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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화 〉마지막 복수 (127/129)



〈 127화 〉마지막 복수

-턱.

안전감옥에 도착한 난 차에서 내려 조수석을 열었다.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난 장수민이 겁에 질려 벌벌 떨어대고 있었다. 커다란 눈망울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이제 죽었다, 싶겠지.

그녀를 가볍게 끌어내린 다음 질질 끌어 집 안으로 들어섰다. 세나가 있을 땐 집에 온기가 느껴졌었는데, 사람 한 명 없다고 공기가 서늘하다. 보일러도 틀어져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립진 않았다.


-풀썩.


장수민을 거실바닥에 던져두었다. 굼벵이마냥 구부정한 자세로 그녀는 쓰러졌다. 도망 의지도 상실한 듯보였다.

분해해두었던 도어락을 다시 꺼내어 내측에다 설치했다. 그녀를 이곳에 잡아둘 생각은 아니지만 거사가 치르는 동안엔 이곳을 누구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설치를 완료하고 다시 바깥으로 나가 이번엔 차 트렁크를 열었다. 승용차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세단이라 그런지 트렁크가 굉장히 넓었다. 그덕에 트렁크 안에는 중년 남성이 꽁꽁 묶여 들어가있었다.


40대 중반 정도의 남성은 장수민과 마찬가지로 겁에 질린  나를 쳐다보았다. 그를 트렁크에서 꺼내 들처매고 집으로 들어가 마찬가지로 거실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크헉!"

충격에 손수건 재갈이 풀려 놈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난 신경쓰지 않고 방에 들어가 휴대폰 삼각대를 들고 나왔다. 촬영용이었다. 제 3자가 찍어주었다는 의심이들지 않게 삼각대에 고정해놓고 촬영하려는 것이다.


 일련의 행동들을 놈과 년들은 숨 죽여 주시했다.


"이, 이봐. 원하는게 뭐야. 뭐든 할게! 그러니 제발 풀어줘!"

"원하는 거요? 말만 잘 들으면 다치는 곳 없이 나갈 수 있을 테니 걱정마세요."


"뭐, 뭐?"


장수민의 입을 막고 있는 테이프를 거칠게 잡아뜯었다. 왁싱의 고통에 장수민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다 이내, 고개를 들었다. 입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입술이 부푼 꼴이 꼭 문어같았다.

"자, 다들 절 보세요."

두 놈년이 집중했다. 동시에 난, 사이킥 컨트롤을 시전했다. 그리고 [절대복종] 암시를 주입한 다음, 장수민에겐 [강간 당하는 것을 즐기고, 흥분감이 극도로 상승한다]는 암시도 추가적으로 걸어두었다. 그리고 컨트롤을 해지했다. 다시 두 놈년들의 눈빛에 두려움이가득 차올랐다.

"조간나씨는 장수민씨와 여기서 성관계를 나눌 겁니다. 아시겠죠? 어려울 것 없어요. 당신이 유부녀 5명을 연쇄강간했을 때처럼 거칠게 그녀와 관계를 나누면 됩니다."

그가 당황해하는 듯하다가 이내 장수민을 쳐다보았다. 겁에 질린 그녀의 몸을 야릇한 시선으로 훑었다. 절대복종의 암시가 그의 내제된 성욕에 브레이크를 해제해버렸기에 그는 거리낌없이 그녀를 겁탈할 것이다.


"아, 그리고휴대폰 잠금해제해서 주세요."


놈이 묶인 손으로 낑낑대며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곤 순순히 잠금을 해제해 내게 건넸다. 그것을 받아든 난, 삼각대에 설치했다. 쓰레기 두 개를 처리하는데 괜한 위험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카메라 어플을 켜고, 뒤이어 장수민에게 말했다.


"그리고 장수민씨는 강간당하는걸 즐기는 듯한 모습으로 관계를 나누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만족도에 따라 단 한번으로 끝내고 바로 보내드리죠. 만약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곳에서 몇박며칠을 묵으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관계를 나눠야할 겁니다. 한번으로 끝내는게 좋겠죠?"


장수민이 왈칵 눈물을 쏟을 듯한 눈으로 잠시 고민하다 이내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복종의 암시를 절대 거부할 수 없을 테지, 큭큭.


공업용 가위를 가져와 둘을 속박하고 있는 케이블 타이를 끊어주었다. 영상 속에 흔적이 될만 한 가구와 카펫 등을 모조리 치웠다. 근력이 높았기에 무거운 가구나 소파도 손쉽게 번쩍 들어 카메라 앵글에서 모두 치워버렸다.

"자, 이제 모두 옷 벗으세요. 얼른 찍고 마무리하자고요."


조간나는 내 말에 짐승으로 변모해 옷을 훌러덩 벗어버렸다. 이미 그의 눈빛은 극우여성단체들이 소위 말하는 '시선강간'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장수민이 그 시선이 혐오스러운지 몸을 꼬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렇다면,남배우 투입이지.

"자, 지금부터 촬영에 들어갈 건데. 조간나씨는 장수민씨를 거칠게 겁탈하면되고, 장수민씨는 강간 당하는걸 즐기며 흥분합니다. 아시겠죠."

