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49화 (149/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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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발디 후작령

“그래, 제이슨. 자세히 알아봤나?”

“네, 후작각하! 파이온 놈들이 오히려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황제직속의 영지들도 대부분 곡물수입량을 줄였습니다.”

“어째 분위기가 싸하더라니··· 그래, 그 이유가 무엇이지? 도대체 무슨 수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냔 말이야.”

“은밀히 알아보니 거름이었습니다.”

“거름? 그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물건이 아닙니다. 거름이 무엇이냐면···”

제이슨이 오물과 잡풀을 썩혀 만드는 거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얼추 눈치 챘다시피 주세페는 최근 파이온과 (파이온백작이 황제에게 거름사용의 결과를 보고한 까닭에) 황제직속 영지들의 재정이 나아진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비단 가리발디 후작뿐만이 아니었다.

주로 식량을 수입하던 영지들도 파이온의 성장에 의문을 품고 정보원을 파견했다.

과학기술이 낙후된 중세시대라고 해서 사람들까지 멍청한 건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거짓뉴스나 매스미디어에게 ‘줏대’까지 잃어버리고 마구 휩쓸리는 현대인보다 훨씬 지혜로울 수도 있다.

사실 거름을 사용한지가 거의 10년이었다.

그런데 가리발디 후작령의 주요 수익은 광대한 농지에서 생산되는 곡물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상계를 좌지우지해왔었다.

즉, 거름 때문에 가리발디 후작령이 막대한 피해를 받는 상황이었다.

“이런··· 쯧쯧쯧~ 피해는 피해고 우리도 당연히 거름을 사용해야겠어.”

“당연히 그래야합니다만 각하! 피해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영지와 상단에 매우 치명적일수도 있습니다.”

“치명···적이다? 가만, 그렇다면 일반 영지들도 거름을 사용한단 말인가?”

“아직은 아닙니다만 파이온에서 다른 영지에서 파견한 이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올해부터 거름을 널리 사용할 것 같습니다.”

거름을 사용하면 곡물생산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곡물부족에 시달리는 영지에겐 축복이지만 가리발디 후작령처럼 곡물을 수출하는 영지는···

“이런, 큰일이군. 어떻게 한다?”

“나름 해결책을 고민했는데 배달영지가 그 해결책이었습니다.”

“배달 영지라면 이번에 자작에 승작한 그 애송이의 영지겠지? 그런데 그것이 무엇이지?”

“최근 그곳에서 양털을 10% 비싼 값으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양털이라··· 뭐, 직물이 급했나보군.”

“그랬다면 해결책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호오~”

“구입하는 양이 제한이 없었습니다. 시장에 나온 양털을 무조건 구입하고 있고 장기공급계약도 서슴지 않고 체결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소리군. 애송이가 모직을 만들어 팔 생각이겠어.”

“그런데 각하. 알다시피 모직을 만들려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10%를 비싸게 구입한다지만 인건비를 고려하면 수지타산이 전혀 맞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서 노예를 많이 잡아들였나? 인건비를 감당할 무슨 해결책을 찾아냈겠지.”

“그건 저도 잘··· 정보원을 파견했지만 워낙 폐쇄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아까운 요원들만 소모했습니다.”

"이런 쯧쯧쯧~ 그것들이 다 돈인데.“

“죄송합니다, 각하!”

“됐다.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애송이나 다른 영지의 변화 때문에 화제에 올린 건 아닐 테고. 혹시 내가 생각한 것이 맞나?”

“네, 각하! 조만간 거름 사용으로 인해 곡물이 과잉생산 될 것입니다.”

“그렇지. 곡물이란 상품은 조금만 풍작이어도 가격이 폭락하지.”

“당연히 대비해야 합니다.”

“그 말인즉, 적절한 대비책을 찾았다는 것이겠지?”

“후후후~ 그렇습니다, 각하! 그것이 무엇이냐면···”

제이슨 자작은 곡물 과잉생산에 관한 대비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 황무지나 질이 좋지 않은 농지 1/3가량을 놀리고 그곳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워라?”

“곡물시장 주도권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 많은 농노들을 갑자기 놀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농지면적을 줄일 뿐이지 경작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만, 놀리는 농지와 황무지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워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후후후~ 양털을 팔아 돈을 벌고 고기까지도 먹는다? 아참, 양을 키우면 농노가 남아돌겠군.”

농사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목축은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도 가능하다.

그래서 농지의 1/3가량만 놀려도 상당한 수의 농노들이 놀게 될 것이다.

