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흑문주 심온-2화 (2/125)
  • # 2

    ―아버지, 어머니, 이 소자, 기연을 찾아 떠납니다. 오래 기다리시게는 않겠습니다. 조만간 영웅의 모습으로 두 분 앞에 나타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옥체 보존하시고 마음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허융은 서신 속에 ‘마음 평안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썼지만 정작 그 서신이야말로 속을 뒤집어 버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정녕 기연이 무엇이며 영웅이 무엇이란 말인가? 부모가 어찌 영웅 된 아들만을 바라며 초절정의 무공을 익힌 강한 아들이길 바랄 것인가. 그저 평범하나마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준다면 부모로서는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아들의 출가가 아닌 가출로 허관걸은 천지사방을 헤매었고, 결국 아무 성과도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그에게 한줄기 광명이 찾아왔으니, 그건 곧 후흑문에 대해 알게 된 것이었다. 망설일 것 없이 해결의 벼랑이라 불리우는 후흑애(厚黑崖)에 오른 그는 의뢰의 서신을 벼랑 아래로 던졌다.

    불가능이 없다는 절대 신뢰 문파인 후흑문(厚黑門)이 부디 자신의 의뢰를 수락해 주길 간절히 바라던 어느날 그 앞에 한 젊은 사내가 나타났다. 사내는 자신의 이름을 심온이라고 했다.

    “이곳입니까?”

    심온이 만학서고(晩學書庫)라는 간판을 가리키면서 허관걸에게 물었다.

    “맞소이다.”

    답하는 허관걸의 표정엔 어쩐지 미덥지 못한 기색이 묻어났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후흑문의 응답을 기다리던 그가 정작 눈앞에 후흑문에서 파견된 해결사를 보면서는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사정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는데 까닭인즉, 허관걸이 생각하고 있던 해결사의 외형적인 특징과 막상 나타난 심온의 외형과는 그 차이가 너무나도 극명했던 것이다.

    허관걸이 기다린 해결사는 일단 날카로운 인상에 예리하게 빛나는 눈과 냉정히 꽉 다문 입술, 거기에 곁에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자였으나 심온은 잘생긴 호남형에 자주 생글거리는 것이 주로 여자나 후리는 데 힘을 다할 것 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허관걸은 심온을 보자마자 애송이로 규정지었고, 이따위 허접한 견습생 정도나 될 법한 인물을 파견한 후흑문주가 원망스러웠다. 아들을 찾는 중대 문제가 어찌 이제 막 해결사가 된 녀석의 훈련용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서운하고 서운하고, 또 서운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돌려보낼 수는 없는 일. 허관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의지해 보기로 했다.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은 그래도 아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실력을 보였으니 말이다.

    애송이 해결사 녀석은 제일 먼저 아들이 남긴 서신을 보더니 아들의 서재로 들어가서는 비밀스럽게 감춰진 책장을 발견해 냈다. 그 서재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허관걸로서는 그런 비밀 공간이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그의 놀라움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으나 정작 경악스러운 사실은 그곳에서 발견된 책들이었다.

    ―기연(奇緣) 총정리(總整理).

    ―기연(奇緣)은 어디에?

    ―기연(奇緣)에 관한 모든 길.

    ―당신의 운명을 바꾸는 기연(奇緣) 안내서(案內書)―신판(新版).

    ―기연시대(奇緣時代).

    ―기연(奇緣), 그것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거의 스무 종이 넘는 책이 있었는데 나머지 것들도 모두 기연에 관한 서적이었다.

    허관걸은 아들이 밤늦도록 책을 읽는 것을 대견스럽게 생각했었건만 학문에 힘쓴 것이 아니라 기연 서적을 통해 기연 얻을 궁리만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이런 연유로 애송이는 책 속에서 만학서고라는 이름을 찾아내어 지금 서고 앞에 이르게 되었으니 허관걸은 그나마 조금 인정하는 마음을 먹게 된 셈이었다.

