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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리커버리 마도사-15화 (15/308)

15화

“크악!”

강성민이 볼품없이 꼬꾸라졌다.

강성민이 쓰러지자 분노가 치민 강하민은 들고 있던 단검을 역수자로 바꿔 쥐며 건우를 향해 휘둘렀다.

콰직!

하지만 그보다 먼저 건우의 주먹이 강하민의 안면을 강타하며 얼굴을 함몰시켰다.

“으아아아아악!”

그 충격으로 A급 각성자인 강하민은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얼굴을 감싸며 고통으로 끙끙거렸다.

건우는 양옆에 나란히 쓰러져 있는 쌍둥이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끝났냐? 멍청한 양아치 새끼들아?”

강성민이 입가에 묻은 피를 소매로 훔치며 소리쳤다.

“너, 너 이 새끼! F급 짐꾼이라면서 그동안 우릴 잘도 속였군. 어떻게 우리 속도에 따라올 수 있는 거야!”

강하민도 방금 전의 고통으로 눈에 눈물을 맺은 채 강성민에게 말했다.

“형, 조심해. 저 새끼 머슴처럼 힘도 무지막지하게 세.”

옆에서 서로 말을 주고받든지 말든지 건우는 조용히 둘을 쳐다보며 말을 내뱉었다.

“난 지금부터 밥 먹을 거니까 너희 둘은 저기 찌그러져있다 나중에 다시 오면 안 되냐?”

발끈!

건우의 말에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두 형제는 얼굴이 아까보다 더욱 시뻘게지며 단숨에 발을 박찼다.

일순간, 세 남자의 눈빛이 교차하며 난전에 들어갔다.

반경 5미터 범위.

강성민과 강하민은 어쌔신의 특성을 갖춘 각성자답게 발이 가볍고 무척 날쌨다.

휘이이이이익!

게다가 잔상 스킬을 발휘하고 있는지 여러 명인 것처럼 보여 건우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카카카카카캉!

그럼에도 건우는 그들의 공격을 모조리 받아치고 있었다.

초감각 스킬을 사용하고 있어서 형제들의 움직임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신촌 브라더스가 온 힘을 다해 건우를 죽이려 달려들었지만, 건우는 하품까지 하며 느릿느릿 대응했다.

반면, 쌍둥이들은 몰아쳐오는 건우의 공격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미친, 이건 말도 안 돼!’

퍼억!

‘이게 어떻게 짐꾼이야!’

퍼억!

딴 생각을 할 때마다 그들은 얼굴에 건우의 주먹을 한 방씩 맞고 나가떨어졌다.

“이 씨바아알~~, 넌 이제 뒤졌어!”

안 되겠다 싶었는지 강성민이 두 자루의 단검을 뽑았다.

콰직!

그러나 이번에도 강성민은 미처 단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얼굴을 쳐 맞고 그대로 날아갔다.

“으아아아악!”

분이 치밀었는지 강성민은 아픔도 무릅쓰고 재차 앞으로 몸을 튕겼다.

퍼억! 퍼억!

옆에서 쳐들어오던 강하민 또한 그 짧은 시간 동안 왼쪽 뺨과 오른쪽 뺨을 동시에 얻어맞고 날아갔다.

“크허허헉!”

둘은 약 7초에 한 번씩 땅바닥에 몸을 패대기 당했다.

그렇게 약 1분이 지나갔을 때, 신촌 브라더스 형제의 눈과 얼굴은 밤탱이에 호빵이 되어 있었다.

“으어어어어.”

“덤벼! 자쉭아아아.”

“으어어어.”

터진 입술에서 연신 피가 줄줄 흐르는 둘은 울분을 토해 냈다.

강성민과 강하민은 각성을 하고 나서 이렇게 서러운 기분이 드는 건 처음이었다.

둘이 건우를 죽이려고 모든 힘을 쥐어 짜내도, 상대는 공기놀이 하듯 자신들을 가지고 놀고 있다는 느낌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는 F급에 짐꾼이지 않는가.

