배급하는 선수요?”

“첫 대답치고는 나쁘지 않네요. 어디 한번 다른 선수와 비교해 볼까요?”

플램이 자신의 노트북으로 처음 보여주는 동영상은 딜런이 경기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딜런 선수는 어떤 미드필더인 것 같나요?”

“잘하시네요. 기본적인 피지컬도 좋으셔서 공중 볼 다툼도 능하고 몸싸움도 좋으시고 발도 빠르고… 그런데 패스도 잘하시고… 중거리 슛도 잘하시네요.”

솔직히 딜런은 거친 플레이로 카드 수집을 많이 한다는 것만 빼면, 모든 부분이 평균적으로 뛰어난 미드필더였다.

“사실, 딜런 선수는 우리 팀에 있는 선수이긴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입니다. 아주 이상적인 선수죠. 그 더러운 성질머리만 고치면 완벽하겠지만, 단점이 없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으니…….”

그러고는 마크를 보면서 말했다.

“마크 선수는 이런 모든 것에 능숙한 전천후 미드필더는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절대 아닙니다.”

플램의 말에 마크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이었기 때문에 인정하였다.

“다음 보실 선수는 안셀모 선수입니다.”

마크는 안셀모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그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멋지네요. 정말 멋지네요.”

“그렇죠? 사실 안셀모 선수의 플레이는 일반 사람들이 보면 못 느끼는 품격이 있는 플레이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보면 대단함이 느껴지죠.”

안셀모는 그리 빠른 선수도 아니었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공을 가지고 경기를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조절을 할 수 있는 선수였다.

“아무리 요즘 대세가 압박 축구라지만, 안셀모 선수 정도의 테크닉을 기반으로 하는 탈압박 능력을 지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동영상에서는 안셀모 선수가 자신의 뛰어난 개인기와 볼 키핑 능력을 기반으로 상대편 선수의 압박에도 여유롭게 탈압박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넓은 시야로 적절한 패스를 동료들에게 주면서 경기 자체를 조율하고 있었다.

“안셀모 선수도 나이가 들면서 떨어진 체력과 잦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팀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크를 보면서 말했다.

“사실, 지금의 마크 선수가 저런 탈압박 능력을 가지기는 힘들죠. 타고난 센스에 높은 볼 컨트롤이 필요하고 경험도 많이 필요하니까요.”

마크는 플램 수석 코치의 말을 인정하면서, 그러면 자신은 어떤 선수인가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저는 패스가 좋은 미드필더인 것 같은데… 다른 장점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냉정하게 판단하면 마크 선수의 현 위치는 그게 맞습니다. 정교하고 타이밍이 좋은 센스 있는 패스를 동료들에게 보낼 수 있는 선수. 하지만 다른 장점은 크게 없는 선수. 그게 전부죠.”

플램의 말에 마크는 머리가 어찔한 기분이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자신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다. 다행히, 플램은 마크가 좌절하지 않도록 다음 준비했던 말을 하였다.

“하지만, 이 정교하고 타이밍이 좋고 센스 있는 패스! 이거 정말 대단한 능력입니다. 마크 선수는 이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마크 선수가 더 뛰어난 패스 마스터만 되어도 그 어떤 프리미어 리그 팀에서 주전급 선수로 대접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건 재능이 없으면 안 되는 영역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플램은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머리, 머리를 잘 써야 합니다. 마크 선수는 더 뛰어난 축구 지능이 필요해요.”

플램 수석 코치는 역대급 패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말했다.

“유명한 패스 마스터들은 똑똑합니다. 그들은 동료에게 정확하고 타이밍이 좋은 패스를 창의적으로 다른 선수들이 예측하지 못하게 보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패스를 보내기 위해서는.”

플램이 손가락을 하나 들고서는 말했다.

“먼저, 넓은 시야가 필요합니다. 아주 넓은 시야로 경기 전체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죠.”

그리고 두 번째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상대 팀 선수들과 우리 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예측해야 합니다. 이 패스가 가면 어떤 플레이로 이어질지가 머릿속에 그려져야 하죠.”

이번에는 세 번째 손가락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축구는 타이밍입니다.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하고 한 타이밍 더 빠르게 보내는 패스는 골로 연결됩니다.”

플램은 마지막으로 마크를 보며 말했다.

“마크 선수는 패스에 재능이 있습니다. 천재성도 보여서 센스도 좋고요. 그러니, 패스 마스터가 되어보시죠.”