    “들어갑시다.”

    허관걸은 부디 이곳에서 아들을 찾아낼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길 간절히 바라며 서고(書庫)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안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오십대 초반의 남자가 활기 넘치는 어조로 두 사람을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무슨 책을 찾으시……?”

    문득 반갑게 인사를 건네던 주인장의 눈이 허관걸의 손에 들린 ‘기연 총정리’에 닿았다.

    “네, 두말하면 입만 아프지요. 기연이라……. 자, 이쪽으로 오십시오. 약 오백여 종의 기연 서적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자, 어서요. 기연은 꿈이 아닙니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도전해 봐야 하는 환상적인 길이죠. 젊어서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 가능하겠습니까.”

    허관걸은 이 책 뒷면에 만학서고의 인장이 찍혀 있었기에 참고하기 위해 들고 온 것인데 주인장은 오해하여 기연 서적을 구입하려는 사람으로 판단한 것이었다.

    “저, 그게 아니라…….”

    엄청 요란을 떠는 말에 허관걸 앞으로 심온이 성큼 나서며 방문의 목적을 말하려 하자 주인장이 얼른 검지를 세워 자신의 입술에 대며 ‘쉿’ 하는 모양을 만들었다.

    “하하,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구요? 상관없습니다. 일단 설명만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아아아, 그런 의미에서 제가 기연을 찬미한 노래를 들려 드리도록 하죠.”

    주인은 듣겠냐, 말겠냐 묻지도 않고 곧바로 흥겹게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안하무인의 지존을 가리는 대회가 열린다면 능히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법한 행동이었다.

    백 년도 다 살지 못할 인생,

    그저 바람처럼 이리저리 휘날리고 싶지 않다.

    창공을 나는 독수리처럼 나는 영웅(英雄)이 되리라.

    평범한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니,

    모험을 해보겠노라고 소리친다.

    혹여 죽음이 찾아와도 나는 후회하지 않으리.

    심온과 허관걸은 가만히 선 채로 식은땀을 삐질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양 귀를 틀어막고 싶었지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지라 차마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주인장은 삼절까지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다가 끝 마무리에서 거창하게 팔을 쭉 뻗어 두 사람을 가리키며 외쳤다.

    “영웅의 자리는 바로 여러분의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넘보지 말게 하십시오!”

    “흠, 그러니까 저희들은…….”

    “아무 염려 마시라니까요. 장장 오백여 종이나 됩니다. 제가 제대로 골라줄 터이니 귀를 열고 설명만 잘 들으시면 됩니다.”

    “그것이 아니라…….”

    “자, 그동안 읽은 기연 서적의 종류를 말씀해 주십시오. 어떤 것들을 섭렵하셨는지 파악만 하면 곧바로 그 외의 것들 중 최상의 것들로 모시겠…….”

    그러나 주인장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야아아아아아아!!”

    심온이 느닷없이 고함을 지른 탓에 주인장은 화들짝 놀라며 두 걸음이나 물러섰고, 허관걸마저 깜짝 놀라서는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라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해결사라면 해결사답게 진중한 눈빛이나 기세로 상대를 압도해야 하건만 고함을 지르다니, 놀라운 와중에도 절로 한숨이 나왔다.

    괴성으로 겨우 주인장의 이목을 붙든 심온은 조금은 멋쩍었는지 손을 입으로 가져가 헛기침을 한 후 입을 열었다.

    “나도 말 좀 합시다. 흠흠, 우린 사람을 찾고 있소이다. 이곳에서 기연 서적을 본 후 기연을 얻겠노라고 집을 나선 후로 두 달이 되도록 연락이 없소. 자, 이 그림을 보시고 아는 대로 말씀해 주시오.”

    그 말에 이항의 얼굴은 급속히 냉각되어 서늘한 한기를 풀풀 풍겨내기 시작했다. 어느 집 개가 괴이하게도 인간의 말을 하느냐는 식으로 귀를 후벼 파면서 원래 앉아 있던 자리에 엉덩이를 앉혔다.

