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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33화 (33/445)

33화

* * *

“형님? 아직도 안 끝나셨어요?”

새벽 시간. 구단 사무실에서 대칸이 컴퓨터를 잡고 문서를 만들고 있었고, 데이비드가 하품을 하면서 대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형 바쁘다. 오늘도 먼저 가라.”

데이비드는 뭐가 그리 바쁜지가 궁금해서 대칸의 컴퓨터를 보았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을 보고서는 말했다.

“시청자 이벤트요?”

대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아직도 잘나가는 BJ야! 요즘 방송도 많이 못 하는데 시청자들을 위한 이벤트 정도는 준비해야지.”

“그렇다고… 여기까지 초청해요?”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은 크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영국에 있는 내가 이벤트를 하려면 여기까지 초청해야지! 한국에서 할 수가 있냐?”

“허…….”

대칸의 스케일 큰 혜자 이벤트를 보면서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생각나는 데이비드였다.

- 야! 대칸이 축구 콘텐츠 이벤트를 한다면서?

- 그래. 자신의 열혈 팬들을 영국으로 초대했다던데? 자비로 비행기 표와 숙박은 제공한다고 했다네!

- 뭐? 대박!

- 영국까지 비행기 표가 얼마냐?

- 시청자들 영국 일정까지 대칸이 준비했다고 하니까. 기대된다!

- 거지 같은 일정인 것 아니냐? 숙소도 이상하고, 일정도 이상하면! 안 가는 것보다 못한 여행이 될 듯!

- 대칸 클래스 무시하지 말자, 제대로 대접하겠지!

- 방송으로 이벤트 생중계한다고 했으니 그때 보자고.

대칸이 준비한 이벤트는 열혈 팬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를 통해서 한국에 있는 축구 팬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 * *

이벤트 당일.

“안녕하세요, 여러분. BJ 대칸입니다!”

대칸이 리즈 공항에서 휴대폰으로 방송을 켜고서는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여기는 리즈 공항입니다. 오늘 제가 왜 리즈 공항에서 방송을 켰을까요?”

대칸의 말에 시청자들이 드립을 마구 날렸다.

- 드디어 도주냐? 웨스트 릴링 감독직 힘들지?

- 그래, 할 만큼 했다! 이제 방송으로 돌아오자!

- 아니면? 비자 만료냐?

- 크크크, 지금 웨스트 릴링 FC 순위 모르고 말하는 거임?

- 시청자 이벤트 아님? 커뮤니티에서 유명하던데!

대칸은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서는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감독 자리 힘들긴 하지만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웨스트 릴링 FC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리그 16경기를 소화한 결과, 14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와! 대단…….

- 대칸 생각보다 감독 잘하네.

- 현실 축구 매니저 실현 중인가? ㄷㄷㄷㄷ

- 5부 리그인데 선수 영입 장난 아니게 한 거 아님?

- 에드워드빨임! 하여튼 에드워드빨임!

대칸은 어그로들의 말은 무시하고서는 천천히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벌써 제가 사랑하는 에X코리아에 자세한 내용이 올라왔었던데! 제가 시청자분들을 영국으로 초청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5일 동안 대칸 투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아… 졸 부럽

- 정말? 비행기 표랑 숙박까지 다 제공하는 거임?

- 누가 초청받았음?

- 열혈 팬만 초청했다는데 맞음?

“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대부분의 내용이 맞습니다. 죄송하지만 열혈 팬분들만 초청을 했고요. 비행기 표랑 숙박은 물론, 투어를 위한 교통편도 제가 제공합니다.”

- 와! 젠장! 혜자!

- 말 그대로 공짜로 영국 여행하네!

- 열혈 팬만… 너무하심

- 일반 팬은 팬도 아닌가?

대칸은 충분히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말했다.

“열혈 팬들만 초청하신 부분에 대해 불만이 많으신데, 처음이라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저를 지원해 주신 열혈 팬분들께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진행하는 점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다음에 제가 투어를 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일반 시청자분들과도 할 수 있게 할 테니!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칸은 해명했음에도 어그로를 심하게 끄는 시청자는 강퇴를 해달라고 매니저들에게 요청하고서는 공항의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아! 벌써! 비행기는 도착했군요. 이제 투어에 참가한 시청자분들께서 나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동안에 궁금하신 질문 올려주시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대칸은 입국장에서 자신이 초청한 열혈 팬 여덟 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같이 왔던 데이비드가 사람들을 맞이하는 동안에 인터넷 방송에서는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였다.

