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23화 (23/445)

23화

시즌의 남은 2경기, 후보들이 출전한 2경기는 예상한 대로 패배하였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되자 요크 지역의 신문에서는 웨스트 릴링 FC의 승격을 보도하였고, 영국 축구 협회의 홈페이지에도 웨스트 릴링 FC가 5부 리그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거기에 에드워드는 총 53골로 득점왕을 기록하였고, 라이언이 8점이 넘는 평점을 기록하여 1위를 지켰다. 마크는 24어시스트로 도움 1위를 기록하여 6부 리그의 개인 타이틀을 웨스트 릴링 FC가 싹쓸이하였다.

“대칸 감독, 축하해!”

“하하하, 고마워요.”

웨스트 릴링 마을을 오갈 때마다, 모든 마을 주민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고, 대칸은 승격을 실감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사무실에 들어온 대칸은 직원들에게 인사부터 하였다. 하지만 구단주 방에 들어가자, 대칸은 한숨부터 나왔다.

안에서는 데이비드도 난감한 표정으로 아담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작년 운영자금이… 어떻게 된 거냐?”

주주로서 구단 운영 상태를 확인하고자, 아담이 방문한 것이다.

“…….”

데이비드는 회계 서류를 보여주면서 난감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저번 시즌 운영비가 4억(30만 유로)? 뭐? 4억(30만 유로)?”

아담이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6부 리그… 구단의 평균 1시즌 운영비는 2억(15만 유로), 넉넉하게 잡아도 3억(22.5만 유로)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웨스트 릴링 FC의 전 시즌 운영비는 4억(30만 유로)이라니!

“수익은… 2.6억(19만 유로)…….”

유니폼 스폰 비용에 경기장 광고 비용, 거기에 경기장 입장 수입, 리그 우승 상금, 유니폼이나 기념품 판매 등의 기타 수입, 거기에 인수 시 잔액으로 남았던 2천만 원까지, 1년간 수익은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운영비가 왜 4억(30만 유로)이나 나온 거야? 인건비가 3.1억(23만 유로)?”

구단주의 배당금이 빠져있는 상태의 지출치고는 4억(30만 유로)은 너무 많았다. 그 4억(30만 유로) 중에서도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운영진의 인건비만 3.1억(23만 유로)… 생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풀타임 계약 프로 선수 다섯 명, 코치도 다른 6부 리그 팀보다 많은 네 명, 거기에 초반에 계약 해지한 프로 선수 네 명의 위약금 4천만 원(3만 유로)까지…….”

인건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게다가 스카우트 활동 비용이 4천만 원(3만 유로)?”

데이비드는 대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대칸도 시선을 피했다! 시즌 중에 급해서 잘하는 선수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찾기 위해 수석 스카우트인 레이첼에게 아낌없이 지원하라고 했던 결과이다.

“그 외 기타 운영비까지… 4억(30만 유로)이 조금 안 되는구나.”

아담이 매서운 눈빛으로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아담은 한참 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대칸과 데이비드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담이 화를 참고서 입을 열었다.

“적자 금액은 어디서 채운 거냐?”

“뭐… 제 개인 사비로…….”

“누구 맘대로! 누구 허락받고! 네 사비를 쓴 거냐고!!”

아담이 분통이 터져서 외쳤다.

“야! 회사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망해! 망한다고!! 구단도 마찬가지야. 리즈처럼 파산당하고 싶어? 이렇게 생각 없이 운영해서 되겠냐고!”

“우리 팀이 5부 승격하면 적자는 금방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죠.”

5부 리그부터는 중계권료를 비롯한 추가적인 수익들이 6부 리그 때보다 많이 발생하였다. 많은 금액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활용할 돈이 추가되는 것을 예상했던 것이다.

“멍청하긴, 그걸 어떻게 확정해! 승격 못 했으면 어떻게 하려고!”

축구 매니저를 믿고 있는 데이비드였기에 아담에게 무조건 올라간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 게다가 시즌 중에 온 제안으로 CF 계약 요청도 있었습니다.”

“CF? 광고?”

“네. 한국 기업이에요. 대칸 형님의 유명세와 김종일 코치 덕을 봤죠. CX식품에서 음식 광고 들어왔어요.”

물론, 우승이 전제 조건이긴 했지만… 데이비드는 어차피 우승했으니 조건을 생략하고 말하였다.

그래도 데이비드가 아무 대책 없이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아담이 하였다. 그래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였다.

“데이비드! 구단의 운영자금이 부족하면 먼저 구단의 주주인 나와 대칸과 함께 회의를 해서 해결책을 마련해야지. 이런 식으로 너의 개인 돈으로 막는 일은 잘한 짓이 아니야.”

