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81화 (완결) (81/81)

[19] (EP.81) 시상식 [完]

시상식 당일 아침. 싱글벙글 인방 매니지먼트 안.

머리 손질 전에 먼저 드레스를 입어보기로 했다.

"우와아!"

엘로디는 번쩍번쩍 빛나는 드레스를 보며 신기한듯 매만지고 있다.

"헤헤. 이 사장님께서 아주 비싼 재질로 돈좀 썼다는 말씀."

"와... 이런 거 저희가 입어도 될까요? 연예인들이나 입을법한 옷인데... 레드 카펫 밟아야 할것 같은 기분."

예진이는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잘라말했다.

"연예진 금지!"

"큽. 빠르다."

그 후 다들 시상식용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왔는데 예전 초보 스트리머 시절은 다 어디로 가고 귀티가 풀풀 난다.

"캬... 이게 싱글벙글 인방이지."

"어휴. 저거 매니저. 아주 입이 귀에 걸렸네"

시선은 자연스레 노출도 높은 서연이에게로 간다. 뒤에서 쳐다보니까 등이 다 파져 등줄기가 보인다.

"되게 야하게 입었네. 너."

"모, 몰라! 이 바보같은 아줌마가 나만 이런 거 사온거야."

"그치만 우리 서연이 변태라서 노출도 있는 옷 좋아하잖니."

"아, 안 좋아하거든요!"

[뭐... 매니저가 좋아한다니 나도 좋긴 하다만]

말과 다르게 속마음은 숨길수 없나보다.

"역시 사장님 보는 눈이 정확하네요."

"시끄러!"

"매니저 오빠. 저는 어때여? 순백의 드레스! 마치 웨딩 드레스 같지 않나요?"

"아하하. 그러네."

칭찬에 신난 엘로디는 갑자기 내게 안겨들었다.

"이대로 결혼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다들 또 난리다.

"서준 씨... 그때 한 약속. 잊진 않으셨죠?"

"당연하죠."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봤는데... 아니다. 이건 이따가 말하는 걸로 하자.

"그럼 다들 준비는 됐지? 올해 마지막 방송 시작할게."

"...꿀꺽."

긴장한듯 말이 없어지는 서연과 예진, 그리고 해맑게 웃는 엘로디. 내 곁에 붙어있는 지민. 또 한결 신이 난 사장님. 나는 캠을 들어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제목 : 시상식]

올해를 마무리한다는 화제성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어느새 사장님 방 시청자 수는 30,000명을 돌파했다.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시청자들도 우리 싱글벙글 인방중 한 사람이 상을 받지 않을까하고 생각 중인거겠지.

-큰거오냐!

-하은하~

-사장님 올해의 스트리머상 꼭 받아용!!!

-올해 우승은 엘로디다

벌써부터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가는 가운데, 우리 직원들이 드레스 입은 모습을 송출했다.

-와 존나 예뻐

-엘로디 화이트 드레스 뭐야

마치 채팅창이 잠깐 끊기는것처럼 더 올라가지 않는다.

"와. 얘네들 신난 것좀 봐라."

서연은 신기한듯 가까이에서 채팅창을 쳐다봤다.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잘 쓸게요~

예진눈나 보게 비켜주세요

"야 이 개새끼야! 그 닉 달았으면 오늘 같은 날엔 나 응원해야지."

-아 ㅋㅋㅋ 예진눈나는 못참지

-긴장 풀려고 한 소리야

-첩자였네

"시청자 수 엄청 많다... 하. 나 이제야 좀 긴장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긴장 돼..."

"뭔 상관이야 김예진. 어차피 네가 상 안 받을건데."

"시끄러워!"

-예진누나 우승가즈아ㅏㅏ

-딱봐도 사장님이지

오늘만큼 채팅창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나도 조금 기대된다. 누가 상 받을지.

"뭐. 누가 상을 받던 간에 이때까지 열심히 한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사장님..."

