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호감작 하는 인방 매니저-28화 (28/81)

[19] (EP.28) 엘로디 호감작 방법

새로 만들어진 엘로디 스튜디오.

아직은 책상, 의자 기타 방송 필수 장비 밖에 없다.

"빈 방 급하게 정리하고 이것저것 사들이긴 했는데 아직은 휑하지?"

"아녜요. 방송만 할 수 있으면 괜찮죠. 이렇게 금방 뚝딱 만드실줄 몰랐어요."

하루동안 고생했을 사장님을 다독여드렸다.

"엘로디."

"네. 매니저 오빠."

"이 스튜디오는 이제 엘로디 거니까. 앞으로는 스스로 채워 나가는 거야."

"맡겨만 주세요!"

그냥 별 생각 없이 말한건데 다른 사람들이 오~하고 그런다. 괜히 쑥스럽게...

"우리 매니저 멋있다. 엘로디. 혹시 사고싶은 게 있다면 내게 말하렴."

"사고싶은건 이미 사왔어요."

엘로디는 어젯밤 사온 불닭 컵라면과 치즈 한장을 보여주었다.

"불닭 컵라면 먹방! 시작해보겠습니다."

게이밍 의자에 앉더니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방송 켜진 거예용?"

"..."

그러고보니 어제 방송, 아이디만 만들고 방송 켜는법은 안 알려줬구나. 이런 일엔 도가튼 스트리머 세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아. 아! 완벽하게 이해 했습니다. 그러면 방송 시작해볼게요."

"후원 메시지도 내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그러면 후원 땡큐 바꿀래요."

예진은 친절하게 후원 메시지를 바꿔주었다.

"우리도 이제 방송 해야하니까 혹시 문제 생기면 서준이 한테 말하면 돼. 알았지?"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들어 날 올려다본다.

"네. 매니저 오빠한테 전화하면 되는거죠?"

"방송 보고 있을테니까 그냥 매니저 오빠~ 하면 돼."

"오빠는 꼭 붙여서 말 해야 하는구나?"

"중요하지."

혼자 덩그러니 스튜디오에 남은 엘로디. 기합소리가 문너머로 들리고 방송이 켜진다.

[방송 제목 : 엘로디 입니다!]

어젯밤, 서연의 방에서 홍보한 덕에 첫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엘로디의 방으로 한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니저. 시청자 수는 좀 어때?"

"순조로워. 벌써 300명이나 들어왔네."

사장님과 예진은 방송을 하러 갔는데 서연인 내 옆에 딱 붙어서 휴대폰을 바라본다.

"넌 오늘 방송 안 하려고?"

"너 혼자 방송 지켜보면 심심하잖아. 특별히 옆에 있어주는 거야."

방송 보는 중이라 속마음을 볼수는 없지만, 엘로디가 걱정되어 옆에 있는 느낌이였다.

"풉. 그래? 고마워."

"...아무도 없으니까. 나 팔짱도 낀다. 어깨에 머리도 기댈거야."

"편한대로 해."

현재 시청자 수 300명. 엘로디는 눈을 크게 뜬 채로 채팅창을 읽어본다.

-엘하

-ㅇㅎ

-크 드디어 방송 시작하는구나

"어 음... 엘하! 무슨 뜻인지 알아요. 엘로디 하이~ 맞죠?"

오른손을 반갑게 흔들어댄다.

"오늘부터 저 엘로디. 스트리머가 되기로 했답니다. 잘 부탁드려요."

엘로디로디님이 10,000원을 후원, thank you!

엘로디!엘로디!엘로디!

"우와아! 만원 받았어요! 만원이면 햄버거 세트에 너겟 까지 먹을수 있는뎅.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 thank you!

햄버거가 머야 나중에 치킨 사먹어

"꺄아앙...! 다들 정말 감사해요. 제가 어제 밤낮 고민해서 만든 리액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큰거온다큰거온다

-다들 대기!!!

"엘로디... 윙크!"

-???

-오우야;;;

-엘로디쨩 커여워~

응애응애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본토 발음으로 자기소개 한번 가능하신가요?