“그렇잖아도 병사가 필요했었습니다. 비밀리에 양성할 화승총병 말입니다.”

그런데 총병은 화승총의 확보를 전제로 한다.

주세페는 황실과 군부에 심어둔 끈을 통해 화승총 샘플과 제조법을 확보했다.

“하하하~ 좋군. 돌 하나로 새 2마리 아니지. 3마리를 잡는 셈인가?”

“그렇습니다, 각하! 이것이 제가 구상한 최선의 대비책입니다.”

“좋군, 좋아. 그렇게 처리하도록!”

이때부터 가리발디 후작령의 농지 1/3가량과 부근의 황무지까지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수많은 농노들이 일거리를 잃고 쫓겨났다.

그중 극히 일부만이 비밀리에 병사로 선발되어 구제받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중세시대 사람이라고 멍청한 건 결코 아니다.

아직까지는 일부였지만 거름사용을 통해 식량이 과잉생산 될 것을 예측한 사람들이 생겨났다.

현명한 그들은 즉각 충성을 맹세한 영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비책을 준비하라고 간언했다.

일반적으로 현명한 영주가 현명한 가신을 거느린다.

현명한 영주들은 곧바로 가신들을 불러 이 문제를 협의했다.

때 마침 배달영지에서 양털을 제한 없이 그리고 평년보다 10%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 영지들도 가리발디 후작과 같은 결론을 얻었고 그중 반수는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팰리스는 그저 가이아의 주부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옷을 직접 만드는 것이 불만이라서 방직공장을 세웠다.

(산업혁명의 예처럼)직물을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중요했지만 여성인력이 엄한 일에 시간을 뺏기는 것이 너무 싫었던 것이다.

[천을 짤 시간에 다른 부업을 하면 노동력이 필요한 영지도 좋고 집안 살림도 나아질 것이다.]

영지와 주민들의 살림 그리고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추진한 선의(善意)의 정책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뉴욕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 서울에 폭우를 내리는 하는 단초가 되었다.

폭우! 영국의 엔클로저운동(enclosure movement)의 결과처럼 수많은 농민들을 도시의 싸구려 임금노동자로 전락시켰다.

기계의 부품보다 못한 싸구려 임금노동자,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단초로 작용하게 만들었다.

선의로 시작한 방직공장 때문에 가이아가 격변의 시대에 진입한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팰리스. 1달의 항해 끝에 마침내 전초기지로 점찍었던 대륙 남부에 위치한 이름 모를 섬에 다다랐다.

* * *

가이아 대륙의 남부는 몬스터와 야만의 땅이란 이곳의 상식처럼 거의 모든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

허나, 선박과 항해술이 극악했던 (지구의)고대에도 인간들은 세계적인 무역을 영위했었다.

실제의 예를 들자면 가락국의 수로왕과 인도의 허황옥 공주는 멀고 먼 뱃길을 이용해서 국제결혼까지 하지 않았던가.

미지의 땅이지만 소수의 모험가와 상인들은 이미 대륙남부를 방문했었다.

그래서 극히 일부나마 대륙남부의 정보와 대략적인 지형들이 제국에 알려졌다.

팰리스는 이러한 정보들을 황도의 도서관과 정보길드를 통해 수집했다.

그리고 이번 탐험에 적극 활용했는데 일단 전초기지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었다.

“선장. 저기 보이는 곳이 전초기지로 점찍어놓은 섬인가?”

“그렇습니다. 영주님의 명으로 이제부터는 독도 섬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저기 보이는 독도 섬은···”

사우스 섬 즉, 한국의 진도라는 섬의 면적이라서 전진기지 겸 배달의 진출 교두보로 딱 정당한 크기였다.

섬에 북동쪽에 축구장 3개 넓이의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독도 섬은 충분한 담수를 보유했고 빽빽한 열대 밀림에는 각종 열대과일이 풍성하게 자란다.

게다가 남쪽 해안에는 신혼여행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백사장과 얕은 해변이 펼쳐졌다.

산호초와 환초로 둘러싸인 해변이라서 이곳으로는 삼동이조차 (수심이 너무 얕아서)접근할 수가 없었다.

성인의 허리에서 가슴 깊이 정도였으니 거대한 해양몬스터는 절대적인 접근 불가, 상어 같은 대형육식어류도 쉽사리 진입할 수가 없었다.

