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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161화 (161/445)

161화

리즈 브랜드포드 국제공항.

“여러분 리즈 브랜드포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축구광이 약간… 아니 아주 올드한 스타일로 공항 입구에서 함성을 외치자, 이벤트이자 투어의 참가자들은 여전히… 웃기면서도 창피함에 가득한 모습으로 작게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차현우 편집자는 좋은 그림이라는 생각에 촬영하였다.

그들은 바로 준비된 버스에 탑승하였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자, 여러분~ 이동하시면서 설명 들으세요.”

축구광은 이번 이벤트이자 투어에 대한 일정과 주의 사항을 이야기하였다.

“투어는 총 7일 일정입니다. 첫날인 오늘은 시간도 늦었고, 모두 비행기 타느라 고생하셨으니, 바로 숙소로 가서 저녁 드시고 쉬시면 되겠습니다. 내일은 둘째 날은 웨스트 릴링 FC 구단 방문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축구광은 열심히 7일 동안의 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였고,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열심히 그의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일정은 모두 촬영과 함께합니다. 질문 있으신 분?”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유케이가 손을 들었다.

“저, 혹시 개인 방송 해도 되나요?”

이 질문에 방송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눈빛을 반짝거렸다. 하지만, 축구광은 그들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저희 콘텐츠를 위해서 여러분들을 초청한 거라 방송은 하면 안 되십니다. 대신에 자유 시간에는 방송하셔도 됩니다.”

예지는 아쉬웠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대칸과 웨스트 릴링 FC는 참가자의 모든 여행 비용을 내면서 만드는 이벤트였고 콘텐츠였다. 그래서 다른 방송으로 먼저 나가는 것을 허가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저희는 방송이 업인데?”

“죄송하지만, 안 됩니다.”

축구광은 단호하게 대응했다. 대칸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문제를 만들지 말라고 경고를 몇 번이나 들었던 그였다.

“…….”

몇몇 사람들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버스는 어느덧 웨스트 릴링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축구광을 선두로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여기가 웨스트 릴링입니다.”

“오…….”

“시골 마을이네?”

“분위기 좋은데?”

“…….”

괜찮다는 반응과 애매한 반응… 그리고 불만인 반응이 섞여있었다. 그래도 축구광은 사람들을 데리고 숙소로 이동했다.

“여기가 뉴레인 스타디움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홈구장이죠. 구장이 작긴 해도 분위기가 아주 죽여주는 유럽식 축구장입니다.”

잔디가 잘 관리된 뉴레인 스타디움… 관중석이 양쪽 골대 뒤에만 설치된, 유럽에서 자주 관찰되는 구조의 축구장이었다.

“와~ 오래간만이다! 뉴레인!”

예지는 당연히 반가워했고.

“예쁘네요~”

“오~ TV에서만 보던 소규모 구장!”

“사진을 찍어야겠네요.”

다행히,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며,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구단의 건물로 들어가서 간단하게 살펴보고서는 다시 이동하였다.

“이번에는 신구장 건설 지역입니다. 아직도 공사 중이라서 멀리서 보여드립니다만, 프리미어 리그급 대규모 구장입니다.”

이번에는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신구장 건설 지역을 방문하였다. 공사 중이라서 약간 떨어진 지역에서 그들은 대규모 공사 현장을 구경하였다.

“자~ 다들 사진 찍으시죠.”

축구광의 말에 사람들은 가볍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규모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 그것도 경기장을 건설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던 이벤트 참가자들은 신기한 듯이 구경하였지만, 여기서도 몇몇 사람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이벤트 참가자의 반응에 축구광은 ‘뭐가 이렇게 불만이 많아.’라며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현우 편집자는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 오히려 좋다는 생각으로 촬영하였다.

웨스트 릴링 지역에 있는 뉴레인 스타디움과 구단 시설, 신구장 건설 지역을 투어한 참가자들은 이번에는 웨스트 릴링의 북쪽에 위치한 쉐리프 허턴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약간 누그러진… 아니 분명히 영어인데 구수한 느낌이 나는 영국식 발음으로 늙은 영국 신사가 그들을 맞이해 주었다.

“오늘 저녁 식사를 드실 이 식당은 웨스트 릴링 FC의 코치인 제이든 클라크 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입니다. 아주 끝내주는 육질의 스테이크가 일품인 가게죠.”

제이든의 아버지는 웨스트 릴링 FC의 인기가 올라가자, 자신의 정육점에서 나오는 최고급 고기를 이용하여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을 오픈하였고, 이 레스토랑은 근처 지역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맛집이 되었다.

