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흑문주 심온-16화 (16/125)

# 16

식사 후엔 모두에게 깨끗한 의복이 지급되었다. 때깔 좋은 비단옷은 아니었지만 크게 손색이 없는 정갈한 의복이었다. 꿈이라면 깰까 봐 두려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예고하길 환상적인 만찬(晩餐)이 준비되어 있다고 했고, 그 말대로 지금 이처럼 객점을 통째로 빌려 무한대의 술과 음식이 제공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노제강이 살짝 얼어붙은 호수를 조심해서 걷는 심정으로 혹 어떤 변고가 있지나 않을까 염려하던 그때 작은 변화가 일었다.

“형제들, 잠시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오.”

노제강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형벌당주 좌염이 가만히 일어나며 말을 꺼냈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진중할 뿐 아니라 어딘가 공손한 구석까지 엿보였다.

그에 필사방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긴장한 낯빛이 되고 말았다.

까닭은 ‘형제들’이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호칭은 거의 대부분 ‘야, 이 새끼들아!’ 또는 ‘저 쳐죽일 놈들!’이었다. 아무리 잘 봐준다고 해도 ‘느그들’이나 ‘야, 너!’ 정도면 감지덕지할 터이건만 느닷없이 ‘형제들’이라고 불리니 알 수 없는 불안에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쥐 죽은 듯 고요해진 객점에 좌염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휴우, 사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막막하구려.”

음성엔 후회와 자책, 안타까움이 범벅으로 섞여 있었다.

“…여러분들은 오늘 많이들 놀랐을 것이오.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을까? 잘해주는 이유가 뭘까? 뭔가 숨기고 있는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닐까? 이해하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달려졌으니 능히 그런 의문을 가질 만하오. 그래서 깨끗한 의복과 술, 고급 음식이 놓여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으리라 보오.”

한숨을 토해내듯 절절히 내뱉는 음성이 객점 안을 휘돌았다.

“내 마음 같아서는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 우리가 누구인지 속시원히 말하고 싶소이다. 하지만 차마 나의 미천한 지위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음을 부디 이해해 주길 바라오. 우리는 각기 소속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오. 누군가는 억압할 수밖에 없고, 또 그 상대는 착취당할 수밖에 없는 것. 그 모든 일은 자신이 맡은 사명 탓에 원하지 않더라도 부득불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기도 하오. 그런 점에서 지난 열흘간 여러분들에게 그 험한 역경을 다그치고 또 지켜보면서 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오.”

험한 역경에 대한 부분을 말할 때 좌염의 목소리는 격정에 사무친 듯 떨림을 드러냈다. 유성객점은 더욱더 깊은 고요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는 모두 강호의 동도이며 형제라는 점이오. 한 하늘 아래서 함께 숨 쉬는 똑같은 사람들. 여기에 어찌 높고 낮음, 존귀와 비천이 있을 수 있겠소. 부탁하오. 어제까지의 일일랑 모두 잊어주시오.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소이다. 지난 시간들에 얽매어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도록 합시다. 새롭게 달려갑시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입니다!”

좌염은 ‘하나입니다’를 외치면서 오른손을 높이 쳐들었고, 이후 곧바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말을 마쳤다.

잠시 객점 안의 시간이 정지되었다. 아무도 움직이거나 입을 여는 자가 없었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형벌당에 속한 십이령은 가만히 눈을 감고 뭔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 보였고, 필사방인들은 도대체 이게 뭐 하자는 짓인지 알 길이 없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하고 그야말로 정신적 엉거주춤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객점 주인과 점소이들은 인과(因果) 관계를 모르니 더욱더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알 수 없어 그저 긴장된 표정으로 다음 상황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 순간 무생물(無生物) 가운데 유일한 유생물(有生物)인 양 한 사람이 자리에서 가만히 몸을 일으켰다. 좌염의 옆 자리에 앉아 시종일관 진지한 기색으로 듣고 있던 담유설이었다.