20분 후.

“저희 투어 참가자분들께서 모두 모이셨습니다.”

참가자는 남자 여섯 명에 여자 두 명이었다. 그것도 30대 아재들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어색해하면서도 대칸을 만나고 영국을 왔다는 것이 반가웠는지 약간 흥분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칸은 방송을 통해 참가자들을 소개하였고, 마지막에는 방송에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잠시 방송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휴대폰 보조 배터리를 깜박해서, 배터리가 없습니다. 나중에 웨스트 릴링에서 다시 방송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 채팅 창에는 아쉽다는 말과 준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대칸은 방송을 종료하였다.

“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BJ 대칸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데이비드라고 제 투어를 도와줄 친구입니다.”

대칸과 데이비드는 인사를 하면서 참가자들 한 명 한 명과 다시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공항 주차장에는 데이비드가 미리 준비한 작은 밴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직접 운전하여 일행을 데리고 웨스트 릴링으로 이동하였다.

“영국으로 오시는 동안에 문제는 없으셨나요?”

대칸의 질문에 참가자들은 모두 기대한 상태로 영국에 왔다고 말하였다. 대부분 사람들은 예전에 대칸과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만난 적도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나저나 대칸 감독님! 요즘 대단하시던데요?”

열혈 팬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회장까지 하고 있는 40대 팬클럽 회장님이 말을 꺼냈다. 그러자 다른 참가자들도 박수를 하면서 축하해 주었다.

“한국 축구계가 난리입니다.”

“맞아요! 영국 축구계에 한국인 감독이 잘나간다니…….”

“역시! 대칸 님은 예전부터 남달랐지요.”

“레이튼 오리엔트에게 당한 1점 차 패배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1등 아닙니까.”

“6부 리그 우승에 이어서 5부 리그에서 1위! 대박입니다.”

대칸은 칭찬에 감사하다는 말과 웨스트 릴링 FC에 대한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일행들과 웨스트 릴링으로 이동하였다.

“여기가 웨스트 릴링입니다.”

대칸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웨스트 릴링 FC의 홈구장인 뉴레인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구경하였다.

“먼저 보시는 이곳은 뉴레인 스타디움입니다. 약간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구장입니다.”

화면과는 다르게 작지만 잘 관리된 축구 구장을 보였다. 그리고 양쪽 골대 뒤쪽에만 관중석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사이드라인을 따라 잔디가 예쁘게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음식물과 음료를 파는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영국의 전형적인 소규모 구단이 보유한 구장 모습이었다.

투어 참가자들은 직접 그라운드에 올라가 보기도 하면서 구장이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다음은 구단 건물을 구경하시죠.”

뉴레인 스타디움의 옆에는 두 개의 건물이 나란히 서있었는데, 작은 2층 건물은 약간 노후화가 된 것이 확실하게 보였고, 조금 큰 3층 건물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어 보였다.

“저희 구단 건물은 두 개입니다. 2층 건물은 예전 건물입니다. 혹시 축구광이 웨스트 릴링 FC에 방문한 것 방송으로 보신 분이 있으시면 그때 봤던 건물이 2층 건물입니다.”

대칸은 참가자들과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1층이 저희 팀 선수 대기실과 샤워실, 그리고 간이식당이었는데, 지금은 상대편 선수 대기실과 샤워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 공식 물품 판매점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대칸의 설명을 들으면서 차분하게 건물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공식 물품 판매점에서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 유니폼을 비롯한 간단한 기념품을 구입하였다.

“2층에는 구단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이 있습니다. 지금도 근무 중인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않겠습니다.”

대칸과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새로운 건물로 들어갔다.

“이번에 새롭게 만든 건물은 3층입니다. 1층에는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룸과 휴게실, 세미나실, 샤워실 그리고 식당이 있습니다.”

라커룸과 샤워실은 옆의 건물보다 훨씬 넓고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휴게실과 간단하게 회의도 가능한 세미나실, 그리고 전문 주방장이 대기하고 있는 식당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2층에는 선수들의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체력 단련 시설과 작은 실내 운동장을 구축하였습니다.”