긴장을 풀어주시려는듯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우리는 근 1년간 남들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성장을 해왔어. 그 중엔 우리 매니저,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멋진 사장님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네?

-ㅔ?

-이와중에 드레스 엄청 잘어울리는거바

-예쁜건 ㅇㅈ이지

"그러니까 내가 상을 받아도 너무 상심하지 말라는 얘기야."

"..."

-아 ㅋㅋㅋ

-상은 지민눈나가 받을건데요

"사장님. 머리 손질도 하고 가야하니 이제 가셔야합니다."

"아~ 그렇지. 출발하자."

***

[공식 채널 방송.]

-큰거오냐~~~

-제발 이서연

-예진눈나 언제나와

-엘로디!엘로디!

-지민눈나 상 가즈아

-당연히 우리 사장님이 우승이지.

외에도 많은 스트리머들의 닉네임이 언급되지만 절반 이상은 싱글벙글 인방 스트리머들이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들리나요?"

-네

-눈나다ㅏㅏㅏ

-어 이 사람 그사람 아님?

예전, 중간 점검 파티에서 진행을 맡았던 스트리머가 다시 나타났다.

"예! 안녕하십니까. 감개무량하네요. 중간 점검 이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다들 올해가 끝나 가는데 원하던 목표는 이루셨나요?

-아니요

-백수 2년차 집에서 인방만 보는중

"저는 정말 많은 걸 이뤘답니다. 첫 시작은 싱글벙글 인방 매니저님의 한마디였는데... 그때와 같은 장소에 또 오니까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이것저것 종합 게임을 해보았는데 이게 잘 먹혀들어서 시상식을 할 무렵엔 구독자 수가 벌써 20만명을 돌파했다고 했다는 얘기. 등등...

-슬슬...

-눈나 귀에서 피나겠어요

그렇게 이야기가 길어지다 스트리머들을 만나 인터뷰를 시작했다.

"글쎄요... 아마 엘로디 님이 유력하지 않을까요? 일단 우월한 서양인 몸매에... 국뽕코인 달달하게..."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여기 공식 채널입니다."

"아 죄송."

-아 ㅋㅋㅋㅋㅋ

-시원하네

"개인적으로 예진 님이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상담해드려요 컨텐츠 진행했을때 제 고민 정말 잘 들어주셨던 게 기억나거든요..."

"아. 맞아요. 여러 스트리머들이 참여했었죠."

-그거 엄청 슬펐는데 ㅠㅠ

-우는 이모티콘

"아무래도 스트리머 평균 수명을 늘리신 지민 님 아닐까요? 시청자분들이 자꾸 영상 도네로 속성 1분 스트리머 운동영상 보내서 얼떨결에 따라했던 기억도 나네요."

"아하하. 그랬죠!"

-ㄹㅇㅋㅋ

-다들 힘들어 하는거 재밌었는데

"방송 오래 고생하시고 이번엔 스트리머 4명을 키우신 하은 님 어떤가요?"

"사실 사장으로서 스트리머를 키운건 올해의 스트리머 상에 반영 되진 않긴한데요..."

당황한듯 바로 고쳐 말했다.

"아차. 어쨌든 포근포근하고 나긋나긋한 성격으로 인기 엄청 많잖아요! 하은 코인 탑승합니다!"

"아하하. 멋진 인터뷰 감사합니다."

-하은 눈나 아니면 받을 사람 없지

-사장님 가즈아ㅏㅏㅏ

"서연 님 요새 물 오르셨잖아요. 시청자분들이랑 티키타카 미쳤어요. 진짜 화난 거처럼 텐션 확 올리시던데. 요새 서연 님만큼 독보적인 캐릭터도 없죠. 까짓거 서연 님한테 줘버립시다."

-진짜 화내는거야 ㅋㅋㅋㅋ

-서연이 특 항상 찐텐임

"모두들 싱글벙글 인방 스트리머들은 언급하는 가운데! 과연 화제의 주인공은 언제 올지..."