그녀는 이때까지도 필사방의 호위 강표절의 모습을 유지한 채였는데 얼굴 가득 진지함을 담고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 짝, 짝, 짝…….

천천히 짝짝거리는 그녀의 눈엔 눈물이 별빛이 되어 일렁거렸다.

그녀가 일곱 번째 박수를 보낼 때 십이령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짝, 짝, 짝, 짝, 짝…….

확연히 많아지고 빨라진 박수 소리에 객점의 주인과 점소이들, 그리고 주방장이 일단 박수를 보탰다. 박수라는 것이 쳐서 나쁠 리 없는 것이었기에 일단 분위기상 치고 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이리 되자 필사방인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몰라 하며 모두의 시선이 방주인 노제강에게로 향했다. 노제강은 궁지에 몰린 쥐가 눈을 굴리듯 요리조리 굴려대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박수를 쳐야 할까? 그러다 나댄다고 한 대 맞으면 어쩌지? 그렇다고 또 가만히 있자니 이것도 이상하잖아. 왜 넌 가만히 있냐고 의자로 찍어버리면 어떡해? 아, 제기랄, 속시원히 누가 좀 가르쳐 달라고!’

그러다 문득 그의 눈이 담유설의 눈과 마주쳤다. 담유설이 진지한 낯빛으로 그를 향해 묵직하게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노제강은 그 눈짓을 ‘뭘 망설이나? 어서, 어서!’로 받아들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그러자 이제껏 눈치만 보던 모든 필사방인들도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낙비처럼 박수를 퍼부었다.

객점은 순식간에 화기애애한 따스한 봄날의 기운으로 충만해졌다.

핍박과 고난, 협박과 온갖 쌍욕이 난무하던 이들의 관계가 바야흐로 사랑과 이해, 용서와 선함으로 가득 찬 순간이었다.

형벌당주 좌염이 탁자 위에 놓인 술병을 들어 외쳤다.

“자, 모두 잔을 가득 채우고 높이 들어 건배합시다!”

좌염의 목소리는 애써 호방해지려 했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에 복받친 듯 목이 메어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건 결코 가식으로 꾸민다고 꾸며질 성질의 것이 아니었기에 혹시나 함정이 아닐까 근심하던 필사방인들은 어느 정도 마음을 놓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그들 모두는 진정 하나가 되어갔다.

술잔이 돌고, 술병이 순식간에 비어지고, 흥겨운 노래와 춤이 이어지면서 지난날의 묵은 감정들을 하나둘씩 털어냈다. 모두의 얼굴이 밝아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안색이 꺼칠하게 변해가는 이는 객점의 주인 유포뿐이었다. 그는 처음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에 모두들 흥에 겨워 먹고 마셔대자 점차 이익이 줄어드는 것에 마음 아파했다.

형벌당주 좌염이 노래 한 곡조를 흥얼거린 후 자리에 앉자 필사방주 노제강이 흐뭇한 얼굴로 술을 따르며 말했다.

“정말 이렇게 좋은 분들인지 몰랐습니다.”

“허허, 그동안 고생이 정말 많았어. 어쨌든 미안하네그려.”

좌염이 허허거리며 위로했고, 바로 그 옆의 담유설이 말을 보탰다.

“우리 마음이라고 좋기만 했겠어? 다 처한 입장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나?”

“뭐, 다 지난 일이지요. 비록 그동안은 고생스러웠지만 지금 이렇게 마음이 하나가 되다 보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습니다. 다 어르신들의 너그러운 마음 때문이지요.”

노제강의 말에 순간 좌염과 담유설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 급작스러운 상황에 노제강이 혹시 말실수를 했나 싶어 자기도 모르게 더듬거렸다.

“왜, 왜들 그, 그러십니까? 제, 제가 무슨 실수라도…….”

좌염과 담유설이 거의 동시에 고개를 가로저었고, 좌염이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네. 사실 자네는 백발이 성성하여 나이도 결코 적지 않은데 우리는 여태 힘이 있다는 까닭만으로 존대를 받고만 있었으니 불현듯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렇다네. 이보게, 제강이. 자네 나이가 어찌 돼나?”

