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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51화 (51/445)

51화

【 준프로 선수들과 면담 】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끝나고, 모든 팀들이 비시즌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웨스트 릴링 FC는 비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준프로 선수들과의 면담을 준비하였다.

그들과 감독인 대칸과 구단주인 데이비드, 수석 코치인 아담, 마지막으로 김종일 코치와 면담을 통해서 프로 계약으로 전환하여 내년 시즌을 같이할지, 아니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헤어지는 것을 결정하기로 하였다.

아침부터 구단주실에는 아담이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데이비드는 자신의 의자에 앉아서 약간 불안한 듯… 다리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대칸은 창밖을 보면서 홍차를 한 잔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인 김종일 코치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이미 모여 계셨군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약속 시간 내 도착한 것이라 다들 괜찮다고 하였다.

이 시간에 운영진이 모두 모인 이유는 기존 준프로 선수들과 면담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나중에 열 시부터 선수들 면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선수들마다 면담 시간은 한 시간 이내로 진행할 예정이며, 면담을 통해서 프로 계약 전환 여부를 확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대부분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이미 프로 계약 전환 여부를 제가 사전에 검토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메일로 관련 자료도 보내드렸습니다.”

대칸이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나누어 주었고, 참여한 사람들은 자료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자료에도 나와있지만, 프로 계약 확정 선수는 제이콥, 카펜터, 가브리엘, 칼슨입니다. 그리고 제가 고민하는 선수는 레오, 헨리, 루이입니다. 그 외에 선수들에 대해서는 계약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른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대칸의 전반적인 선택에 모두가 이견이 있지는 않았다. 대칸이 정확하게 구분을 잘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계약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선수에 대한 결정이었다.

“레오는 무조건 데려가야 하지 않을까요? 수비형 윙어가 가능한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레오 선수는 이미 거의 성장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지금 실력이라면 리그 2에서는 백업만 간신히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헨리는 나쁘지 않은 선수입니다. 공격 능력이 낮기는 하지만, 윙백 자체가 상대적으로 선수가 별로 없는 포지션이니, 계약하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시, 헨리 선수도 문제는 기량입니다. 레오와 마찬가지로 성장이 거의 완료되어서, 만약 프로 계약을 한다면 백업 자원으로 분류해야 할 것입니다.”

“루이는… 어떻게 하죠? 분명히 나쁘지 않은 선수입니다만 센터백이라는 포지션이라. 계약하기에 애매합니다.”

“루이… 루이… 루이…….”

이런저런 의견을 내면서 고민하는 운영진이었다.

똑똑똑.

이야기하는 동안에 시간은 열 시가 되었고, 데레사 여사가 노크를 하였다.

“네. 여사님.”

데레사 여사는 여전히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이콥 선수가 도착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라고 할까요?”

“네.”

그러자, 잠시 후에 약간 힙한 스타일로 화려한 옷을 입은 제이콥이 밝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구단주 방으로 들어왔다.

“제이콥, 이번 시즌 고생 많았다.”

“일단 테이블에 안고, 차는 뭘 마실래?”

다른 사람들이 제이콥에게 차를 권하고 말을 거는 동안에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제이콥의 최신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제이콥 펜(22살, 미드필더-수비수, 312/330)

기술 112/119, 정신 117/124, 신체 83/87

스킬 : 사냥개(R), 설명 : 전담 마크 선수의 모든 신체 능력치를 1 하락시킵니다.

‘와우, 나쁘지 않은 스킬이 있네.’

제이콥의 스킬을 보면서 대칸은 길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 기분이었다. 제이콥에 대한 가치가 훨씬 올라간 것이다.

기존에도 수비적인 능력치 배분이 좋았고 아직은 성장 가능성도 조금 남아있어서 충분히 센터백과 수미 로테이션 멤버로 프로 계약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그런데, 스킬까지 가지고 있으니 금상첨화가 되었다.

게다가, 대칸의 감독 스킬로 부족한 신체 능력치를 보정받으면 충분히 상대편 주요 선수에 대한 전담 마크 선수로 가치는 매우 높았다.

한참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고 있는 동안에, 대칸이 재빠르게 계약서를 꺼내고서는 말했다.

