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95화 (95/445)

95화

* * *

대칸이 세 시즌을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으로 지내면서 축구 선수의 능력치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다.

신체 능력치, 신체 능력은 선수가 타고난 가장 근본적이며 기초적인 능력이다.

이 타고난 신체 능력은 극복할 수가 없는 선수의 한계를 그어버리는 잔인한 능력이었다. 물론, 노력한다면 기술이나 정신, 축구 지능으로 어느 정도 극복은 가능했지만, 그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정신 능력치, 정신 능력은 선수의 멘탈과 축구와 관련된 지능에 대한 능력치다. 적당한 무난하게 축구 경기를 하도록 도와주는 스텟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물론, 정신 능력이 빼어나면 특출 난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평균만 가도 신체 능력과 기술 능력을 기반으로 톱클래스가 될 수가 있었다. 반면에 정신 능력치가 평균을 못 간다면 제아무리 신체 능력과 기술 능력이 좋아도 제대로 본인의 역량을 발휘 못 하는 경우도 있어서, 마냥 무시할 능력은 아니었다.

기술 능력치, 기술 능력은 선수가 가지고 있는 축구 기술이라는 상승 시너지를 가지고 있는 능력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체 능력과 정신 능력만 뛰어나도 어느 정도 축구를 할 수 있어서 필수 능력치는 아니었다. 중요도로 따지면 세 번째 순위 능력치였다. 물론, 톱클래스의 판타지 스타라면 기술도 완벽해야 했지만, 만약 성장의 우선순위를 고려한다면 기술 능력이 떨어지고 다른 능력치가 우선이었다.

대칸이 판단하기에 세 가지 능력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 능력이었다. 아무리 그가 가지고 있는 감독 스킬이 신체 능력의 부족한 부분의 일부를 채워줄 수는 있다지만, 타고난 신체 능력치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잠재된 신체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순위가 정신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코치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일단 체력 코치… 체력 단련의 스페셜리스트부터 영입하자.”

그래서 대칸은 미리 고려하고 있었던 체력 단련 코치의 영입부터 준비하였다.

풀 서튼.

요크 시티에서 A166번 고속도로를 타고 스탬퍼드 브리지를 지나서 30분 정도 가다 보면, 풀 서튼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이 나온다. 풀 서튼에는 마을 주변 사람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여하는 작은 축구 클럽, 8부 리그에 속해있는 풀 서튼 FC가 있었다.

풀 서튼 FC는 스탬퍼드 브리지에 있는 스탬퍼드 브리지 주니어 FC가 사용하는 구장을 같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칸은 풀 서튼 FC를 방문하기 위해 아침부터 그 지역으로 이동했다.

“공! 받아!”

탁!

“슛!”

펑!

“야야, 똑바로 차라고! 타이밍이 늦잖아! 바로 때리라고!”

나름 지방 명문 주니어 클럽인 스탬퍼드 브리지 주니어 FC의 경기장에서는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아침부터 코치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구슬땀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선수들과 코치들을 살펴보고서는 영입할 만한 특징적인 선수를 발견하지 못하고 바로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도착한 대칸은 초인종을 바로 눌렀다.

삐~ 삐~

낡은 초인종이 듣기 싫게 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에 한 중년 여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누구세요?”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그녀의 목소리에 대칸은 익숙하게 찬찬히 말했다.

“저는 리그 1 소속 팀인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인 대칸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상위 리그 프로 팀 감독의 등장에 여인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라고 말했다.

사무실은 전형적인 지방 주니어 클럽의 모습이었다. 낡은 책상 네 개가 빡빡하게 사무실을 채우고 있었고, 대칸을 안내한 빛바랜 가죽 소파는 그 연식이 얼마나 되었는지 예측하기 힘들었고, 낡은 테이블은 누가 봐도 언제 부서질지가 걱정인 심각한 상태였다.

중년 여인은 다급하게 커피를 내어오고서는 말했다.

“무슨 일로 저희 클럽에 오셨나요?”

여인은 대칸이 유망주를 영입하러 온 것으로 착각하고 아주 기대가 가득한 모습으로 말을 걸었다.

대칸은 탄 맛으로 가득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서는 대답했다.

“저는 카밀 픽포 씨를 만나고 싶어서 왔습니다.”

“카밀 픽포 씨요?”

여인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살짝 당황했다.

카밀 픽포, 서른두 살에 풀 서튼 FC에 속해있는 선수 겸 코치이다. 대칸은 평소에 주변 팀을 살펴보고 다녔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그가 경기를 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카밀 픽포는… 총 능력치가 300도 안 되고 잠재 능력치도 320에 불과한 아마추어 선수이다. 그리고 그의 코치로서의 능력도 리그 1에서 뛰고 있는 웨스트 릴링 FC에서 필요한 수준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대칸이 영입해야 하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었다.

대칸은 계속해서 응접 테이블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를 안내한 중년 여인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한번 짓더니, 거친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에 한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밀 픽포(30살, 101/113).

축구 매니저로 보는 그는 여전히 코치로서의 능력은 별로였지만…….

스킬 : 환상적인 체력 훈련(U), 설명 : 선수의 체력 훈련 효율을 1.5배 높입니다.

세부 설명 : 체력 훈련의 달인, 코치로 체력실에서 교육할 시에 그 선수의 체력 훈련 효율이 1.5배로 상승합니다.)

체력 코치로 필요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인재였다.

카밀과 만난 대칸이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그를 데리고 근방에 있는 카페테리아로 이동하였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인 대칸입니다.”

대칸이 정식으로 명함을 건네면서 인사를 하였고, 카밀은 공손하게 명함을 받고서는 말했다.

“풀 서튼 FC의 코치이자 선수인 카밀입니다.”

