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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화 〉세나의 수아 조교 (92/129)



〈 92화 〉세나의 수아 조교

수아의 분홍빛 항문에 러브젤을 바른 후, 검지를 쑤욱 쑤신 세나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괄약근의 조임에 놀란 듯했다.


"호오? 똥꼬가 확실히 조임이 장난아니네요. 처음 느껴봐요. 이래서 주인님이 좋아하시는구나. 오시면 서비스 듬뿍해드려야지♡"

"아아악! 아파! 아프다고! 손가락 빼!"


수아의 절규어린 비명에도 세나는 마치 과학탐구시간에 수업을 듣는 초딩마냥 신기한 눈으로 그녀의 항문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살짝 괄약근이 벌어졌다.
천천히 괄약근을 벌려주어야한다는 것을 몸소 겪었었기에 서두르지 않고 이번엔 손가락 두개를 천천히 삽입했다.

-찌끄으으ㅡ


"아직 두개는  안들어가네용. 하지만 할 수 있어요! 힘내세요! 아, 아니지. 힘 푸세요! 힘 주면 아플 뿐이에요! 제가 잘 알아요!"


마치 분만을 돕는 산부인과 간호사처럼 수아를 복돋우는 세나는 연신 그렇게 그녀를 응원하며 손가락 두개를 기어이 쑤셔넣었다.

손가락을 꽉 깨무는 항문의 질감에 세나는 묘하게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후우ㅡ 힘들었지만  참았어요. 드디어 두개가 들어갔네용."


"끄으윽! 아파! 찢어질 것 같다고! 흐으윽! 제발 빼줘! 부탁이야!"

수아는 항문이 찢어지는 고통에 울음을 터뜨렸다가 화를 내는등, 수십 초에 수십 번씩 큰 기복을 보이며 발버둥을 쳤다. 수치스럽고, 끔찍한 기분에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현실 같지가 않았다.

스릴러 영화 속에서나, 아니면 소설이나 웹툰에서나 볼 법한 납치감금능욕에 이곳은 그저 자신의 망상이 만들어낸 허상의 공간일 거라 믿고 싶었다.


하지만 제 목을 속박한 나무도, 발목을 속박한 족쇄도, 그리고 항문에서 꿈틀대며 왕복하고 있는 두 개의 손가락은 이곳이 현실이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알고 싶지 않아도 꾸역꾸역 찾아와 알리고 간다.

"흐흐윽.. 흐으윽… 대체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아… 차라리 죽여! 흐으윽…"


어느 정도 항문의 고통이 잦아들자 그 수치심에 결국 수아가 통곡을 한다. 눈물과 침이 바닥을 적셨다. 제법 벌어진 항문에 세나는 손가락을 빼고 수술집도의처럼 양손을 곧게 펴 손등을 보이도록 세운 후 다가갔다.

"저도 처음엔 그랬죠. 대체 나한테  이러는 걸까. 주인님을 원망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주인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오히려 이런 안락한 삶을 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미쳤어.. 단단히 미쳤어."


"후훗. 미친 세상에선 미친 사람이 정상일까요. 미치지 않은 사람이 정상일까요?"

"개소리하지마! 넌 진짜 이거 풀면 죽여버릴 거야!!"


엘프와도 같은 고운 얼굴로 지르는 패악은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에 세나는 질투심이 느껴졌다. 주인님이 데리고온 자신보다 이쁜 피조물에 말이다.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받고 싶어 동생을 괴롭히는 언니처럼, 그녀를 괴롭히고 완전히 조교시켜 주인님께 이쁨을 받고 싶었다.


세나가 피식 웃었다.

"아까는 풀어 달라더니, 풀리면 죽이겠다고요? 그럼 제가 못 풀어드리죠. 호홍."

"개씨발년.. 진짜 가만 안 둬.. 둘  죽여버릴 거야…!"

"오우, 안 되겠네요. 그런 험한 말을 입에 담다니.".

세나가 다시금 수아의 엉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세나에 수아의 붉은빛 수려한 동공에 공포가 그득 차올랐다.

"자, 잘못했어! 제발 때리지마! 제발!"


뒤늦게 빌어보지만 이미, 세나의 손에 의해 휘둘린 패들은 수아의 붉은 엉덩이에 다시금 직격했다. 파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꺄악!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퍼졌다.


수아의 얼굴이 맥없이 쳐졌다.

"아까 말했잖아요. 저항하면 체벌이 있을 거라구요. 쯧쯧.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맞죠?"


