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4화 (34/63)

0034 / 0063 ----------------------------------------------

“하아, 이건 바람 핀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할 태도는 아닌 것 같은데?”

“지랄도 병이다.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매달릴 것 같니?”

마치 지금이라도 당장 촬영을 할 생각인 듯, 

그가 연기를 해댔다. 

참 이런 표현은 여기서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연기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한다. 

정말 내가 바람이라도 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그가 역정을 내었다. 

재수없어.

“그래도 어쩌겠어. 이미 50억 계약은 했고, 무를 순 없잖아. 

설마 150억의 거액을 대신 내줄 근사한 스폰남이라도 잡은 거야?”

“농담 지껄이지 마. 나 그럴 기분 아니니까. 그러니까 비켜.”

미나가 열쇠를 돌리자, 

키라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도 진심이야. 농담 아니라고.”

미나는 그의 손을 치워내며, 역겹다는 듯 소리쳤다. 

“나한테 얼쩡대는 진짜 목적이 뭐야? 

왜, 그렇게 먹고 싶다던 하뉴 미나를 먹을 수 있게 돼서 

좋다고 또 그렇게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닐거니? 

그래봤자, 그건 다 연기고 쇼야. 착각하지 마.”

그러면서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그런데, 키라가 다시 문을 닫으며, 소리쳤다. 

※위 소설의 장르는 하.드.코어, 주 독자층은 남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소재 자체가 남자를 위한 소재이다 보니, 여자 분들은 대부분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좋지, 좋은데, 내가 오늘 너한테 집적대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뭐.”

“진짜 촬영하기 전에, 우리 합이나 한 번 맞춰보자.”

엄청나게 진지한 눈빛이었다. 

마치 이 말을 하려고 지금껏 너희 집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뭐? 설마, 나랑 연기 연습이라도 하자는 거니?”

“연습이라기보다는 실전이지, 실전.”

“뭐라는 거니, 지금?”

미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키라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나랑 섹스 한 번 하자고. 지금.”

그 말에 미나는 경악했다. 

“뭐?”

“해보는 게 너한테도 좋을거야. 

촬영장에서 처음 시작하기에는 좀 어색할 것 같은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얘가 진짜 약이라도 하고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세상에, av배우들이 미리 만나 합을 맞춘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일반 연기자, 배우들은 당연히 미리 합을 맞출 수 있겠지만, 우린 다르다. 

우린 바로 실전이었다. 

그 전에 연습을 한다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그건 곧, 연습이 아니라 그저 섹스일 뿐이니까. 

근데, 지금 av 배우 10년차가 넘는 놈이 한다는 소리가 뭐? 

연습을 해보자고? 

“너 돌았구나?”

미나가 혀를 차며, 그를 위 아래로 훑어 내렸다. 

하지만 키라는 더욱 우쭐대며, 오히려 더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리고 마치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는 것처럼 강요했다. 

“아니, 이건 진심이라니까. 너, 지금 갑이 누군지 몰라. 

내가 갑이고, 네가 을이야. 

난 너의 파트너로 너의 연기에 도움을 주겠다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지금 나한테 합 맞출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 

갈수록 어이가 없었다. 

미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소리쳤다.  

“하아, 너 진짜 술 마셨니? 내가 왜 너한테 부탁을 해? 

다시 말하지만, 컨셉은 바뀔거고, 내용도 바뀔거야. 

그러니까 당일 날 너랑 나, 연기 한 번 하고, 끝나는 거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