타닥!

그때 건우의 귓가로 기름이 찰박 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구수하게 풍기는 냄새로 보아 이것은 틀림없이…….

‘다 익었어!’

건우는 싱글싱글 웃으며 익어가는 멧돼지 고기를 쳐다봤다.

울컥!

“어딜 보는 거야! 이 짐꾼 새끼야!”

“저 새끼 내가 오늘 꼭 죽이고 만다!”

둘은 퉁퉁 부은 얼굴로 다시 건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건우는 두 사람이 아닌 멧돼지 고기만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쯧, 꼭 매를 들어야 정신을 차리지.”

[그리스를 발동했습니다.]

주르륵!

“뭐?!”

지면의 마찰이 사라지자, 두 형제는 몸을 휘청거리며 균형을 잃었다.

건우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에어 웨이브를 발동했습니다.]

후우우우웅!

갑자기 일어난 강풍이 단숨에 파도처럼 두 형제를 덮쳤다.

주르르륵 콰아아앙!

두 형제는 그대로 미끄러져 주변에 널려있던 바위에 머리를 정통으로 부딪쳤다.

강렬한 충격에 두 형제는 동공이 사라지며 기절하기 직전에 놓였다.

“크허허허헉.”

“마, 마법!”

마치 유언처럼 한마디씩 늘어놓은 쌍둥이들은 그대로 꼴까닥 기절했다.

잠시 후.

노릇노릇하게 익은 멧돼지 다리에서 김이 피어올랐다.

쫘아아악!

잘 익은 고기의 구수한 향을 맡으며 건우는 입을 벌려 크게 한 점 뜯어먹었다.

“쩝, 약간 질기네.”

건우는 멧돼지의 쫄깃한 식감을 즐기며 엄지에 묻은 양념을 쪽쪽 빨았다.

“너희도 먹을래?”

그가 시선을 던진 곳에는 밧줄에 묶인 강성민과 강하민이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죽인다. 이 새끼!”

“당장 안 풀어! 이 짐꾼 새끼야! 으윽! 이거 왜 안 끊어져!”

신촌 브라더스인 강성민과 강하민이 연신 몸을 버둥거렸지만, 밧줄은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건우는 멧돼지 다리를 뜯으며 친절히 설명해 줬다.

“몬스터 포획용으로 쓰이는 밧줄인데, 그게 쉽게 끊어지면 되나.”

“으아아악! 죽여 버리기 전에 이거 당장 풀어! 이 또라이 새끼야! 선우진이 이거 알면 가만 놔둘 것 같아?”

그러나 둘의 그 말이 도리어 건우의 심기를 자극했다.

“하하, 어딜 가나 멍청한 걸 티 내는 녀석들이 꼭 있단 말이야! 걔가 나를 어떻게 할 것 같은데? 성민아.”

움찔!

건우의 말에 강성민은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

‘우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어!’

강성민과 강하민.

이 두 형제는 외모가 거의 판박이기 때문에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이가 몇 없었다.

한데, 만난 지 며칠도 안 된 건우가 정확히 자신들을 분간하니 자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너, 너 어떻게 우리를 알아보는 거야?”

건우는 무심한 눈초리로 둘을 쏘아보며 말했다.

“다르게 생겼잖아. 멍청이들아.”

이미 한 번의 전투로 쌍둥이들의 특성을 기억해 둔 건우에게 둘을 구분하는 건 식은 죽 먹기만큼 쉬운 일이었다.

“아, 어쨌든 짐꾼 새끼야, 귓구멍 열고 잘 들어. 선우진 그 새끼는 진짜 싸이코라서 상대가 누구든 앞뒤 가리지 않고 부수는 게 취미야. 실제로 그 자식 심기나 비위 거스른 새끼 중에 죽은 놈도 있어.”

건우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렸다.