단, 황립도서관에서 찾아낸 기록이 정확하다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기 백사장이 나와 샤먼이 생활할 남쪽 해변이던가? 참으로 아름답고 수심도 얕은 것으로 보아 다행히 기록이 무척 정확한 것 같소.”

“이처럼 아름답고 풍요로운 섬에 사람이 살지 않다니··· 참으로 운이 좋았습니다.”

막심선장이 이리 말했지만 (풍요로운 섬에)사람이 없는 건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대륙과 100Km 이상 떨어졌다.

그래서 웬만한‘결심’이 아니고선 접근하지 않았··· 아니, 못했다.

육지와 10Km만 멀어져도 해양몬스터의 위협에 노출되는 곳이 바로 바다였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겁도 없이 100Km 이상 떨어진 섬까지 항해하겠나.

그리고 사람이 살기 좋다는 입지는 곧 몬스터 또한 살기 좋은 환경이었다.

겨우 진도만한 크기였지만 독도섬에는 단독 생활한다는 오우거와 트롤이 최소 10개체 이상, 이놈들이 먹이로 삼은 오크와 자잘한 몬스터가 최소 2,000개체 이상이 살아간단다.

사시사철 밀림에서 자생하는 열대과일과 풀을 먹이로···

일반적인 백작령의 모든 군사력을 투입해야 겨우 토벌할 수가 있는데 이 시대의 선박은 병사 100명을 겨우 수송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이유로 독도 섬은 사람이 살지 않았고 접근하지도 못했다.

다만, 이곳의 지리와 정보가 황립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우연히 난파당했거나 폭풍우에 밀려온 상인이나 모험가들이 이곳에 상륙해서 기록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독도도 아닌 독도 섬이 된 이유는 소통의 원활해서 못했기 때문이다.

“영주님. 이름이 없으니 이참에 영주님께서 적당한 이름으로 정해 주십시오.”

이름으로 고민하던 팰리스는 평소처럼 별다른 고민 없이 멀리 떨어진 섬이라며 독도라고 결정했다.

그리고 의사전달 과정의 혼선으로 인해 독도가 아닌 독도 섬으로 굳어져 다시 고칠 수가 없었다.

각설하고, 독도 섬을 전진기지 겸 배달의 영토로 삼으려면 가장 먼저 몬스터부터 토벌해야 한다.

섬의 크기가 작고 탐험대는 전원 캐논소총으로 무장했다.

이런 이유로 몬스터 토벌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요상한 것이,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자고 싶어진다.

과격한 토머스의 아버지답게 하든이 화끈하고 간편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안전한 토벌방식을 제시했다.

“뭐, 날도 더운데 힘들게 밀림 속을 헤맬 필요가 있습니까? 안 그래요?”

“헤라클 경에게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 것 같구려.”

“네, 영주님. 일일이 몬스터를 찾아 총질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바람이 좋은 날을 골라 불을 확 싸질러버리는 겁니다. 섬을 완전히 불태워버리는 거죠.”

“?···!”

‘이런 미친! 이렇게 아름다운 섬을 불태워? 신혼여행지로 점찍어 놨는데 그건 안 될 말이지.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군.’

팰리스는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란 점은 확실했다.

독도 섬은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은 열대기후였다.

섬을 불태우더라도 1~2년 안에 다시 생태계가 복구될 것이다.

단, 몬스터나 독충은 탐험대원들에게 멸종될 것이라서 독도 섬을 정화(?)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실제로 막심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아주 좋은 방법이라며 동의했다.

“오~ 헤라클 경! 참으로 좋은 방법입니다.”

“와우~ 하든 아저씨가 웬일이래요? 다시 봤어요.”

“확실히 탐험대장의 제안이 가장 쉽고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영주님께서는 어떠신지요.”

“험험~ 글쎄요.”

‘이런 분위기라면 반대하기도 어렵네.’

팰리스가 수뇌부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모두들 같은 생각이었다.

아니, 단 한사람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가진 샤먼, 축복만이 우물거리며 발언을 망설이고 있었다.

‘축복이 샤먼이니깐 당연히 반대하겠군. 마침, 잘됐다.’

“본 영주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단 샤먼의 뜻을 묻고 싶소. 샤먼, 발언하시겠소?”

“감사합니다, 영주님! 그럼···”

축복이 잠시 목을 가다듬고 반대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세상의 이치가 늘 그러하지만 이곳도 우리 인간만의 터전이 아니에요. 인간은 그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 중의 하나일···”

“죄송한데요, 샤먼! 저는 동의할 수가 없네요.”