카밀은 명함이 없어서 건네지 못하였고 두 사람은 가볍게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주문한 음료가 나오자,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었다. 대칸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는 카밀 픽포 씨를 저희 팀에 스카우트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저를요?”

대칸의 갑작스러운 스카우트 제의! 카밀은 기뻤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서 되물었다.

“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코치로 말입니다. 체력 코치로 모시려고 합니다.”

“아…….”

그때서야 카밀도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본 직업이 헬스 트레이너였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축구 선수로는 생계가 힘들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헬스 트레이너가 이제는 본업이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대칸이 자신을 체력 코치로 섭외하겠다는 말에… 카밀은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웠다. 30살인 그는 아직 선수 생활에 미련이 있었다.

게다가 대칸 감독은 유망주를 잘 알아보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 하부 리그에서는 대칸 감독이 찍은 선수는 성공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카밀이 대칸에게 질문을 하였다.

“감독님, 저 혹시 플레잉 코치는 안 될까요?”

카밀의 질문에 대칸은 살짝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흠… 본인도 알고 계시지 않나요? 선수로는 힘들다는 것을?”

대칸의 뼈가 섞인 말에도 카밀은 고집스럽게 대답했다.

“감독님, 그래도 마지막으로 제가 뛰는 경기 한 번만 봐주십시오. 마침 오늘 오후에 다른 팀과 경기가 있습니다.”

카밀의 부탁에 대칸은 시간이 아까웠지만, 그를 영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 한 시.

가장 더운 시간이라 스탬퍼드 브리지 주니어 FC의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는 시간, 이 시간이 더부살이하는 풀 서튼 FC가 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침 오늘은 풀 서튼 FC와 주변에 있는 다른 아마추어 구단 간의 친선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풀 서튼 FC의 선수들이 벤치에 모였다. 나이 어린 유소년 선수부터… 배가 살짝 나온 전 프로 40대 아저씨까지… 여러 종류의 선수들이 풀 서튼 FC에 속해있었다. 그리고 선수이자 코치인 카밀이 말했다.

“오늘!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하하하, 코치님, 언제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있었나요?”

“허허허, 오늘도 열심히 하자고!”

“간만에 몸을 조금 풀어봐야지!”

카밀의 말에도 웃으면서 대답하는 선수들… 이런 가벼운 분위기는 동네 축구팀에서 시작한 태생의 한계였다.

하지만 카밀만큼은 비장한 표정으로 선창했다.

“풀~ 서튼~ 파이팅!!”

“풀~ 서튼~ 파이팅!!”

다른 선수들의 후창과 함께, 풀 서튼 FC의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고… 대칸은 카밀이 뛰는 경기를 지켜보았다.

평균 능력치 250의 선수들이 뛰고 있고, 270만 되어도 에이스급인 약간 뛰어난 조기 축구 수준의 경기에서도 카밀은 별로 빛나는 선수는 아니었다.

“카밀!!”

빠르게 찔러주는 회심의 패스! 왼쪽 윙에서 뛰고 있는 카밀에게 오래간만에 좋은 패스가 왔다. 하지만.

탁! 타… 툭!!

간결하지 못한 볼 트래핑으로 공을 여러 번 터치하여 간신히 컨트롤하였으며, 그사이에 수비수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 정비가 된 상태였다.

카밀은 고민하다가 중앙에 있는 스트라이커를 보고 공을 올렸지만…….

펑~

“걷어내!!”

뻔한… 누가 봐도 평범하고 느리고 예상되는 코스로 날아가는 카밀의 패스는 역시나, 반대편 수비수에게 깔끔하게 처리되었다.

짝짝짝~

“좋았어! 좋아!”

“다음에는 더 빨리 달라고!”

팀원들은 카밀의 플레이가 아쉬웠지만, 격려하면서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축구 경기를 계속 보는 대칸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 정말… 답이 없네.”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경기… 특히, 오늘따라 실수를 연발하는 카밀의 플레이가 대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카밀은 더욱 열심히 경기에서 뛰었다. 아니 처절하게 경기를 뛰었다. 대칸 감독이 보는 앞에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가능성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에 불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카밀의 모습에 대칸은 안타까움만 느꼈다.

삐삐삐~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고, 경기에 뛰었던 선수들은 악수를 나누면서 친분을 다졌다. 그리고 카밀도 아쉬운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면서 경기를 종료하였다.

경기장에서 나오는 카밀에게 대칸은 다가가서 수건을 건네주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카밀은 가쁜 숨을 내쉬면서 땀을 닦았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감독님의 눈에 직접 확인을 받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카밀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선수로서의 역량이 부족하고… 이미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는 것을……. 지금까지 자신이 선수들의 체력 훈련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부족한 선수 기량으로도 풀 서튼 FC에서 코치 겸 선수로 남아있을 수 있었지만,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오늘 저는 정말 형편없는 플레이만 보여드렸네요. 감독님께서 말하지 않으셔도 느낄 정도였습니다.”

카밀의 말에 대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대칸은 유니폼과 축구용품을 카밀이 모두 정리하고 나오자 말했다.

“저희 팀 체력 코치로 오시죠.”

“…….”

카밀이 말을 하지 않자, 대칸만 계속해서 말했다.

“주급 120만 원에 시작하시죠. 승격 시 보너스를 지급할 것이며 매년 주급 상승을 해드리겠습니다.”

“…….”

그럼에도 카밀이 말을 하지 않자, 대칸은 그에게 꿈을 보여주었다.

“당신을 코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최고의 체력 코치라는 평가를 받게 해드리죠.”

선수로서 하지 못한 최고의 자리를 약속하는 대칸에게 카밀이 드디어 대답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코치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카밀 픽포 체력 코치는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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