“왜 그런 새끼 밑에서 일하냐? 아, 미안! 내가 괜한 걸 물어봤네. 쓰레기 근처에는 파리 같은 해충 밖에 안 모이는데 말이지.”

“으윽, 이 새끼가 정말 한 번 해 보자는 거야!”

두 형제가 발끈하기가 무섭게 건우는 방긋 웃으며 답했다.

“좋아. 누가 이기나 해 보자.”

“…….”

순간 두 형제의 눈에는 당황한 이채가 스쳐 지나갔다.

‘어? 이, 이게 아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에는 놔줘야 될 텐데?’

약 10분 뒤.

쏴아아아아아!

계곡을 타고 흐르는 급류.

강성민과 강하민의 몸은 그 급류에 휘말려 거침없이 흔들렸다.

꼬르르륵!

둘은 충혈된 눈으로 코와 입에서는 게거품을 뿜어내며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그들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허리에 묶여 있는 밧줄 하나였다.

지금 생명줄이 있다면, 바로 이것을 의미할 거다.

쌍둥이의 몸이 이제는 한계다 싶을 때마다 생명줄이 팽팽히 당겨졌고, 둘의 몸은 줄에 딸려 올라왔다.

“푸하학!”

“허억, 허억, 허억!”

물 밖으로 빠져나온 강성민과 강하민은 가쁜 숨을 헐떡거렸다.

“얘들아,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끝이 날 것 같아?”

부르르르.

건우의 질문에 두 형제는 몸을 떨며 생각했다.

‘미친 새끼!’

“네, 네가 사람 새끼…….”

말을 미처 매듭짓기도 전에 두 형제의 몸은 또다시 급류에 몸이 휩쓸렸다.

그리고 건우는 정확히 1분 뒤에 그들을 끌어올렸다.

“커억, 허억, 허억, 허억.”

이제 제법 효과가 발한 건지, 둘의 행동이 고분고분 해졌다. 특히 강하민은 이빨까지 덜덜 떨며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반면, 강성민은 아직까지 반항의 눈빛이 남아 있었다.

“자, 잠깐 이야기를 들어 줘. 이렇게 보여도 우리가 너보다 1살 형인 거 알지?”

“오호, 나이 더 먹은 게 자랑인가 본데, 그러니까 그 말은 1년 먼저 세상 뜨고 싶다는 얘기구나.”

건우는 그 말과 동시에 다시 밧줄을 느슨하게 놓으려고 하자 강하민이 소리쳤다.

“아니야! 아니야! 잠깐만 기다려…… 어푸푸푸푸.”

쏴아아아아!

그러나 건우는 그런 행동이 의미 없다는 듯 잡고 있던 밧줄을 또다시 놓아버렸다.

다시 1분 후.

밧줄을 들어 올리니 강하민은 흰자위만 남은 채 중얼거렸다.

“……악마 새끼. 그냥 죽여라.”

반면, 강성민은 급 공손해졌다.

“허억, 허억 살려만 주시면 뭐든 다 하겠습니다.”

“바라는 거 없는데? 너희가 나 죽이려고 온 거면서 왜 살고 싶어 하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저희 형제가 가끔 미쳐서 정신이 회까닥할 때가 있어서.”

“사과로 끝날 일이면,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크으으윽!”

건우의 비꼬는 듯한 말꼬리 잡기에 강성민은 다시 언성을 높이고 싶었지만 힘겹게 참았다.

‘저 미친 새끼, 눈깔 보니까 진짜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강성민은 결국 순순히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마정석 전부 건네 드리겠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흐음.”

구미가 당기는 말에 건우는 그제야 둘을 건져냈다.

강성민은 부랴부랴 지니고 있던 마정석을 모두 건우의 앞에 내놓았다.

“이게 총 몇 갠데?”

“7, 700개 정도 됩니다.”

“아, 그래.”

꽈악!

오히려 자신들의 마정석을 갈취당하는 게 분한지 강성민과 강하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

화르르르륵!