노제강은 감동이 확 치밀어 가슴이 막히는 뭉클함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고 말았다. 그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답했다.

“저는 올해로 예순일곱입니다.”

“오, 그럼 나보다 한 살이 더 많군.”

좌염이 놀랍다는 듯 말하자 이어 담유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겐 그야말로 어르신이로군요. 이제 앞으로 제겐 말을 놓으십시오.”

“그러게. 내게도 말을 편하게 하게나.”

따뜻함이 가득 밴 두 사람의 말에 노제강은 황송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노예나 죄인의 입장이 아니었던가.

“그래도 제가 어찌…….”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우리 마음을 그리도 몰라준단 말인가? 이거 섭섭하네그려.”

노제강은 다시금 울컥하는 감동에 휘감겼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허, 이 친구. 말을 편하게 하래도.”

“하하, 이거 버릇이 들어서……. 미안하… 다. 하하하하!”

노제강은 어렵게 하대를 하고는 쑥스러운지 얼른 안주를 입에 넣었다. 담유설이 얼른 술병을 들어 잔을 건넸다.

“어르신, 제 술 한잔 받으시지요.”

“아, 네.”

아직 대접에 익숙지 않은 노제강이 어깨를 약간 구부리고 두 손으로 곱게 잔을 받쳐 들었다.

“어르신!”

담유설이 장난기를 담아 소리를 높이자 노제강이 얼른 한 손을 치우며 웃었다.

“허허, 미안미안.”

그 광경을 보며 좌염이 껄껄대면서 노제강의 등을 두드리며 친근함을 표했다.

“이러니까 얼마나 좋아. 하하하하!”

방주가 억압자의 수뇌들과 허물없이 대하는 것을 보게 된 필사방인들은 이젠 거의 앞뒤 가릴 것이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

급기야 탁자 위에 올라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자기 이름을 써 내려가는 작자로부터 아무 거리낌 없이 방귀를 뀌어대는 놈, 한쪽 벽면으로 우르르 몰려가 말뚝 박기를 하는 놈들까지 등장해 그야말로 객점은 한바탕 요란스런 축제의 장으로 물들어갔다.

언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노제강은 목과 입 안이 기근이 든 땅처럼 말라 갈라지는 느낌에 힘겹게 눈을 떴다. 지난밤은 정말이지, 화끈한 사나이의 밤이었다. 술자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엔 어깨동무를 하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멋진 사람들!

세월이 아무리 오래 지난다 해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니, 잊지 않을 것이다.

노제강은 꾸물거리며 눈을 뜨다가 낯선 풍광이 어슴푸레 비치자 기이히 여겨 번쩍 하고 눈을 떴다. 흰 구름과 새파란 하늘이 보였다.

‘뭐지?’

원래라면 천장이 보여야 했다.

‘이런, 길바닥에서 잠들어 버린 건가?’

그는 술을 퍼마시고 아침나절까지 길에서 아무렇게나 퍼질러 자는 인간들을 가장 혐오했다. 눈에 띌라 치면 머리며 가슴이며 등짝이며 가리지 않고 발길을 가하며 ‘뒈져라, 이 잡종들아!’라고 외쳤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그런 볼썽사나운 꼬락서니로 누워 있다 생각하니 단 한시도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얼른 몸을 일으키려 손과 발을 움직였다. 한데 손과 발이 무엇에 묶인 듯 전혀 말을 듣질 않았다.

‘어라?’

그의 눈이 좌우, 그리고 아래로 향해 손과 발의 상태를 살폈다. 그 순간 그의 눈과 입은 거의 찢어질 듯 벌어지고 말았다. 아울러 함성도 함께.

“으아아아아악!!”

당황에 황당이 첨가되고 공포가 뒤범벅된 비명이었다.