"하으으.. 끄으응…"

정신이 아찔할 정도의 통각에 수아는 그저 눈물과 체액을 질질 흘리며 좀비처럼 침음성을 흘려댔다. 그러다 다시금 항문에 느껴지는 섬뜩한 촉감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또뭐, 뭐야…! 제발, 흐으윽…! 잘못했어! 미안해…! 제발 그만…!"

"노우노우노우, 멈출  없어요. 그건 오직 주인님께서만 정하실  있는 일이죠."

-쑤우욱…


"끼야아아악ㅡ!! 뭐야아악ㅡ!!"


다시금 거실에 앙칼진 비명소리가 구석구석 울려퍼졌다. 밤새들이 놀라 날아갈 정도로 말이다. 물론 철저히 밀폐시켜놓은 공간에 일말의 소리도 세어나가지 못하지만.


세나는 히죽 웃으며 벗 플러그의 삽입부를 서서히 쑤셔박고 있었다. 분홍빛 항문이 붉게 달아오르며 원형해치가 열리듯 벌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피는 나오지 않네요. 피는 보기 싫었는데. 조금만 더! 화이팅!"

세상 발랄하게 응원하는 세나에 수아는 욕지기가 치솟았지만 정신을 갉아먹는 극한의 고통에 꽉 깨물어버린 입술에선 침음성 밖에 흘러나오지 못했다.

"끄으읏…끄으읍…"


목에 굵은 핏대가 서고, 관자놀이엔 얇은 핏줄이, 흰자위에는 실핏줄이 솟아올랐다. 안압에 동공이 빠져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나는 태평히 삽입진도를 브리핑한다.

"자자~ 다 들어갔어요ㅡ 오오, 거의 끝나가요. 잘하고 있어요. 조금만 더ㅡ"

기어이 벗 플러그의 삼각원뿔 끝단까지 모두 삽입되었다. 마치 마개처럼 손잡이가 그녀의 항문을 가렸다.

"하아…하아…하아…"

숨까지 참으며 고통을 참아낸 수아가 뜨거운 숨결을 내쉬었다. 고통의 끝을 참아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그녀의 백옥 피부에 어느새 붉은 홍조가 띄었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항문 속에 무언가 끼여있는 이질적인 촉감에 기분이 이상하게 묘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오고, 고통 끝에 쾌락이 오는 걸까. 연하게 세포를 일깨우는 흥분감에 털이 곤두선다.

'아냐. 이거에 흥분한다면 미친년이지.'

수아는 애써 그 감각을 무시하며 고개를 절레 젓곤 다시 푹 숙여버렸다.

세나가 거사를 마친듯 흡족스런 미소로 라텍스 장갑을 벗었다. 이제 혹시 주인님이 올 때를 대비해 요리준비를 시작할 참이다.


펜트하우스로 거처를 옮긴 주인님을 이제 매일  수 없다는게 서글펐지만, 그래도 수아의 조교가 끝나면 상황을 고려해 자신을 펜트하우스로 데려가겠다는 주인님의 약속에 희망을 가지고있는그녀였다.


그리고 최대한 자주 들리겠다는 약속도 했었으니까.


외롭진 않았다.
재미난 장난감도 있으니 말이다.

"자ㅡ 오늘은 여기까지에요. 오늘 하루는 이걸 끼우고 계셔야해요. 연결부는 그리 두껍지 않아서 충분히 버틸만 할 거에요. 만약 주인님께서 오시지 않는다면 내일은 우리 다른 걸 해볼 거에요. 아시겠죠?"

"하아…"


수아의 갈라진 입술 사이로 긴 한숨이 땅이 꺼져라 세어나왔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시선을 내리깔자 제멋대로 뭉게진 오물덩어리들이 보였다.

'대체 어쩌라고…'

질끈,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
.

-스르르ㅡ
-딸각.

조심스레 미닫이문을 닫고 실내로 들어선 난 문을 걸어 잠궜다. 그 누구에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뭐, 야심한 시각이라 회진을 도는 의사외엔  사람도 없겠지만은.


서연도 집에 데려다주었고.

회진시간도 서연에게 확인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한시간 뒤였지만, 일단 문을 걸어 잠궈 미연의 사태를 방지해두기로 했다.

병원실 구석에 외로이 켜진 다홍등이 실내를 어둑히 밝히고 있었다. 그 등의 끝자락에 한 여성이 누워있었다. 서연의 어머니일 터다. 이미 들어오며 입구에 붙여둔 네임카드를 확인했었으니까.