    “뭐, 손님이 한둘이 아닌데 내 어찌 그들을 다 기억하겠소?”

    주인장이 그림은 보는 둥 마는 둥 하자 심온이 허관걸을 향해 엄지와 검지를 둥그렇게 말고서 동전 모양을 만들었다.

    허관걸은 뭔 소린가 싶어 눈을 깜박이다가 비로소 이해가 되었는지 품에서 은전을 꺼내 주인장에게 건넸다.

    쨍그랑!

    책상에 놓인 돈 소리는 주인장의 냉기를 온기로, 무관심을 열정으로 바꾸어놓기에 충분했다.

    “뭐, 내가 기억력이 나쁜 편은 아니니 잘 한번 생각해 봅시다. 자, 어디 보자.”

    돈을 만지작거리면서 주인장은 눈에 힘을 주고 그림을 바라봤다.

    “콧잔등에 점이 있고… 귓불이 조금 비슷한 것도 같은데 워낙 그런 사람이 많으니 원…….”

    거의 끝에 가서는 말을 흐리면서 심하게 돈을 만지작거렸다.

    허관걸이 얼른 돈을 더 꺼냈다. 주인장의 안색은 얄밉게도 금세 환하게 밝아졌다.

    “아, 생각났다, 생각났어! 하하하, 내 정신 좀 보게나.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단골 손님이었구먼.”

    그 말에 허관걸은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융이가 이 서고에 단골이 되도록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정녕 아비 된 자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구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주인장은 신바람을 내며 말을 이었다.

    “아, 이분은 좀 특별한 분이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기연 안내서를 한 권 정도 그냥 재미 삼아 찾는 반면 이 젊은이는 끊이지 않고 읽어나갑디다. 물론 그런 사람이 한 서너 명 되었는데 모두들 열성적이었다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소?”

    심온이 물었다.

    “이 친구와는 몇 번인가 지형 지세에 대해 깊이있게 토론을 벌인 적이 있지요. 사실 기연은 지형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심온과 허관걸이 궁금증을 눈으로 표시하자 주인은 대단한 것이라도 되는 양 떠벌리기 시작했다.

    “기연을 품고 있는 지형은 절대적으로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지요. 첫째, 절벽 아래로 물이 흘러야 할 것, 둘째, 절벽 중간중간 넝쿨이나 나뭇가지들이 많아야 하며, 셋째로는 사람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 하하하, 이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천혜의 절벽이라도 그 와중에 살아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죽은 자는 기연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하하하하!”

    “혹시 대화 중에 특정 지역을 거론하진 않았소이까?”

    심온의 질문에 옆에 있던 허관걸의 눈이 번뜩 뜨였다. 매우 중요한 질문이었다. 이 대답에 따라 아들을 찾느냐 못 찾느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음, 우리는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다섯 곳을 뽑았고, 내가 권한 곳은 대별산(大別山)의 열세 번째 봉우리인 소천봉(小天峰)이었지요.”

    허관걸은 아들이 대별산 소천봉으로 갔을 것이라는 말을 듣자 뛸듯이 기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기쁨을 제압한 한줄기 분노가 치솟아 벼락같이 주인장에게 달려들었다.

    “네놈이 사람이냐?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그곳에서 뛰어내리라고 부추길 수 있단 말이냐?”

    그러자 주인장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이보오, 지금 농담하는 거요? 아니, 어떤 미친놈이 그곳에서 뛰어 내릴 수 있겠소! 당신, 소천봉 정상에 가봤소? 거기서 아래를 한 번이라도 내려다본 사람이라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해도 뛰어내릴 생각은 못할 거요! 나도 자식이 있는 사람이오! 어서 이거 놓지 못하겠소!”

