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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부. 콜로니
“아오, 이 새끼들. 순 그냥 샌님들이지. 너희같은 놈들이 그냥 순식간에 그런 여자들한테 따먹히는 거라니까? 그러고 인생 좆되고. 그런 여자들이 그동안 여기저기서 다리 벌리고 얻어왔던 씨를 가지고 그게 니들 새끼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너희들이라면 아마 그런가보다, 하고 하자는대로 다 할 걸? 결혼하자고 하면 결혼도 하고 평생 뼈빠지게 레이드 해서 걸레년이랑 남의 새끼를 키우는 거지.”
“하아. 이 새끼! 민효재. 너는 길무영이 하는 말 믿어?”
시현이 물었다.
“민효재가 믿고 안 믿고가 무슨 상관이야? 다 우리 아빠가 실제로 겪은 일인데.”
무영이 말했다.
“그걸 누가 말해 주신 건데?”
효재가 물었다.
“누구겠냐. 우리 엄마지.”
“어머님이 그걸 너한테 말해주셨다고?”
“나한테 말을 한 게 아니라 부부싸움을 하면서 한 거지. 내 귀에 그냥 들려왔을 뿐이고.”
“진짜 스펙타클하다.”
시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부모님이지만 어떻게 치장을 해 볼래야 치장을 해 볼 수가 없다.”
무영이 말하자 효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버님은 어머님이랑 결혼하셨잖아.”
“재혼이야. 아빠가 우리 엄마 만나기 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거고. 결혼 전에 만나다가 삥 뜯긴 건 더 많대.”
“대단하시다. 두 분 모두.”
시현이 말했다.
“그래도 세상에는. 더 훌륭한 사랑들이 많을 거야. 좋은 여자들도 많을 거고.”
효재가 말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세상에 채미영 선배 같은 여자들만 있겠냐? 그런데 채미영 선배같은 여자들이 가로막고 서서 너희들이 그 예쁜 사랑을 하지 못하게 할 거라는 거지.”
효재와 시현이 서로를 불안하게 바라보자 무영은 자기 말이 맞다는 듯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
시현이 무영에게 물었다.
“뭘 어떻게 해? 너는 나가지말고 효재를 보내. 효재가 가서, 시현이가 아파서 못 나왔는데 전할 얘기가 있으면 하라고 하고. 그래봤자 너한테 할 말 없을 거야. 그렇게 해서 시현이가 채미영 선배를 피한다는 인상을 주는 거지. 채미영 선배도 지금쯤 자기가 목표를 너무 높이 잡았나, 하고 불안해 하기는 할 거거든? 그러니까 시현이 네가 몇 번 그렇게 철벽 블로킹을 하면 알아서 나가 떨어지거나 다른 사람을 찾거나 할 거야.”
“그래? 아버님도 그렇게 해서 성공한 적이 있어?”
시현이 물었다.
“이 새끼가! 너 우리 아버지를 뭘로 보냐? 우리 아빠는 그냥 자동문이었어. 누군가 들어오면 그냥 스르르, 먼저 열리는 거지. 일단 우리 엄마의 증언에 따르면 그래.”
“…….”
시현은 무영에게 애초에 그 말을 한 것이 잘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지만 세상은 순둥이를 이용해먹으려는 악질들로 가득하다는 무영의 말이 너무 신빙성 있게 들렸다.
“그리고 이런 말은 원래 아버지한테서 들어야 되는 거지만 너희들은 둘 다 그럴 처지가 안 되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쭉 이 방면의 조언은 내가 해 줄 테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를 내치지 말도록 해.”
무영이 말했다.
말을 빠르게 해 버리기는 했지만 그 중에 유난히, ‘나를 내치지 말도록 해.’라는 말만 굵은 글씨로 표기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말이야. 주기적으로 자위를 해 주는 것도 중요해. 총을 미리미리 비워 놓으라는 거지. 알았냐? 야짤이나 야동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만 하도록. 그렇게라도 미리미리 풀어놓지 않으면 진짜 파르르 푸쉬시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까.”