"네!"


장수민은 그래도 정신력으로 애써 저항하고 있었지만 잘 차려진 밥상에 조간나는 하물을 꼿꼿하게 세우곤 장수민에게 달려들었다. 이제, 게임 시작이다.

"꺄아앗ㅡ!"


"가만 있어!"

그는 단숨에 장수민을 제압하고 옷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쾌락의 짐승으로 변한 남성의 근력은 평소보다많이 증가하는게 아닌가 싶다. 저 두툼한 옷을 찢어대니 말이다. 옷이 찢기는 강압적인 상황에 장수민은 알량한 정신력으로 버티다 이내 딱딱하게 솟은 유두가 그의 입 속을 파고든 순간, 신음을 내질렀다.

"하아앙ㅡ!♡"

역겨운 것들이 나누는 정사에 난 혐오스런 시선으로 카메라 앵글을 주시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장수민의 몸은 그저그런, 동네아줌마의 몸이었다. 처질대로 처지고, 볼륨감도 상실한, 그런 흔한 몸.

하지만 그에겐 먹음직스런 진수성찬이나 다름없는지 제동장치가 고장난 기관차마냥 폭주하며 그녀를 강간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때리고,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후려치자 장수민은 교성을 내질렀다. 암시 탓에 그녀의 음부는 이미 애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난, 무심한 표정으로 두 년놈들의 정사씬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복수가 완성되어가고 있었지만, 크게 들뜬다던지, 통쾌하다던지의 생각보단 무미건조한 기분이 들었다.

어서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허억..허억.."


"하으.. 하읏.."

10분여의 짧은 정사씬이 끝이 났다. 녹화종료를 하고,조간나에게 다가갔다. 놈이 움찔하며 몸을 피했다. 본능적으로 내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하긴, 수컷들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짐승의 세계와 같으니까.

난 그런 놈을 경멸스레한번 흘긴 후, 장수민을 쳐다보았다. 흥분감에 젖어 숨을 헐떡이고 있다. 풋, 가소로운 것.


"장수민씨, 남편 연락처 부르세요."


"네, 네? 남편요?"

장수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어질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파악한 것일 터, 난 비릿하게 미소지으며 다시 말했다.

"영상이 만족스럽진 못하던데.. 어째 한번 더 찍을까요?"


"제, 제발.. 그만.. 남편 연락처는 안 돼요! 제발요!"

그녀가 황급히 무릎을 꿇고 내게 빌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눈은 그런 그녀를 경멸스레 바라볼 뿐이었다. 퍼억! 그녀의 복부에 주먹이 꽂혔고 그녀는 꺽꺽대며앞으로 고꾸라졌다.


"한번만 더 똑같은 말이 나오면 여기서 끝장을 내드리도륵 하죠. 휴대폰 뺏어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게 해주세요."

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채 서럽게 흐느끼던 그녀는 나의 겁박에 결국 남편의 전화번호를 불었다. 절대복종임에도 아직 나의 정신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건지, 아니면 그녀의 정신력이 강력한 건지, 제법 저항력이 세다.

남편의 전화번호를 조간나의 폰에 저장시켰다. 까톡을 열어 친구 동기화를 하자 남편의 프로필이 떴다. 아이를 안고 해맑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 손가락의 움직임이 잠시 멈칫했다.

".."

연좌제는 아니지만, 나의 행동으로 아내가 바람을 폈다며 생각할 것이고 가정은 파괴될 것이다. 뭐, 아내가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파렴치한 쓰레기라는 것을 알려줄 수는 없으니 이렇게라도 그녀가 쓰레기라는 것을 알려줘야겠지.


그를 구제하는 것이다.
쓰레기로부터.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복잡한 생각은 복수를 방해할 뿐이다.

이혼귀책이 명백한 그녀는 사례금도 없이 위자료를 지불해야할 것이고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 터다. 물론 그녀의 정신머리로보아 그짓을 당하고도 뻔뻔하게 살아갈 가능성은 있었다.

그럴 수 없도록 아주 잘근잘근 밟아버려야겠지.


조간나의 폰으로 영상을 압축해 남편에게 보냈다.
푸른 대화창에 적나라한 영상의 화면이 업로드됐다.


읽지 않은 표식이 사라지기까지 기다렸다. 모르는 이가 보낸 적나라한 영상은 흥미를 당기기 충분할 터다. 그가 확인하는 데에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조간나의 폰에 장수민의 폰을 저장하고 그녀에게도 영상을 전송했다. 그리고 그녀의 폰을 뺏어왔다. 장수민의 얼굴은 창백하게 굳어있었다. 피식,  그 얼굴에 조롱하는 미소를 날렸다.


꼴 좋다.
전생에선 내가 창백했었지만 지금은 그녀가 창백하다. 역전된 전세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비록 화풀이일지라도 상관없다. 내가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너희 꼴페미들 사이트에 접속해."

"..네?"

"니가 운영위원인 사이트에 접속하라고."