“자, 모두 앉아서, 음식을 드시죠.”

이벤트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 같이 대형 테이블에 앉았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스테이크가 나갔다. 아주 거대한 특제 스테이크가 그들을 반겼고, 모든 참가자들은 식사를 시작하였다.

밥을 먹는 동안에… 축구광이 자리를 비우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의 말이 시작되었다.

“아니, 방송을 업으로 하는 저한테… 방송을 하지 말라는 게 맞나요? 저 말고도 여기에 방송하시는 분이 몇 분 계시는데?”

“그리고 일정도 너무 빠듯하고요. 이 일정대로라면, 개인 방송 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봐야겠네요. 하루만 방송을 빼먹어도 시청자 이탈이 많은데…….”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서 예지는 조용히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생각했다.

‘하… 내가 나서야 하나?’

그녀는 대칸이 주도하는 이 투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비장의 무기를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식사를 마치자, 그들은 숙소로 이동하였다. 웨스트 릴링의 약간 외곽에 얼마 전에 아담이 투자해서 만들어진 호텔이었다. 축구광은 미리 예약해 놓은 방 키를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고서는 말했다.

“자, 오늘 하루 여기까지 오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들 편하게 쉬시고, 내일 아침 여덟 시에 호텔 로비에서 뵙겠습니다.”

축구광이 떠나자,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살짝 눈치를 보았다. 뭔가 아쉬운 느낌, 하지만 그렇다고 뭘 하고 싶지는 않은 상태… 서로 눈치를 보다가, 여기서 가장 인지도가 있는 크룸이 먼저 말을 하였다.

“아직 시간도 많은데, 다들 여기 호텔 바에서 한잔하실까요?”

어린 두 아들이 있는 백기우가 먼저 대답을 하였다.

“저는 애들이 있어서 올라가겠습니다.”

그렇게 백기우 씨와 두 아들이 먼저 자리를 뜨자, 다른 투어 참가자들도 눈치를 보면서 빠지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술을 같이 마시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예지는 여기서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하면 이번 투어는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다른 매혹적인 제안… 비장의 카드를 꺼내었다.

“다들, 평범한 호텔 바보다는… 현지 술집으로 가시죠?”

“현지 술집이요?”

현지 술집! 이 환상이 가득한 단어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쏠렸다. 그리고 예지는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히든카드를 꺼내었다.

“그것도! 축구광들! 웨스트 릴링 FC의 역사가 있는 술집인 JOB's PUB으로 가시죠!”

JOB's PUB이라는 말에 유럽 축구에 관심이 많은 정찬우와 정신우 두 쌍둥이 형제가 아주 격하게 반응하였다.

“오! 거기요! 그 술집에서 가끔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나 코치들도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유명한 술집이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어딘지 아시나요?”

두 형제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도 예지에게 시선이 몰렸다.

“당연하죠! 저랑 같이 가면 문제없습니다. 가시고 싶으신 분들은 방에 짐 놓고 로비로 20분 안에 다시 모이시죠.”

모두가 기대감이 가득했다.

20분 후…….

호텔 로비에는 백기우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 그리고 예지는 촬영용 휴대폰을 세팅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다른 방송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다들 방송 안 하세요? 이거 초~핫한 아이템인데?”

예지의 말에 크룸과 유케이는 항상 들고 다니는 방송 장비를 주섬주섬 꺼내었고, 이은정도 휴대폰으로 가끔 사용하던 브이로그를 실행하였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준비를 마치자,

“자! 가시죠.”

예지를 선두로 일행은 JOB's PUB으로 이동하였다.

웨스트 릴링의 밤거리, 아름다운 이 시골 마을의 모습은 그림 같았다. 그리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는데, 그런 거리를 따라서 전형적인 클래식 영국 술집인 JOB's PUB에 도착하였다.

딸랑…….

문에 달린 종소리와 함께 낡은 문을 열고 그들이 술집으로 들어서자.

“…….”

시끄럽던 술집이 조용해졌다. 그러고는 현지인들이 따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술집은 어떻게 보면, 진성 웨스트 릴링 FC의 팬들 그리고 거주민들이 주로 모여드는… 현지 영국인을 위한 술집이었다. 웨스트 릴링 FC가 유명해지면서, 외지 사람들이 웨스트 릴링에 놀러 와서 이 술집에 들어오면, 술집 주인이 다른 술집으로 가라고 할 정도로 배타적인 부분이 강한 술집이었다.

그런데, 이 장소에 무려 여덟 명의 동양인이 들어왔으니…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

이 술집의 멤버 중에 한 명이… 예지, 그녀를 알아보았다.

