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85화 (85/445)

85화

【 루이 베리 】

루이 베리(31살, 수비수, 306/311)

기술 101/103, 정신 121/123, 신체 84/85

루이는 웨스트 릴링 FC에서 11년이 넘게 뛰고 있는 수비수이다. 그 말은 현재 팀에 있는 선수 중에서 가장 오래된 선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루이는 웨스트 릴링 토박이 출신이었다. 즉, 이 지역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불릴 만한 선수였다.

루이는 유년 시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웨스트 릴링에서 보냈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어린 루이를 조부모에게 부탁하여, 조부모의 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웨스트 릴링은 시골 마을이라 아이들이 놀기에 아무것도 없었고, 너무 조용하기만 했다. 하지만 루이는 조부모의 사랑을 받고 밀밭과 들판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며 충분히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내었다.

루이가 중학교를 갈 때에는 부모님이 살고 있는 리즈 지역의 외곽에서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일로 바빴고, 루이는 어려서부터 관심이 있었던 유소년 축구를 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루이는 부모님이 안 계신 시간을 때우기 위해 유소년 축구단에 입단할 수 있었다. 루이는 브래드퍼드 시티 풋볼 클럽의 유소년 팀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웠다.

브래드퍼드 시티 풋볼 클럽의 유소년 시절은 루이에게 힘들지만 많이 성장한 시기로 기억되었다. 열네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5년 동안, 루이는 주전 선수로 뛰지는 못했지만 사람 좋은 유소년 코치들에게 축구를 배울 수가 있었다. 이 유소년 팀에서의 좋은 기억은 루이가 성인이 돼서도 축구 선수를 꿈꾸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제는 열아홉 살 때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에 루이는 프로 선수가 되기를 원했지만 브래드퍼드 시티 FC의 성인 팀에서는 루이와 계약을 거부하였다.

솔직히 루이의 실력은 리그 1과 리그 2를 오가는 브래드퍼드 시티의 선수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성장 가능성이 높지도 않아서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의 레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브래드퍼드 시티에서는 루이에게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면 다른 팀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통보를 하였다.

유소년 시절을 지낸 브래드퍼드 시티와 계약을 하지 못한 루이, 하지만 그는 절대로 절망하지 않고 자신이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보았다. 그러던 도중에 할아버지를 통해서 6부 리그에 있던 자신의 고향 팀인 웨스트 릴링 FC와 컨택하게 되었고,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벌써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도 11년이네…….”

루이가 사진첩에서 자신의 웨스트 릴링 FC 입단 사진을 보면서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웨스트 릴링 FC는 전형적인 준프로 팀이었다. 비록, 아담이라는 좋은 대주주가 있어서 자금적으로는 조금 여유가 있었지만 6부 리그에서 상위 리그로 올라가지를 못하였다. 그러다가 한번은 7부 리그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때는 정말… 아찔했지.”

거의 아마추어에 가까운 7부 리그로 떨어지자, 대부분의 선수들은 팀을 이탈하였고 루이도 이때 다른 팀으로 이적할까 고민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 아담의 극적인 자금 투입으로 인하여 괜찮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여 다음 해 바로 6부 리그로 복귀할 수가 있었다.

루이의 사진첩 가운데에도 6부 리그 복귀에 따른 축하 파티 사진도 몇 장 있었다.

“이때… 멤버들은 아무도 없나? 아, 카펜터가 있긴 하구나.”

루이가 사진첩의 다음 장을 넘기자… 대칸 감독이 처음 부임하여 선수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진짜 변화는… 대칸 감독이 오고 난 이후지.”

그리고 3년 전, 웨스트 릴링 FC가 변했다. 예전에 이 팀을 이끌었던 구단주가 떠나고 새로운 구단주와 새로운 감독이 왔다.

“그때만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데이비드 구단주와 대칸 감독은 기존 코치를 비롯한 웨스트 릴링 FC의 적폐들을 추출하였다.

“그 꼰대 코치와 쓰레기 같은 적폐 선수들을 내치니! 속이 시원했지!”

그리고 대칸은 팀을 재정비하여 바로 6부 리그 우승! 5부 리그 우승! 리그 1(4부 리그)까지 승격하였으며…….

“지금도… 리그 1의 1위를 달리고 있네.”

루이가 자신의 낡은 사진첩을 닫으면서 말했다.

방에서 나온 루이는 출근을 준비하였다. 웨스트 릴링에 있는 할아버지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장까지 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했다.

루이가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밖에서 일하고 들어온 할아버지가 말을 붙였다.

“루이? 요즘 들어 영 힘이 없어 보인다. 괜찮니?”

“네? 저는 끄떡없습니다. 뭐 경기도 많이 안 뛰는데요. 힘이 남아도네요. 하하하.”

저번 시즌 5부 리그에 있을 때만 해도, 교체 출장을 포함하여 20경기를 넘게 출전했던 루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선발 출장은 두 번에 불과했으며, 교체 출장도 다섯 번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루이는 거의 2군 선수 대접을 받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살짝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최대한 표시를 내지 않으려고 말했다.

“허허허, 그래도 항상 몸조심하거라. 축구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네. 할아버지도 적당히 일하세요. 요즘에 제가 주급 넉넉히 받아오잖아요.”

할아버지와 대화를 마친 루이는 집 밖으로 나와서 천천히 걸어서 웨스트 릴링 FC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루이의 머릿속에서는 계속 생각이 진행되었다.