“네… 아버지…….”

“한 번은 실수를 용서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탁한다.”

아담의 말에 데이비드는 죄송하다고 말을 하고서는 일을 수습하였다.

작년 회계 정산을 마친 아담과 대칸, 데이비드는 다음 시즌 전반적인 회계 구상을 시작하였다.

“선수 영입을 안 하겠다고?”

대칸과 데이비드의 어이없는 말에 아담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네. 임대 선수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축구 매니저 시스템에 의한 결정이었지만, 아담도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면서도 감독인 대칸과 구단주 데이비드가 명확하게 결정을 한 사안이라 따지기도 애매했다.

“이미 선수들의 재계약도 완료하였습니다. 6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 모두 데리고, 5부 리그에서 승부할 예정입니다.”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이 추가로 말하였다.

“저번 시즌 후반기에 수비가 안정되자, 우리 팀은 패배를 모르는 팀이었습니다. 이미 6부 리그를 넘어선 팀이었기 때문에 이 스쿼드로도 5부 리그에서 우승 경쟁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 선수들의 성장 위주로 팀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까지 말하니, 아담도 선수 운영에 관한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다른 지출은?”

“구단 시설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선수들의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신체 단련실과 코칭스태프가 따로 쓰는 사무실을 활용하게 바로 옆에 건물을 하나 올리려고요.”

“건물…….”

“그리고 추가적으로 뉴레인 스타디움의 시설과 관중석도 정비를 하려고 합니다.”

대략적으로 예상되는 수입은 6억(45만 유로)이 약간 안 되었고, 지출이 5억(37.5만 유로) 정도 되는 무난한 계획을 세운 데이비드와 대칸이었다.

“좋아. 좋은데… 다른 건 정말 괜찮겠어? 선수 영입을 안 해도?”

아담의 말에 대칸도 정말 하고 싶다는 말을 꾹 참았고, 데이비드도 본능을 참고서 말했다.

“할 수 있어요. 해낼게요!”

“그래. 그럼 알겠다.”

간신히 아담을 설득시킨 대칸과 데이비드였다.

【 비시즌 】

3일 뒤… 한국.

“한국이다!”

데이비드는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인천공항에서 나왔고, 그 뒤를 따라 에드워드와 라이언, 그리고 대니얼이 나왔다.

“자자… 어디부터 가볼까요? 간만에 한국! 우히히히.”

흥분한 데이비드는 ‘어떻게 놀까?’를 심각하게 고민하였고, 대칸은 데이비드의 목덜미를 잡고서는 말했다.

“멍청한 구단주야. 관광 온 게 아니라고! 비즈니스라고 비즈니스!”

“눼에~ 눼에~”

데이비드는 약간 비꼬다가… 결국 대칸에게 머리를 한 대 맞고서야 진정하였다.

선수들은 대칸과 데이비드의 가이드를 통해 2일 동안 서울을 구경하였다.

데이비드가 계속해서 ‘어서 와 한국은 XXXX’의 콘셉트로 관광하는 선수들을 휴대폰으로 찍으면서 무엇을 하든 감동하라고 강요하였지만 선수들은 무덤덤하게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경복궁을 보든! 강남 사거리를 보든! 그저 ‘오…….’ 한마디가 끝이었으니, 그저 촬영하던 데이비드만 아쉬워할 뿐이었다.

아마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으면 유X브에 올려서 유명세를 타려고 한 모양인데… 사춘기인 에드워드, 조용한 라이언, 술 말고는 관심 없는 대니얼에게 무엇을 바란 건지… 쯧쯧!

3일째, 대칸을 비롯한 에드워드, 라이언, 그리고 대니얼은 CX식품에서 만든 만두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일산에 있는 촬영장으로 이동하였다.

“헤이 대칸!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그래도 촬영이라는 말에 약간 긴장한 기색을 보이는 대니얼이었다. 대칸은 본인도 CF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저 괜찮다는 말만 해주었다.

광고 촬영 현장.

“자! 만두 먹고! 맛있는 표정 지어주세요.”

라이언은 감독의 요구에 따라 온갖 어색한 표정을 여러 번 지었고 그런 라이언을 보면서 대니얼이 대칸에게 물었다.

“야? 나도 저거 해야 되냐? 나 차이나 음식 딤섬! 싫어한다고!”

“4,000파운드!”

“그래 4,000파운드…….”

CF의 대가로 참여한 선수들은 500만 원(4,000파운드)을 받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대니얼은 고개를 끄덕였다.

“4,000파운드! 4,000파운드!!”

대니얼이 CF를 촬영하면서 미치려고 할 때마다, 대칸은 마치 주문처럼 4,000파운드를 외쳤고 대니얼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감독이 요구하는 사항을 수행하여 자신의 분량 촬영을 마쳤다.