“제이콥 에이전트 없지? 그럼 바로 프로 계약하자. 얼마나 받고 싶냐?”

대칸의 말에 제이콥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제이콥은 계약금 300만 원에 주급 140만 원, 약간 옵션을 추가하여 3년 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안녕하세요~”

다음으로 웨스트 릴링 FC의 토박이 골키퍼인 카펜터가 들어왔다. 면 티에 청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영국 청년인 카펜터는 웨스트 릴링 FC의 구단 사무실조차 편안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차를 마시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다니엘 카펜터(26살, 골키퍼, 309/333)

기술 104/113, 정신 120/130, 신체 85/90

카펜터는 사실 별 고민 없는 계약 대상이었다. 스킬은 없었지만, 무난한 능력치에 성장 가능성이 있어서 리그 2에서 서브 키퍼로는 적합했다. 물론 주전 키퍼는 새로 영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카펜터의 계약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한참 잡담을 하던 도중에, 아담이 자연스럽게 프로 계약에 대해 물어봤고, 카펜터는 당연히 ‘좋죠.’라는 말을 꺼내었다. 그래서 카펜터는 계약금 300만 원에 주급 120만 원 그리고 무실점 옵션을 추가하여 3년 프로 계약을 맺었다.

카펜터가 계약을 마치고 구단 건물에서 나가는 도중에 때마침 한 고급 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차량에서는 명품 선글라스를 착용한 멋쟁이 헨리가 당당하게 내렸다.

“어이, 헨리!”

카펜터가 먼저 손을 흔들자, 헨리는 쿨하게 경례하듯이 손짓으로 답해주었다.

헨리는 여유롭게 구단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데레사 여사의 안내에 따라 구단주 사무실로 들어갔다.

“헨리, 빨리 왔군.”

아담이 먼저 헨리에게 말을 걸었다.

“네. 비시즌이다 보니 여유롭네요.”

헨리는 능숙하게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고는 아담이 내주는 홍차를 담담하게 마셨다.

헨리 블랙(29살, 윙백, 315/329)

기술 124/130, 정신 112/115, 신체 79/84

축구 매니저에서는 헨리가 아무런 스킬이 없음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대칸은 아쉬움을 속으로 감추었다.

헨리는 애매한 선수였다. 능력치가 많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뛰어나지도 않고, 나이도 많았으며, 체감도 별로인 선수. 게다가 혹시나 했던 선수 스킬도 없었다.

프로 계약을 하자니 부족하고, 하지만 리그 전반적으로 부족한 윙백 선수라는 장점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런저런 고민으로 대칸의 머리가 아플 때, 아담이 먼저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었다.

“헨리, 이제 우리 팀이 리그 2로 승격하면서 정식 프로 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리고 소속 선수들도 정식 프로 선수 신분으로 경기를 뛴다는 것도?”

프로 계약… 관련된 말이 나오자, 헨리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 계약… 프로 선수! 정말 멋진 단어죠. 특히 저같이 오랜 기간 준프로 선수로 생활했던 사람에게는 매혹적인 말입니다.”

헨리는 손에 쥐고 있던 차를 한 모금 마시고서는 말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솔직히… 내년에 구상하는 팀에 제 자리가 있나요? 대칸 감독님?”

이 자리에 많은 사람이 있어도, 최종 결정자는 대칸이라는 사실을 헨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헨리는 직접 대칸에게 물어보았고, 대칸은 고민하다가 솔직한 대답을 해주었다.

“솔직히 주전은 불가능하고, 잘하면 로테이션 멤버 아니면 백업 멤버로 활용될 겁니다.”

대칸의 솔직한 대답, 그리고 대칸이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헨리는 괜찮다면서 말하였다.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주셔서 오히려 감사합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저에게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게 중요한 건 저 자신이 납득할 수가 있느냐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리그 2에서 저는 주전감은 아닙니다.”

그리고 헨리의 입에서 예상하지 못한 말이 나왔다.

“저는 요크 시티로 이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그 2로 승격한 구단에서 프로 계약으로 정식 프로 리그를 뛰는 것은 모든 준프로 선수들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은퇴하기 전에는 프로 선수로 프로 리그에서 경기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헨리는 과감하게 그 선택권을 포기했다.