예상대로 끊어먹기의 달인 엘리자베스였다.

이어지는 발언을 고려할 때 아마도 크리스탄 교단은 지구의 기독교와 비슷한 사상을 가진 것 같았다.

“세상을 지배할 종족은 오직 신께서 당신의 형상으로 빗어낸 우리 인간종족뿐이에요. 신께서 우리 인간에게 그러할 권리를 부여했지요.”

성녀가 이리 포문을 열자 반대 의견이 줄을 이었다.

“성녀의 발언이 좀 이상하지만 일부는 동의합니다.”

“저도요. 몬스터랑 함께 살아가라는 건 너무하잖아요.”

“맞습니다. 몬스터는 무조건 멸종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축복이 다시 발언하려고 했지만 수에서도 분위기에서도 밀렸다.

‘이런! 내 마누란데 내가 도와야지 누가 도와주겠어?’

“그만! 샤먼이 발언하는 중이었소.”

“죄송합니다, 영주님.”

“용서하세요, 영주님.”

1달 전의 한소리 덕분인지 소란이 금세 진압되었다.

“샤먼 계속 발언하시오.”

“그럼··· 험험~ 저도 여러분들의 뜻을 충분히 알고 있어요. 독도 섬은 너무 좁아 몬스터와 공존하는 건 나 또한 반대해요.”

“그렇다면 샤···”

확실히 엘리자베스는 버릇이 잘못 들었나보다. 팰리스가 헛기침으로 경고했다.

“어험~”

“죄, 죄송해요. 샤먼.”

“고마워요, 영주님. 아무튼 독도 섬에서 몬스터를 멸종시키는 건 동의해요. 하지만 죄 없는 수많은 생명체까지 죽이는 건 절대적으로 반대네요. 생명체와 대지는 서로에게 꼭 필요해요. 자칫, 자연의 균형이 어긋나고 그러면 다시 되돌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섬을 불태우는 건 반대하겠어요.”

“샤먼의 뜻을 잘 들었소. 잠시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팰리스는 잠시 여유를 가지고 섬을 지켜낼 해결책을 궁리했다.

솔직히 섬의 생태계는 전혀 관심 없고 신혼여행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탐험대가 너무 방심한 상태다. 다소 무책임하지만 한뻔 뜨거운 맛을 봐야 한다. 이왕이면 이곳처럼 즉각 조치가 가능한 곳에서 정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체험하게 해야 해.’

일종의 백신이라고나 할까?

독도 섬의 밀림에서 한번 뜨거운 맛을 보면 본격적인 탐험에 들어가선 조심할 것이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저들을 설득··· 가만! 내가 또 쓸데없이 생각이 많았군. 내가 누구야? 나는 저들의 대빵이다.’

“어험~ 들으시오.”

“네, 영주님.”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무엇이지요?”

“그야 당연히 대륙남부를 탐험···”

‘퍽~’

하든이 눈치 없이 말하다가 해리스에 팔꿈치에 강타 당했는데 괴물 토머스가 과연 누구의 피를 물려받았겠나.

“응? 해리스냐? 갑자기 왜 옆구리를 간질이고 난리야?”

“아이고~ 아저··· 아니, 헤라클 경! 영주님은 지금 신혼여행중이잖아요.”

“어, 어? 그, 그러네요?”

“험험~ 그렇소. 본 영주와 샤먼은 독도 섬의 남쪽해안에서 신혼여행을 즐길 생각이오. 그런데 섬을 불태우면 어쩌자는 것이지요?”

“···”

“···”

그제야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자베스만 제외하고. 그녀는 무엇이 불만인지 양쪽 볼에 메추리알 2개를 만들어 붙였다.

“쳇··· 부럽지도 않네요, 뭐.”

“응? 방금 뭐라고 했소? 목소리가 너무 작아 듣질 못했소.”

“···별 이야기 아니었네요.”

“그렇소? 아무튼 이제 결정을 내리겠소. 몬스터 토벌은 당초 계획한 대로 섬을 불태우지 않고 차근차근 위협적인 몬스터를 청소할 것이오.”

“충! 마이 로드, 모든 일은 영주님의 뜻대로 처리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가장 쉽고 안전한 방식을 버리고 힘들고 위험한 방식으로 몬스터 토벌을 시작했다.

물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팰리스는 아름다운 남쪽 해변에 방갈로를 짓고 축복과 ‘나 잡아 봐라.’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방갈로 안에 틀어박혀서···

44. 허니문을 빙자한 대륙 남부탐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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