바로 그때, 건우의 손아귀로 불길이 밀집했다.

“허, 허억! 마.마법!”

“자, 잠깐! 사, 살려 준다며!”

강성민과 강하민이 대경실색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콰아아아앙!

그러나 그보다 한 발 먼저 맹렬한 화염구가 마정석을 덮쳐 깨뜨렸다.

마정석의 마력과 뒤섞인 불꽃은 검은빛을 내며 타들어갔다.

“…….”

강성민과 강하민은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빠져 엉덩방아를 찍었다.

건우는 둘을 향해 싸늘한 눈초리로 말했다.

“꺼져. 그리고 두 번은 없다는 거 기억하고.”

두 형제는 고개가 부러지듯 끄덕이며 허둥지둥 그 자리를 벗어났다.

인기척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건우는 타고 있던 마정석의 불을 끈 뒤, 깨진 마정석에 손을 갖다 댔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

늦진 않았는지 깨진 마정석들은 재빨리 수복됐다.

그때 반지에서 못마땅한 듯한 세이비어의 일갈이 터져 나왔다.

-야! 이 비겁한 녀석아! 그것까지 내기에 포함시키려는 건 아니겠지?

“뭐가 어때요? 길에 떨어진 걸 주운 것뿐인데, 뭐 문제 있어요?”

-뻔뻔한 녀석! 어디서 수작질이야! 그것까지 포함하면, 이번 내기는 무효다!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건우는 세이비어의 말을 무시하고 마정석을 주워들었다.

피융! 퍼엉!

바로 그때,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며 하늘을 수놓았다.

찌르르!

동시에 엄청난 마력을 감지한 건우의 몸은 전율에 휩싸였다.

“비상용 폭죽이라…….”

그는 폭죽이 터진 숲 쪽을 내다봤다.

숲의 건너편에는 건우가 며칠 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무시무시한 마력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흐음, 어떻게 할까나.”

망설이는 것과 달리 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숲을 향해 발을 떼고 있었다.

***

명도에서의 생존 생활이 어언 6일차로 접어들었다.

서유라와 뜻밖의 동행을 하게 된 조광철은 안색이 새파랬다.

“속이 안 좋으면 그만 가 봐도 돼.”

“아닙니다. 기왕 온 거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여기도인가.”

서유라의 발끝이 머문 곳에는 몬스터 뼈부터 시작해 뜯겨져 나간 사람의 팔이 잔뜩 널려 있었다. 보이는 살점은 썩어 들어가 있었고, 그 주위로는 구더기와 파리떼가 뱅뱅 돌고 있었다.

“우웩!”

그걸 본 조광철은 비위가 상했는지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서유라가 냉정하게 결론을 내렸다.

“이걸로 10명째. 헌터 시험 참가자 대부분이 죽었어.”

“그, 그럴 수가?! 아무리 몬스터 수가 많아도 다들 훈련이 잘 돼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나도 그 점이 이상해. 지금까지 마주친 건 기껏 해 봐야 3성급이었어.”

“누, 누님. 일단 물러나죠. 여긴 너무 위험해요.”

“…….”

조광철의 경고에 서유라는 진지하게 망설였다.

4성급 이상 몬스터부터는 3성급과는 강함의 궤도가 완전 다르다.

적어도 B급 파티 이상을 꾸려야 안정적으로 사냥을 할 수 있는 등급이다.

“좋아, 일단 물러나자.”

그녀의 결정에 조광철이 안심하려는 찰나, 수풀 너머로 네 개의 빛이 번뜩였다.

콰쾅!

단지 발을 한 번 박찬 것뿐인데, 땅에는 엄청난 진동이 울려 퍼졌다.

“피해!”

“허헉, 늦었어요. 이건 너무 빨라요!”

서유라의 짧은 경고에 조광철은 재빨리 손에 힘을 모아 방패를 꼿꼿이 세웠다.

그워어어어어!

동시에 정체불명의 습격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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