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리커버리 마도사-49화 (49/308)

49화

보스들의 활약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그들의 경험치는 고스란히 건우에게 전달되고 했다.

그 덕에 건우는 가만히 있음에도 성장을 계속 해나가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레벨 오르는 건 날로 먹는 것 같기도 하고.’

건우는 난감해하면서도 미소를 띠고 있었다.

[최건우]

▶직업: 시간의 어릿광대

▶레벨: 60

▶칭호: 용인의 혈족(외 1종)

▶전용스킬

-복원 외 7종(치유의 요람, 회귀의 링.......)

▶일반스킬

-15종의 마법(파이어볼.......)

▶스테이터스

[근력 90] [민첩 107] [체력 650] [마력 480][맷집 200][카리스마 120]

이제는 제법 준수한 스펙이다.

이걸로 과거의 수준은 확실히 뛰어넘었다.

“강해진 건가?”

중얼거리기가 무섭게 세이비어가 호통쳤다.

-아직 한참 멀었어. 과거의 나 정도는 돼야지.

건우는 샐쭉 입을 내밀었다.

“할아버지 채점 기준이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네 기준이 터무니없이 낮은 거다.

저벅.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건우는 던전 끝자락에 도착했다.

건우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요란하게도 싸웠다.”

싸르르.

광산의 풍경은 아수라장이었다.

코볼트는 사지가 완전히 절단 나 주검이 되었고.

그런 코볼트들이 가꿔온 자이언트 웜은 체액이 터져 광산에 잔뜩 흩뿌려졌다.

숫자만 해도 백에 가까웠다.

질질질질.

그리고 던전 가장 깊숙한 곳에서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바포메트였다.

날카롭게 돋은 양쪽 뿔이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 손에는 거대한 낫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남은 한 손으로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몬스터를 끌고 왔다.

늑대를 닮은 거대한 외형의 3성급 던전 보스.

그것은 코볼트킹이었다.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코볼트킹의 눈빛은 공포에 젖어있었다.

쿠웅!

바포메트는 건우의 앞에 코볼트킹을 바치고는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건우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꼭 그렇게 섬뜩하게 가지고 와야 되겠냐?”

당연 바포메트한테는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에휴, 됐다. 다음은 세피아가 공략 중인 던전으로 가볼까?”

건우는 한숨을 쉬며 다음 던전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던전은 오크의 부락이었다.

쩌저저적!

발을 내디딘 그곳은 그야말로 한빙지옥이었다.

오크들은 전신에 성에가 가득 낀 채, 죽음을 맞이했다.

그 중 용맹함을 과신하기 위해 포효를 내지르려는 녀석도 있었다.

건우가 그 오크에게 어깨에 슬쩍 손을 올리니.

쩌걱! 콰앙!

얼음은 균열이 가더니 순식간에 쪼개져 토막이 났다.

건우는 곧장 던전 보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오크 부락, 보스의 처소.

이곳의 주인이었던 오크족장은 얼음송곳에 꿰뚫린 채, 벽에 걸려있었다.

녀석은 분노를 발산하며 죽음을 맞이한 상태였다.

그 모습은 동물의 머리를 박제한 장식품과 다를 바 없었다.

왜냐하면…….

그 모습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조작한 거기 때문이다.

발밑으로는 오크 새끼들의 머리가 공처럼 굴러다녔다

저 투지가 넘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세피아가 손수 죽여 오크 보스의 화를 북돋은 것이다.

건우는 인상을 홱 찌푸렸다.

“너 진짜 성깔 나쁘구나.”

짐승의 가죽으로 구현한 오크 족장의 권좌.

그 옆에는 세피아가 한쪽 무릎을 꿇고 건우를 환대하고 있었다.

아마 건우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였다.

하지만.

[파이어볼을 발동했습니다.]

[파이어볼을 발동했습니다.]

[파이어볼을 발동했습니다.]

콰콰콰콰콰쾅!

다수의 화염구가 처소의 모든 것을 불살랐다.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지, 일순간 세피아의 입꼬리가 내려갔다.

“…….”

전과는 너무 갭 차이가 심해 건우는 할 말을 잃었다.

심지어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내, 내가 잘못했나?’