    허관걸은 ‘자식이 있는 사람이오’라는 말에 맥이 풀리면서 움켜쥔 손을 풀었다. 정작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려야 할 자는 주인이 아니라 아들 녀석이 아니겠는가.

    더 이상 캐낼 것이 없게 된 까닭에 두 사람은 주인장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서고를 나섰다.

    “함께 가시겠습니까?”

    심온이 물었다.

    “말을 구하도록 합시다.”

    망설일 게 무엇이겠느냐는 허관걸의 대답이었다.

    그때 심온이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아,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한 가지 빠뜨린 게 있군요.”

    심온이 허관걸에게 양해를 구한 후 서고로 들어서자, 안에서 불쾌한 표정을 머금은 주인장이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볼일이 남은 게요?”

    “뭐, 간단한 일입니다.”

    심온은 서 있는 주인장에게 뚜벅뚜벅 걸어가서는 그대로 주먹을 복부에 꽂았다.

    퍽!

    “욱!”

    주인장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충혈된 눈으로 심온을 노려봤다.

    “이게 무슨 짓이냐?”

    “아까는 의뢰인이 곁에 있어서 주먹을 맛보여 드리지 못했구려. 아, 그리고 허 공자를 찾고 나서 다시 들를까 하오. 또 다른 두 사람을 찾고 있는데, 왠지 그들도 주인장이 친절히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외다.”

    “어린 놈이 어디서 감히 행패냐!”

    주인장은 배에 통증이 아직 가시지 않아 무릎을 굽인 채 힘겹게 말했다.

    “행패라기보단 협박이라 해야 옳을 거요.”

    심온은 책상에 놓인 은전 하나를 움켜쥐었다.

    “잘 보시오.”

    순간 주인장의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 떠올렸다. 그는 서고를 운영하며 여러 무림인들의 무용담에 관한 책을 읽었고, 무림인들의 협박 방법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중에는 저처럼 손가락의 힘만으로 은전의 문양을 지우거나 우그러뜨리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절정의 고수들만이 가능한 수법이었다.

    ‘이런! 자, 잘못 건드렸구나.’

    심온은 ‘훗’ 하고 웃고는 살며시 은전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고는 주인장의 발 아래로 던졌다.

    쨍그랑!

    “그럼 다음에 또 봅시다.”

    심온이 나가고 난 후 주인장은 발 아래 떨어진 은전을 떨리는 손길로 주워 들었다.

    ‘이것이 정녕 고수의 흔적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내 그의 낯빛은 붉게 물들었다.

    “뭐, 뭐지?”

    놀랍게도 은전은…… 그냥 그대로였다. 어떤 흠집 하나 없이 깨끗함 그 자체였다.

    ‘소, 속았다!’

    분노가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이, 이씨! 야, 야, 새끼야! 너 거기 안 서! 야, 이 미친놈아!!”

    대별산의 열세 번째 봉우리인 소천봉(小天峯)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허관걸은 초조함에서 벗어났다. 그는 말을 타고 달려오는 내내 떠오르는 불안으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다.

    만약 아들이 어리석은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면…….

    만약 절벽 아래를 바라볼 때 무지개라도 보았다면…….

    만약 그 전날 용꿈이라도 꾸었다면…….

    만약 거짓 점쟁이라도 만나 크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걱정의 무게가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이제 마음이 좀 놓이십니까?”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걱정이란 너무 빠르고 신속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확대되기도 하죠. 하하, 저기도 보십시오.”

    심온이 손으로 팻말 하나를 가리켰다. 팻말은 이미 이곳에 이르기까지 열 개 정도 보아온 터였다.

    ―절벽 추락, 사망 잦은 곳!

    ―허황된 생각은 결국 허망함을 가져올 뿐입니다.

    ―한 방의 기연보다는 꾸준한 노력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이렇듯 각종 팻말들에는 기연의 허황됨과 사망자 수,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절벽 기연을 바라고 온 누구라도 계속 이어지는 팻말의 권유와 경고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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