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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리커버리 마도사-27화 (27/308)

27화

인터넷에서는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떠들썩했다.

사진은 아크 길드 대표의 아들인 선우진이 S급 헌터, 최건우 앞에서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엉덩방아를 찍은 모습이었다.

제목은 더할 나위 없이 자극적이었다.

[잠재성‘만’ S급이자 B급 헌터, 선우진. 진짜 S급 앞에서 벌벌 떨다.]

기사 내용에는 선우진과 최건우의 학창 시절 이야기도 적혀 있었다.

거기에 익명의 제보로 선우진이 고등학생 때 벌인 일들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밑으로는 악의적인 댓글이 쉴 새 없이 나열되었다.

[혼자만 성립해 왔던 친구관계.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응가 마렵냐?]

[진작 들킬 거짓말을 왜 하냐?]

[길드 대표 아들이 감투냐? S급이 감투지.ㅋㅋㅋㅋ]

[아크 길드 자기네랑 관계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선 긋던데.]

[사필귀정. 한 만큼 돌아오는 거다. 아, 아니지. 권선징악이 맞겠구나.]

[야 친하다며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빌어 봐.ㅋㅋㅋㅋㅋ]

부르르르

스마트 폰으로 기사 내용을 확인하고 있던 선우진이 격분했다.

“시발!”

쨍그랑!

그는 테이블에 놓여 있는 화분을 창문에 힘껏 던졌다.

그래도 마음이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는지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대표인 선우혁의 지시로 억지로 건우와 친한 척을 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다.

길드에서는 못난 놈 취급을 받고 있는 데다 평판마저 나빠졌다.

태어나면서 처음 겪는 굴욕에 어떻게 해소해야 될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어떻게 죽은 새끼가 살아 돌아온 거야!”

선우진은 숨을 헐떡였다.

처음 서바이벌에 참가한 강성민과 강하민, 두 쌍둥이의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충격을 먹었다.

당시 강성민과 강하민이 창백하게 질린 안색으로 말했다.

[마법사? 격투가? 계열은 모르겠는데, 그 자식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더라. 진짜 괴물 새끼야. 우리는 손 한 번 건드려 보지도 못했어.]

[성격도 포악해. 당한 만큼의 딱 천 배 정도로 갚더라고.]

신촌 브라더스는 선우진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는 헌터들이었다.

그런 헌터들이 그렇게 고평가할 정도니 건우의 실력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조무래기 자식이 어떻게 S급 타이틀을 달게 된 거지…….”

현 상태에서 선우진이 추정할 수 있는 건, 딱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재각성.

희소한 일이기는 하지만 분명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F급이 단숨에 S급이 되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아티팩트나 스킬.

선우진은 후자 쪽에 생각을 기울이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선우진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그 자식 힘을 빼앗겠어.”

분이 어느 정도 식자, 선우진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쩐 일이냐?]

선우진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형. 한 번만 도와주면 안 될까?”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너 때문에 귀국 준비 중이다.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다.]

선우진의 얼굴은 환히 밝혀졌다.

통화 건너편의 상대는 바로 그의 형이었다.

이름은 선우유정.

그는 아크 길드가 자랑하는 S급 헌터로 현재 LA에 파견 중이었다.

[영향력 있는 매체한테 전화를 걸어 뒀으니까, 기사는 조금만 있으면 잠식될 거야.]

“고마워.”

선우진은 금방 화색을 찾을 수 있었다.

[근데, 어떤 미친놈이 내 동생을 그렇게 털어 버린 거야?]

선우진은 건우의 모습을 떠올렸다.

처음의 모습은 F급에 왜소한 짐꾼, 하지만 지금은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는 S급 헌터다.

선우진은 그 사실이 못마땅했다.

옛날에는 사자처럼 거들먹거리던 자신이 지금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토끼로 전락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최건우였다.

그 부분이 선우진은 미칠 듯이 수치스러웠다.

또한 건우에 대한 증오와 시기, 질투가 그의 마음을 비집고 있었다.

빠직!

선우진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냥 마음에 안 드는 새끼야.”

그의 진심 어린 음성에 선우유정은 흐음 소리를 내뱉다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게? 죽여줄까?]

