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8)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송 제목: 팔로워 1만명 기념 방송... 메이드복 입었어요]
방송 대기중... 이라는 글씨의 검은 화면. 다들 제목을 믿지 않는듯 어그로라며 한소리 하기 시작한다.
-서하서하
-진짜 메이드복임?
-구라 ㄴㄴ
"진짜 입었어! 기다려봐."
서연이는 곧바로 송출중인 모습을 보여줬다. 괜히 쑥스러운듯 작은 빗으로 앞머리를 쓸어내리고 있었다.
"어, 어때..."
-캬~
-ㅗㅜㅑ;;;
-왤케 예쁨???
-역시 외모원탑 스트리머
"외모 원탑은... 너무 나갔고."
내심 칭찬이 싫지 않은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 해주셨어요.
종겜말고 여캠으로 해도 괜찮을듯
-ㄹㅇㅋㅋ
-은근 방송감도 있자너
"헤헤... 입고 오길 잘했나봐. 시청자도 벌써 천명 넘게 들어왔고."
-ㅗㅜㅑ;;;
-나만의 작은 스트리머 안녕 ㅠㅠ
"이대로 뉴튜브까지 시작해볼까..."
서연이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 해주셨어요.
근데 서연아 여캠할려면 춤춰야지 춤 잘춤?
"아. 그렇지 참. 다들 춤 기깔나게 추던데... 난 못 춰."
-텃다 텃어
-제로투라도 해봐
-나
-락
-나
-락
"알았어! 어휴. 도배하지마. 춤 춰본다."
시청자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이것저것 춤 춰보는 서연이. 차마 눈을 뜨고 봐주지 못하겠다.
-뭐함 ㅋㅋㅋㅋ
-여캠은 안되겠네
-혹시 빙의당하셨나요
"빙의는 무슨! 늬들이 춰보라매!!!"
서연이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기부 해주셨어요.
네가 선택한 리액션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따흐흑...
-의외로 꼴리는거 같기도
시청자는 꾸준히 올라 1,500명을 돌파했다. 다들 어디서 보고 오는건지 유입 되었다가 방장이 예뻐서 계속 있는다는 채팅이였다.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 해주셨어요.
벌써 1500명 넘은거 실화냐고~
"정말?! 음... 그러면 내가 특별히 애교 한번 부려준다."
-예?
-하지마세요
-벌써 개미털기 들어가는거냐
"우으응~ 우리 연청자들~"
-나
-락
-나
-나감 ㅂㅂ
가파르게 올라가던 시청자 수가 주춤하다 떨어지자 서연이는 크게 당황한다.
"아악! 진짜 나가면 어떻게 해. 미안. 미안! 돌아와 너 없으면 방송 망해."
-ㅋㅋㅋㅋㅋ
-졸라커엽네
지켜보고 있던 두 사람도 방송 분위가 괜찮다며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한다.
"반응 좋다. 가끔 이벤트로 이렇게 코스프레 방송하는 것도 괜찮겠는 걸요."
"그러게. 29살의 관록을 보여줄겸 나는 역바니걸 코스프레 해볼까?"
"방송 정지 당할일 있으세요?!"
"헤헤. 농담이지."
현재 시청자 수 1,700명.
이거 생각보다 시청자 수 쳐다보는게 괴롭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코인을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ㅇㅇ님이 1,000원을 기부해주셨어요.
1700명 ㄷㄷ 서연이 고점 어디까지냐
-2000명 가즈아
-메이드복 효과 ㅆㅅㅌㅊ
"후우... 사람들 진짜 많이 왔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네. 나 아직은 경험 없는 하꼬잖아."
-그대로 있어 ㄱㅊㄱㅊ
-아까 춤춘거 봤는데 가만히 있는게 제일 좋을거 같더라
이서연커피헌터님이 1,000원을 후원!
씹덕 코스프레 하면서 육수들 돈이나 뜯자 ㅋ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
"그렇게 심한 말은 하지말고. 어휴 더워라. 머리 좀 묶을게."
서연이 성격상 노린 건 아니겠지만 머리를 묶을 겸 겨드랑이를 보여주자 채팅창 반응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캬 이거지
-이런 스트리머를 이제 알았네
-밥 가져와!
-오우야;;;
"미친놈들. 이럴때만 채팅창 빠르지. 나쁜말 하면 다 밴이야."
-헤으응 매도 최고
-조금 더 강하게 매도해주세요
"매도...? 죽어. 돼지."
-크으...
-멍꿀멍꿀
방송이 한창 진행중이던 한편, 예진은 자기 휴대폰을 가리킨다.
"서준아. 이거 봐봐."
서연의 방송 미리보기 화면이 방금 전 머리를 묶으며 겨드랑이 노출하는 걸로 변경 되어 있었다. 게다가 버그인지 그 썸네일이 몇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서연이 이거보면 엄청 부끄러워하겠다."
"하하. 오히려 좋지."
"매니저 말대로야. 이걸 보고 유입되는 시청자들도 많이 생길걸."
사장님이 한마디 더 얹는다.
"그러니 한살이라도 젊을때 섹스어필 하는 게 최고야!"
"사, 사장님..."
다시 방송 화면으로 돌아가자 시청자들이 썸네일에 대해 알려준 모양이다.
"아악! 이거 왜 방송 화면이 머리 묶는거 그대로 고정되어 있는거야! 아... 부끄러워."