“뭐, 아담 코치님도 아시겠지만, 제 고향이 요크 시티잖아요. 그리고 어려서부터 요크 시티 FC의 팬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요크 시티 구단에서 프로 선수로 입단 권유를 하더라고요. 저도 제 생각에 웨스트 릴링 FC에 남으면 백업 멤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바에는 요크 시티에 주전 선수로 가겠습니다.”

헨리는 이미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리그 2에 백업 멤버로 프로 계약을 해서 같이 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뛰고 싶었다. 축구 선수로 최고 전성기인 이 시기를 벤치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헨리와 추가적인 대화를 통해 의사를 충분히 이해한 운영진은 헨리와 악수를 하면서 헤어짐의 인사를 하였다. 헨리는 정말로 쿨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사를 한 다음에 유유히 구단 건물 밖으로 나갔다.

“헨리 씨!”

건물 밖… 헨리의 차 옆에는 선객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게리였다.

“게리 주장.”

게리와 헨리는 악수하며 간단한 인사를 하였다.

“2주 만인가요? 그동안 별일 없으셨죠?”

게리의 질문에 헨리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나야 항상 해피하고 즐겁지. 너는 별일 없지? 그리고 여기는 무슨 일이야?”

헨리의 질문에 게리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혹시… 떠나가는 분들이 있으면 인사하고 싶어서요.”

“아하! 그러니까 내가 능력이 떨어져서 같이 못 갈 것 같았다는 거지? 크크크.”

“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냥 하루 종일 이 주변에서 있었어요.”

나오는 모든 선수들과 만났던 게리였다. 그리고 여태까지 나왔던 제이콥과 카펜터는 프로 계약을 해서 기분 좋게 헤어졌다. 하지만 헨리는 게리가 생각해도 살짝 불안했다.

헨리는 게리의 어깨에 손을 올려 어깨동무를 하고서는 말했다.

“게리 주장, 난 떠나. 요크 시티로 이적할 생각이야. 감독과 코치들과 이야기를 끝냈어.”

“…….”

게리가 아쉬운 표정으로 헨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헨리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이, 착한 주장! 우리 세계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언제나 있는 일이지. 뭘 새삼스럽게 그러나?”

물론, 이 바닥에서 영입과 이적은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2년 동안 승승장구하면서 두 번의 우승을 같이 차지했던 멤버들이었다. 그래서 주장인 게리의 입장에서는 아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고마웠어, 게리 주장. 다음에 만나면 술이나 한잔하자고.”

“네. 헨리 씨, 술 한잔보다는 다음에 그라운드에서 다시 뵙죠. 요크 시티를 이끌고 리그 2로 올라오세요.”

게리의 말에 헨리는 ‘넌, 언제나 진지한 게 탈이야. 크크크.’라고 말하고서는 여전히 쿨하게 손짓으로 인사를 하고서는 자신이 타고 온 고급 차량에 몸을 싣고 웨스트 릴링을 떠났다.

헨리가 나가고, 한참 동안 사무실의 분위기는 이상했다.

“참 안타깝네요. 같이 가면 좋았을 건데.”

“헨리가 선택한 일입니다. 우리가 통보한 일도 아니에요.”

면담자 중에서 처음으로 계약을 하지 않고 팀을 떠난 헨리였다. 아담이 조용히 말했다.

“내일이면 대부분… 프로 계약을 안 하는 선수들과 면담을 할 건데, 정말 하기 싫네요.”

아담의 말에 모두 동의하였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칼슨 선수가 도착했습니다.”

다음으로 데레사 여사의 안내를 받아서 들어온 선수는 칼슨이었다.

“어이? 칼슨.”

“별일 없지?”

평소에 성격이 좋았던 칼슨은 데이비드의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와서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대칸은 이번에도 축구 매니저를 켜서, 칼슨의 상태 창을 확인해 보았다.

칼슨 고트(26살, 윙백, 311/341)

기술 95/108, 정신 137/150, 신체 79/83

스킬 : 신의 축복(L), 설명 : 설명할 수 없는 강한 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뭐? 레전드 스킬을 가지고 있어?’

최상위 레전드급의 스킬이 나타났다. ‘신의 축복’이라는 화려한 스킬명이 칼슨의 상태 창에서 금색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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