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12화 (112/445)

112화

* * *

“자, 다들 집중!”

선수가 타고 있는 버스에서 대칸이 외치자, 대부분 자고 있던 선수들이 눈을 떴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그에게 집중하자, 대칸은 선수들이 내리기 전에 가볍게 오늘 경기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오늘 친선경기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경기 상대는 희망 FC, 프로 축구단은 아니며 프로를 지망하는 아마추어들이 모인 구단이라 생각하면 된다.”

희망 FC, 케이블 TV에서 방송하는 희망 프로젝트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화제였다. 부상으로 은퇴한 전 프로부터 조기 축구회 아마추어까지… 아니면 아주 어린 선수부터 50이 넘는 선수까지… 아주 특별한 각양각색의 800여 명의 선수들이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지원하였다.

지금 당장은 예능으로 15편까지 방영되었으며, 서른다섯 명의 정예들이 남은 상태이다. 그리고 오늘 웨스트 릴링 FC와의 친선경기를 마지막으로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스물다섯 명의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즉, 희망 FC의 선수들에게는 이번 친선경기가 마지막 관문인 것이다.

이번 섭외는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감독이 김종일 수석 코치에게 전화를 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프로그램의 취지도 좋았고, 출연료도 적당한 수준으로 모든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대칸도 허락하였다.

대칸은 선수들에게 희망 FC에 대해서 설명을 마친 다음에 발표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많은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대니얼, 게리, 이삭, 아치, 샘, 가론은 출전하지 않을 것이니 컨디션 조절을 하도록 해라.”

“네!”

많은 주전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대칸은 에드워드를 보고서 말했다.

“에드워드? 너는… 혹시 후반전에 한 20분 정도만 출전했으면 하는데?”

팀의 에이스인 에드워드에게는 오히려 휴식을 주지 못하겠다고 결정한 대칸이었다. 아무리 친선경기고 아마추어들을 상대로 하지만… 그가 나오지 않는다면, 반대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네, 알겠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와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드워드도 수긍하였다.

마지막으로 대칸은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후보급 또는 육성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말했다.

“아무리 아마추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뽑힌 선수들이다. 그러니 절대 방심하지 말고, 웨스트 릴링 FC의 위력을 보여주도록.”

“네!”

인천에 위치한 공용 축구장.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탑승한 버스가 경기장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선수들과 코치들이 내리자, 바로 카메라가 그들을 촬영하였다.

대칸을 비롯한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촬영진과 함께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경기장에는 이미 무려 열 대가 넘는 카메라가 자리 잡고 모든 방송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다.

이동하는 동안에 PD가 대칸 감독과 김종일 수석 코치에게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대칸 감독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번 희망 FC의 친선경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저도 반갑습니다.”

PD와 대칸 감독의 인터뷰는 가볍게 진행되었다. 악의적인 질문이 없는 무난한 시즌 준비에 대한 내용과 오늘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 웨스트 릴링 FC와 희망 FC의 친선경기, 좋은 결과가 있으면 합니다.”

대칸과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자, PD는 이번에는 김종일 수석 코치를 찾아갔고, 그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들어갔고, 오늘 출전하는 선수들은 바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대칸이 미리 선수들에게 발표한 선발 선수들은 특히나 더욱 활발하게 움직였다.

FW : 도널드 파울러(353/381)―라일리 이튼(329/421)

AM : 브레이 아처(317/360)

RMF : 테오 킹스턴(325/397), LMF : 스문트 프론(295/408)

DM : 니키 로어(330/424)

RWB : 아브론 막시(319/439), LWB : 칼슨 고트(336/341)

DF : 로바드 루파(300/382)―바너 코필드(334/349)

GK : 디비드 토비(329/449)

유망주들과 백업 선수들이 포진된 선발 명단.

3일 전 울산과의 경기에서 안 뛰었던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번 친선경기가 이 젊고 유망한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경험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대칸은 기대를 가졌다.

김종일 수석 코치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자, 두 사람은 먼저 반대편 희망 FC의 벤치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안정호 감독님! 정말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칸이 보기 드물 정도로 저자세로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 희망 FC의 감독은 안정호 감독, 남자다운 외모와 터프함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국대 출신 수비수이다.

“아, 네. 저도 반갑습니다! 대칸 감독님,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누었다.

김종일 수석 코치는 안정호 감독과 친분이… 아니 친한 관계였기 때문에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고~ 감독님, 오래간만입니다.”

“야, 너 약 올리나? 직책만 감독이지, 그냥 코치에 불과해! 그나저나 웨스트 릴링 FC에 가서 잘나가던데?”

“저야 감독님에 비하면 한없이 보잘것없죠. 요즘 예능에서 잘나가시던데~”

“뭐야?”

김종일 수석 코치와 안정호 감독은 농담을 섞어가며 안부 인사를 나누었고, 그 외의 희망 FC의 코치들도 국대 출신이 많아서 김종일 코치와는 반갑게 그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반면에 대칸 감독과는 어색한 사이였기 때문에 가볍게 악수만 나누었는데, 김종일 수석 코치와 희망 FC 코치들의 대화가 길어지자, 먼저 돌아가려 하였다. 그런데…….

“대칸 감독님? 저 초면에 죄송하지만 하나만 부탁할 수 있을까요?”

대칸에게 안정호 감독이 살짝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무슨……?”

대칸의 되물음에 안정호 감독은 미안한 표정을 하다가 말했다.

