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 친선경기 - 2 】
올해도 웨스트 릴링 FC의 첫 친선경기는 역시 리즈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다.
“자, 다들 준비되었지?”
김종일 수석 코치의 말에 선수들은 모두 ‘네’라고 대답을 하였다. 에드워드를 제외한 웨스트 릴링 FC에 속한 모든 선수들이 경기 참여를 위해 모여있었다.
에드워드는 여전히 잉글랜드 U-18 국가 대표로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대회에서는 간간이 후보 선수로 나오고 있었다. 다른 프리미어 리그 소속의 유망주 공격수들에게 주전 자리에서는 밀린 모습이었음에도 여태까지 4경기에 교체 출전하여 2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행히 대칸은 전화 통화에서 에드워드가 실망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지금 U-18 대표 팀에 소집된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릴 뿐이었다.
“내리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단 버스가 리즈유나이티드의 경기장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선수들은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오! 버나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온다고, 버나드가 반겨주기 위해 경기장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버나드를 아는 선수들과 코치들은 가볍게 악수를 하거나 인사를 나누었고, 마지막에 버스에서 내린 대칸과도 악수를 나누었다.
“야, 얼굴 좋아 보이는데? 리즈 생활은 어때?”
“헤헤. 감독님 밑에서 잘 배운 덕분에 성인 프로 계약도 하고 좋습니다.”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버나드의 상태 창을 확인하였다.
버나드 스콧(21살, 미드필더, 365/414)
기술 130/151, 정신 135/156, 신체 100/107
스킬 : 좋은 기분(R), 설명 : 컨디션이 최악으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 아까운 녀석! 그사이에 더 성장했다. 확실히 성장에 불이 붙었는지 리즈에 복귀하고 나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버나드였다. 게다가 나쁘지 않은 레어급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는 선수라서 대칸은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나드는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팀원들이 머무는 곳으로 돌아갔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은 상대편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오늘 선발 명단은 잘 알고 있지?”
FW : 도널드 파울러(347/389)―라이언 힐(373/398)
AM : 이삭 브라운(367/426)
LM : 샘 필립스(332/414), RM : 알피 부시(375/445)
DM : 게리 워커(364/350)
LWB : 가론 아망스(334/420), RWB : 아치 바커스(370/389)
DF : 대니얼 보얀(372/400)―매튜 로렌조(343/420)
GK : 노아 본드(344/371)
현재, 에드워드를 제외한 웨스트 릴링 FC의 베스트 11이 선발 명단이었다.
물론, 피터 존슨(346/382)이라는 능력치는 매튜보다 좋은 수비 자원이 있기는 했지만, 멀티 선수의 특성상 세부 능력치 배분과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여 후보 선수로 결정되었다.
“나가자.”
대칸의 지시에 게리 주장이 선발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을 모두 모았다. 그러고는 원을 그리고서는 파이팅 구호를 외쳤다.
“고! 고! 웨스트! 웨스트! 릴링!! 고! 고! 고!!”
구호를 외친 선수들은 빠르게 뛰어서 라커룸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오래간만에 들어온 리즈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은 여전히 깔끔하게 잘 관리된 모습이었다. 대칸은 먼저 리즈 팀의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그중에는 조쉬 유소년 감독도 있었다.
그리고 미리 몸을 풀고 있는 리즈의 선수들 중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웨스트 릴링 FC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마크가 눈에 띄었다.
마크 보셀(17살, 미드필더, 360/437)
기술 119/148, 정신 152/181, 신체 89/108
스킬 : 창조적 패서(U), 설명 : 패스, 예측력, 천재성 능력치가 4 상승합니다.
‘하… 유니크급 스킬.’
마크가 그냥 좋은 플레이 메이킹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대칸도 예상했지만 역시나 유니크급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것도 미드필더에게 중요한 능력만 올려주는 알짜배기 스킬을 보유한 마크였다.
“마크, 오래간만이다.”
대칸이 먼저 마크에게 말을 걸었고, 운동장에 있던 마크는 대칸에게 달려와서 인사를 하였다.
“네, 감독님. 잘 지내셨죠?”
“얼굴이 확 피었는데? 리즈 생활은 좋냐?”
마크는 그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웨스트 릴링보다 편하지는 못하죠. 하지만 확실히 체계적으로 훈련하다 보니 실력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대칸은 아쉬움을 표현하며 말했다.
“하… 올해 우리 구단도 훈련 체계 완전 개편했는데.”
대칸과 대화를 하면서도 마크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대칸은 눈치껏 마크가 에드워드를 찾는 것을 알고서는 말해주었다.
“에드워드는 U-18에 차출되어 아직 팀에 복귀하지 않았다.”
“허! 그 녀석 결국 국가 대표까지 차출되었군요.”
마크는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이적한 리즈 구단에 적응하기 위해서 신문이나 TV도 보지 않은 모양이다.
“김종일 코치님.”
대칸과 어느 정도 대화를 마친 마크는 김종일 코치를 비롯한 다른 코치, 선수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칸은 리즈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선수들은 적게는 370에서 많게는 410의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챔피언십 리그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가 400인 것을 생각하면 무난한 선수 구성이었다.
여기까지는 작년처럼 능력치만 살펴보는 단계였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보유한 스킬을 보게 되어 새로운 평가를 하게 된 대칸이었다.
“죄다… 거의 다 레어급 이상의 스킬을 가지고 있네.”
리즈 선수들에게는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스킬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다. FA 선수들이나 준프로 선수들을 살펴볼 때 찾기 힘들었던 스킬을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대칸이 다시 ‘대형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멍청하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리즈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가 시작되었다.