"하이 마이네임이즈 엘로디. 앤 아이엠 섹시앤 큐트."

-섹시앤 큐트 ㅇㅈㄹㅋㅋㅋㅋ

-크게 될 스트리머네

방송자체에 긴장감이 완전 사라진듯 시청자들의 요구도 척척 해내고 진행을 이어나간다.

"그래서 저! 엘로디가 오늘 할 컨텐츠는 뭐냐면요... 바로 불닭 컵라면 먹방!"

-많이 매울텐데

-매운거 잘먹음?

"혹시 몰라서 치즈도 여러장 사왔답니다."

-크 불잘알이네

-치즈 넣으면 개꿀맛임

"근데 음. 큰일 났따."

-???

-설마 급똥?

"뜨거운 물이 없는데... 그으..."

한참 덤벙거리다가 이내 크게 소리 지른다.

"매니저 오빠!!!"

-놀래라 ㅋㅋㅋㅋ

-귀떨어지는줄

"잠깐 다녀올게."

커피 포트 한가득 따뜻한 물을 들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엘로디 그렇게 크게 안 불러도 돼. 방송으로 보고 있으니까."

"에헤. 저도 모르게 그만."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이서연 보다 엘로디 보니까 너무좋다 yes or no

"큽..."

-닥후

-ㄷㅎ

가까스로 웃음를 참고 엘로디에게 컵라면을 건네받았다. 소스를 꺼내고 쪼르륵 뜨거운 물을 부었다. 혹시 모르니 이따 물 버리는 것까지 해줘야겠다.

"물까지 버려주고 갈게."

"네. 매니저 오빠 불닭 잘 먹어요?"

"아니. 나 매운건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러자 엘로디는 까무러치게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안돼죠 한국 사람이! 설마 김치도 안 먹어요?"

"그, 그렇게 챙겨 먹지는 않는데."

-한국사람이면 김치 먹어야지

-매니저/논란

"다음부턴 밥먹을때 김치를 꼭 챙겨드세여."

"하하... 알았어. 노력할게."

진짜 귀여워죽겠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불닭 컵라면 물을 붓고 불닭 소스를 뜯었다.

"이거 다 넣을까?"

"노빠꾸 엘로디. 전부다 넣습니다."

-노빠꾸 ㄷㄷㄷ

-엘로디쨩 그런말은 어디서 배운거야

불닭소스를 전부 넣은 뒤 비벼댔다. 많이 매워보이지만 일단 먹음직스러운 불닭이 완성 되었다.

"괜찮겠어? 벌써부터 코를 찔러대는걸."

"후후~ 저 엘로디. 이미 김치로 단련된 입이라고요."

그간 연습했다는 젓가락질로 불닭 컵라면을 한입 먹는다. 아니나 다를까 꺄아아악! 소리가 들려온다.

"너무 매워효오!!!"

-큰거왔다 ㅋㅋㅋ

-입에서 불나겠다 ㅋㅋㅋ

"헤에엑... 매워 매워 매워 헥헥."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더니 이내 침한방울이 혀를 타고 주우욱 떨어진다.

"..."

홀린듯 멍하게 그 모습을 쳐다보다 정신을 차리고 휴지를 건네주었다.

"휴지랑 물 마셔."

"헤으으... 감사합니다. 이거 진짜 맵다아."

엘로디로디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그거 한국인도 잘 못먹는거야 ㅠㅠ 힘들면 먹지마

"그래도 제가 선택한 불닭 컵라면. 악으로 깡으로 먹겠습니다."

-여기서 악깡버가;;;

-얘 사실 한국인 아님?

한젓갈 더 먹더니 헥헥 대면서 눈물이 글썽이는 채로 날 바라본다.

"무리해서 먹을 필요 없어. 엘로디 잠시만 줘봐. 치즈 섞어서 줄게."

"흐헤흐헤 녜헤."

미리 인터넷에서 알아온 방법으로 치즈를 섞어 나름대로의 치즈 불닭 컵라면을 만들어 건넸다.