“오? 예지~ 오래간만이야.”

예지도 삭막한 분위기에서… 아는 사람을 보자, 바로 반갑다는 듯이 다가가서 악수를 나누었다.

“헤이, 잭! 잘 지냈어?”

아주 오랜 시간 이 술집의 멤버였던 잭은 예전에 예지와 친해진 적이 있어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잭이 그녀를 알아보자, 다른 술집에 있던 사람들도…….

“뭐야? 저 동양인? 이 술집을 알고 온 거였어?”

“저 여자, 대칸 감독의 지인이야.”

“그래? 그럼 괜찮지.”

“아! 기억났다. 대니얼과도 꽤 친했지?”

“대칸 감독의 지인, 그리고 대니얼과도 친해? 그럼 당연히 환영한다! 웰컴!!”

분위기가 순식간에 좋아졌다. 그리고 예지는 일행을 데리고 테이블에 자리 잡자, 잭이 그녀의 옆에 앉았다.

“굿 걸~ 같이 온 일행들은 누구야?”

“아? 이분들 대칸 감독님이 초대해서 온 한국 팬들이에요.”

예지는 일부러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들으라고 크게 말했고, 그러자 술집 주인부터 대접이 달라졌다.

“대칸 감독의 초대를 받았다고! 모두 환영이다. 오늘 술은, 맥주는 미친 듯이 제공하지!”

“그래? 그럼 나는 이 친구들의 안주를 대접하지!”

“나도 같이 한잔할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술집 사람들이 접근하여 다 같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들의 술자리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생중계가 되었고, 사람들의 반응이 대박이었다.

- 와… 웨스트 릴링 현지 술집 생중계!!

- 예지 완전 인싸임… 다들 아는 척 쩌네~

- 처음 분위기부터 봤어야 함… 술집 들어가니 조용하고 완전 싸늘했는데… 예지가 물꼬를 틀었음

- 크룸 방송도 대박이네! 이 자식 술도 못 먹는데, 외국인이 권유하니 그냥 막 먹네…….

- 유케이도 완전 신났네. 백인 형님들 사이에서 잘 노네.

그리고 하이라이트가 터졌다.

딸랑.

“헤이 브로들!!”

벌써 가볍게 한잔을 해서 얼굴이 붉어진 대니얼이 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이~ 대니얼!”

“브로!! 우리 미친 축구 스타!”

“웨스트 릴링의 주장이 오래간만에 나타나셨군!”

술집 사람들이 대니얼과 악수를 하거나 주먹을 맞대는 등의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대니얼의 등장은 인터넷 시청자들에게도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 헐… 진짜네? 정말 선수도 이 술집에 오네?

- 여기서 대니얼이? 웨스트 릴링의 주장이?

- 시즌 도중인데도 술집에? 역시 영국은 다르다~

- 여기 완전 핫플이네!

- 와… 나도 가고 싶다. 선수랑 술 먹는 술집이라니…….

- 응 넌 안 됨. 저기 아무나 못 들어가는 술집임… 관광객이 들어가면 주인이 그냥 나가라고 함. 경험자임…….

그런, 인터넷의 핫한 반응과는 다르게 예지를 비롯한 일행은 대니얼에게 차마 다가가지를 못했다. 하지만, 대니얼이 먼저 다가왔다.

“오우~ 핫 걸! 마이 레이디! 아주 오래간만이야!”

예지와 이미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니얼이 능글거리듯이 예지를 반겼다. 그러고는 양손을 벌리며 품에 안기라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그녀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에게 다가가서는 명치를 주먹으로 때렸다.

퍽!

“악!!”

“이… 미친 변태 놈!! 어디서 품에 안기래?”

그러자, 모든 술집의 사람들이 웃었다.

“아~ 기억났어. 기억나!”

“그 대니얼과 잘 놀던 폭력적인 핫 걸이었군!”

“대니얼의 그녀였어? 채찍질이 매서웠던 그녀? 크크크.”

저번 시즌 승격 파티에서 대니얼과 예지가 했던 그 미친 짓… 술에 취한 대니얼이 말처럼 엎드린 상태에서 그녀를 등에 태우고 동네를 기어 다녔던 모습… 그리고 역시 술에 취한 그녀가 대니얼의 등 위에서 가방 줄을 채찍 삼아서 그의 엉덩이를 때리던 모습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때 잘 놀았잖아. 왜 그래?”

대니얼은 명치를 맞았지만 웃으면서 그녀의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리고 예지도 진심은 아니었기 때문에 같이 웃으면서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늦게까지 그들은 JOB's PUB이라는 웨스트 릴링 FC의 성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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