웨스트 릴링 FC가 지금 가용 가능한 베스트 11로 가장 훈련도가 높은 4-4-2 진영으로 경기에 임하였다면, 리즈는 주전부터 후보, 유소년 선수까지 포함된 선수 구성으로 4-5-1 진영으로 중원에서부터 웨스트 릴링 FC를 압도하는 전략을 준비한 것이다.
특히, 중원에 있는 익숙한… 마크와 버나드는 적으로 만나니 너무나 위협적인 선수들이었다.
“마크 오늘 컨디션이 좋은데요? 패스가 완전 날이 섰네요.”
김종일 코치의 감탄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차승진 코치였다. 그리고 대칸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우리 선수들 위주로 보시죠.”
“아… 네.”
대칸의 일침에 머쓱해진 김종일 코치와 차승진 코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경기에 임하였다. 모든 선수들에게 대칸의 감독 스킬이 적용된 덕분에 신체적으로 능력이 향상된 것을 체감한 것이었다. 특히 신체적으로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은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선수들은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할 만하다고 생각하고서는 경기에 임하였다.
라이언이 간만에 공을 잡았다. 그러고는 사이드라인을 타고 돌파하려고 시동을 걸려는 찰나에.
퍽.
“아!”
옆에서 조용히 나타난 버나드가 태클로 라이언의 발에 있던 공을 라인 밖으로 걷어내 버렸다.
“또 너냐?”
벌써 두 번째… 라이언의 공을 끊어내는 버나드였다.
“라이언 씨 무섭네요. 살살 하세요.”
라이언은 이제는 능글거리기까지 하는 버나드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 작년 시즌 초반만 해도 말도 제대로 못 하던 녀석이었는데.”
“막아!”
마크가 공을 잡고 여유롭지만 자연스럽게 드리블을 해서 웨스트 릴링 FC의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게리는 마크를 막으면서 씩 웃었다.
“어딜. 돌아가라.”
마크는 게리를 보면서 같이 웃어주면서 말했다.
“주장 아니, 전 주장 반가워요.”
“뭘! 공이나 내놔.”
게리가 마크에게 찰싹 달라붙었지만, 마크는 등지고 공을 잡고서는 여유롭게 뒤로 백패스를 하였다. 그러자 게리가 마크에게서 떨어졌다.
“게리 주장, 살살 하자고요. 살살!”
마크의 매서운 패스를 알고 있는 게리는 절대 살살 할 수가 없었다.
10분 뒤, 마크가 다시 공을 잡았다. 마침 주변에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가 없는 상황, 마크는 주변을 살펴보고서는 번득이는 눈빛으로 공을 가볍게 찼다.
“헐…….”
마크의 킬 패스가 나왔다. 공은 마치 그림같이 대니얼과 매튜의 사이를 뚫고 지나가서 침투하는 공격수의 발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뻥… 철렁.
리즈 공격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공격수는 마크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하였고, 대니얼과 매튜는 한숨을 쉬면서 그 장면을 보았다.
“와~ 저 꼬맹이 적으로 만나니, 장난 아닌데요?”
“저 정도였나? 너무 허무하게 당했군.”
메큐와 대니얼은 적으로 처음 만난 마크를 보고서는 감탄하였다.
버나드와 마크는 유독 더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결국 마크는 2어시를 기록하였고, 버나드도 교체되기 전에 1골을 기록하면서 자신들이 잘 성장하였음을 양 팀의 감독들에게 다시 보여주었다.
경기는 2:4로 리즈유나이티드의 승리로 끝났다.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인 대칸과 코칭스태프는 경기 승패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모든 후보 선수들을 교체해 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였고, 리즈유나이티드도 후보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을 위주로 많은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수고하셨습니다.”
대칸 감독은 리즈유나이티드의 감독과 악수를 하였다.
“조쉬 유소년 감독에게 들었습니다. 마크 선수와 버나드 선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임대가 있는 알피 선수도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언제든지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말하십시오. 언제든지 단기 임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대칸은 ‘우리 팀이 너희 팀 팜이냐?’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사회생활… 사회생활을 되뇌면서 웃으면서 인사를 하였다.
감독을 지나서 코치들과도 인사를 하고서 마지막에는 역시나 원수 같은 조쉬 유소년 감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칸은 조쉬 감독과 악수를 하면서 강하게 손아귀를 쥐었다.
“하하하하, 정말 미치겠군요. 하하하하!”
대칸이 웃으면서 강하게 손을 쥐었지만, 조쉬 감독도 웃으면서 더 강하게 손을 쥐면서 대답을 하였다.
“하하 좋은 경기였습니다.”
“아! 아. 아픕니다.”
대칸이 강하게 손을 뿌리치면서 조쉬 감독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정말! 이러깁니까?”
“흐흐 감독님이 먼저 하지 않으셨습니까.”
여전히 여유로운 조쉬 감독에게 대칸이 하소연하듯이 말했다.
“저렇게 잘 큰 선수 둘을 빼앗긴 기분을 아세요? 악수 정도의 복수는 당해주셔야죠.”
“2년 전에 웨스트 릴링 FC에 에드워드와 마크를 빼앗겼던 복수입니다. 물론 마크는 돌려받았지만요. 하하하.”
하긴… 애당초 에드워드와 마크가 리즈 유소년 출신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논리적으로는 이길 수가 없는 대칸이었다.
“하여튼 두고 봅시다. 조쉬 감독님.”
“이제 1:1입니다. 대칸 감독님, 허허허.”
대칸은 장난스럽게 다음에 복수할 거라는 말을 하면서 돌아섰고, 조쉬 감독은 그저 피식 웃기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