대칸과 데이비드는 2층에 선수들의 신체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체력 단련 시설을 구축하고, 날씨가 궂은 날에는 내부에서 가벼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작은 운동장 시설을 구축하였다.

“3층에는 감독과 코치, 스카우트, 팀 닥터가 머무는 코칭스태프의 공간이 있습니다.”

3층에는 예전에는 일반 직원들과 같이 사용했던 사무실 공간을 코칭스태프만 따로 쓰는 공간으로 추가로 만들었다.

대칸의 가이드에 따라 투어 참가자들은 만족스럽게 웨스트 릴링 FC의 경기장과 구단 건물을 투어하였다. 그리고 대칸이 준비한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웨스트 릴링에 있는 최고의 맛집입니다!”

대칸은 웨스트 릴링에 있는 유일한 음식점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주인 요리사는 이미 대칸이 요구한 음식들을 차례대로 서빙하였다.

“블랙퍼스트?”

투어 참가자 중 한 명의 입에서 말이 나오자, 대칸이 바로 설명하였다.

“영국에서는 특이하게! 아침 메뉴를 하루 종일 판매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이 식당에서도 가장 맛있는 메뉴가 아침 메뉴인 ‘블랙퍼스트’입니다! 그러니 다들 맛있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영국은 음식 맛없기로 유명한 나라였다. 그런데 영국의 아침만큼은 푸짐하고 맛있는 것으로 유명했고, 그래서 일부 식당에서는 아침 식사를 메인 메뉴로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 식당에서도 아침 식사가 대표 메뉴였다.

식사는 토스트부터 시작해서 오믈렛을 비롯한 소시지, 베이컨, 계란프라이 등등의 많은 음식들이 순서대로 나왔다. 그리고 투어 참가자들은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였다.

웨스트 릴링에서 저녁을 먹은 투어 참가자들은 대칸의 안내에 따라 웨스트 릴링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쉐리프 허턴으로 이동하였다. 대칸이 준비한 숙소가 이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

숙소는 1층이 음식점인 2층짜리 지역 여관이었다. 여덟 명의 투어 참여자를 위해 건물 전체를 예약하여 다른 투숙자는 없었다. 대칸은 여관 주인에게 열쇠를 받아서 모든 참가자에게 방을 배정한 다음에 말하였다.

“숙소에 지내시면서 문제가 있으시면 전화기의 0번을 누르시고 말하시면 됩니다. 만약 영어가 두려우시다면 저한테 전화 주시면 제가 바로! 주인과 연락해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아침 식사가 제공되니, 아침 일곱 시부터 아홉 시 사이에 1층 식당에서 아침을 잡수실 수 있습니다.”

투어 참가자들은 모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일부터 마지막 날까지 일정을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내일 2일 차에 리버풀 구단과 리즈 구단을 구경하러 갔다 올 겁니다. 제가 바쁜 관계로 데이비드가 가이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3일 차에는 제가 직접 가이드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저와 함께 리버풀과 번리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관람하실 예정입니다. 4일 차에는 저희 웨스트 릴링 FC의 경기를 관람하실 거구요. 5일 차에는 오전에 리버풀 지역에서 개인 일정 잠시 진행하신 다음에 저희는 헤어질 겁니다. 각자 스케줄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가시거나, 개인 여행으로 전환하시면 됩니다. 이해 안 되시는 분이나 일정에 있어서 질문 있으신 분 계신가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투어에 참가한 여자 중에 한 명이 손을 들고 말했다.

“대칸 님, 일정 도중에 제 개인 방송을 켜도 될까요?”

BJ 예지, 대칸의 열혈 팬 출신으로 지금은 아X리카에서 여캠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직은 유명하지 않은 BJ였다.

대칸은 괜찮다는 의미로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유의 사항은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당연히 괜찮습니다. 하지만 예지 님도 아시겠지만 리버풀 경기는 중계하시면 안 됩니다. 경기 중계권에 대한 권리를 방송국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어요.”

“다른 질문 있으신가요?”

다른 참여자들은 한참 피곤한지 하품을 하면서 대칸의 대답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고, 긴 비행시간으로 인하여 피곤한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러면 피곤하신데 다들 방으로 들어가시고! 쉬십시오.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투어 참가자들은 모두 인사를 하고서는 각자 방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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