효재와 시현의 얼굴이 불그죽죽해지는 것을 보고 무영이 접수를 완료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았다, 이 자식들아. 보아하니 제대로 된 야동 하나 못 갖고 있는 얼굴들이구만. 형님이 그동안 엄선해 놓은 작품들이 있으니까 오늘 메일로 투척해 주마. 만나기로 한 시간은 아직 안 됐냐?”
무영이 묻자 시현이 시계를 보고 시간이 거의 돼 간다고 말했다.
“근데. 효재한테 갑자기 들이대면 어떻게 하지?”
“그럼 나도 같이 갈까?”
문 뒤에서 제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가 문 틈에 얼굴을 끼고 말했다.
“증인으로.”
재이가 말했다.
“너 거기에서 다 듣고 있었냐?”
무영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제이가 흥, 하면서 콧바람을 냈다.
“그게 낫겠네. 그러자. 무영이 조언도 더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쓸모가 있는 것 같긴 해.”
효재의 말에 모두가 행동을 개시하기로 했다.
"더러워? 그거 진짜 지극히 현실적인 거야, 인마. 이 자식들이 아직도 지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를 몰라요. 레이드? 그래. 레이드 중요하지. 몬스터? 그래. 몬스터 나쁘지. 하지만 경계해야 될 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지. 그냥 꿈만 꾸고 있다가는 당하게 된다고. 언제부터 내 인생이 이렇게 꼬였지? 하고 과거를 더듬어볼 때는 이미 늦은 거야. 인간은 다 전투적으로 자기 행복을 위해서 싸워야 하는 거라고. 그걸 망치려는 인간들한테는 냉정하게 굴고 미리미리 가지를 쳐내면서 말이야."
제이와 효재가 강의실 문을 나설 때까지도 시현을 향한 무영의 강의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
제이가 효재를 바라보았다.
“너 지금 굉장히 바보같이 걷고 있는 거 아냐?”
제이가 효재에게 말했다.
같은 팔과 같은 다리가 동시에 올라가고 있었다.
“어? 어어어. 어쩐지. 이상한 것 같다 했어.”
효재가 걸음을 제대로 맞추고 몇 번이나 헛기침을 해댔다.
“큰 싸움으로 번지는 건 아니겠지?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대. 2학년이 건방지게 군다고 3학년이 2학년을 확 쓸어버렸대.”
효재가 말했다.
“그래? 건방지게 안 굴면 되지. 그리고 전부 다 녹화할 거니까 너도 말 잘 가려서 해. 괜히 트집 잡히지 말고.”
제이가 말했다.
“녹화씩이나? 우와, 우리 제이, 준비성이 철저한데?”
머리를 쓰다듬는 효재를 보면서 제이는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은 제이를 부러워했다.
특히 여자 헌터들은 제이를 엄청나게 질투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여자들은 함부로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말을 걸지도 못하는 팀인데 제이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제이는 그게 속 모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안에서 이렇게 속을 썩이느니 차라리 현신 헌터 아카데미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정말 많이 했다. 그나마 무영이 있어서 고맙다는 생각도 자주 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현재를 보고 심장이 쿵 가라앉고 왼쪽으로 돌려서 심장이 녹아버리다가 무영을 보면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매직.
무영은 뭐, 그냥, 생명의 은인인 것이다.
아무도 자기를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게 꼭 괜찮다는 것은 아니었다. 세진에게 그 문제로 진지하게 상담을 해 본 적이 있었는데 세진은 제이의 처지를 걱정해주었다. 그러면서 자기는 그런 경우가 아니었기에 정확히 제이를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남편이 된 강현을 처음 좋아하게 됐을 때는 자기도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일방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때는 정말 힘들고 고통스럽고 비참했다는 말을 하면서, 다행히 자신의 경우에는 강현의 마음도 자기와 같다는 것을 일찍 확인할 수 있어서 그 기간이 빨리 지나간 편이라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그 기간은 정말 고문받는 기간 같았다고 말했다. 얘기를 듣는 제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부럽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이는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숲으로 들어갔을 때 채미영이 시현을 기다리고 있다가 효재와 제이를 발견했다.
“뭐야, 너희들?”
채미영이 얼굴을 굳히면서 말했다.