그런데.

"…누구?"


가냘프고 메마른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깜짝 놀란 고양이마냥몸이 크게 한번 들썩였다.


서연의 어미가 눈을 뜨고 있었다.

뭐, 뭐야. 사경을 해맨다더니.

다급히 행동을 갈무리하곤 멋쩍게 미소지으며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이강한이라고 합니다."

"네.. 근데 누구신지.."


서연의 어미가 반쯤 감긴 눈으로 힘겹게날 훑었다. 음, 서연이 등장한 드라마에 미소를 지었댔으니 그렇게 소개하면 되겠군.

"아, 전 서연씨가 출연한 드라마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입니다."

"아이구머니나…! 귀한 분이 이런 누추한 곳에…"

"아닙니다. 서연씨 말로는 사경을 해매신다던데…?"

"아… 정신이 오락가락해요… 몸이 아프니 정신이 남아나질 않는 거겠죠.."

"그렇군요.."

"그나저나 어떻게 이곳에…?"


비록 당황하긴 했지만 자연스레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사기꾼으로 전업해도 제법 잘 어울릴 것 같다. 우선 의심을 거두게 하는게 좋겠지. 바로 마컨을 걸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증상을 맨정신인 상태에서 듣는게 좋을  같았다.


"아, 서연씨랑 같이 왔는데. 의사하고 얘기 좀 한다고 갔어요. 그나저나어디가 어떻게 아프신 거에요?"

"아유… 모르겠어요.. 그냥 어쩔땐 근육이 찢어지는 것 같고.. 내장이 문드러질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엔 쿡쿡 쑤시다 갑자기 막 꼬아서 비트는 것 같다고 해야할지."

음, 그냥 총체적 난국이네.
차라리 의사에게 듣는게 더 도움이 될 듯싶다.

그렇게까지 하기엔 번거롭고 그냥 처음 계획 세워두었던 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막연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병명을 모르니 구체적으로 이르긴 힘들 텐데.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다.


첫 테스트다.

과연, 신체개조능력이 병을 낫게도 할 수 있는지 나 역시 궁금했다.

"자.. 어머님.. 제 눈…"

그런데 어미가 갑작스레 눈물을 흘렸다. 젠장, 딸이고 어미고 눈물샘 하나는 풍요로운 모양이군.

"흐윽… 감사해요.. 너무 감사해요… 우리 서연이를 티비에서 보게  줄이야..  작가님 덕분이죠…? 진짜 깊이 감사드려요.. 몸이 성치 않으면 절이라도 올려드릴 텐데.. 죄송해요."


"아, 아닙니다."


당혹스러웠다.

방금 전만해도 서연을 추운 야외에서 벌거벗기고 가학적인 능욕을 하고 온 내가 그녀의 어미에게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태연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왠지모르게 고개가 숙여진다. 하지만 이내 더 길어지기 전에 그녀의 눈을 쳐다보며 곧바로 마컨을 시전했다.

-딱!

"자, 이제  속에 있는 모든 병원균이 치료되고 몸이 건강해집니다."

암시는 간단했다.

병명도 모르고 증상도 두루뭉술한데 어찌 자세히 조목조목 암시를 걸겠는가. 천운에 맡겨봐야지, 방법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암시였다.


"그리고 저의 존재에 대해선 잊어버릴 것이고 오늘 저와 나눈 모든 대화도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겁니다."


굳이 내가 왔다는 것을 서연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돕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머릿속이 거지 같이 복잡했으니까.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멍하게 뜬 눈동자가 천정을 응시하고 있다.


"젠장, 외적으로 개조하는게 아니니 확인이  되네."


어차피 회진도는 의사도 정밀진찰이 아닌, 형식상 외적요건들을 둘러볼 뿐일 터다. 뭐, 마컨에서 깨어난 그녀의 상태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그녀의 상태를 파악하긴 힘들겠지.


고로 그녀에게 마컨을 걸어둔 채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추후 결과에 따라 묻지 않아도 서연이 떠벌리고 다니겠지.

차에 오른 난, 휴대폰을 켰다.

"슬슬 세나한테 가볼ㄲ…?"

새로운 조교녀도 있고 세나에게 자주 들린다 약속을 했으니 오늘 밤은 안전감옥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휴대폰 상단바에 뜬 문자 한통에 혼잣말이 의문문으로 끝나고 말았다.

도오ㅏ저요 경현상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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