“코치님!”

한참 에드워드가 CF를 찍을 때, 김종일 코치가 촬영장에 도착했다.

“대칸 감독님, 2주 만에 뵈니 반갑네요.”

“코치님 죄송합니다. CF 촬영이 구단 행사라.”

김종일 코치는 괜찮다면서 웃었지만, 막상 CF 촬영에 들어가자 계속되는 감독의 요구에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성실하게 CF 촬영에 임하였고, 무사히 웨스트 릴링 FC의 만두 CF 촬영이 완료되었다.

“데이비드! 선수들 데리고 숙소로 가. 가는 도중에 저녁 먹이고!”

“고기 고기! 불고기!!”

“난 소주! 소주 좋더라.”

그저 먹는 거라면 좋은 에드워드와 소주의 참맛을 알아버린 대니얼을 데리고 데이비드가 돌아갔다.

“코치님. 저녁이나 같이하시죠?”

“그럴까요? 감독님?”

“하… 코치님! 한국에서만큼은… 그냥 편하게 말하세요. 지금은 휴가 중이지 않으십니까?”

“그럴까? 그럼 내 단골집에 가서 한잔하면서 저녁 먹자고.”

그리고 대칸은 김종일 코치와 영국에서 약속한 대로, 술을 곁들인 저녁을 먹기 위해 같이 움직였다.

“자. 여기야!”

김종일 코치는 자신의 집이 있는 상암의 처음 오면 전혀 알 수가 없는 구석에 위치한 껍데기집으로 대칸을 안내하였다.

“여기 껍데기도 맛있지만 반찬이 예술이야!”

김종일 코치가 단골이었는지, 주인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원형 식탁이 넘칠 정도로 반찬과 음식을 주었는데, 정말로 맛있었다.

“그럼 한잔하자고!”

김종일 코치와 대칸은 건배를 하고서는 소주를 한잔하였다.

“캬… 코치님 단골집, 좋네요!”

맛있는 음식에 소주! 술을 사랑하는 대칸에게 있어서 최고의 조합이었다.

대칸과 김종일 코치는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대상은 모두 웨스트 릴링 FC이었다. 둘이 팀의 발전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과 미래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와중에 김종일 코치의 휴대폰이 울렸다.

“잠시… 미안… 어? 승진이냐? 그래… 소식 들었다. 어… 지금 우리 집 주변이라고?”

김종일 코치는 살짝 대칸의 눈치를 보았다.

“아. 미안한데… 지금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어서… 너도 알겠지만 우리 팀 감독님… 대칸 씨랑 한잔하고 있거든, 미안하다. 다음에…….”

“코치님! 여기 오라고 하시죠.”

대칸이 전화 도중에 난감해하는 김종일 코치의 눈치를 살피고서는 말했다. 그러자 김종일 코치가 전화기의 잠시 귀에서 떼고서는 말했다.

“정말 괜찮겠어?”

대칸이 괜찮다고 말을 하자, 김종일 코치가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야. 승진아 그러면 너, 저번에 형이랑 먹었던 껍데기집 기억나지? 형 집 옆에 골목으로 쭉 올라오면 보이는 껍데기집, 그 집으로 와.”

김종일 코치가 전화를 끊고서는 대칸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 미안. 친한 후배 녀석인데 요즘 좀 힘들어하거든. 그런데 차마 우리 집까지 찾아왔다고 하는데… 마냥 거절하기가… 마음에 걸렸는데 고마워!”

“괜찮습니다. 술자리에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죠! 게다가 코치님 후배라면 사람도 좋을 테니 걱정도 없고요.”

“그래, 이 녀석이 운이 지지리 없어서 그렇지 사람 좋고, 능력 좋고, 인물 좋은 녀석이야.”

김종일 코치의 후배인 차승진이 껍데기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김종일 코치가 차승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비록 현역 시절 실력이 떨어져서 빛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중학교 코치를 괜찮게 하면서 성과도 많이 냈는데… 문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지금 있는 중학교 팀의 성적도 괜찮은데… 불안해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대칸도 안타까워하면서 김종일 코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차승진이 가계로 들어왔다.

“선배님!”

차승진이 김종일 코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고, 그리고 대칸에게도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였다.

“대칸 감독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차승진이라 합니다.”

대칸은 악수를 하면서도…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 열심히 능력치를 보았다. 그리고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차승진(34살, 유소년 코치, 161/214)

선수 훈련 능력 75/98, 정신적 능력 44/54, 골키퍼 훈련 22/30, 정보력 20/32

인재다! 인재가 나타났다! 대칸은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