지금도 팀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아마도 올해 리그 2 우승이 유력할 것이며, 내년에는 리그 1으로 승격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루이는 본인의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솔직하게 자신이 팀에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가 판단이 서지 않았다. 11년 동안 몸을 담았던 웨스트 릴링 FC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되지가 않았다. 벌써 나이가 30살인데… 다른 팀에 가서 적응하는 것은 싫다는 마음도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팀에 불필요한 자신이 있어도 되는 것일까?

루이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라커룸.

“하이~”

루이가 인사를 하면서 들어가자, 먼저 있던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러고는 반갑게 그를 맞이해 주었다.

“하이.”

“오늘 좋아 보이는데?”

“요즘 살 만하지? 브로!”

가장 친근하게 다가와서 인사를 하는 사람은 역시! 애증의 대니얼이었다.

자신보다 무려 세 살이나 어린 녀석… 21/22시즌에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한 녀석이었다. 껄렁거리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3시즌 동안 팀의 수비를 백업하고 책임지는 믿을 만한 녀석이었다.

“크크크크, 요즘? 쉬니깐 좋지? 노인네?”

뭐 너무 못 볼 꼴을 보여줬나……. 의지도 많이 하고 성장도 같이했던 녀석이긴 하지만 말도 너무 막 하는 녀석이었다.

“장난해? 벤치에서 대기만 하고 있으면 얼마나 느낌 이상한지 알아?”

“왜? 공짜로 돈 벌고 좋지 왜 그래? 크크크.”

대니얼과 장난스럽게 대화를 하지만 역시… 루이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도 경쟁자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대니얼이야 처음부터 대단했고, 피터도 아직 불안하기는 했어도 충분히 자신보다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에 못 들어가고 쉴 수밖에 없는 루이였다.

“하여튼 노인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잘 놀고 있으라고, 내가 힘들면 교체해 달라고 할 테니.”

“그래그래…….”

대니얼이 뻘소리를 한창 하고 있을 때, 마침 대칸 감독이 들어왔다.

“오늘 선발 명단이다. 확인해라.”

선발 명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루이가 확인하지만… 역시나…….

그의 이름은 없었다. 아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이름이 선발 명단에 나왔던 것은 두 번밖에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 센터백 역시, 대니얼과 피터다. 요즘 경기 간격이 짧아져서 체력적으로 부족하겠지만… 오늘 경기까지만 부탁한다. 다음 경기는 일주일 뒤에 있다.”

대칸의 말을 듣고 있던 루이는 자신도 있다는 말을 하고는 싶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 * *

[오늘은 웨스트 릴링 FC와 칼라일 FC의 리그 2 시즌 37차전이 열리게 됩니다. 지금 이곳 웨스트 릴링 FC의 홈구장인 뉴레인 스타디움의 날씨는 오래간만에 햇살이 가득하며,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서 훈훈한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오늘 경기는 솔직히 양 팀 다 힘을 빼고 플레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조슈아 해설님?]

[웨스트 릴링 FC는 현재 2위인 링컨 시티보다 승점 8점을 앞선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칼라일 FC는 리그 10위에 있으나, 7위와 승점이 12점이 넘게 벌어져 있어서 승격 경쟁은 사실상 힘든 상태입니다.]

[오, 그래서 안정기에 들어선 양 팀이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양 팀 다 적당히 힘을 빼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캐스터와 해설자가 대화를 하는 사이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아… 그런데 선발 선수들만 보면 절대로 힘을 빼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네요. 제 생각이 틀렸습니다. 양 팀 모두 주전급 선수들로 경기를 치릅니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경기는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아니 무난하게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향해갔다.

전반 15분, 요즘 한창 물오른 딜런과 에드워드의 콤비 플레이가 다시 발휘되었다. 딜런이 중앙 지역에서 경기 조율을 하다가, 멋진 스루패스로 에드워드의 발에 공을 정확하게 패스하였으며, 에드워드는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노리고 공을 차서 골을 성공시켰다. 1:0.

전반 31분, 의외에 역습을 맞았다. 칼라인 FC의 공격수는 오버래핑한 윙백의 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대니얼이 급하게 태클로 막아보려 했지만…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마크 찬스를 내어주었다. 그래서 실점 1:1.

하지만, 이 실점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분발하게 되는 윤활유가 되었다.

전반 36분, 하프라인에서 딜런이 공을 잡았지만… 딜런의 주변에 많은 반대편 선수들이 있어서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라이언이 가까이 다가와서 공을 받아주었고, 공을 받는 즉시 돌파를 시도하였다.

라이언의 갑작스러운 돌파에 방심한 반대편 선수들은 수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하프라인부터 골대까지 라이언이 달려가서 멋진 원더 골을 성공했다. 2:1.

전반 43분, 반대편 수비수의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골대에서 45도 각도의 지점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 대칸은 오늘 컨디션이 최고인 알피가 차라는 지시를 하였다. 그리고 알피는 멋들어지는 감아 차는 프리킥을 선보였고, 이 공은 그림같이 반대편 골대를 흔들었다. 3:1.

“좋아! 잘하고 있어!”

“다들 침착하게 전반전 마무리하자.”

“수비 조심하고, 미드필더 지역에서 공 관리 잘하고!”

전반전을 마무리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아악!!”

삑~

반대편 롱패스를 걷어내려던 피터, 하지만 뒤에서 돌진하던 공격수와 부딪치고 말았다.

[피터 선수! 강한 충돌에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안타깝네요. 두 선수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습니다.]

급하게 양 팀의 닥터들이 경기에 투입되었고, 선수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동안에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피터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

축구 매니저에 피터의 부상이 주황색… 최소 4주 요양이 떠있는 것을 대칸이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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