“…제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불가능한 것을 지시하는 코치가 아닙니다. 마크 선수에게 가능성이 있으니, 제가 제안하는 것입니다.”

플램은 마크에게 성장에 한계가 온 테크닉이나 신체적인 능력 향상보다는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갈고닦는 길을 제안하였고, 마크는 그의 말에 설득당하여 전술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축구 게임이요?”

“네, 이건 미션입니다. 훈련을 마치고 집에서 쉬는 시간에 축구 게임을 하세요. 그리고 절대로 강팀이 아닌 약팀을 골라서 계속해서 플레이해 봐요. 느끼는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더라도 한번 해보세요.”

플램 수석 코치는 마크가 게임을 통해서 축구 선수의 피지컬과 테크닉이 부족하더라도 좋은 타이밍에 나오는 창의적인 패스를 통해 풀어나가는 경기를 경험하기를 원했다. 게임이라서 현실과는 다른 한계가 있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에 도움은 되기 때문이다.

“전술 보고서를 다 읽으라고요.”

“네, 저와의 개인 훈련 시간에는 전술 보고서를 읽으셔야 합니다. 팀의 전술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를 해야지, 우리 팀 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상되겠죠? 그리고 반대편 전술을 이해해야, 반대편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경력이 많은 선수들은 경험으로 플레이를 하기도 하는데, 마크 선수는 경험은 부족한 편이라 공부해서 예측해야 합니다.”

마크는 머리에 쥐가 나도록 전술 보고서를 읽고 또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플램 전술 코치와 대화를 통해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려고 노력하였다.

“자, 이 타이밍에 마크 선수가 공을 잡고 있다면 어디로 패스해야 할까요?”

“…….”

“땡! 늦었습니다. 바로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축구 경기 영상을 보면서 마크에게 빠른 판단에 기반을 둔 가상 패스 시나리오를 만들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주었다.

마크가 웨스트 릴링 FC에 임대 오고 난 이후에 윈터 브레이크가 시작된 것이 다행이었다. 2주라는 시간이 생겨서 플램 수석 코치는 마크에게 적응과 동시에 발전해야 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알려주었고, 마크는 그의 훈련에 따라서 열심히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찾기 위한 공부를 하였다.

【 거침없이 달려가는 웨스트 릴링 FC 】

회의실.

“자, 2주간의 황금 같았던 윈터 브레이크가 끝나갑니다. 다음 경기 준비하시죠.”

대칸의 말에 코치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파트의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공격 파트 아무 문제 없습니다.”

“미드필더 선수들도 모두 좋은 컨디션입니다.”

“수비수나 윙백 선수들도 이상 없습니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 딜런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안 됩니다.”

다 좋은데, 딜런이 역시나 문제였다.

“하… 그 녀석은 우리 팀이 아니었다면 출장 정지에 대한 처벌로 주급의 절반은 못 받았을 겁니다.”

제이든의 말에 모든 코치들이 피식 웃었다. 딜런이 못 나온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여유가 있는 웨스트 릴링의 상황이었다.

대칸은 딜런이 출장 못 한다는 말에… 살며시 플램 수석 코치를 바라보고 물었다.

“혹시 마크 출전이 가능할까요?”

“마크요? 흠… 잠시만요.”

잠시 고민하던 플램 수석 코치가 말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아주 좋습니다.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도 조금 느낀 것 같고요. 게다가 상대적으로 약한 팀인 스토크 시티전이니 투입해 볼 만하겠네요.”

“그럼, 이번 경기에 마크의 웨스트 릴링 FC에서의 복귀전 한번 해보시죠.”

“네, 그럼 마크 선수가 포함된 플랜 A를 준비해 보겠습니다.”

플램 수석 코치의 말에 메이슨 전술 코치가 깜짝 놀랐다.

“딜런 선수가 빠졌는데? 플랜 A요?”

딜런이 없으면 완성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플랜 A였다. 여태까지 다른 선수들은 그의 자리를 채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 마크라면 딜런이 빠진 자리를 채울 수가 있습니다. 선발 선수들의 전술 조정이 약간 필요하긴 하지만, 충분합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플램 수석 코치를 다른 코치들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플램은 웃으며 말했다.

“다들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더욱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이번에는 저와 마크 선수를 한번 믿어보시죠.”

그렇게 마크의 다음 경기 선발 출장이 결정되었고, 코치들은 회의를 통해서 다른 선발 선수들과 전술을 약간 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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