“아니. 그 녀석 어떻게 갑자기 S급이 됐는지 알아내야 해.”

[너 이 녀석, 욕심 있었구먼.]

“최대한 빨리 부탁할게. 형.”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나도 내 가족 건드린 그 S급 신참 나부랭이한테 참교육을 시켜 주고 싶었거든.]

선우유정에게 확답을 받은 선우진은 통화를 끊고 다시 기사를 들여다봤다.

콰직!

수치를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 그는 들고 있던 핸드폰을 악력으로 부스러뜨렸다.

“건방진 새끼. 가만 안 놔두겠어!”

***

콰르릉!

천둥 번개가 난무하는 험준한 골짜기.

캬악!

그 사이로 피막으로 된 날개를 지니고, 교활한 끼가 가득한 가고일 떼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마리가 서슬 퍼런 눈으로 사냥감을 포착하더니 단숨에 하강했다.

푸욱!

그러나 습격은 순식간에 제압당했다.

사냥감, 건우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가고일의 목에 검을 꽂았기 때문이다.

카아아악!

하지만 몸이 돌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녀석은 쉽사리 죽지 않았다.

건우는 즉각 주먹을 쥐어 있는 힘껏 내질렀다.

콰앙! 퍼석!

가고일은 얼굴이 반파되고 나서야 활동이 멈췄다.

“후우, 아직도 많네.”

젖은 머리가 앞을 가리자, 건우는 즉각 이마 뒤로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위를 보니, 아직까지도 수많은 가고일이 건우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공격할 생각이 없군.”

[먹이가 죽어 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지 않나?]

건우가 인상을 홱 찌푸렸다.

“그렇게 하나뿐인 후손이 죽는 걸 보고 싶으신 겁니까?

[아니, 뭐 느낌을 말한 거지. 이놈아.]

건우는 하늘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가고일 떼를 바라보았다.

<하급 가고일>

-등급: ★★

-설명: 의지를 갖추고 있는 악마의 석상

-능력치

체력: 150 공격력: 85 방어력: 100 마력: 70

딱히 강한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이곳 던전은 여러모로 건우에게 제약이 많았다.

딛고 있는 암반에서 조금만 발을 떼도 끝을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콰르릉!

비가 와서 길도 미끄러웠다.

세이비어 역시 그 점을 알기에 딱하다는 듯 혀를 찼다.

-너는 가는 데마다 마가 끼었나 보구나.

“이그너스 영지만 하겠어요.”

건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밑을 내려다보았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이.

마음 같아서는 역중력 마법을 쓰고 몸을 던지고 싶지만, 어떤 함정이 도사릴지 예측이 가지 않았다.

“그럼 정석대로 밑으로 내려가 볼까?”

건우는 그대로 손바닥을 펴 마력을 밀집시켰다.

[라이트를 발동했습니다.]

현란한 불빛이 골짜기 주변을 밝혔다.

정면을 보니, 골짜기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 입구와 계단이 엿보였다.

건우는 별 망설임 없이 계단을 타고 안쪽으로 내려갔다.

안쪽은 골짜기와 드나들 수 있는 구멍들이 빽빽이 존재했다.

키키키키키킥!

그 구멍 사이로 가고일들이 비둘기처럼 모여 건우를 지켜봤다.

한 마리, 두 마리…… 어느 순간 주변에는 가고일들로 가득 찼다.

-뭔가 불길하지 않냐?

“우연이네요.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데.”

말하는 것과 동시에 건우는 라이트를 허공에 높이 띄웠다.

키에에에에엑!

천장에는 거꾸로 매달려 있는 가고일들이 번뜩 눈을 떴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덩치가 더 큰 데다 투박한 석창을 들고 있었다.

<중급 가고일>

-등급: ★★

-설명: 의지를 갖추고 있는 악마의 석상, 병장기를 지니고 있어 한층 더 강하다.

-능력치

체력: 200 공격력: 105 방어력: 150 마력: 95

카아아아악!

뒤이어 하급 가고일이 중급 가고일을 따라 바글바글 모여들더니 일제히 건우를 습격했다.

건우는 즉각 전방위에 마법을 전개했다.

[실드를 발동했습니다.]