한 젓갈 먹더니 오물오물 씹다 날 바라본다. 입가에 묻은 빨간 소스. 왤케 귀엽냐. 미치겠네.

"...맛있다."

"이제 안 매워?"

"쪼끔 맵기는 한데요... 맛있어요오!"

이후 방송진행을 잊은듯 후루룩 후루룩 소리만 들려온다.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선생님 소통좀 해주세요...

"아 맞다. 지금 방송 중이였죠? 근데 이거 어떻게 만든 거예요? 너무 맛있어... 매니저 오빠 능력자!"

"능력이랄 건 없는데... 그냥 치즈 섞어 만든거 뿐이라."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이서연한테 시달리다가 엘로디랑 있으니 너무 행복하면 헛기침 해주세요

"어우 갑자기 기침이 컥컥. 불닭 냄새때문에 그런가봐."

-아 ㅋㅋㅋ

-ㅇㅋ확인.

스튜디오 문 너머 노크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자 예진이 토마토 주스 한 잔을 들고 있었다.

"이게 뭐야?"

"토마토 주스. 왜~ 매운거 먹을때 이게 좋다잖아. 그래서 만들어왔어."

"아. 고마워. 잘 전해줄게."

"엘로디는 어때? 불닭 먹을만 하대?"

"좀 매워 하길래 치즈 섞어 주니까 잘 먹더라. 저렇게 컵라면 깨끗히 비워버렸어."

그 모습을 본 예진은 피식 웃으며 자기 스튜디오로 향했다.

"엘로디. 예진이가 토마토 주스 마시라고 줬어."

"oh. tomato juice. 예진 언니 잘 마실게요."

-발음 뭐야 ㄷㄷ

-엘로디 영어 개잘해

"헉. 저 영어 잘한다고 칭찬 받는거 첨이에요.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모국어인데 당연히 잘해야지 ㅋㅋ

"나도 나가볼게. 방송 잘 하고 다 먹은 다음 입 꼭 닦아. 그대로 두면 따갑겠다."

"넵!"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자 서연이가 자기 휴대폰으로 방송을 보며 날 째려보고 있었다.

"방금 헛기침 해명해라."

"방송 재밌으려고 한 거지."

"하긴 그렇겠다. 진심은 안 섞여있지?"

완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불닭에 치즈 섞이는 정도...?"

"죽을래?"

다시 자리에 앉자 자연스레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한편,엘로디의 첫 방송이 이제 슬슬 끝나려고 하고 있었다.

"엘로디! 불닭 컵라면 먹기 미션 성공.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ㅊㅋㅊㅋ

-당신을 한국인으로 ㅇㅈ합니다

엘로디로디님이 10,000원을 후원, thank you!

엘로디야 너무 고생했어 다음번엔 불닭 말고 그냥 맛있는 치킨 같은거 먹어

"꺄아아! 감사합니다."

아나운서 톤으로 바뀌더니 이렇게 말한다.

"본 후원금은 엘로디의 방송 컨텐츠 활성화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

-급발진 뭐야?

-코노 방구미와...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thank you!

ㅋㅋㅋ 커여워서 천원 준다

"꺄하~ 감사합니다."

대망의 시청자 수.

방송이 종료될때까지 2,500명 넘게 유지되고 있었다. 예상대로 이번 미션은 거저먹기나 다름 없었다.

"매니저. 엘로디 보러 가자. 마침 방종했네."

"응... 잠깐만."

서연이가 앞장서 걸을 동안 휴대폰을 들어 호감작 어플을 확인했다.

[보상 : 확정 보상형 광고 1회 받기 get !!!]

[보상 : 엘로디의 호감작 방법 해금.]

곧바로 엘로디의 정보창으로 들어가봤다. 짜잘한 정보는 넘기고 새로 생긴 정보만 확인해봤다.

[스트리머 엘로디]

-성관계 횟수 : 0회.

-연애 경험 : 0회.

처녀였나. 다행이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호감작 방법...

[엘로디 호감작 방법 : 촬영 (인방x)]

[사진이 야할수록 호감스택이 더 많이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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