주먹을 드는 시늉을 하자 그녀는 덜덜 떨어대는 손으로 힘겹게 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그녀는 웜하드라는 벌레소굴의 운영위원이었다. 그곳에 접속한 것을 확인한 난 다시 휴대폰을 낚아채왔다.

그리고, 그곳에 영상을 업로드했다.
물론 그곳이 시작일 뿐,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도 무차별적으로 영상을 유포하기 시작했다. 보통 국내촬영동영상들의 화면이 칙칙하고 화질이 별로였다면 지금 영상은 720k의 화질에 화면 밝기 또한 밝다.

덕분에 영상은 끝도 없이 유포될 것이다.
이정도면 국촬 영상 중에 탑급 퀄리티니까 말이다. 뭐, 모델이 아쉽긴하다만.

모든 업로드를 마치고 라텍스 장갑을 꼈다. 그리고 휴대폰에 묻은 지문들을 모조리 지웠다. 놈의 것까지.

-턱, 턱.


휴대폰을 던져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쓰레기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한 처리 방법인가.

"자,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약속대로 이곳에서 보내드리죠. 모두 저를 봐주세요."

놈, 년이 나를 쳐다보았고, 난 마인드컨트롤을 각자 걸었다. 그리고 모든 기억을 지웠다. 악질쓰레기인조간나는 동영상 유포를 자기가 했다며 자백할 것이다.


처벌은 경찰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뒤론 상관할 바도 아니고, 관심도 없다. 장수민을 처벌하는 데에 쓰인 쓰레기일 뿐이니까.

장수민은 이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몰락할 것이다. 그녀를 보내는 순간에도 휴대폰은 남편의 전화로 불이날 지경이었으니까.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그녀의 영상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일명 [뿅가는 강간녀]라는 제목으로 불티나게 유포되어갔는데, 그녀의 신상 역시 IT강국답게모조리 까벌려지고 있었다.

놈을 경찰서 앞에 떨어뜨리고, 장수민은 옷을 모조리 벗겨 인적이 없는 도로에다 버렸다. 이정도면 충분했다. 그녀는 내가 느꼈던 수치심과 치욕스러움을 극한까지 느낄 터다. 온갖 삿대질과 욕으로 정상적인 삶을 이어나갈  없을 것이고, 나처럼 목숨을 끊거나 반 미친 채로 꾸역꾸역 살아가겠지.

"됐어.."

멀어져가는 장수민의 몸뚱아리를 쳐다보다 눈을감았다. 이제 모든 복수가 끝났다. 세나는 힘든 사회생활로  인생을 망가뜨렸던 죗값을 치룰 것이고, 장수민은 고통의 나날들을 보낼 것이다. 정수아는 경찰서에서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모르니,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

그녀에게 내린 기억 삭제가 다른 작용을  정신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호위호식을 할 지도 모르니까.


"흠.."

꾹 다문 입술 사이로 한숨이 세어나왔다.
복수가 끝났다.
수아야 어떻게 처분되었는지에 따라 다시 죗값을 내리면 그만이다. 그러니, 사실상 복수는 완료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다지 만족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나의 목표였던 것이 이루어졌으면 응당 기뻐야하건만, 그저 화풀이뿐이었을 복수는 내게  기쁨은 가져다주지 못했다.

오히려 살짝 하무하기도 했다.
그렇게 복수를 갈망했었건만, 이리도 쉽게 끝날 줄이야. 조금  끌었어야했나. 아니면 감금시키고 이성을 잃은 척, 화가 풀릴 때까지 그녀를 족쳤어야한 건가?


아니, 뭐가됐든 끝은 허망했을 것 같다. 뭐, 그렇다고해서 복수한 것을 후회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잘했다.
화풀이 일지라도 이렇게 복수를 해야만 전생의 내게 보내는 소소한 위로라도 되지 않겠는가. 몇달이 지났으니 지금쯤 한줌의 재가 됐거나 아니면 차가운 관짝 속에 파묻혀있을 것이다. 뭐, 시간개념이 같이 흘러간다면 이겠지만.

어쨌든, 내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했어야할 일이다.
그러니 됐다.


"이제 뭐하지?"


뇌를 거치기도 전에 튀어나온 물음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뭘 할까. 복수가 끝이 났으니,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이미 메가히트작가라는 수식어를 달았고, 6년 내의 히트작을 카피해 작품화하면  대대 손손 먹고살  있는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정계로 진출하거나 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해도 된다.
이전부터 틈틈히 깔아온 예언의 밑밥에 어망엔   없는 물고기들이 몰려들었기에 그들을 이용한다면 나만의 왕국을 만들 수도 있을 터다.

이미 예언자라며 추종카페도 생겨있었고 가입자수도  명에 다다르고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면 아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테지. 그럼 사이비 교주가 그러하듯, 그들을 홀려 완전한 나의 추종자로 만들어 시스템 없이도 그들을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신도들의 돈도 모두 거둬들여 땅을 매입하고 거기에 왕국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렘 왕국을.

"풋, 생각한다는게 고작 하렘 왕국이라니. 유치하잖아."


 시동을 다시 켰다.
이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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