[실드를 발동했습니다.]

[실드를 발동했습니다.]

허공에 연달아 생성된 실드에 가로막힌 가고일들은 그대로 부딪쳐 튕겨나갔다.

하지만 그중 몇 마리는 실드를 피해 건우의 발치까지 닿는 데 성공했다.

서걱! 퍼석!

건우는 크루엘의 마검을 휘둘러 검은 섬광을 그려 넣었다.

니제르 일식, 암섬(Dark slash).

검격에 닿은 가고일은 일제히 부서져 깊은 수렁으로 추락했다.

타탓!

건우는 그 즉시 계단을 박차 아래로 진입했다.

카아아아악!

중급 가고일은 석창을 휘둘러 제지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휘리리릭!

발을 움직이면서도 건우가 차례, 차례 가고일을 베어나갔기 때문이다.

휘릭!

이번에는 중급 가고일들이 일제히 석창을 투척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동시에 주변에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며 허공에 얼음송곳이 형성되더니 쏘아졌다.

피피피피피핏!

쏟아지는 석창은 모조리 아이스 미사일과 부딪쳐 나가 떨어졌다.

키이이이익!

안 되겠다 싶었는지 가고일들이 일제히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계속 잡혀 있는다.

“안 그래도 갈 생각이었어요.”

휘익!

건우는 엄청난 속도로 아래로 진입했고, 가고일들은 그런 건우를 쫓아 열띤 공방과 추격전을 펼쳤다.

서걱! 콰앙! 서걱! 콰앙!

건우는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난사하며 조금의 속도도 줄이지 않고 가고일을 부서 나갔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일까?

아래로 진입할수록 더 많은 가고일이 쏟아져 나왔다.

게다가 눈앞에는 수많은 불꽃이 아른거리더니 그에게 난사되기까지 했다.

‘파이어 볼?!’

이번에는 위기다 싶었는지 건우는 발을 멈추고 아이스 미사일로 응수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열과 얼음이 부딪치며 던전에는 후끈한 상승기류가 형성됐다.

수증기 사이로 아까보다 더 큰 가고일이 붉은 눈을 빛내며 몰려들었다.

<상급 가고일>

-등급: ★★★

-설명: 의지를 갖추고 있는 악마의 석상, 마법능력까지 갖춰 한층 더 강하다.

-능력치

체력: 250 공격력: 150 방어력: 200 마력: 130

이번에도 숫자는 아까와 동일했다.

게다가 뒤에서 추격하는 가고일까지 합쳐서 그 숫자가 어마어마했다.

사방팔방 어디에도 건우가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카아앙!

그때, 눈앞에서 상급 가고일이 거대한 철제 도끼를 휘둘러 왔다.

서걱!

건우는 즉각 검신에 검은 오러를 실어 상급 가고일을 베었다.

저릿저릿!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가고일을 베다 보니 검을 쥐고 있는 손목이 슬슬 저려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수의 적 때문에 발도 멈춘 상태였다.

“후우.”

건우는 크루엘의 마검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어쩔 심산이냐? 익스플로전을 쓸어버리면 금방일 텐데.

“대신 여기가 통째로 무너져 내리겠죠.”

-그러면 방법은 있고?

“싹 다 갈아엎으면 되죠.”

건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스킬을 연거푸 전개했다.

[일루전을 발동했습니다.]

삽시간에, 건우의 신형이 수십 개로 늘어났다.

??

허공에서 건우를 살피고 있던 가고일들은 모두 혼란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했다.

휘익

건우의 신형이 일제히 갈라지자, 가고일 역시 분산됐다.

콰앙! 콰앙!

가고일들이 일제히 병장기와 마법을 건우의 환상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난잡한 격전.

휘잉!

그중 한 마리의 상급 가고일이 건우를 향해 창을 휘둘렀다.

스으

역시 잔상이었는지, 건우의 신형은 그대로 사라졌다.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건우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트윈 헤드 오우거 건틀렛을 착용했습니다.]

건우의 양팔에는 큼지막한 건틀렛이 부착됐다.

휘익!

그는 그대로 연기 속을 빠져나와 가고일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앙!

주먹에 직격당한 상급 가고일은 산산조각이 나 수렁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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