***

주차장에 차를 대고 스트리머들과 함께 걸었다. 다들 드레스를 입고 번쩍번쩍하니까 사람들도 한번씩 쳐다보는것 같다.

"아오. 드레스 입으니까 걷기 존나 빡세네 힐도 불편하고..."

"우리 서연이 웃어야지. 이미지 관리."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잘 쓸게요

관리할 이미지 없어요.

-ㄹㅇㅋㅋㅋ

-ㄹㅇㅋㅋ

"시끄러!"

그러다 문 앞, 전에 만났던 스트리머와 인사를 나눴다. 특히 나한테 관심이 많은듯 내게 다가온다. 나 덕분에 구독자 20만 넘게 떡상했다고 그러는데... 나 진짜 한게 없는데?

"제, 제가 뭐했다고 하하... 열심히 노력한게 이제서야 빛을 발휘하는거겠죠."

"겸손까지 하십니다. 고마워요. 잠시 스트리머 분들과 인터뷰 가능할까요?"

그래서 자리를 비켜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올해의 스트리머. 누가 될 거 같나요!"

"당연히 저죠!"

"저요!"

다들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를 말한 뒤에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장 안.

저마다 스트리머들은 우리 싱글벙글 인방 직원들을 보고싶다며 다가와 인사를 나눈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 시간이 되어 진행자가 다시 무대앞으로 나타났다.

"후우..."

사장님빼고는 모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신인상, 게임상 등 여러 부문을 수상하고 이제 올해의 스트리머 상 후보를 불러댔다.

이서연, 김예진, 엘로디, 강지민, 최하은...

후보 전원이 우리 싱글벙글 인방 스트리머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제 손 안에... 올해의 스트리머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ㄷㄱㄷㄷㄱ

-큰거온다

-제발 이서연!

"지체 없이 말씀드릴게요... 스트리머 이서연 님!"

"...나?"

서연이가 당황한듯 손가락으로 자길 가리키는 사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얼른 가서 받고 와. 뭐 하고 있어!"

"에헤. 서연 선배면 인정이죠..."

"우리 서연이. 내가 참 잘 키웠다."

"축하드려요. 서연 씨."

서연은 성큼 성큼 걸어가서 상을 받고 마이크에 아아 입김을 불어댔다.

"네. 뭐. 솔직히 제가 받을거라 생각은 안 했는데 막상 받으니 좋습니다."

-ㅋㅋㅋㅋ

-솔직한거 봐

"아. 그리고 받은김에 중대 발표 하나 할게요."

-????

-중대발표???

-???

"싱글벙글 인방 매니저. 권서준! 나랑 결혼 해!"

라는 서연이의 외침에 다들 당황해 침묵이 흐르다 금세 환호 소리가 이어졌다.

전례없는 올해의 스트리머 시상식에서의 결혼 발표. 하지만 서연은 뿌듯한 표정으로 내게 걸어왔다.

"그 표정은 뭐냐? 왜. 나랑 결혼하기 싫어?"

"넌 그런 걸 이런 공석에서 말 하면 어떻게 해..."

"역시 서연 선배다. 개 멋져."

"저도 저런말 하려했는데..."

말문이 막힌 나 대신 여러 스트리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풉. 젊다는 건 좋은 거네."

"빨리 대답하기나 해. 권서준 결혼할 거야? 말 거야?"

"..."

대답을 잠깐 멈추고 호감작 어플을 확인해보았다.

[업적 달성! 올해의 스트리머 매니저 되기!]

[보상! 일부다처제 해금!!]

역시나... 이럴 것 같았다.

"나 말이야. 서연이 너도... 나머지 네명...

예진이, 지민 씨. 엘로디. 사장님.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아."

한 명 한명 이름을 부르며 시선을 맞추었다.

"그러니까 다섯 명 모두... 나랑 결혼하자."

"... 진짜 호감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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