교복 단추를 세 개나 풀고 브래지어 윗부분이 다 드러나게 하고 브래지어 위로 게맛살 같은 탱탱한 살결을 힘껏 모아 올린 것을 보고 있자니 무영이 예측한 것들이 이루어질 뻔 했던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복 스커트는 허리 위에서 몇 번이나 접어 올렸는지 치골을 간신히 가리는 수준이었다.
“선배님. 안시현은, 아픕니다. 그래서 못 나왔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나왔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려주시면, 제가 가서 안시현에게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생이 국어책 읽듯이 또박또박 부자연스러움의 극치를 달리며 효재가 말하자 채미영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런 얘기를 하는데 뭘 둘이나 와? 왜? 내가 여기에서 얘 따 먹을까봐? 따 먹고서 내가 따먹혔다고 할까봐? 어머. 얘들 맹랑하네. 그럼. 너희 둘이 같이 오면 내가 못 따먹나?”
채미영이 효재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효재는 목이 졸리면서 채미영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너도 쟤가 따라온다고 했을 때 싫었지?”
손이 한 번에 아래로 내려가서 효재의 부위를 어루만졌다. 효재가 제이를 바라보려 하자 채미영의 손이 다가와서 효재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저를 보게 했다.
“이런 일은 혼자 있건 둘이 있건 마찬가지야. 너 이제이지? 이제이. 이런 일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네 친구를 위해서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투사가 될 거야? 네 친구가 그 일 때문에 너를 안 보게 될 수도 있을 텐데? 너에 대해서 오히려 안 좋은 소문을 내고. 어머. 얘좀 봐. 발기됐네.”
채미영이 큭큭 웃었다. 채미영은 아예 효재의 손을 잡아서 제 가슴을 쥐게 했다.
“이재이. 너. 거기에 있어봤자 도움 안 되거든? 뭐니, 그건? 지금 나 찍고 있니? 그럼 얘도 같이 찍히겠네? 그걸로 뭘 어쩌게? 팔게? 그냥 조용히 꺼져. 어른들 일이야.”
제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채미영이 단추를 마저 풀었다. 그리고 가슴을 드러내놓고 손을 돌려 나무를 짚은 채 노골적인 시선으로 효재를 바라보았다.
효재는 숨이 턱 막혀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도망치지도 못했고 다가가지도 못했다. 서로간에 아무런 접촉도 없었다. 다만 효재의 페니스만이 중력을 거스르며 솟구쳐 올라가고 있었다.
“잘 봐뒀다가 나중에 딸칠 때 떠올려.”
채미영이 자기 손으로 제 가슴을 주물렀다. 탄력있는 가슴이 아무렇게나 비틀리다가 다시 채미영의 손 안에서 튕겨 올랐다.
“빨고 싶지? 내가 빨아주면 좋겠지?”
효재는 거부하지 못했다. 채미영이 나무에서 손을 떼고 등을 튕기면서 몸을 바로 세우며 단추를 하나씩 천천히 잠그는 동안 효재는 아쉬움을 느꼈다. 채미영은 효재의 어깨에 자신의 어깨를 살짝 부딪치면서 한껏 단단해진 효재의 페니스를 쓰다듬었다. 효재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채미영의 눈은 제이를 보고 있었고, 제이는 채미영의 느린 움직임이 무엇을 뜻하는지 깨달았다.
제이가 돌아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쟤, 가는데?”
채미영이 말했다. 효재의 손이 채미영의 단추를 뜯어냈다. 무영이 했던 말들이 떠오르는데도 멈추지 못했다. 채미영의 가슴을 움켜쥔 채 채미영의 손에 제 페니스를 맡겼다.
"진짜 물건이네. 너는 네가 얼마나 굉장한 걸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니?"
채미영이 말했다. 채미영은 제 손바닥을 침으로 적신 채 효재의 페니스를 훑었다. 효재는 입을 한껏 벌린 채, 신음 소리를 겨우겨우 참아낼 뿐이었다. 허리를 빼려고 했을 때는 이미 정액이 한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많이 나오려면 도대체 금욕 생활을 얼마나 많이 해야 되는 거야?”
채미영이 제 손과 옷에 가득 튄 정액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 효재는 당혹감을 느꼈다. 더 참기 힘들었던 것은, 그 시간이, 좋았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