어째 저 표정을 보니, 마음이 거북해졌다.

“크흠, 세피아. 앞으로는 다른 방법으로 충성을 표현하도록. 이런 건 이제 그만해.”

척!

건우의 말에 세피아가 절도 있게 예를 갖췄다.

세 번째 던전, 카토블레파스의 영역.

카토블레파스.

이 몬스터는 검은색 버팔로의 외형에 머리에 커다란 외눈을 지니고 있었다.

헌터들은 이 몬스터를 만나면 늘 곤욕을 치르게 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카토블레파스가 내쉬는 숨결에는 독이 깃들어있다.

접근만 해도, 주변에 매캐한 독기가 몸을 점차 중독 시킨다.

둘째, 커다란 외눈과 마주치면 석화의 저주가 발현된다.

물론 힐러가 있으면 저주는 금방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힐러가 없다면?

재수 없게 석화된 헌터는 거대한 뿔에 들이받혀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예외다.

이 던전의 카토블레파스는 모두 숨을 거두었다.

그것들을 모두 사냥한 케이론이 건우를 보필하며 나란히 걷고 있었다.

건우는 숲 곳곳에서 화살에 꿰뚫려 죽은 카토블레파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미쳤네.”

건우는 케이론의 실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물론 층계 어떤 보스가 와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바포메트라면, 분명 정신없이 날뛰며 카토블레파스를 도륙했을 거다.

세피아라면, 압도적인 힘으로 모두 얼려버렸을 거다.

하지만 케이론의 방식은 다르다.

그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힘을 필요 이상으로 발휘하지 않았다.

오로지 활시위에 화살을 걸어서 저격만 했을 뿐이다.

‘역시 제일 강한 건 이 녀석이네.’

보스들의 레이드를 통해 살펴본 결과, 강함의 순서는 이러했다.

[케이론>세피아>바포메트]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변수가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성장 한계치였다.

성장 한계치의 순서를 생각하니 결과가 뒤바뀌었다.

[세피아(잠재 7성)>케이론(잠재 5성)=바포메트(잠재 5성)]

건우는 보스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층계보스 등급 상향>

-층계보스는 경우에 따라 더 강해질 수 있다.

플레이어와는 다르게 레벨업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이그너스의 의식의 제단에서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의식을 위해서는 마정석이 필요하다.

필요 마정석의 개수는 성장한계치와 비례하여 결정된다.

-세피아(3성->4성)

필요 마정석 개수: 32000개

-바포메트(3성->4성)

필요 마정석 개수: 17000개

-케이론(4성->5성)

필요 마정석 개수: 45000개

“허허 완전 노가다네. 허리 휘겠다. 휘겠어.”

건우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건우는 며칠 동안 레이드를 통해 확실히 깨달았다.

건우 그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보스들의 힘이 꼭 필요했다.

그들은 강력한 우군이 되어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스들이 사냥하면, 적은 폭이지만 경험치가 건우에게 전해졌다.

그 덕에 건우는 손을 안 써도 레벨을 4개나 올리지 않았는가.

‘욕심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이 녀석들을 성장시켜야 돼.’

건우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험난하지만 우선 당분간 목표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첫 번째는 물론 수련이었다.

마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금은 검술을 통해 기량을 증대시켜야 했다.

두 번째는 물론 보스들의 성장이다.

건우는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같은 4성급으로 진화하는데, 세피아랑 바포메트는 왜 이렇게 마정석 차이가 많이 나는 거야? 세피아는 성장시키다가는 완전 코피 흘리겠네.”

-성장시켰다고 끝나는 건 아니지. 세피아는 괴물이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요.”

세피아는 전생에 세상을 파멸로 몰고 간 재앙 중 하나.

지금은 자신을 따르고 있더라도 항상 경계 하고 있다.

그녀가 성장을 하면, 언제든 건우에게 불복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카리스마에 스탯 포인트를 집중 투자하고 있지.’

한참 고심하던 도중, 세이비어가 화제를 전환했다.

-그나저나 너 몸보신할 기회를 놓칠 생각이냐?

“몸보신이라니요?”

-아, 눈앞에 널려 있잖아. 내가 일전에 말한 거 기억 안 나?