“혹시 에드워드 선수가 경기에 나올 수 있을까요? 아주 잠시라도 됩니다. 저는 저희 선수들에게 세계 톱클래스급 선수를 경험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미 울산 FC와의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던 에드워드였다. 그래서 그 경기를 봤던 안정호 감독은 직접 대칸에게 부탁한 것이다.

“흠…….”

대칸은 잠시 뜸을 들였고, 안정호 감독은 여전히 간절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제가 에드워드가 출전하겠다는 확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선수가 괜찮다고 하면 경기 후반에 투입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칸의 말에 안정호 감독은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정도만 해도 감사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확실하게 출전하겠다는 대답은 못 해드렸는데…….”

“이 정도 배려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부담스럽게 해드려야 에드워드가 출전할 것 아닙니까? 하하하.”

두 사람은 그렇게 웃으면서 각자의 벤치로 돌아왔다.

벤치로 돌아와서 경기 시작을 준비하는 동안에 대칸은 희망 FC의 선수들을 관찰하였다.

35명의 선수들… 그들의 능력치에서부터 아마추어라는 것이 느껴졌다.

‘280, 290. 에이스급이 320 정도네?’

대칸이 살펴보는 희망 FC 선수들은 아마추어치고는 잘하는 수준이었지, 프로 레벨에서는 부족한 기량으로 판단되었다. 그렇다고 잠재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서… 특별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 웨스트 릴링 FC의 육성군과 후보 선수들로 구성된 선발진이 희망 FC의 벤치로 전달되었다. 그런 선발진을 확인한 안정호 감독이 희망 FC 선수들을 불러서 모았다.

“자, 반대편… 에드워드 선수를 비롯한 저번 시즌 선발 선수들은 전혀 안 보인다. 이 말은… 모두가 후보 선수라는 말이지.”

“…….”

희망 FC의 선수들은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안정호 감독이 선수들을 더욱 독려했다.

“이게 현재 우리의 평가야. 그러니, 이번 경기에서 열심히 해서! 이기지는 못해도! 주전들이 나오도록 해보자!”

“네!”

그렇게 선수들은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경기장에 들어온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누구나 예상했던 그럼처럼… 웨스트 릴링 FC가 경기를 압도적으로 지배하였다.

“학!!”

“비켜!!”

선수들 간에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패스 똑바로 하라고!!”

패스 커팅도 수시로 일어났고.

“자리 제대로 지켜! 자기 지역 책임지라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제대로 봉쇄하지도 못하였다.

아무리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후보라고 해도 희망 FC의 선수들보다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결국에 전반 20분…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희망 FC의 수비진을 뚫어버렸다.

펑~

칼슨이 외곽에서 길게 뿌린 패스, 도널드가 몸싸움으로 수비수와 경합하다가, 순간적으로 비틀어서 수비수의 균형을 무너트린다.

“헛!”

타닥.

당황한 수비수를 뒤로하고 두 동작으로 공을 제어한 도널드가 바로 돌아선다. 그리고 두 발자국 움직여서 공을 가볍게 때린다.

펑!

정확하게 맞은 공이 총알처럼 빠르게 골대의 구석으로 향했고, 희망 FC의 골키퍼가 손을 뻗어보지만, 이미 늦었다.

철렁~

정확한 슛이 골망을 흔들면서 웨스트 릴링 FC의 첫 골이 터졌다.

“우후후후~”

신난 도널드가 멋지게 골 세리머니를 하였고, 주변 선수들도 다가와서 축하를 해주었다.

도널드의 첫 골에 웨스트 릴링 FC의 벤치도 축하를 해주었다.

“좋아~ 좋았어!”

“계속 그런 식으로 가자!”

“골 감각 제대로 익히는 거야!”

동료들의 칭찬에 도널드는 엄지를 높이 들고서는 다시 그라운드의 자신의 위치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시작된 웨스트 릴링 FC의 공격은 계속해서 매서웠다. 33분에는 육성군인 라일리가 성장한 개인 기량을 선보이며 득점에 성공하고 40분에는 도널드와 라일리의 2:1 패스에 무너진 희망 FC의 센터백을 뒤로하고 도널드가 또다시 골망을 갈랐다.

그래도 희망 FC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마지막 추가 시간에는 위협적인 슈팅까지 연결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골은 들어가지 않았고… 전반전은 3:0으로 끝났다.

모든 선수들이 전반전이 종료되어 선수들이 벤치로 들어오는 순간에 경기장의 입구가 살짝 소란스러웠다.

“인찬아! 늦었다.”

“노인찬! 어서와~”

“빨리 와서 몸 풀어라! 바로 후반전 투입이다!”

희망 FC의 선수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생업으로 인하여 경기에 불참하거나 일부만 참여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방금 경기장에 들어선 희망 FC 소속인 노인찬 선수는 본래 직업이 영업 사원이었는데, 오늘 오전에 중요한 계약이 있어서 감독과 촬영진에게 늦는다고 미리 말하고 그 계약을 성사시키고 오느라,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그를 보고서 반사적으로 축구 매니저를 활성화시킨 대칸은 살짝 놀랐다.

‘오!’

노인찬(22살, 수비수-윙백, 312/431)

기술 109/165, 정신 112/168, 신체 91/98

스킬 : 늦은 성장(N), 설명 : 선수의 성장이 늦습니다.

세부 설명 : 선수의 성장 시기가 타 선수에 비해서 늦습니다. 29살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대신에 전성기가 33살까지 유지됩니다.

뒤늦게 나타난 선수가… 흙 속의 진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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