-겨드랑이 맛집이라길래 들어왔습니다
-플랫폼이 도와주네 ㄷㄷㄷ
약간 주춤했던 서연이의 메이드 방송.
겨드랑이 덕분에 2,000명을 가볍게 돌파했다.
[스트리머 서연 시청자 수 2,000명 돌파 성공.]
[질내사정 프리패스 획득.]
방송 종료 후...
서연이의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후으..."
의자에서 흘러내릴듯, 완전 녹초가 된 표정이다.
"시청자 2,000명 넘었더라. 축하해."
"넘은건 좋은데. 넘게 된 이유가 하필 겨드랑이..."
그 사실이 창피한건지 말을 꺼내자 또 얼굴이 새빨개진다. 조금 더 자극해보고 싶어서 인터넷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거 봐."
[오늘자 서연 겨드랑이. gif]
[서연 머리묶는 움짤]
"인터넷에 쫙 퍼졌어."
"꺄아악!"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댄다.
"좋게 생각해~ 이렇게 유명세 타는 거 스트리머한테는 둘도 없는 기회잖아."
"그치만 그치만 겨드랑이!"
더 놀렸다가는 곧 폭발할거 같은 얼굴이라 그만하기로 했다. 이제 질내사정 프리패스를 얻었으니까 시험해볼 차례다.
"메이드복 입은 김에 섹스 할래? 콘돔 없이."
"으음... 여기서 하는건 조금 그래."
"응. 알고 있어. 내 자취방 가서 하자."
"자취방...?"
흥미가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제 이대로 스튜디오 밖으로 나서면 되는데 아까부터 봤던 서연이의 겨드랑이가 눈에 밟힌다.
"근데 그 전에 겨드랑이 한번만 핥아봐도 되냐?"
"뭐?! 으으..."
서연이의 호감도는 이미 MAX상태.
부끄러워하면서도 바들바들 팔을 들어 뽀얀 겨드랑이를 보여줬다. 살짝 난 땀이 전등에 비쳐 번들번들거려 보인다.
"으읏... 할거면 빨리 핥아."
다른 사람들은 다 방송하러 스튜디오에 갔을테니 상관없다. 그래도 뭔가 하기전에 주위를 둘러보는 건 호감작 때문에 생긴 습관같다.
"하으윽... 가, 간지러워어."
보드라운 살갗 느낌도 조금 나고 땀이랑 침이랑 섞이는 느낌도 나고. 생각보다 강렬한 자극이라 계속해서 핥고 싶어진다.
"이제 그만 하지이...?"
"...후우."
겨드랑이에서부터 침이 가느다랗게 선를 이루다 떨어진다. 겨드랑이 페티쉬, 그간 이해 못 했는데 이제 알 것 같다.
"오늘 점심은 반찬 없이 먹어도 되겠다."
"지, 진짜 미친놈..."
겨드랑이 애무만으로도 한껏 흥분해있던 서연이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나 옷 갈아입고 나갈테니까 먼저 나가 있어."
"그대로 가도 좋은데."
"시끄럽거든!"
"하하. 갈때 메이드복 꼭 챙겨와."
스튜디오 밖에서 기다리자 커다란 선글라스, 마스크를 쓴 채로 편한 활동복을 입은 서연이가 나왔다.
"...?"
"혹시나 나 알아봐서 스캔들 생기면 어떡해. 나도 이제 관리해야지. 2,000명이나 보는 스트리머잖아."
월클병이네라는 소리를 하려다 서연이 나름대로 성공을 즐기는 모습 같아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
내 자취방 안.
칙칙했던 자취방에 여자 손님이 들어오자 순식간에 향이 퍼지는 기분이다. 둘이 있기에는 조금 좁은 방인 것도 같지만 서연이를 앉히고 상을 펼쳤다.
"방 진짜 좁다."
"서울에 방 하나 구하는게 얼마나 비싼데. 이 정도도 감지덕지야."
"사장님한테 월급 올려달라고 그래봐."
"글쎄... 성과가 좀 있어야 오르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는 됐고 삼겹살 좋아하냐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서연. 오늘 점심은 삼겹살이다.
자취하면서 겸사겸사 배웠던 파 무침. 삼겹살 먹으려고 사둔 무쌈. 등등 간만에 실력발휘좀 해서 상다리가 부러질정도로 반찬을 올렸다.
"우와. 맛있겠다."
"2,000명 축하 기념. 맥주도 한잔씩 마시자."
짠 하고 잔을 부딪혔다.
"축하해. 이제 너도 대기업이네."
"아니야~ 오늘 하루만 그런걸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매니저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방송을 해야할지는 알겠어."
점심 분위기는 훈훈했다. 술기운도 올랐으니까 이제 이대로...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
"알면서."
서연이 옆에있는 메이드복을 가리켰다.
"에휴. 그래. 밥값할때라 이거지.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고 나올게."
또 한번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은 서연.
부끄러운건지 한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빙빙 꼰다.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까 부끄럽잖아..."
"메이드니까 주인님 해줘."
"미친 거 아냐! 안해!"
"해줘."
"으으... 진짜!"
시선은 바닥에 고정한 채 속삭인다.
"...주, 주인님. 제가 도와 드릴건 없나요."
바로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콘 질싸."
"진짜 호감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