“아!”

건우는 쓰러진 카토블레파스를 보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세이비어가 맛있었다고 했지?’

-크윽! 이 자식들! 침도 못 흘리는데, 식욕을 돋게 하다니!!!!

세이비어는 들뜬 어조로 소리쳤다.

“그렇게 맛있어요?”

-그럼 난 항상 저녁을 이놈들로 때웠어. 그래서 안 먹어볼 거냐?

“약속이니까 한번 먹어봐야죠.”

건우는 씨익 웃으며 인벤토리에서 해체용 칼을 빼들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맛있는 놈들이니 살점은 남기지 마라.

“우리나라 소랑 별로 다를 게 없네요.”

-그럼 이 나라 문화가 정말 훌륭한 거다.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곁에 있는 케이론에게 말했다.

“너도 도와.”

“…….”

케이론은 예를 갖추며 건우와 같이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어느덧 해가 중천에 이르렀다.

건우는 오전에 해체한 고기를 요리해 먹고 있었다.

번들번들한 기름이 고기 표면에 맛깔스럽게 빛났다.

그것을 몇 입 먹어보던 건우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대박.”

내가 뭘 먹은 거지?

건우는 입안에 감도는 엄청난 맛에 고기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농담이 아니라 이것은 정말 진미였다.

[원기가 충전되었습니다.]

[원기가 충전되었습니다.]

[피로도가 급하락했습니다.]

무엇보다 먹을수록 원활한 투지까지 솟구쳤다.

-크하하하. 어때? 맛있지? 요 녀석아.

건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지혜랑 춘삼이한테도 줘야겠네.’

건우는 남은 고기를 정성껏 포장해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다.

***

부와아아아앙!

요란한 배기음과 함께 람보르기니가 도로를 휘젓고 있었다.

끼이이익!

그의 질주는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신호 어기는 것은 기본이요.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건너도 거리낌 없이 지나갔다.

운전자 선우유정은 길드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 중심으로 3성급 게이트는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선우유정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

“길드에 영향은 어떻지?”

-매출에 영향은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서울 외곽에 있는 게이트를 사들여서 공략 중입니다.

그러자 선우유정이 어금니를 갈며 거슬린다는 투로 말했다.

“야, 뭘 잘했다고 입 털고 있어?”

-네?

“3급 이상 게이트가 나오지 않는 건, 최건우란 놈이 섭외한 거라며?”

-그, 그렇습니다.

격분에 찬 선우유정은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넌 어디서 굴러들어온 똥개가 내 집 앞마당에 자리 깔고 누웠는데, 고분고분 양보해 줄 거야!!! 넌 월급 받아서 편히 먹고 산다 이거지? 앙!!!!”

그의 일갈에 람보르기니의 몸체가 주행 중 크게 들썩였다.

수화기 건너편에 있는 상대가 심히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었다.

-죄, 죄송합니다. 신속히 처리하겠습니다.

삑.

선우유정은 쯧 혀를 차며 전화를 끊었다.

여유를 만끽하려고 했지만 결국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요 며칠, 그는 길드에서 벌어진 일을 처리하느라고 신경이 곤두선 참이었다.

그는 최건우의 존재를 떠올리며 이를 빠득 갈았다.

“병신 같은 놈 한 마리가 맑은 연못에 흙탕물을 일으킨단 말이지.”

어떻게 해야 이 화가 풀릴까?

고민하던 도중 반대편 차선에서 오픈카가 쌔앵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그런데 차의 형태와 번호판이 어째 낯이 익었다.

‘저건?!’

선우유정은 뒤늦게 그 차가 지난번에 자신과 차를 허공에 붕 띄워 날려버린 녀석의 차라는 것을 떠올렸다.

씨익!

입꼬리에 미소를 그린 선우유정이 그대로 핸들을 꺾었다.

끼이이이익!

도로에 강렬한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람보르기니가 반대쪽 차선으로 질주했다.

삐이이이익!

도로는 그가 벌인 행적으로 인해 경적이 울려 퍼지며 순식간에 마비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떤 새끼인지 낯짝이나 제대로 보자.”

그는 더욱 세차게 엑셀을 밟았다.

5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