노제강은 비명을 지른 후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다시 또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악!!”

그가 가장 공포스럽게 느낀 건 발 아래로 까마득한 만장 절벽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실 누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절벽에 묶인 채로 서서 잠들었던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본 흰 구름과 새파란 하늘은 너무 높은 곳에 매달려 있다 보니 눈앞으로 휑하니 구름과 하늘만이 보였던 것이다.

“으아아아아악!!”

그는 오금이 저려오는 두려움 속에서 다시금 비명을 내질렀다. 그는 꼿꼿이 절벽에 세워진 상태였는데 그의 몸을 지탱하는 건 고작 팔과 다리, 그리고 허리 쪽을 감싸고 있는 넝쿨뿐이어서 당장에라도 넝쿨이 끊어진다면 절벽 아래로 추락할 것만 같은 불안한 형국이었던 것이다.

“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악!!”

다시 비명을 지르려던 노제강은 오히려 자신의 목소리보다 더 처절하게 들려오는 위쪽의 비명 소리에 어리둥절해져 힘겹게 고개를 위로 치켜 올렸다. 노제강의 눈이 뜨악해지고 말았다.

그가 묶여 있는 위로 백여 명의 수하들이 포도 송이마냥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뭐, 뭐냐?”

그들 필사방인들이 깨어난 건 노제강이 지른 비명 소리를 듣고서였다. ‘대체 어느 놈이 달콤한 잠을 깨우는 거야?’라며 오만상을 찡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들은 노제강이 그랬던 것처럼 도저히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모두가 일제히 깨어난 것이 아니라 비명 소리를 듣고 하나둘 정신을 차린 터라 비명 소리는 차례대로 소리를 높여가며 절벽을 계속해서 울려댔다.

“으아아아아악!!”

얼마나 지났을까!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필사방인들은 비로소 약간의 침착을 찾고 이 사태를 냉정히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어찌하여 이 험한 산중 절벽에 매달리게 되었을까? 누구의 소행일까? 놈들은 왜 매달아놓은 것일까? 등의 의문을 떠올렸지만 그중 하나도 제대로 짐작 가는 바가 없었다.

노제강이 수하들을 향해 크게 외쳐 물었다.

“누구 지금 이 상황을 아는 자가 있느냐?”

“…….”

아무도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그들 모두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으니 모두들 묵묵부답인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 많은 놈들 중에 하나도 정신을 차리고 있던 놈이 없었더란 말이냐?”

바로 그때 하늘이 노제강에게 응답했다. 하늘은 일단 비를 내려주셨다. 그런데 어쩐지 비라고 하기엔 냄새가 여간 고약한 것이 아니었다. 두두둑 산발적으로 머리카락을 적신 빗줄기는 이마를 타고 주르륵 얼굴 가득 흘러내려 코와 입을 스쳐 갔다. 노제강이 찜찜한 기분에 힐끔 위를 바라보자 물줄기는 그의 이마와 코에 정면으로 두두다다닥 떨어졌다.

“어떤 새끼가 오줌을 갈기는 거냐?”

“죄, 죄송합니다, 방주님.”

노제강의 분노에 찬 목소리에 수호단주 장송수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린 것이 정녕 죄송해서인지, 아니면 소변으로 따뜻한 기운이 빠져나가 몸이 순간 와르르 떨려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떨린 것만은 사실이었다.

“장송수,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넌 오늘 죽은 줄 알아라!”

노제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기를 끌어올려 몸을 옥죄는 넝쿨들을 떨쳐 내려 했다. 그러나,

“헉!”

힘이 모아지질 않았다. 단전이 텅 비고 근육의 기운은 물론이고 신경 계통도 모두 무기력증에 빠진 듯 아무 힘도 쓸 수가 없었다. 누군가 간밤에 모든 내공을 거둬가고 근육과 힘줄을 모조리 뽑아버린 것만 같았다. 현재 노제강의 상태를 굳이 표현해 보자면 젓가락조차 들기 힘들 정도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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