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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건 바람 핀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할 태도는 아닌 것 같은데?”
“지랄도 병이다.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매달릴 것 같니?”
마치 지금이라도 당장 촬영을 할 생각인 듯,
그가 연기를 해댔다.
참 이런 표현은 여기서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연기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한다.
정말 내가 바람이라도 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그가 역정을 내었다.
재수없어.
“그래도 어쩌겠어. 이미 50억 계약은 했고, 무를 순 없잖아.
설마 150억의 거액을 대신 내줄 근사한 스폰남이라도 잡은 거야?”
“농담 지껄이지 마. 나 그럴 기분 아니니까. 그러니까 비켜.”
미나가 열쇠를 돌리자,
키라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도 진심이야. 농담 아니라고.”
미나는 그의 손을 치워내며, 역겹다는 듯 소리쳤다.
“나한테 얼쩡대는 진짜 목적이 뭐야?
왜, 그렇게 먹고 싶다던 하뉴 미나를 먹을 수 있게 돼서
좋다고 또 그렇게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닐거니?
그래봤자, 그건 다 연기고 쇼야. 착각하지 마.”
그러면서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그런데, 키라가 다시 문을 닫으며, 소리쳤다.
※위 소설의 장르는 하.드.코어, 주 독자층은 남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소재 자체가 남자를 위한 소재이다 보니, 여자 분들은 대부분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좋지, 좋은데, 내가 오늘 너한테 집적대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뭐.”
“진짜 촬영하기 전에, 우리 합이나 한 번 맞춰보자.”
엄청나게 진지한 눈빛이었다.
마치 이 말을 하려고 지금껏 너희 집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뭐? 설마, 나랑 연기 연습이라도 하자는 거니?”
“연습이라기보다는 실전이지, 실전.”
“뭐라는 거니, 지금?”
미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키라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나랑 섹스 한 번 하자고. 지금.”
그 말에 미나는 경악했다.
“뭐?”
“해보는 게 너한테도 좋을거야.
촬영장에서 처음 시작하기에는 좀 어색할 것 같은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얘가 진짜 약이라도 하고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세상에, av배우들이 미리 만나 합을 맞춘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일반 연기자, 배우들은 당연히 미리 합을 맞출 수 있겠지만, 우린 다르다.
우린 바로 실전이었다.
그 전에 연습을 한다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그건 곧, 연습이 아니라 그저 섹스일 뿐이니까.
근데, 지금 av 배우 10년차가 넘는 놈이 한다는 소리가 뭐?
연습을 해보자고?
“너 돌았구나?”
미나가 혀를 차며, 그를 위 아래로 훑어 내렸다.
하지만 키라는 더욱 우쭐대며, 오히려 더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리고 마치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는 것처럼 강요했다.
“아니, 이건 진심이라니까. 너, 지금 갑이 누군지 몰라.
내가 갑이고, 네가 을이야.
난 너의 파트너로 너의 연기에 도움을 주겠다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지금 나한테 합 맞출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
갈수록 어이가 없었다.
미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소리쳤다.
“하아, 너 진짜 술 마셨니? 내가 왜 너한테 부탁을 해?
다시 말하지만, 컨셉은 바뀔거고, 내용도 바뀔거야.
그러니까 당일 날 너랑 나, 연기 한 번 하고, 끝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